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
1. 서품(序品)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취봉산(鷲峯山) 꼭대기에 계셨다. 그 가장 청정하고 매우 심오한 법계, 모든 부처님들의 경계, 여래(如來)께서 머무시는 처소에서 큰 필추(苾芻:비구) 대중 9만 8천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阿羅漢)으로서 큰 코끼리 왕처럼 잘 길들여지고, 모든 번뇌[漏]를 이미 제거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으며,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로 잘 해탈하여 할 일을 다 끝내고 모든 무거운 짐을 벗어버렸으며, 자신의 이익[己利]을 이미 얻어 삼계의 모든 결박을 끊고 큰 자재[大自在]를 얻어 청정한 계(戒)에 머무르며, 훌륭하고 교묘한 방편과 지혜로 장엄하고 8해탈을 증득하여 이미 저 언덕에 이른 자들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구수(具壽)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구수 아설시다(阿說侍多), 구수 바습파(婆濕波), 구수 마하나마(摩訶那摩), 구수 바제리가(婆帝利迦), 대가섭파(大迦攝波),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攝), 가야가섭(伽耶迦攝), 나제가섭(那提迦攝), 사리자(舍利子), 대목건련(大目乾連) 등이었고, 그 중 아난다(阿難陀)만이 배우는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이와 같은 큰 성문(聲聞)들이 제각기 저녁 무렵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또 백천만억의 보살마하살과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대용왕(大龍王)과 같은 큰 위덕을 지녔고, 명성이 널리 퍼져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며, 청정한 보시와 계율을 늘 받들고 지키기를 좋아하며, 한량없는 겁(劫) 동안 욕됨을 참으며 정진(精進)하였고, 모든 정려(精慮:선정)를 초월하여 생각을 현재 눈앞의 일에 매어두었으며, 지혜의 문을 열어 방편을 잘 닦고, 자유자재하게 미묘한 신통에 노닐며, 총지(總持)를 얻어 변재가 무궁무진하고, 모든 번뇌를 끊어 쌓이고 쌓였던 더러움이 모두 없어진 자들이었다.
또 그들은 머잖아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이루어 마군의 무리를 항복받을 것이며, 법의 북을 울리며 모든 외도(外道)를 제어하여 깨끗한 마음을 내게 하며, 오묘한 법륜을 굴려 인간과 천상의 무리를 제도하고, 시방세계 부처님 국토를 모두 장엄하여 여섯 갈래 중생들이 빠짐없이 이익을 입게 하며, 큰 지혜를 성취하였고, 큰 인욕(忍辱)을 갖추었으며, 큰 자비심에 머무르고, 아주 견고한 힘을 가진 자들이었다.
또 그들은 여러 부처님을 대대로 섬기면서 열반에 들지 않았고,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널리 부처님 계신 곳에서 깨끗한 인(因)을 깊이 심겠다고 크게 서원하는 마음을 일으켰으며, 3세인 과거․현재․미래에 있어서 그 무생인(無生忍:무생법인)을 깨달아 2승이 행하는 경계를 넘어섰으며, 매우 훌륭한 방편으로 세간을 교화하고, 큰 스승의 가르침에 있어서 그 비밀한 법을 모두 자세히 설명할 수 있으며, 심오한 공(空)의 성품을 이미 다 깨달아 다시는 의혹할 것이 없는 자들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무장애전법륜(無障礙轉法輪)보살, 상발심전법륜(常發心轉法輪)보살, 상정진(常精進)보살, 불휴식(不休息)보살, 자씨(慈氏)보살, 묘길상(妙吉祥)보살, 관자재(觀自在)보살, 총지자재왕(摠持自在王)보살, 대변장엄왕(大辯莊嚴王)보살, 묘고산왕(妙高山王)보살, 대해심왕(大海深王)보살, 보당(寶幢)보살, 대보당(大寶幢)보살, 지장(地藏)보살, 허공장(虛空藏)보살, 보수자재(寶手自在)보살, 금강수(金剛手)보살, 환희력(歡喜力)보살, 대법력(大法力)보살, 대장엄광(大莊嚴光)보살, 대금광장엄(大金光莊嚴)보살, 정계(淨戒)보살, 상정(常淨)보살, 극청정혜(極淸淨慧)보살, 견고정진(堅固精進)보살, 심여허공(心如虛空)보살, 부단대원(不斷大願)보살, 시약(施藥)보살, 요제번뇌병(療諸煩惱病)보살, 의왕(醫王)보살, 환희고왕(歡喜高王)보살, 득상수기(得上授記)보살, 대운정광(大雲淨光)보살, 대운지법(大雲持法)보살, 대운명칭희락(大雲名稱喜樂)보살, 대운현무진칭(大雲現無盡稱)보살, 대운사자후(大雲師子吼)보살, 대운우왕후(大雲牛王吼)보살, 대운길상(大雲吉祥)보살, 대운보덕(大雲寶德)보살, 대운일장(大雲日藏)보살, 대운월장(大雲月藏)보살, 대운성광(大雲星光)보살, 대운화광(大雲火光)보살, 대운전광(大雲電光)보살, 대운뢰음(大雲雷音)보살, 대운혜우충변(大雲慧雨充遍)보살, 대운청정우왕(大雲淸淨雨王)보살, 대운화수왕(大雲花樹王)보살, 대운청련화향(大雲靑蓮花香)보살, 대운보전단향청량신(大雲寶栴檀香淸凉身)보살, 대운제암(大雲除闇)보살, 대운파의(大雲破醫)보살 송․원․명 3본에는 대운파예보살(大雲破翳菩薩)로 되어 있다.
등이었다.
이와 같은 한량없는 큰 보살들이 제각기 저녁 무렵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또 5억 8천명의 리차비(梨車毘) 동자(童子)가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사자광(師子光)동자, 사자혜(師子慧)동자, 법수(法授)동자, 인다라수(因陀羅授)동자, 대광(大光)동자, 대맹(大猛)동자, 불호(佛護)동자, 법호(法護)동자, 승호(僧護)동자, 금강호(金剛護)동자, 허공호(虛空護)동자, 허공후(虛空吼)동자, 보장(寶藏)동자, 길상묘장(吉祥妙藏)동자 등이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이 우두머리였고, 그들은 모두 위없는 보리에 편안히 머물며 대승(大乘)을 깊이 믿고 환희하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또 4만 2천명의 천자가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희견천자(喜見天子), 희열(喜悅)천자, 일광(日光)천자, 월계(月髻)천자, 명혜(明慧)천자, 허공정혜(虛空淨慧)천자, 제번뇌(除煩惱)천자, 길상(吉祥)천자 등이었다. 이와 같은 천자들이 우두머리였고, 그들은 모두 큰 서원을 세워 대승을 보호하고 지키며 바른 법을 융성하게 이어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또 2만 8천의 용왕(龍王)이 있었으니, 그들은 연화용왕(蓮華龍王), 예라엽(예羅葉)용왕, 대력(大力)용왕, 대후(大吼)용왕, 소파(小波)용왕, 지결수(持駃水)용왕 송․원․명 3본에는 지사수용왕(持駛水龍王)으로 되어 있다.
, 금면(金面)용왕, 여의(如意)용왕 등이었다. 이와 같은 용왕들이 우두머리였고, 그들은 대승의 법을 늘 즐거워하며 받아 지니고, 깊은 신심을 일으켜 찬양하며 옹호하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또 3만 6천의 여러 약차(藥叉) 무리가 있었으니,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그들의 우두머리였다. 그들의 이름은 암바약차(菴婆藥叉), 지암바(持菴婆)약차, 연화광장(蓮華光藏)약차, 연화면(蓮花面)약차, 빈미(顰眉)약차, 현대포(現大怖)약차, 동지(動地)약차, 탄식(呑食)약차 등이었다. 이러한 약차들은 모두 여래의 바른 법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마음 깊이 보호하고 지키면서 피로하고 게으른 생각을 내지 않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또 4만 9천 게로다왕(揭路茶王)이 있었으니, 향상세력왕(香象勢力王)이 그들의 우두머리였다. 그 외에도 건달바(健闥婆), 아소라(阿蘇羅), 긴나라(緊那羅), 막호락가(莫呼洛伽) 등과 산과 숲, 강과 바다의 온갖 신선과 아울러 여러 큰 나라의 임금들과 왕후[中官], 후비(后妃), 청정한 믿음을 가진 남녀, 인간과 천상의 대중들이 모두 다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들은 모두 위없는 대승을 옹호하겠다고 서원하여 경전을 읽고 외우고 받아 지니며 베껴 써서 널리 유포하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이러한 성문, 보살, 인간과 천상의 대중, 용과 귀신 등 여덟 부류들이 구름처럼 모여든 뒤, 그들은 제각기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으니, 그것은 훌륭하고 묘한 법문을 듣기 원하였던 까닭이다.
그 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저녁 무렵 선정에서 깨어나 대중을 관찰하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금광명의 미묘한 법은
가장 훌륭한 모든 경의 왕
매우 심오하며 들어보기 힘든
모든 부처님의 경계이어라
내 이제 대중을 위해
이와 같은 경을 널리 설하리라.
사방에 계신 네 분의 부처님도
위신(威神)으로 함께 가호하시니
동방에는 아촉불
남방에는 보상불
서방에는 무량수불
북방에는 천고음불.
내가 연설할 미묘한 법은
복된 참회 중에서도 으뜸이어라
온갖 죄를 멸해 없애고
모든 나쁜 업 깨끗이 없애네.
뭇 고통을 소멸하고
언제나 한량없는 즐거움을 주며
온갖 지혜의 근본이요
모든 공덕이 장엄하다네.
중생들의 몸은 온전하지 않고
목숨은 장차 줄어들기 마련
온갖 흉한 모습 눈앞에 나타나고
천신들도 모두 날 버리고 떠나가리.
친구들은 나에게 원한을 품고
권속들 제각기 뿔뿔이 흩어지며
너나없이 모두들 등을 돌리고
보배도 재물도 흩어지기 마련.
나쁜 별이 나타나 변괴를 부리고
사악한 벌레들의 피해를 입으며
혹은 또 수많은 근심과 걱정
갖가지 고통에 시달리기도 하며
깊은 잠 꿈속 나쁜 꿈꾸고는
이로 인해 번민하기도 하네.
이런 사람들 반드시 목욕하고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는
깊고도 깊다고 부처님께서 찬탄하신
이 미묘한 경전 중의 왕
오로지 마음을 쏟아 어지러움 없이
읽어 외우고 듣고 받아 지녀라.
이 경의 위력으로 말미암아
모든 재난과 횡액을 벗어나고
그 밖의 여러 가지 고난들도
남김없이 모조리 없어지리라.
세간을 보호하는 4천왕과
또 그들의 대신과 권속
한량없는 모든 약차(藥叉)들이
한마음으로 모두가 옹위하리라.
대변재천(大辯才天)의 여신(女神)
니련하(尼連河)의 수신(水神)
하리저(訶利底) 모신(母神) 범어로는 Hārītī이고 하리제(訶利帝)‧가라제(柯利帝)‧가리저(哥利底)‧가리타(呵利陀)로 음역하기도 한다. 대야차여신의 이름으로 청색(靑色)‧청의(靑衣)라 한역하며 귀자모(鬼子母)‧애자모(愛子母)‧천모(天母)‧공덕모(功德母)라 하기도 한다.
견뢰(堅牢) 지신(地神).
