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일기耽羅日記 ○ 신축(辛丑, 1841)년 3월 10일 3월 10일 출발하여 당월 15일 정오에 하동읍河東邑에 도착하였으니, 이곳은 집과 320리 떨어진 곳이다. 비로소 바다 어귀에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곳이 보였다. 섬진강[蟾江]을 건너고,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전라도 광양현光陽縣의 경계가 나왔다. 그 사이에 눈을 뜨고 구경할 만한 곳이 하나도 없었는데, 다만 강양江陽의 함벽루涵碧樓와 진양晉陽의 촉석루矗石樓만은 볼 만하였다. 그곳에 말을 세우고 잠시 오르니, 가슴이 탁 트이며 상쾌하였다. 이윽고 판상의 시를 차운하여 2수를 지었는데, 잃어버렸다. 하동河東에서 북쪽으로 30리 거리에 화개루[花開]와 악양루[岳陽]가 있었는데, 명승지라고 할 만한 곳이었다. 구례로부터 가는 길이었다면, 가면서 차례로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