참왈(讖曰)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땅 茫茫天地
그칠 곳 알지를 못하겠네 不知所止
해와 달은 돌고 돌아서 日月循環
두루 돌아 다시 제자리 周而復始
송왈(頌曰)
그 옛날에 반고부터 희이에 이르도록 自從盤古迄希夷
용쟁호투의 갖가지 일 정녕코 기이하네 虎鬥龍爭事正奇
순환을 깨달으면 그 자리가 진리이니 悟得循環眞諦在
시험삼아 당 이후의 운수를 논해보세 試於唐後論元機
주왈(註曰)
이 괘상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고금의 다스려짐과 혼란함이 서로 원인이 되어 마치 해와 달이 서로 번갈아 왕래하는 것과 같이 음양이 차례로 바뀐다는 것이다. 곧 공자께서 말씀하신 “미루어 추리하면 백 대[百世]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에서 붉은 것은 해를 나타내고, 흰 것은 달을 뜻한다. 해와 달이 생겨난 이후에 낮과 밤이 이루어지고, 낮과 밤이 생긴 이후에 춥고 따뜻함이 나뉘게 되며, 춥고 따뜻함이 생겨난 이후에 역수(歷數)가 정해지고, 역수가 생긴 연후에 계통(系統)이 분별되고, 계통이 생긴 이후에 흥망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此象古今治亂相因。如日月往來。陰陽遞嬗。卽孔子百世可知之意。紅者爲日。白者爲月。有日月而後晝夜成。有晝夜而後寒暑判。有寒暑而後歷數定。有歷數而後系統分。有系統而後興亡見。
* 반고(盤古) : 중국 고대 전설상의 신인(神人)으로, 천지가 개벽될 당시에 맨 먼저 나와서 세상을 다스렸다고 한다. 혼돈의 상태에서 태어나 천지가 만들어졌고, 그 후 그의 몸이 변해서 우리가 사는 세계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주 먼 옛날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 희이(希夷) : 도덕경(道德經)에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을 희라 하고[視之不見名曰希],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것을 이라고 한다[聽之不聞名曰夷]”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는 세상의 종말을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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