범천왕과 제석천왕
용왕과 긴나라
그리고 금시조왕(金翅鳥王)
아소라천의 무리.
이러한 하늘과 귀신들이
그들의 권속을 거느리고
모두 찾아와 이런 사람 보호하며
밤낮으로 잠시도 떠나지 않으리.
나는 이제 설하려는 이 경은
너무도 심오한 부처님의 행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가르침
천만겁이 지나도 만나기 어려우리.
만일 이 경을 듣고
남을 위하여 연설해 주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을 품고
혹 이 경에 공양 올린다면
이런 여러 사람들은
반드시 한량없는 세월을 두고
언제나 모든 하늘과 사람
용과 귀신에게 공경 받으리.
이 복덩어리 한량이 없어
그 수는 항하 모래알보다 많네.
이 경을 읽고 외우는 이는
이런 공덕을 꼭 받으리라.
시방세계 부처님과
깊은 행의 모든 보살들은
이 경 지니는 이를 옹호하여
모든 고난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이 경에 공양하려는 이는
아까 말대로 목욕을 하고
음식과 향, 꽃을 올리며
언제든지 자비심을 내어야 하네.
이 경을 듣고자 하는 이는
그 마음 깨끗이 때를 없애고
언제나 환희심 일으키며
모든 공덕 쌓도록 하라.
만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이 경을 듣는다면
그 사람 반드시 인간으로 태어나
모든 고난을 멀리 여의리라.
그 사람, 선근(善根)이 성숙되어
모든 부처님의 칭찬을 받아야
바야흐로 이 경과
참회의 법을 듣게 되리라.
2.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그 때 왕사성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묘당(妙幢)이었다. 그는 지나간 세상 한량없는 구지나유타의 백천이나 되는 부처님 계신 곳에서 섬기고 공양하며 모든 선근을 심은 자였다.
이 때 묘당보살은 혼자 고요한 곳에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석가모니여래께서는 그 수명이 짧아 겨우 80년일까?’
그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처님 말씀대로 하자면 두 가지 인연만 있으면 수명이 길어진다고 한다. 그 두 가지란 무엇인가? 하나는 산목숨을 해치지 않는 것이고, 하나는 남에게 음식을 베푸는 것이다. 석가모니여래께서는 일찍이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수 없는 대겁(大劫) 동안 길고 긴 세월을 두고 산목숨을 죽이지 않았고 열 가지 착한 일을 행하셨으며, 언제나 음식을 온갖 굶주린 중생들에게 은혜롭게 베푸셨다. 심지어 당신 몸의 피와 살, 뼈와 골수마저 내주시어 그들로 하여금 배불리 먹게 하셨으니, 하물며 그 밖의 음식 따위이겠는가?’
그 때 그 보살이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렇게 생각했을 때,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그 방은 별안간 넓어지고 장엄하고 깨끗해졌으며, 제청(帝靑)과 유리(琉璃)등 가지가지 보배로 여기저기 장식된 것이 마치 부처님의 정토세계와 같아졌다. 또 하늘나라의 향기보다 훨씬 진한 묘한 향기가 그 방안을 가득 채웠다.
방의 사면에는 각각 훌륭한 사자의 평상이 있는데, 네 가지 보배로 만들어졌고 하늘 옷이 그 위에 깔려 있었다. 또 평상에는 묘한 연꽃이 있는데, 가지가지 보배로 장엄하게 꾸며져 있고 그 크기는 부처님 만하며, 저절로 나타난 것이었다.
이 연꽃 위에 네 분 부처님이 계시니, 동쪽에는 부동(不動)여래, 남쪽에는 보상(寶相)여래, 서쪽에는 무량수(無量壽)여래, 북쪽에는 천고음(天鼓音)여래 이셨다. 이 네 분 부처님께서 각기 그 자리에서 가부좌로 앉아 계셨다. 그분들은 큰 광명을 놓아 왕사대성(王舍大城)과 삼천대천세계 내지 시방에 있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국토까지 두루 널리 비추셨고, 갖가지 하늘 꽃들이 비처럼 흩날리고 갖가지 하늘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 때 이 섬부주(贍部洲) 안과 삼천대천세계에 사는 중생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훌륭하고 묘한 기쁨을 조금도 부족함 없이 받았다. 몸이 불구인 자는 모두 몸이 온전해졌고, 소경은 볼 수 있게 되고, 귀머거리는 듣게 되고, 벙어리 말하게 되고, 어리석은 자는 지혜를 얻고, 마음이 산란한 자는 본 마음을 되찾고, 헐벗은 자는 옷을 얻고, 천대받던 자는 공경 받고, 더럽던 자는 몸이 깨끗해지는 등, 이 세상의 갖은 이익과 전에 없던 일들이 모두 다 나타났다.
그 때 묘당보살은 네 분 여래와 희유한 일들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합장하고 성심으로 모든 부처님의 훌륭한 모습을 우러러 보았다. 그리고 또 석가모니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사유하였는데, 다만 수명에 있어서 만큼은 ‘여래께서는 공덕이 무한한데 어째서 수명은 극히 짧아 겨우 80년일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 때 네 분 부처님께서 묘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 마땅히 여래 수명의 길고 짧음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왜냐하면, 선남자여, 우리는 모든 하늘과 세간의 범천, 마왕, 사문 바라문 등 사람과 사람 아닌 자들 중에 부처님의 수명을 세어 그 한계를 안 자를 보지 못하였다. 다만 위없이 바로 모든 것을 아시는 부처님만은 제외한다.”
그 때 네 분 여래께서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타고나신 수명의 길이를 말씀하시고자 부처님 위신력으로 욕계, 색계의 천신과 모든 용, 귀신, 건달바, 아소라, 게로다, 긴나라, 막호락가와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의 보살마하살들을 모두 불러모아 묘당보살의 깨끗하고 묘한 방안으로 들어가게 하셨다.
그 때 네 분 부처님께서는 대중 가운데서 석가모니여래께서 타고나신 수명의 길이를 알려주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바닷물의
물방울 수는 셀 수 있어도
석가모니여래의 수명만큼은
세어서 알 자 누구도 없어라.
모든 묘고산을 부순
겨자씨 만한 그 가루는 셀 수 있어도
석가모니여래의 수명만큼은
세어서 알 자 누구도 없어라.
모든 대지의 흙
그 티끌의 수는 알 수 있어도
석가모니여래의 수명만큼은
세어서 알 자 누구도 없어라.
설령 허공을 재어
그 끝은 알 수 있어도
석가모니여래의 수명만큼은
세어서 알 자 누구도 없어라.
어떤 사람이 억 겁 동안 살면서
있는 힘을 다해 계산한다 하여도
그래도 또한 알 수 없으리
세존의 수명만큼은.
중생의 목숨 해치지 않고
남에게 음식을 베풀면
이 두 가지 인연으로
그 수명은 길어진다네.
이런 까닭으로 부처님의
그 수명 세어서 알기 어려우니
마치 겁이 끝없는 것처럼
그 수명 또한 그러하니라.
묘당이여, 그대는 마땅히
의혹을 일으키지 말라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으니
아무도 그 수 아는 자 없어라.
그 때 묘당보살은 네 분 여래께서 석가모니부처님의 수명이 한량없다는 말씀을 듣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런데 어째서 석가모니여래께서는 이렇게도 짧은 수명을 나타내 보이십니까?”
그 때 네 분 세존께서 묘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다섯 가지가 흐린 세상[五濁惡世]에 출현하시는 때는 사람의 수명이 단 백 년으로서 타고난 성품이 저열하고 선근은 적고 엷으며 게다가 믿고 이해하는 마음까지 없다. 이 모든 중생들은 나라는 소견[我見], 사람이란 소견[人見], 중생(衆生)과 수명을 가진 것[壽者]과 자라나는 것[養育] 등이라고 보는 사된 소견(邪見), 나와 내 것이란 소견, 만물을 없어진다거나 영원하다고 보는 소견[斷常見]의 소견들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이 모든 중생과 모든 외도(外道), 이 같은 무리들을 이롭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바른 견해[正解]를 일으켜 빨리 위없는 보리를 성취케 하기 위하여 석가모니여래께서는 그렇게 짧은 수명을 나타내 보이신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래서 저 여래께서는 중생들이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고는, 부처님은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과 근심스러워하고 조바심 내는 생각을 내서, 부처 세존께서 말씀하신 경교(經敎)를 빨리 받아 지녀 읽고 외우고 뜻을 다 통달하여 남들에게 해설하고 비방하는 생각을 내지 않게 하기 위하여,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는 짧은 수명을 나타내 보이신 것이니라. 왜냐하면, 저 모든 중생들이 만일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지 않는 것을 보면 공경하지도 만나 뵙기 어렵다는 생각도 내지 않을 것이며, 여래께서 말씀하신 매우 깊은 경전도 또한 받아 지니지도 읽고 외우지도 뜻을 통달해서 남들에게 베풀어 말해 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언제나 늘 부처님을 뵙기 때문에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어떤 사람이 그 부모가 재산이 많아 귀중한 보배가 창고에 가득 찬 것을 보고도 재물은 희귀하고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왜냐하면, 부모의 재산에 대하여 늘 있는 것이라는 생각[常想]을 내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저 모든 중생도 또한 이러하여 만일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지 않으시면 희유하시고 만나 뵙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언제든지 늘 뵐 수 있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어떤 사람이 부모가 가난하고 곤궁하고 재산도 적은데, 그 가난한 사람이 혹 대궐이나 대신의 집에 갔다가, 그 집 창고 속에 가지가지 진귀한 보배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본다면, 그는 희귀하고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그 때 그 가난한 사람은 재물을 벌기 위하여 널리 방편을 쓰고 부지런히 일하며 게으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래야 가난하고 곤궁한 생활을 버리고 안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저 모든 중생도 또한 이러하니라. 만일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면, 만나 뵙기 어렵다는 생각과 근심스러워하고 걱정하는 생각을 일으킬 것이니라.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하리라.
‘한량없는 세월 동안에 부처 여래들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은 오담발(烏曇跋)꽃이 때를 만나 한 번씩 피는 것과 같다.’
중생들이 희유하다는 마음을 내고,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일으켜야 어쩌다 부처님을 만나게 되면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내며, 설하시는 바른 법을 듣고는 진실한 말로 믿는 생각을 내서, 있는 경전은 모두 다 받아 지니고 훼방하는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이런 인연으로 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세상에 오래 계시지 않으시고 속히 열반에 드시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 모든 여래들께서는 이러한 선교방편으로 중생을 성취하시느니라.”
그 때 네 분 부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마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묘당보살마하살은 한량없는 백천 보살과 한량없는 억 나유타 백천 중생들과 함께 취봉산(鷲峯山)에 계시는 석가모니여래 정변지께 찾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 쪽에 서 있었다.
그리고 묘당보살은 앞에 있었던 사실을 세존께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 때 네 여래께서도 또한 취봉산으로 찾아와 석가모니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각기 본래의 방위를 따라 자리에 앉으시더니, 시중을 드는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너는 지금 석가모니부처님께 나아가서 나를 대신하여 ‘병도 없고 걱정도 적으시며, 기거가 가볍고 편안하며 다니시는데 불편함은 없으십니까’ 하고 문안드려라. 그리고 다시 또 이렇게 말씀드려라.
‘훌륭하고 훌륭하신 석가모니여래시여, 이제 금광명경(金光明經)의 매우 심오한 법요(法要)를 연설하여 온갖 중생을 유익하게 하시고 굶주림을 제거하고 기쁨을 얻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함께 기뻐하리라.”
그 때 그 시자 보살들은 각각 석가모니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서서 다 같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하늘과 사람의 스승들께서는 간곡히 안부를 여쭈었습니다. 병은 없고 걱정도 적으시며, 기거가 가볍고 편안하며 다니시는 데 불편함은 없으십니까?”
또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신 석가모니여래시여, 이제 금광명경 매우 심오한 법요를 연설하여 온갖 중생을 유익하게 하시고 굶주림을 제거하고 기쁨을 얻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때 석가모니여래․응공․정등각께서는 시자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저 네 여래께서는 모든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나에게 바른 법을 널리 펴도록 권하시는구나.”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늘 취봉산(鷲峯山)에서
이 경전 설하고 있고
중생을 성취하기 위하여
반열반에 드는 것을 나타내 보이네.
범부들 사된 소견을 일으켜
내 말을 믿지 않기에
그들을 성취키 위한 까닭에
반열반에 드는 것을 나타내 보이네.
그 때 대중 가운데 바라문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성은 교진여(憍陳如)요, 이름은 법사수기(法師授記)였다. 그는 한량없는 백천 바라문과 함께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서 세존께서 반열반에 드신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 나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진실로 여래께서 모든 중생들에 대한 대자비를 가지고 계셔 그들은 불쌍히 여기고 유익하게 하여 안락을 얻게 하심이 마치 부모와 같고 이에 누구도 따를 자가 없으며, 깨끗한 보름달처럼 세간의 귀의처가 되고, 마치 해가 처음 솟아오르듯 큰 지혜로써 밝혀 주시며, 라호라(羅怙羅 : 羅睺羅)처럼 중생들을 널리 살펴주고 치우침 없이 사랑하신다면, 부디 세존께서는 저희의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주소서.”
이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셨다.
그 대중 가운데 있던 일체중생희견(一切衆生喜見)이라는 리차비(梨車毘)동자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바라문 교진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대바라문이여, 당신은 지금 부처님께 무슨 소원을 비십니까? 제가 그 소원을 들어주겠습니다.”
바라문이 동자에게 말하였다.
“동자여, 나는 위없는 세존을 공양하고 싶어 지금 여래께 사리(舍利)를 겨자씨만큼이라도 나눠주실 것을 청하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일찍이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부처님의 사리를 겨자씨 만한 것이라도 얻어서 공경하고 공양하면 그 사람은 반드시 33천에 태어나 제석천왕이 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 동자가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만일 33천에 태어나는 훌륭한 과보를 받고자 원한다면, 지극한 마음으로 이 금광명최승왕경을 들어야 합니다. 이 경은 모든 부처님 경 가운데서도 가장 훌륭해 알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려워 성문이나 연각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이 경은 한량없고 가없는 복덕의 과보를 줄뿐만 아니라, 위없는 보리까지 이루어 줍니다. 그러므로 이제 제가 당신을 위하여 이 사실을 대강 말씀해 드릴까 합니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그렇소. 동자여, 이 금광명경은 매우 깊고 가장 훌륭하여 알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렵다. 성문이나 연각들도 알지 못하거늘 하물며 우리처럼 변두리에 사는 사람들이 미미하고 천박한 지혜로 이해할 수 있겠느냐? 그런 까닭에 지금 우리는 부처님의 사리를 겨자씨만큼이라도 얻어 제 고장으로 돌아가 보배함 속에 넣어 두고 공경하고 예배하다가 죽은 뒤에 제석천왕이 되어 오래도록 안락을 누리려는 것이다. 어찌하여 너는 지금 우리가 명행족(明行足)에게서 이 소원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가?”
이렇게 말하자 동자는 곧 바라문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항하 빠르고 힘찬 물살에서
하얀 연꽃을 피게 할 수 있고
노란 새를 하얗게 하고
검은 새를 빨갛게 할 수도 있네.
설사 섬부(贍部)나무에서
다라(多羅)열매가 열리게 하고
갈수라(★樹羅)가지 속에서
암라(菴羅) 잎사귀가 나올 수도 있네.
이러한 희유한 일은
혹시 일어날 수 있다 해도
세존의 사리만은
끝내 얻을 수 없으리.
가령 거북이의 털로 천을 짜서
그것으로 훌륭한 옷을 지어
추운 겨울에 그 옷을 입는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가령 모기나 파리다리 모아
누각을 짓고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는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가령 물 속에 사는 거머리의
입에서 새하얀 이빨이 자라
창 끝처럼 길고 크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가령 토끼의 뿔로
긴 사다리를 만들어
천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쥐가 사다리 타고 올라
공중의 달빛을 가리는
아소라를 쫓아낸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파리가 술 마시고 취해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집을 번듯하게 짓는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만일 당나귀의 입술 빛이
빈파(頻婆)열매처럼 붉어져
노래와 춤을 잘하게 한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까마귀와 부엉이가
한 보금자리에 깃들어
서로 사이좋게 노닌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가령 파라(波羅)나무 잎사귀로
우산(雨傘)을 만들어서
큰 소낙비를 막아낼 수 있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가령 저 커다란 배에
온갖 보물을 가득 싣고
육지로 마구 달릴 수 있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가령 뱁새가 부리로
향산(香山)을 집어 물고
어디든 마음대로 노닌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그 때 법사수기 바라문이 이 게송을 듣고 역시 가타(伽他)를 지어 일체중생희견동자에게 답하였다.
훌륭하구나, 대동자여
이 대중 가운데 길상(吉祥)이로세
선교방편의 마음이 있어
부처님의 위없는 수기 받았네.
여래의 크신 위덕은
이 세간을 구호하나니
어진 동자여, 지성으로 들어라
내 이제 차례차례 말하리라.
부처님의 경지는 생각하기 어려워
이 세간에선 똑같은 것 없어라
법신의 성품은 영원하여
닦아 행함에도 차별이 없다.
부처님의 본체는 모두 같으니
설하신 법문도 또한 같다
모든 부처님 짓는 자 없고
또한 본래부터 남[生]이 없어라.
세존의 단단하신 금강의 몸
권도로써 화신(化身)을 보이셨으니
이런 까닭에 부처님 사리는
겨자씨 만한 것도 없느니라.
부처님은 피와 살로 된 몸이 아닌데
어찌 사리가 있을 수 있겠는가
방편으로 뼈를 남기시는 건
모든 중생을 유익케 하기 위함이네.
법신이 곧 정각이요
법계가 곧 여래라
이것이 부처님의 참 몸이기에
또한 이와 같은 법문 말하네.
이 때 대중 가운데 있던 3만 2천 천자는 여래의 수명이 장구하다는 말을 듣고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는 뛸 듯이 기뻐하고 전에 없던 일이라 하며 이구동성으로 게송을 말하였다.
부처님께선 반열반에 들지 않으시니
바른 법 또한 없어지지 않네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려고
멸해 다함[滅盡]을 보이실 뿐.
세존께서는 생각으로 알 수 없는 분
묘한 몸에는 다른 모습 없어라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려고
가지가지 장엄을 나타내실 뿐.
그 때 묘당보살은 친히 부처님 앞에서, 또 네 여래와 두 대사와 모든 천자에게서 석가모니여래의 수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반열반하지 않으시고 사리가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찌하여 경에서는 열반과 부처님의 사리가 있어 모든 인간과 천상 사람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공양케 한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지나간 세상의 모든 부처님께서 현재 몸과 뼈를 남겨 두시어 세상에 유포되어 인간과 천상이 공양을 올려 복을 얻는 일이 끝없이 많거늘, 지금 새삼 없다고 하니 의심을 내게 합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그 때 부처님께서 묘당보살과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꼭 알아두어라. 반열반하여 사리가 있다고 하는 것은 비밀한 뜻으로 한 말이니라. 이러한 뜻은 마음을 오로지 하고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여래․응공․등정각의 진실한 이취(理趣)를 잘 이해하고 구경의 대반열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열 가지 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모든 여래께서 마침내 온갖 번뇌의 장애[煩惱障]와 앎의 장애[所知障]를 끊어 없애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둘째,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중생에게 본래의 성품이 없고 법에도 본래의 성품이 없다는 것을 잘 아시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셋째, 몸에 의지함[身依]과 법에 의지함[法依]을 잘 전변(轉變)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넷째, 모든 중생에게 임의로 교화하는 인연을 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다섯째, 진실하여 차별의 모습이 없는 평등한 법신을 증득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섯째, 나고 죽는 것과 열반에 두 성품이 없다는 것을 알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일곱째, 온갖 법에서 그 근본을 알아 그 청정함을 증득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덟째, 온갖 법에서 그 생겨남도 없고 멸함도 없다고 잘 수행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아홉째, 진여법계가 실제 평등하다는 바른 지혜를 얻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열째, 모든 법의 성품과 열반의 성품에 있어서 차별 없음을 얻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이것이 열반이 있음을 설명하는 열 가지 법이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여래․응공․정등각의 진실한 이취를 잘 이해하고 구경의 대반열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열 가지 법이 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온갖 번뇌는 낙욕(樂欲)이 근본이 되어 낙욕으로부터 생기는데,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낙욕을 끊었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둘째, 여러 부처님께서는 모든 낙욕을 끊었으므로 한 법도 취하지 아니하고, 취하지 않으므로 갈 것도 없고 올 것도 없고 취하는 것도 없나니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셋째, 가고 올 것도 취할 것도 없으므로 이것은 곧 생기지도 멸하지도 않는 법신이며, 나고 멸함이 없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넷째, 이 나고 멸함이 없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말이 끊어졌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다섯째, 나[我]도 남[人]도 없이 오직 법이 나고 멸하면서 전의(轉依)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섯째, 근본 번뇌와 이에 따르는 번뇌[隨惑]는 모두 나그네[客]와 같고 먼지[塵]와 같은 것이고, 법의 성품은 주인으로서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아시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일곱째, 진여(眞如)는 실다운 것이고 그 밖의 다른 것들은 다 허망하다. 실다운 성품의 주체가 곧 진여인데, 진여의 성품이란 곧 여래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덟째, 실제(實際)의 성품에는 희론(戱論)이 있을 수 없다. 오직 여래만이 실제의 법을 증득하여 희론을 영영 끊었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아홉째, 생겨나는 것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고 생긴다는 것은 허망하다. 어리석은 사람은 나고 죽는 흐름에 빠져 허둥대지만 여래의 본체는 실다워서 허망함이 없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열째, 실답지 않은 법은 인연으로부터 생기지만 진실한 법은 인연을 따라 생기지 않나니, 여래의 법신은 그 자체가 진실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열반이 있음을 설명하는 열 가지 법이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여래․응공․정등각의 진실한 이취를 잘 이해하고 구경의 대반열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열 가지 법이 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여래께서는 보시(布施)와 보시의 과보에 나[我]도 나의 것[我所]도 없음을 잘 알아 보시와 그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둘째, 부처님께서는 계율[戒]과 계율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계율과 계율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셋째, 부처님께서는 인욕(忍辱)과 인욕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인욕과 인욕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넷째, 부처님께서는 정진(精進)과 정진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정진과 정진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다섯째, 부처님께서는 선정(禪定)과 선정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선정과 선정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섯째, 부처님께서는 지혜와 지혜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지혜와 지혜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일곱째, 모든 부처님께서는 온갖 유정(有情)과 비유정과 온갖 법은 모두 성품이 없다고 잘 알아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덟째, 만일 자신이 무엇을 사랑하게 되면 곧 그것을 추구하게 되고 추구하게 되면 온갖 괴로움을 받게 된다.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스스로 사랑을 없앴으므로 추구함을 영영 끊었고, 추구하는 일이 없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아홉째, 생멸하는 유위법(有爲法)법은 다 수량이 있지만 무위법(無爲法)은 수량이 없다. 부처님께서는 유위법을 떠나 무위법을 증득하여 수량이 없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열째, 여래께서는 유정도 법도 그 본체의 성품은 모두 공하고, 공(空)도 떠나고 유(有)도 아닌 공의 본성이 바로 참된 법신(法身)인 줄 아는 까닭에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선남자여, 이것이 열반이 있음을 설명하는 열 가지 법이니라.
선남자여, 어찌 여래께서 반열반하지 않는 것만이 희유한 일이겠느냐? 또 열 가지 희유한 법이 있으니, 그것은 부처님의 행이시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 나고 죽는 시끄러움과 열반의 고요함에 있어 나고 죽음과 열반이 평등한 것을 증득함으로 말미암아, 생사윤회에 처하지도 않고 열반에도 머물지 않아 모든 중생에게 싫증을 내지 아니하나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둘째,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에 대해 ‘이 모든 어리석은 범부들이 뒤바뀐[顚倒] 소견을 행하여 모든 번뇌에게 얽매어 있으므로 내가 이제 깨우쳐 그들로 하여금 해탈케 하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전생부터의 자비스러운 선근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 중생들을 그들의 근성(根性)과 그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意樂]과 이해력[勝解]에 따라 분별을 일으킴 없이 자연스럽게 제도하고 가르치고 이롭게 하신다. 이렇게 미래 세상이 끝나도록 다함이 없게 하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셋째, 부처님께서는 ‘내가 지금 12분교(分校)를 설교하여 중생을 유익하게 하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전생부터의 자비스러운 선근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 중생을 위하여 널리 설교하여 미래 세상이 끝나도록 다함이 없게 하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넷째, 부처님께서는 ‘나는 이제 저 도시나 시골의 임금이나 대신이나 바라문(婆羅門 : 브라흐만)이나 찰제리(刹帝利 : 크샤트리아)나 벽사(薜舍 : 바이샤)나 술달라(戌達羅 : 수드라) 등의 집에 가서 그들에게서 밥을 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전생부터 몸과 입과 뜻으로 행한 관습의 힘으로 말미암아 임의대로 그들을 찾아가 이익을 주기 위해 걸식을 행하는 것이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다섯째, 여래의 몸은 굶주리고 목마른 법이 없다. 또한 대소변을 보거나 여위고 피로한 모습이 없으며, 비록 걸식을 하더라도 식사하시는 일이 없고 또한 분별이 없으시다. 그저 중생을 유익하게 하기 위하여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이시는 것이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여섯째, 부처님께서는 ‘이 모든 중생에게는 상‧중‧하의 근기가 있으니, 그 근기와 성품에 따라 법문을 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아무런 분별도 없이 그 그릇에 따라 인연에 응해 그들을 위하여 법문을 설할 뿐이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시다. 일곱째, 부처님께서는 ‘이 중생들은 나를 공경치 아니하고 늘 나에게 욕설만 하니 그들과 더불어 같이 얘기할 수 없다. 그리고 저 중생들은 나를 공경하고 언제나 나를 서로 함께 찬탄하니 나는 저들과 더불어 같이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여래는 자비심을 내어 평등하게 대하며 차이를 두지 않으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여덟째,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교만하고 탐내고 아끼는 마음과 모든 번뇌가 없으시다. 그저 여래께서는 늘 고요한 것을 즐기고 욕심 적은 것을 찬탄하며 모든 시끄럽고 어수선한 것을 여의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아홉째, 여래께서는 모르거나 통달하지 못한 법이 한 가지도 없으며, 어떤 경우에서 거울 같은 지혜[鏡智]가 앞서 나타나고, 분별이 없으시다. 그저 여래께서는 저 중생들이 지은 업을 보고 그들의 뜻을 따라 방편을 써서 유인하여 그들로 하여금 벗어나게 하시나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열째, 여래께서는 일부 중생이 부유해지는 것을 보더라도 환희하지 않고 그가 몰락하는 것을 보더라도 근심하지 않으신다. 그저 여래께서는 그 중생이 바른 행을 닦는 것을 보면 걸림 없는 대자(大慈)로써 자연히 구제하여 섭수하시고, 중생이 사된 행을 닦는 것을 보면 걸림 없는 대비심(大悲心)을 내어 자연히 구제하여 섭수하시나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선남자여, 이렇게 알아라. 여래․응공․정등각에게는 이와 같이 가없는 바른 행이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은 이것이 열반 진실의 모습임을 명심해야 하느니라. 간혹 반열반이 있듯이 보이는 것은 바로 권도의 방편이고, 또 사리를 남겨두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공양케 하는 것도 모두 여래의 자비스런 선근의 힘이니라. 만일 그것을 공양한다면 그는 오는 세상에서 여덟 가지 재난을 멀리 여의고 모든 부처님을 만나 뵙고 선지식을 만나 착한 마음을 잃지 않고 복의 과보가 그지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삼계를 재빨리 벗어나 나고 죽음에 결박되지 않을 것이니라. 너희들은 이러한 묘한 행을 부지런히 닦으며 방일(放逸)하지 말라.”
그 때 묘당보살은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들지 않으심과 매우 깊은 행에 대하여 하신 말씀을 듣고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야 비로소 여래대사께서 반열반에 들지 않으심과 또 사리를 남겨 널리 중생을 유익케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몸과 마음이 뛸 듯이 기쁘며, 전에 없던 이 일을 찬탄합니다.”
이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을 말씀하셨을 때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중생들이 모두 더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고, 그 때 네 분 여래께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보이지 않으셨다.
묘당보살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본래 지내던 곳으로 돌아갔다.
금광명최승왕경 제2권
3. 분별삼신품(分別三身品)
그 때 허공장(虛空藏)보살마하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는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훌륭하고 미묘한 금과 보배로 된 꽃과 보배 당기[幢], 번기[幡], 일산[蓋]을 공양 올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모든 부처님의 매우 깊고 비밀한 법을 어떻게 닦아 행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내가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해 주겠노라.
선남자여, 모든 여래에게는 세 가지 몸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화신(化身)이고, 둘째는 응신(應身)이며, 셋째는 법신(法身)이니라. 이러한 세 가지 몸이 구족하여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받아 지닌다. 만일 이것을 똑똑히 안다면 나고 죽는 윤회에서 재빨리 벗어나리라.
어떻게 하는 것이 보살이 화신을 똑똑히 아는 것인가? 선남자여, 여래는 옛날 수행하는 단계에 있을 때 온갖 중생을 위하여 가지가지 법을 닦았다. 이렇게 닦아 익혀서 수행이 원만해졌을 때 닦아 익힌 힘으로 인해 큰 자재를 얻었고, 자재의 힘으로 인해 중생의 마음과 중생의 행과 중생의 경계를 그대로 모두 다 알아 분별할 수 있었으며, 때를 기다리지도 않고 때를 놓치지도 않고 곳에 맞게, 또 때에 맞게, 행에 맞게, 설하는 법에 맞게 여러 가지 몸을 나타내었으니, 이것을 화신(化身)이라 한다.
선남자여, 어떤 것이 보살이 응신을 똑똑히 아는 것인가? 이른바 모든 여래께서는 보살들이 모든 것을 통달하도록 진제(眞諦)를 말씀하신다. 그들로 하여금 나고 죽음과 열반이 한 맛[一味]인 것을 알게 하기 위하여, 신견(身見)을 가진 중생의 두려움과 기쁨을 없애기 위하여, 가없는 불법을 위한 그 바탕을 짓기 위하여, 실상(實相) 그대로 여여(如如)와 여여의 지혜[如如智]에 상응하려는 근본 원력(願力) 때문에 이 몸을 나타내게 되는데,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갖추고 등 뒤에는 둥근 광명을 갖춘다. 이것을 응신(應身)이라고 한다.
선남자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법신을 똑똑히 아는 것인가? 모든 번뇌 등의 장애를 없애 버리고 모든 착한 법을 갖추고는 오직 여여와 여여의 지혜만을 가지는데, 이것을 법신(法身)이라 한다.
앞의 두 가지 몸은 이름을 붙여 있다[有]고 하는 것이라면, 이 세 번째 몸은 참으로 진실하게 있다는 것이고 앞의 두 몸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법의 여여를 여의고 분별 없는 지혜[無分別智]를 떠나서는 어떤 부처님에게도 별다른 법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부처님은 지혜를 갖추고 온갖 번뇌를 죄다 끊어 청정한 부처님의 지위[佛地]를 얻은 것이다. 이런 까닭에 법의 여여와 여여의 지혜는 모든 부처님의 법을 포섭하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나와 남을 이롭게 하여 마지막 경지에 이르시니, 나를 유익하게 하는 것은 법의 여여요, 남을 유익하게 하는 것은 여여의 지혜이다. 나와 남을 유익하게 하는 일에 있어 자재를 얻어 가지가지 가없는 활용[用]을 성취한 까닭에, 온갖 부처님의 법을 분별하는 데 있어 한량없고 가없는 가지가지 차별이 있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망령된 생각에 의지하여 가지가지 번뇌를 말하고 가지가지 업용(業用)을 말하고 가지가지 과보를 말하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법의 여여에 의지하고 여여의 지혜에 의지하여 가지가지 부처님의 법을 말하고, 가지가지 연각의 법을 말하고, 가지가지 성문의 법을 말한다. 법의 여여에 의지하고 여여의 지혜에 의지하여 온갖 부처님의 법을 자재하게 성취한다. 이것을 제일가는 생각할 수 없는 일[不可思議]이라 하느니라. 마치 허공에 그림을 그려서 장식거리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이와 마찬가지로 법의 여여에 의지하고, 여여의 지혜에 의지하여, 부처님의 법을 성취한다는 것도 또한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니라.
선남자여, 법의 여여와 여여의 지혜, 이 두 가지가 구별이 없어서 자재함을 얻고 사업을 성취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선남자여, 마치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서 원(願)이 자재하므로 가지가지 사업을 다 성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의 여여와 여여의 지혜에 자재하게 사업을 이루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다시 보살마하살은 심식(心識)의 작용이 없는 정[無心定]에 들었다가도 이전의 원력에 의하여 선정(禪定)에서 일어나 모든 사업을 짓는다. 이러한 두 법은 분별이 없이 자재하게 일을 이루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해와 달이 분별이 없고, 또한 물과 거울이 분별이 없고, 광명이 또한 분별이 없어서 세 가지가 화합하여 그림자가 생기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마찬가지로, 법의 여여와 여여의 지혜도 또한 분별이 없이, 원력의 자재를 쓰는 까닭에 중생들이 응화신(應化身)을 나타낸다고 느끼는 것은 해와 달의 그림자가 화합하여 나타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마치 한량없고 가없는 물과 거울이 빛에 의지하는 까닭에 공(空)한 그림자를 나타내어 가지가지 다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니, 공이란 것은 곧 무상(無相)이다.
선남자여, 이와 마찬가지로 교화를 받은 모든 제자들은 바로 법신의 그림자다. 원력으로 말미암아 두 가지 몸에서 가지가지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지, 법신의 본 땅[法身地]에서는 아무런 달라진 모습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이 두 몸에 의지하여 모든 부처님께서 유여열반(有餘涅槃)을 말씀하시고, 이 법신에 의지하여 무여열반(無餘涅槃)을 말씀하시느니라. 왜냐하면, 온갖 이 밖의 나머지 법은 끝이 다하여 없어지는 까닭에, 이 세 몸에 의지하여 여러 부처님들께서는 무주처열반(無住處涅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두 가지 몸을 위한 까닭에 열반에 주저앉지 않고, 법신을 여의고는 따로 부처가 없느니라. 어째서 두 몸은 열반에 머물지 않는가? 두 몸은 붙인 이름이고, 실답지 아니한 것이다. 생각 생각에 나고 멸하며 정착하여 머무르지(定住) 않는 까닭이며, 자주자주 나타나서 정해져 있지 않는 까닭이다. 법신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두 몸은 열반에 머무르지 않고, 법신은 둘이 아니기 때문에 열반에 머무르지 않는다. 따라서 세 몸에 의지하여 무주처열반을 말씀하신 것이다.
선남자여, 모든 범부에게는 세 가지 모습[三相]이 있는 까닭에, 얽매임[縛]이 있고 장애[障]가 있어서 세 가지 몸에서 멀리 떨어져 세 가지 몸에 이르지 못하느니라.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두루 집착하여 억측하는 모습[遍計所執相]이요, 둘째는 다른 것을 의지하여 일어나는 모습[依他起相]이요, 셋째는 성취하는 모습[成就相]이다.
이와 같이, 이 모든 모습[相]을 능히 벗을 수 없는 까닭에, 멸해 없애지 못하는 까닭에, 깨끗하게 하지 못하는 까닭에, 세 가지 몸에 이르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부처님께서는 이런 세 가지 모습을 능히 벗어버리고, 멸해 없애 버리고, 깨끗하게 하는 까닭에 세 가지 몸을 갖추셨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범부인 사람은 능히 이 세 가지 마음을 덜어 없애지 못했으므로 세 몸에서 멀리 떨어져 이르지 못하나니, 무엇이 셋인가? 첫째는 감관에 의하여 생기는 마음이요, 둘째는 번뇌를 일으키는 마음이며, 셋째는 근본 마음이다. 모든 소견을 바로잡는 도[伏道]에 의하여 감관에 의해 생기는 마음이 다하고, 번뇌를 끊는 도[法斷道]에 의하여 번뇌를 일으키는 마음이 다하며, 가장 훌륭한 도[最勝道]에 의하여 근본 마음이 다하느니라.
감관에 의하여 생기는 마음이 멸해 없어지면 화신(化身)을 나타낼 수 있고, 번뇌를 일으키는 마음이 멸해 없어지면 응신을 나타낼 수 있으며, 근본 마음이 멸해 없어지면 법신에 이르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여러 여래들께서는 세 가지 몸을 갖추시는 것이다.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첫째 몸에서 모든 부처님과 일[事]을 같이하고, 둘째 몸에서 모든 부처님과 뜻을 같이하고, 셋째 몸에서 모든 부처님과 몸[體]을 같이 하시느니라.
선남자여, 부처님의 첫째 몸은 중생의 뜻이 여러 가지인 까닭에 그에 따라 가지가지 모습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많다[多]고 말한다. 부처님의 둘째 몸은 제자(弟子)가 한 뜻이므로 한 모습[一相]만 나타낸다. 그러므로 하나라고 말한다. 부처님의 셋째 몸은 온갖 모습을 초월하여 상(相)에 집착하는 경계가 아니므로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不一不二]라고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첫째 몸은 응신에 의지하여 나타나게 되고, 둘째 몸은 법신에 의지하여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이 법신이야말로 진실하게 있는[眞實有] 것이며 의지하는 곳이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와 같은 세 가지 몸은 어떤 의미에서는 영원하다[常]고 말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무상하다[無常]고 말한다. 화신은 언제나 법륜을 굴리면서 곳곳에서 인연을 따라 나타나면서 방편에 의해 계속되고 끊어지지 않으므로 영원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근본이 아니기 때문에 큰 활용[大用]을 갖추었으되 다는 나타나지 않으므로 무상하다고 말한다.
응신은 비롯함이 없는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계속하여 끊어짐이 없었고, 모든 부처님의 불공(不共)의 법을 잘 거두어 갖기 때문에 중생이 다함이 없고 용(用)도 다함이 없다. 그러므로 영원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근원이 아니므로 용을 갖추었으되 다는 나타나지 않으므로 무상하다고 말한다.
법신은 행법(行法)도 아니요, 다른 모습이 없고, 근본인 까닭에 마치 허공과 같다. 그러므로 영원하다고 말한다.
선남자여, 분별 없는 지혜를 여의고 더 훌륭한 지혜[勝智]가 없으며, 법의 여여를 여의고 더 훌륭한 경계[勝境界]는 없다. 이 법의 여여와 지혜의 여여, 이 두 가지는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 이런 까닭에 법신은 지혜가 청정하고 적멸[滅]이 청정한 까닭에, 두 가지가 청정하다. 이러므로 법신은 청정함을 갖추었느니라.
선남자여, 세 가지 몸을 분별하는 데 네 가지 다름이 있다. 화신으로서 응신이 아닌 것, 응신으로서 화신이 아닌 것, 화신이며 또한 응신인 것, 화신도 아니고 응신도 아닌 것이다. 무엇이 화신으로서 응신이 아닌 것인가? 말하자면, 모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도 원력의 자재로써 인연을 따라 중생을 유익하게 하나니 이 이름이 화신이다. 무엇이 응신으로서 화신이 아닌 것인가? 이것은 10지 이전의 몸이다. 무엇이 화신이며 또한 응신인가? 말하자면 유여열반에 머물러 있는 몸이다. 무엇이 화신도 아니요 응신도 아닌 것인가? 말하자면 그것은 법신이니라. 선남자여, 이 법신은 두 가지가 없는 것으로 인하여 나타나는데, 두 가지가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법신에는 상(相)과 상처(相處) 둘이 다 없는 것이다.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며, 하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며, 수(數)도 아니요 수 아닌[非數] 것도 아니며, 밝음도 아니요 어두움도 아니다.
이와 같이, 여여의 지혜는 상과 상처를 보지 않으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고 보지도 않으며,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고 보지도 않으며, 수도 아니고 수가 아닌 것도 아니라고 보지도 않으며, 밝음도 아니요 어두움도 아니라고 보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꼭 알아두어라. 경계가 청정하고, 지혜가 청정하여 분별할 수가 없으며 중간도 없다는 것이다. 멸도(滅道)의 근본인 까닭에 이 법신에서는 여래의 여러 가지 사업을 나타내느니라.
선남자여, 이 몸의 인연, 경계, 처소, 과보와 의지처는 본래 생각하기 어려운 까닭에, 만일 이 뜻을 알아 통달하면 이 몸은 곧 대승이며, 이것이 여래의 성품이며, 이것이 여래장(如來藏)이다. 이 몸에 의지하여 초심수행지(初心修行地)의 마음을 발하여 불퇴지(不退地)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고, 또 일생보처(一生補處)의 마음을 나타내고 금강의 마음과 여래 마음을 모두 다 나타내어, 한량없고 가없는 여래의 묘한 법을 모조리 나타내느니라.
이 법신에 의지하여 가히 생각할 수도 없는 마하삼매(摩訶三昧)를 얻고, 이 법신에 의지하여 온갖 큰 지혜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므로 두 몸은 삼매에 의지하고 지혜에 의지하여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법신은 자체에 의지하여 영원하다[常]고 말하고 나[我]라 말하며, 큰 삼매에 의지하여 즐거움[樂]이라 말하고, 큰 지혜에 의지하여 청정하다[淸淨]고 말한다. 그래서 여래께서는 늘 계시면서 자재, 안락, 청정한 것이다. 큰 삼매에 의지하여 선정수능엄(禪定首楞嚴) 등 온갖 선정과, 대법념(大法念) 등의 온갖 염처(念處)와, 대자, 대비, 온갖 다라니, 온갖 신통, 온갖 자재, 온갖 법을 평등하게 포섭하는 이러한 부처님의 법을 모조리 나타내느니라.
이 큰 지혜에 의지하여 열 가지 힘[十力],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所畏], 네 가지 걸림 없는 변재[四無礙辯], 180불공법(不共法) 등 온갖 희유하고 생각할 수 없는 법을 모조리 나타내느니라. 마치 여의보주(如意寶珠)에 의지하여 한량없고 가없는 가지가지 진귀한 보배가 모조리 나타날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큰 삼매의 보배에 의지하고 큰 지혜의 보배에 의지하여, 가지가지 한량없고 가없는 모든 부처님의 묘한 법을 능히 낼 수 있느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이 법신의 삼매와 지혜는 온갖 상(相)을 초월하여 상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분별할 수 없느니라. 상(常)도 아니요 단(斷)도 아니니, 이것을 중도(中道)라고 한다. 비록 분별이 있다고 해도 본체[體]에는 분별이 없고, 비록 세 가지라는 숫자[數]는 있으나 세 가지 본체는 없다.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으며 마치 꿈이나 허깨비와 같아 붙잡힐 것도 없고 또 붙잡을 수도 없다. 법의 본체는 여여하니 이것이 해탈하는 곳이며, 죽음의 경계를 벗어하고 삶과 죽음의 어둠을 초월하는 것이다. 온갖 중생은 능히 닦아 행하지 못하며 능히 이르지도 못하는 곳이요,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만이 머무시는 곳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어떤 사람이 금을 얻고자 소원하여 곳곳으로 찾아다니다가 마침내 금광(金鑛)을 찾았다고 하자. 그는 이 금광을 찾은 뒤에 곧 부수어서 가장 좋은 것을 용광로[爐] 속에 넣고 녹여 단련하고 깨끗한 순금을 얻어서는 마음대로 주물러 여러 가지 고리와 팔찌, 가지가지 몸을 꾸미는 노리개를 만들었다. 이럴 때 비록 여러 가지로 사용하지만 금의 성질은 달라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훌륭한 해탈을 구하여 세상의 착한 일을 닦아 행하고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뵙게 되었다고 하자. 가까이 한 뒤에 그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선(善)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것이며, 어떤 것이 바르게 닦아 청정행(淸淨行)을 얻는 것입니까?’
모든 부처님 여래와 제자대중은 저의 질문을 받을 때 ‘이 선남자 선여인이 청정함을 구하고자 하고 바른 법을 듣고자 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고는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그를 깨우쳐준다. 그러면 그들은 설법을 듣고 나서 바른 생각으로 생각하여 지니고, 마음을 발하여 닦고 행하여 정진의 힘을 얻어 게으름의 장애[障]를 제거하고 온갖 죄를 없애버리며, 모든 배움의 처소에서 존중하지 않는[不尊重] 생각을 여의고, 들뜨거나 후회하는[掉悔] 마음을 쉬어서 초지(初地)에 들어간다.
초지(初地)의 마음에 의지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는 데 장애[障]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2지(地)에 들어간다. 이 지(地)에서는 번뇌의 핍박을 받지 않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3지에 들어간다. 이 지에서는 마음을 부드럽고 깨끗이 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4지에 들어간다. 이 지에서는 훌륭한 방편에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5지에 들어간다. 이 지에서는 진속(眞俗)을 보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6지에 들어간다. 이 지에서는 행상(行相)을 보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7지에 들어간다. 이 지에서는 멸상(滅相)을 보지 않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8지에 들어간다. 이 지에서는 생상(生相)을 보지 않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9지에 들어간다. 이 지에서는 여섯 가지 신통[六通]에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고 10지에 들어간다. 이 지에서는 소지장(所知障)을 없애버리고 근본심(根本心)을 떨어버리고는 여래지(如來地)에 들어간다.
여래지는 세 가지가 깨끗한 것을 말미암아 극히 청정한 것이라고도 한다. 무엇이 셋인가? 첫째는 번뇌가 깨끗해지고, 둘째는 괴로움이 깨끗해지며, 셋째는 모습이 깨끗하다. 마치 진금(眞金)을 녹이고 단련하면 녹여 두드린 다음에는 티끌과 때가 다시는 없는 것과 같다. 금의 성질이 본래 청정함을 나타내기 위한 까닭에 금의 본체를 청정하다고 하며, 금이 없어졌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마치 흙탕물이 맑게 가라앉아 깨끗해져서 다시는 더러운 찌꺼기가 없는 것과 같으니, 물의 성질이 본래 깨끗한 것을 나타내기 위한 까닭에 물이 없어졌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법신도 번뇌를 여의고 괴로움[苦]과 그 발생[集]을 없애버리면 다시는 아무런 습기[習]도 없게 되는데, 부처 성품이 본래 청정했던 것을 나타내기 위한 까닭에 본체[體]가 없어졌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마치 허공이 연기, 구름, 티끌, 안개에 가렸다가 가렸던 것을 걷어치우면 이 공계(空界)가 깨끗해지는데, 이 때 허공이 없어졌다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법신에 온갖 괴로움이 다 없어졌으므로 깨끗하다고 말하는 것이요, 본체가 없어졌다고는 말하지 않느니라. 마치 어떤 사람이 자다가 꿈속에서 큰 강물에 그의 몸이 떠내려가다가 손을 옮기고 발을 움직여 물결을 가로질러 헤엄쳐서 저쪽 언덕에 이르렀다. 그것은 그의 몸과 마음이 게으르지 않은 탓이었다. 꿈에서 깨어나면 물도 이쪽과 저쪽 언덕도 따로 있는 것을 볼 수 없지만 마음까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나고 죽는 망령된 생각이 꺼져 없어지면 이 청정함을 깨닫게 되는데, 그렇다고 깨달음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법계의 온갖 망령된 생각이 다시는 나지 않는 까닭에 청정하다고 말하는 것이요, 모든 부처님에게 그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선남자여, 이 법신은 혹장(惑障)이 깨끗하여 응신을 능히 나타내고, 업장(業障)이 깨끗하여 화신을 능히 나타내며, 지장(智障)이 깨끗하여 법신을 능히 나타내나니, 마치 허공을 의지하여 번개가 생기고, 번개를 의지하여 빛이 나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마찬가지로 법신에 의지하여 응신을 나타내고, 응신에 의지하여 화신을 나타내고, 성품이 깨끗함에 의지하여 법신을 나타내며, 지혜가 깨끗하여 응신을 나타내고, 삼매가 깨끗하여 화신을 나타내나니, 이 세 가지 깨끗함은 이 법의 여여며, 다르지 않는 여여며, 한 맛의 여여며, 해탈의 여여며, 구경(究竟)의 여여다. 이런 까닭에 모든 부처님의 본체는 다를 바가 없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부처님께서는 나의 큰 스승이다’라고 말하고 이렇게 결정적으로 믿는다면, 이 사람은 곧 마땅히 깊이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은 다름이 없다고 똑똑히 알리라.
선남자여, 이 뜻으로써 모든 경계에서 부정한 생각을 다 끊어버리고, 곧 저 법에 두 가지 모습[相]이 없고, 또한 분별이 없이 성스럽게 닦아 행하는 바라고 알리라. 여여(如如) 그것에 두 가지 모습이 없고 바로 닦아 행하는 까닭으로 이와 같이, 온갖 장애를 모조리 멸해 없앨 것이다. 여여한 온갖 장애가 없어지면 그에 따라 법의 여여와 여여의 지혜가 가장 깨끗해지고, 여여한 법계의 바른 지혜가 깨끗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온갖 자재를 구족하고, 거두어 가짐을 다 성취하고, 온갖 장애를 멸해 없애버린다. 모든 장애가 깨끗함을 얻으므로 이것을 진여(眞如)의 정지(正智), 진실한 모습[眞實相]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보는 것, 이것을 성견(聖見)이라고 한다. 이것을 곧 진실하게 부처를 보는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실답게 법의 진여를 볼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께서는 널리 온갖 부처님을 능히 보느니라. 왜냐하면, 성문과 연각은 벌써 삼계를 벗어나서 진실한 경계를 구하고 있지만 능히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인들도 알아보지 못하니 온갖 범부들은 모두 의혹을 내고, 전도된 분별을 일으켜 제도되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토끼가 바다에 떠 있다면 반드시 그 바다를 건너가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것은 힘이 적고 악한 까닭이니라. 범부도 또한 그러하여 법의 여여에 통달할 수 없느니라.
모든 부처님께서는 분별하는 마음이 없고 온갖 법에서 큰 자재를 얻고, 깨끗하고 깊은 지혜를 갖춘 까닭에 자기의 경계를 남과 같이하지 않으신다. 그러므로 모두 부처님께서는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겁 동안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어렵게 행하시고 괴롭게 행하시어 바야흐로 가장 훌륭하여 비할 데 없고 생각할 수 없고 말의 경지를 초월하고 묘하게 고요하고 모든 두려움을 벗어난 그런 몸을 얻으신 것이다.
선남자여, 이렇게 법의 진여를 알아보는 이에겐 태어남‧늙음‧죽음이 없으며, 목숨이 한이 없으며, 잠이 없고 또한 굶주림과 목마름이 없어 마음이 언제나 선정에 들어 흩어지거나 움직이는 일이 없느니라.
만일 여래에게 다투어 논의하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그는 곧 부처님을 능히 뵙지 못하리라. 모든 부처님의 말씀은 모두 이익이 되며, 그 말씀을 듣는 이는 해탈치 않는 이가 없으며, 모든 나쁜 새나 짐승과 나쁜 사람과 나쁜 귀신과 만나지 않게 되며, 법을 들은 까닭에 과보가 다함이 없느니라. 그러나 모든 부처님께서는 무기(無記)의 일이 없다. 온갖 경계에 알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며, 나고 죽는 것과 열반에 다른 생각이 없다. 부처님께서 기(記)하신 것은 결정 아닌 것이 없느니라. 모든 부처님께서는 네 가지 위의[四威儀] 가운데 지혜로써 모든 법을 거두어 가지지 않음이 없고, 자비로써 거두어 가지지 않음이 없고, 모든 중생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 금광명경을 듣고 믿고 풀이하면 지옥, 아귀, 방생(傍生 : 畜生), 아소라의 길에 떨어지지 않고, 언제든지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되 하천한 데 태어나지 않고, 늘 모든 부처님에게 친근함을 얻어서 바른 법을 들고 받으며, 언제나 모든 부처님의 깨끗한 나라에 태어날 것이니라. 왜냐하면, 이 매우 깊은 법을 얻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선남자 선여인은 부처님에게 벌써 알려졌고 수기(授記)되었으므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라.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한 번이라도 귓가를 스쳐 듣는다면 그는 부처님을 비방치 않고, 바른 법을 헐지 않고, 성중(聖衆)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리라. 온갖 중생들 중 아직 선근을 심지 못한 이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하고, 이미 선근을 심은 이에게는 더욱 자라고 성숙하게 하는 까닭에, 온갖 세계에 있는 중생을 모두 권하여 6바라밀다를 닦게 하리라.”
그 때 허공보살과 범왕, 제석, 4천왕, 모든 하늘 대중들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는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디든 이러한 금광명왕의 미묘한 경전을 강설하는 것이라면 그 나라에는 네 가지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넷인가? 첫째, 국왕의 군사가 굳세고 강성해서 모든 원수나 대적할 이가 없고, 질병이 떠나가고, 목숨이 길어지며, 길하고 안락하여 바른 법이 드날릴 것입니다.
둘째는 왕후[中室]와 후비, 왕자, 모든 신하가 화합하고 즐거워하여 다투는 일이 없고, 아첨을 여의어서 임금에게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셋째는 사문 바라문과 여러 백성들이 바른 법을 닦아 행하여, 병이 없고 즐거우며, 잘못해 죽는 사람이 없고, 모든 복밭에서 모두 다 닦을 것입니다. 넷째, 일년 내내 4대(大)의 몸이 고르고 알맞으며, 언제나 모든 하늘의 신들에게 더욱 수호를 받으며, 자비 평등하여 상하고 해칠 마음이 없으며,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삼보에게 귀의하여 공경하게 하고 보리의 행을 닦아 익히기를 원하게 됩니다. 이것이 네 가지 이익 되는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늘 이 경전을 널리 펴기 위하여 이 경을 지니는 사람이 사는 데 가서 따라 다니며 이익을 짓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와 같이 하고 그와 같이 하여라. 너희들은 반드시 부지런한 마음으로 이 경을 유포해야 한다. 곧 바른 법으로 하여금 오래도록 이 세상에 머무르게 하여라.”
4. 몽견금고참회품(夢見金鼓懺悔品)
그 때 묘당보살은 부처님 앞에서 묘한 법을 친히 듣고 나서 뛸 듯이 기뻐하며, 한마음으로 생각하면서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꿈속에서 큰 금북[金鼓]을 보았는데, 광명이 환하게 빛나기가 마치 해와 같았다. 이 광명 가운데서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이 보배로 된 나무 아래 수정으로 만든 평상에 앉으시어 한량없는 백천 대중에게 둘려 싸여, 그들을 위해 법문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다.
어떤 바라문 한 사람이 북채로 금북을 쳐서 큰 소리를 내는 것을 보았는데, 그 소리 가운데서 미묘한 가타(伽他)를 읊으며 참회하는 법을 밝혔다.
묘당은 듣고 나서 모두 기억해 지니고 생각을 잊지 않았다.
새벽이 되자 한량없는 백천 대중에게 둘러싸여 여러 가지 공양거리를 가지고 왕사성을 떠나 부처님이 계신 취봉산으로 갔다. 그는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난 뒤에 향과 꽃을 흩뿌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돌고 한 쪽에 물러앉아 공경하는 마음으로 합장하고 부처님의 높으신 얼굴을 우러러 보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꿈속에서 어떤 바라문이 손에 북채를 잡고 묘한 금북을 쳐서 큰 소리를 내고는, 그 소리 가운데 미묘한 게송을 말씀하여 참회의 법을 밝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모두 기억하여 지녔사오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대자비를 베푸시어 저의 말을 들어 주소서.”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말씀드렸다.
제가 간 밤 꿈속에서
큰 금북을 보았는데
그 모양 너무도 훌륭하고
둘레엔 금빛이 찬란하였네.
마치 찬란한 태양처럼
광명이 널리 비치어
시방세계 여러 곳에
밝은 빛이 가득 찼었네.
모든 여러 부처님께서
보배나무 아래 수정 평상에서
한량없는 백천 대중에게
에워싸여 공경 받는 것 보았네.
바라문 한 사람이
북채로 금북 치니
그 금북 소리 속에서
이런 묘한 노래 들려왔네.
금광명의 북에서 울리는 소리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져
3악도의 지극히 무거운 죄와
인간의 모든 고액 없애준다네.
이 금북 소리의 위력으로
온갖 번뇌 영영 멸하고
두려움 없애 편안하게 하리
마치 석가모니여래처럼.
부처님께서는 생사의 큰 바다에서
수행 쌓으셔 온갖 지혜 이루시고
중생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여
공덕의 큰 바다에 들게 하시네.
이 금북에서 묘한 소리 나와
듣는 이는 모두 범음[梵響]을 얻게 해
위없는 보리과(菩提果) 증득하도록
깨끗하고 묘한 법륜 굴리신다네.
말할 수 없는 세월을 세상에 머물며
근기 따라 설법하여 중생 이롭게
번뇌의 모든 고통 능히 끊고
탐욕 성냄 어리석음 모두 없애네.
어떤 중생이 악취에 떨어져
맹렬한 큰 불길 온 몸을 휘감아도
미묘한 이 북소리 듣게 된다면
고통 즉시 여의고 부처님께 귀의하리.
모두 다 숙명통을 성취하여
지나간 백천 생의 일들을 기억하고
모두다 석가모니불 마음에 새겨
여래의 깊은 법문 듣게 한다네.
금북의 훌륭한 소리 들으면
언제나 부처님들 가까이하고
모든 악한 업 모조리 버리고
깨끗한 선업을 모두 닦으리.
인간과 천상의 모든 중생들
지극한 정성으로 소원을 비는 이
금북의 묘한 소리 듣기만 하면
소원이 모두 만족하게 성취되네.
중생이 무간지옥에 떨어져
맹렬한 불길이 몸을 태우고
구원하는 이 없이 이리저리 떠돌 때
이 소리만 들으면 고통 면하리.
인간, 천상, 아귀, 방생(傍生 : 畜生) 등
현재 모든 고통 받고 있는 이
금북에서 나오는 묘한 소리 들으면
괴로움 여의고 해탈 얻으리.
현재 시방세계에
언제나 계시는 부처님
대자 대비하신 마음으로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중생들이 돌아가 의지할 곳 없고
구제해줄 자도 또한 없으니
이런 무리를 위하여
부디 귀의처가 되어 주소서.
지난 세상에 제가 지은 죄
너무도 무거운 여러 악업
이제 부처님 전에서
성심으로 모두 다 참회합니다.
저는 부처님도 믿지 않고
부모 양친께 불효했으며
모든 착한 일 닦지 않고
언제나 나쁜 업만 지었나이다.
자신의 높은 지위
재산과 족성 믿고
젊어서 함부로 방탕하였고
언제나 모든 악업만 지었나이다.
마음에는 늘 사된 생각 가지고
입으론 나쁜 말이 버릇이 되어
허물과 죄를 돌아보지도 않고
언제나 모든 악업만 지었나이다.
어리석은 행만 늘 지어서
무명의 어둠에 마음이 가려
나쁜 친구만 따라다니며
언제나 모든 나쁜 업만 지었나이다.
혹시 장난을 하든지
또 근심 걱정 있으면
탐심 내고 화를 벌컥 내며
저는 모든 악업 지었나이다.
나쁜 친구를 가까이하고
아끼고 시기하는 마음 내었고
가난하고 곤궁하면 아첨도 하며
저는 여러 악업 지었나이다.
비록 허물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공포심으로 말미암아
자유롭지 못하고서
저는 나쁜 짓을 저질렀나이다.
어떤 때는 조바심 때문에
혹은 성을 잘 내는 버릇 때문에
그리고 굶주림의 고통 때문에
저는 모든 나쁜 짓 많이 하였나이다.
음식과 의복과
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번뇌의 불길이 타올라
저는 나쁜 짓을 저질렀나이다.
부처님과 법과 스님들께
공경하는 마음 내지 않고
이런 여러 죄 지었으므로
나는 지금 모두 참회하나이다.
독각과 보살님께도
공경하는 마음 없어
이런 여러 죄를 지었기에
저는 지금 모두 참회하나이다.
무지하여 바른 법을 비방하고
부모님께 불효하며
이런 모든 죄를 지었으므로
저는 지금 모두 참회하나이다.
미련과 교만심
탐내고 성내는 업력으로
이런 여러 죄 저질렀기에
저는 지금 모두 참회하나이다.
제가 시방세계에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오니
원컨대 중생을 구제하시어
모든 고난을 여의게 하소서.
바라건대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다 10지(地)에 머무르게 하고
복과 지혜가 원만한 뒤에
부처 되어 중생 교화하게 하소서.
나는 모든 중생을 위하여
백천 겁 긴 세월에 고행을 닦아
큰 지혜의 힘으로써
그들을 고해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나는 모든 중생을 위하여
매우 깊은 경전인
금광명최승왕경을 설하여
모든 나쁜 업을 덜어 주리라.
어떤 사람 백천 겁 동안
여러 가지 극악한 죄를 지었더라도
잠시 동안 참회만 한다면
모든 나쁜 일 모조리 없어지리.
이 금광명경에 의지하여
이렇게 참회하면
이것으로 말미암아 당장에
온갖 고통이 다 없어지리.
훌륭한 선정(禪定) 백천 가지
불가사의한 다라니
5근, 5력, 7각지, 8정도를
부지런히 늘 닦아 익히리라.
나는 반드시 10지(地)에 이르러
보배의 지혜를 구족이 갖추고
부처님 공덕을 가득히 채워
나고 죽는 흐름을 건너가리라.
저는 모든 부처님의 바다에서
깊고 깊은 공덕들과
생각하기 어려운 묘한 지혜를
모두 다 갖추어 얻겠나이다.
바라건대 시방의 부처님이시여
저를 돌보시고 살피시어
대자 대비하신 부처님 마음으로
불쌍한 저의 참회를 받아주소서.
제가 오랜 세월 동안에
지었던 여러 가지 나쁜 업들
그로 말미암아 생긴 괴로움
불쌍히 여기시고 덜어 없애주소서.
저는 모든 나쁜 업을 짓고서
언제나 두려운 마음이 생겨
가나 머무나 앉으나 누우나
한번도 기쁜 생각 없었나이다.
모든 부처님 대비심으로
중생의 두려움 덜어 주시니
바라건대 저의 참회를 받아들여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저에게 있는 번뇌장(煩惱障)
또 모든 죄의 깊은 과보
대비의 물로써
말끔히 씻어주소서.
전생에 지었던 모든 죄와
현생에서 지은 나쁜 업
성심으로 모조리 참회하나니
부디 모두 없애주소서.
오는 세상의 모든 나쁜 업
미리 막아 일어나지 않게 하고
설령 어기는 것 있더라도
끝내 감히 감추지 않겠나이다.
몸으로 세 가지 입으로 네 가지
마음으로 짓는 세 가지 업이
모든 중생들 결박하였네
아득한 옛날부터 늘 계속.
이 세 가지 행으로 말미암아
열 가지 나쁜 업 지었으나
이렇게 많은 죄를
저는 이제 모두 참회하나이다.
제가 지은 모든 나쁜 업의
고통의 과보를 제가 꼭 받겠으니
이제 모든 부처님 전에
지성으로 모두 참회하나이다.
이 섬부주와
다른 여러 세계에
어떤 착한 업이라도 있다면
저도 함께 기뻐하리다.
바라건대 열 가지 나쁜 업 여의고
열 가지 착한 길을 닦아서
10지(地) 가운데 편히 지내며
언제나 시방세계 부처님 뵙기를.
저도 몸과 입과 마음으로
복과 지혜의 업을 닦아
바라건대 그 선근으로
위없는 지혜를 빨리 이루기를.
저는 이제 10력을 갖추신 부처님 전에
여러 가지 고통과 어려운 일 참회하나이다.
어리석어 삼계에서 미혹하는 고난
언제나 극악한 중한 악업 짓는 고난.
제가 자꾸 쌓아두는 욕심의 고난
탐애 일으켜 6도를 윤회하는 고난
이 세간에 재미 들여 탐착하는 고난
어리석은 모든 사람 번뇌의 고난.
미친 마음 난동하여 전도되는 고난
나쁜 친구와 가까이하는 고난
나고 죽는 가운데 탐욕에 물드는 고난
성냄과 어리석음과 둔함으로 죄를 짓는 고난.
여덟 군데 나쁜 곳에 태어나는 고난
일찍이 공덕을 쌓지 못한 고난
저는 이제 모든 것을 가장 높으신 이에게
가없는 이 죄악을 모두 참회하나이다.
저는 이제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오며
저는 이제 모든 부처님께 경례하나니
큰 금산의 빛이 시방세계 비추듯
부디 자비로써 가엾이 여겨 받아주소서.
부처님 몸은 금빛으로 깨끗해 티가 없고
눈동자는 맑기가 검푸른 유리 같고
상서로운 위덕 그 명성 또한 높으며
대자대비 지혜의 빛 모든 어둠 깨뜨리네.
부처님의 햇빛은 늘 두루 비치어
선하고 깨끗하여 모든 티끌 여의고
석가모니께서는 달빛처럼 매우 시원해
중생들의 번뇌 불길 식혀주시네.
32상으로 두루 장엄하고
80종호도 원만하게 갖추시며
불가사의한 복덕 비길 데가 없으니
빛나는 태양이 세상만물 비추는 듯.
빛깔은 유리처럼 깨끗하여
보름달이 허공에 나타난 듯
훌륭한 수정 그물 금빛 몸에 비추어
갖가지 광명으로 장엄하셨네.
나고 죽는 고통스런 폭류 속에서
늙음 병듦 근심 걱정의 물에 떠도는
이렇게 참기 힘든 고통의 바다도
부처님의 햇볕으로 영영 말려버리네.
제가 이제 일체지께 머리 조아리나니
삼천대천세계에 희유하신 분
광명이 환히 빛나는 붉은 금빛 몸
갖가지 묘하고 좋은 것으로 장엄하셨네.
큰 바닷물 그 양을 알 수 없듯이
대지의 작은 티끌 셀 수 없듯이
묘고산 그 높이 측량할 수 없듯이
허공처럼 넓고 넓어 그 끝을 알 수 없네.
모든 부처님 공덕도 이와 같아서
어떤 중생도 알 수 없으니
한량없는 세월을 두고 헤아려도
공덕의 바다 언덕 알 길이 없어라.
이 땅의 모든 산을 모조리 부수어
티끌처럼 만들어도 그 수 셀 수 있고
바닷물을 털끝으로 찍어 그 방울 수는 셀 수 있어도
부처님의 공덕만은 헤아릴 수 없어라.
온갖 중생들이 모두 입을 모아
세존의 명성과 공덕을 찬탄하지만
그 청정한 모습 미묘하고 장엄하여
누구도 그 한계를 측량할 수 없네.
제가 가진 모든 선업으로
더없이 높은 이가 빨리 되게 하소서
바른 법 널리 설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고
여러 고통에서 모조리 벗어나게 하리다.
큰 힘 가진 마군의 무리를 항복받고
위없는 정법의 바퀴를 굴리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오랜 세월을 살면서
중생에게 감로를 배불리 맛보게 하리라.
지나간 세상의 모든 부처님처럼
여섯 가지 바라밀을 원만히 성취하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죄다 없애고
번뇌를 항복 받아 모든 고통 없게 하리.
바라건대 제가 늘 숙명지를 얻어
지나간 백천 생의 일을 잘 기억하고
석가모니부처님을 언제나 생각하며
모든 부처님의 깊고 깊은 법 얻어듣기를.
바라건대 제가 이런 모든 착한 업으로
수 없는 부처님들 받들어 모시고
온갖 나쁜 업을 멀리 여의고
언제나 참된 묘법 닦아 행하기를.
온갖 세계 모든 중생 누구나
고통에서 벗어나 안락을 누리기를
몸의 감관 하나라도 불구인 자 있으면
모두 회복되어 그 몸이 온전해지기를.
어떤 중생 병고에 시달리며
몸이 야위어 기력 없고 의지할 곳 없다면
병고를 모두 말끔히 없애주고
감관과 몸의 기력 모두 충만해지기를.
국법을 범하여 사형을 앞둔 사람
모든 고통 몸에 닥쳐 근심에 시달리며
이런 극심한 고통을 받을 때엔
의지할 곳도 없고 구원해 줄 사람도 없네.
곤장을 맞고 칼을 쓰고 족쇄차고
갖가지 고통을 주는 도구로 그 몸을 찢어
한량없는 백천 가지 근심 고통 몰려들 땐
몸과 마음 핍박하여 잠시도 기쁨 없네.
제가 그들을 옥고에서 벗어나게 하고
곤장 등의 고초에서 그들을 구해주며
사형 받을 사람 그 목숨을 보전해주고
모진 고통 남김없이 영영 없애주기를.
어떤 중생이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린다면
갖가지 좋은 음식 얻어먹게 되기를
소경은 보게 되고 농아는 듣게 되며
앉은뱅이 걷게 되고 벙어리는 말하게 되기를.
가난한 중생은 보배 창고 얻어
곳간이 가득 차 없는 것 없기를
사람들 모두가 제일 좋은 기쁨 얻어
고통받는 중생이 한 사람도 없기를.
인간과 천신들 모두 보고 좋아할 만큼
생김새와 몸가짐이 온화하고 단정하며
모두 다 현세에서 한량없는 즐거움 누리며
풍족한 복과 덕을 갖춰 지니기를.
저 중생들이 풍악을 생각한다면
여러 가지 묘한 음성 당장에 들려오고
물을 생각하면 즉시 시원한 못 나타나
금빛 연꽃이 물위에 두둥실 뜨기를.
저 중생들 마음속에 생각하는 대로
음식이건 의복이건 이부자리이건
금이나 은, 진귀한 보배이건 묘한 유리이건
영락이건 장엄구이건 모두 만족하게 하기를.
중생들이 모진 소리 듣지 않게 하고
못마땅한 일들은 보지 않게 하며
타고난 얼굴이 모두 단정하여
사랑하는 마음 내어 서로 사랑하기를.
세간 생활에 필요한 모든 도구도
마음먹고 생각하면 모두 만족되기를
얻은 재물엔 인색하지 않고
모든 중생에게 골고루 보시하리.
피우는 향, 가루 향, 바르는 향과
한 색깔이 아닌 여러 가지 묘한 꽃들
날마다 세 번씩 나무에서 떨어져
마음대로 수용하며 기뻐하게 하리라.
널리 원합니다, 모든 중생이
시방세계 온갖 부처님과
3승의 청정하고 미묘한 법문과
보살, 연각, 성문들께 공양하게 하소서.
바라건대 언제나 비천하게 태어나지 말고
지옥 등의 8난처(難處)에 떨어지지 말며
인간 중의 높은 곳에 태어나서
언제든지 시방 부처님을 모실 수 있게 하소서.
항상 부자 집에 태어나서
재물이 곳간에 가득가득 차고
용모와 명성이 따를 자 없으며
그 수명 길고 길어 겁을 넘게 하소서.
바라건대 여인들은 모두 남자로 변해
용맹하고 총명하고 지혜 또한 많아서
모두가 보살도를 언제나 행하고
6바라밀 부지런히 저 언덕 이르기를.
시방세계 한량없는 부처님께서
보배로 된 나무 편안히 자리잡고
묘한 유리로 된 사자좌에 앉으신 모습 뵙고
법륜을 굴리시는 말씀 언제나 직접 듣기를.
만일 지난 세상과 지금 세상에서
삼계를 윤회하며 많은 업을 지어
진저리나는 나쁜 세계에 떨어질 과보라면
바라건대 그 죄를 남김없이 없애주소서.
온갖 중생 삼계에서 고통 받으며
나고 죽는 그물에 간단히 묶였으니
지혜의 칼로 자르고 끊어서
고통을 여의고 보리를 빨리 증득하게 하소서.
섬부주 이 땅에 살고 있는 중생들
또는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중생들
그들이 갖가지 복된 일 짓는 것을
저도 이제 그 중생과 함께 기뻐합니다.
그들의 복덕을 함께 기뻐하면서
몸과 입과 뜻으로 선한 일을 많이 하여
이 훌륭한 업을 더더욱 키우고 늘여서
위없는 큰 보리를 빨리 증득하기를.
부처님의 공덕을 예찬하는 모든 공덕
깨끗하여 더러움 없는 깊은 마음
회향 발원하여 가없는 복을 얻어
반드시 60겁 동안 나쁜 세계 뛰어넘기를.
만일 어떤 남자와 여인
바라문 등의 훌륭한 종족들이
한마음으로 합장하고 부처님을 찬탄하면
날 때마다 숙명통 얻어 옛날 일 기억하리.
모든 감관 깨끗하고 몸의 기운 원만하며
훌륭한 공덕들이 모두 성취되리라
바라건대 오는 세상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인간과 천상이 모두 우러러 보기를.
한 부처님이나 열 부처님 계신 곳에서
닦았던 선근으로 지금 듣게 된 것 아니라
백천 부처님 계신 곳에서 선근을 심었던 덕에
바야흐로 이 참회법 듣게 된 것이라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묘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선남자여, 네가 꿈꾼 대로 금북에서 소리가 나면서 여래의 진실한 공덕과 아울러 참회법을 찬탄하였느니라. 이것을 듣는 이는 많은 복을 얻을 것이며,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고 죄의 장애를 없애버릴 것이다. 너는 지금 마땅히 알아 두라. 이 훌륭한 업(業)은 모두 이 지나간 세상에서 찬탄 발원했던 묵은 인연과 모든 부처님의 위신력의 가호로 말미암은 것이니라. 이 인연으로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한 것이다.”
이 때 모든 대중은 이 법문을 듣고 모두 다 기뻐하면서 믿어 받아들이고 받들어 행하였다.
금광명최승왕경 제3권
5. 멸업장품(滅業障品)
그 때 부처님께서 바른 분별을 하면서 매우 깊고 미묘한 선정[靜慮]에 드시어 몸의 털구멍으로 한량없는 백천 가지 빛깔의 큰 광명을 놓으시니, 여러 부처님 나라가 모두 그 광명 가운데 나타났다. 그 부처님 나라들은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로도 비유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다섯 가지가 흐린 나쁜 세상에 이 광명이 비추었는데, 이 모든 중생은 열 가지 나쁜 업, 다섯 가지 무간죄(無間罪)를 짓고, 부처님․법․스님들을 비방하고,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바라문을 경멸했기에 반드시 지옥이나 아귀나 방생에 떨어질 것인데, 저들은 각각 광명이 그가 사는 데를 비춤을 입었다. 그 모든 중생들은 이 광명을 보고 나서 광명의 힘으로 인하여 모두 안락함을 얻었다. 그리하여 단정하고 아름답고 묘하고, 몸매가 구족하고, 복덕과 지혜로 장엄하여 모든 부처님을 뵐 수 있었다.
이 때 제석(帝釋)과 온갖 하늘 대중과 항하의 여신과 아울러 모든 대중이 광명의 희유함을 입고는 모두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돌고 나서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그 때 제석천왕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선남자 선여인이 대승을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룩하고 전도된 모든 중생을 거두어 줄 수 있습니까? 이미 저지른 업장죄(業障罪)는 어떻게 참회해야 멸해 없앨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제석천왕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선남자여, 네가 이제 닦고 행해서 한량없고 가없는 중생을 위하여 청정 해탈의 안락을 얻게 하고, 세간을 불쌍히 여겨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복과 이익이 되려 하는구나. 만일 어떤 중생이 업장(業障)으로 말미암아 여러 죄를 지었다면 반드시 밤낮 여섯 시간 동안에 계획하고 힘써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며 한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지금 시방세계의 온갖 모든 부처님,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신 분들에게 귀명 정례합니다. 묘한 법륜[妙法輪]을 굴리고, 비추는 법륜[照明輪]을 가지고 큰 법비를 내리며, 큰 법의 북을 치고, 큰 법의 소라를 불며, 큰 법의 당기를 세우고 큰 법의 횃불을 높이 잡고 계십니다.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한 까닭에 법보시를 행하며, 중생을 달래어 끌고 나가 큰 과(果)를 얻게 하고 상락(常樂)을 증득케 하시는 까닭에, 이 같은 모든 부처님께 몸과 말과 뜻으로 머리를 조아려 성심으로 예경합니다.
저 모든 부처님께서는 진실한 지혜[眞實慧]와 진실한 눈[眞實眼], 진실한 증명[眞實證明], 진실평등(眞實平等)으로써 온갖 중생의 착하고 나쁜 업을 모두 알고 보십니다. 저는 비롯함이 없는 때로부터 나고 죽으면서 지금까지 오는 동안 나쁜 업을 따라 이리 저리 떠돌면서, 모든 중생과 더불어 죄업을 지었습니다. 탐욕․성냄․어리석음에 결박당하여 아직 부처님을 알지 못했을 때, 아직 법을 알지 못했을 때, 아직 스님들을 알지 못했을 때, 미처 선과 악도 구분하지 못하고 몸과 말과 뜻으로 무간죄(無間罪)를 지었습니다.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 몸에서 피를 냈고, 바른 법을 비방하고, 화합승(和合僧)을 깨뜨리고, 아라한을 죽이고, 부모님을 죽였습니다.
몸으로 세 가지, 입으로 네 가지, 뜻으로 세 가지, 이런 열 가지 악업의 행을 지었습니다.
자기가 죄지으면서 남에게 가르치며, 죄짓는 것을 보고 따라서 좋아하며, 모든 착한 사람에게 비방하는 마음 내며, 말(斗)이나 저울을 속여 거짓을 참이라 하고, 깨끗하지 못한 음식을 온갖 사람에게 주며, 6도(道) 중에 있는 부모를 다시 서로 죽이고, 탑(塔)의 물건이나 객승을 대접할 물건이나 현존하는 스님들의 물건을 마음대로 쓰며, 부처님 법을 즐겨 받들지 않고, 스승의 가르침을 순순히 따르지 않으며, 성문이나 독각이나 대승의 행을 하는 이를 보면 꾸짖고 욕하기를 즐기고, 모든 수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괴롭히며, 자기보다 나은 사람 보면 그만 질투심 내고, 법을 베풀거나 재물을 베풂에 있어 언제나 인색하고 아끼며, 무명(無明)에 덮여 사된 소견에 마음을 혹하고, 착한 인(因)을 닦지 않고 나쁜 것만 늘고 자라게 하며, 모든 부처님 계신 곳에서 비방하는 마음을 내고, 법을 설해야 할 자리에서 법 아닌 것을 말하며, 법이 아닌 것을 말할 자리에서 법을 말하였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죄를 부처님께서는 진실한 지혜, 진실한 눈, 진실한 증명, 진실한 평등으로 다 알고 다 보십니다. 저는 이제 귀명하여, 모든 부처님 앞에서 모조리 드러내고 감히 덮어 감추지 않습니다. 아직 짓지 않은 죄는 다시는 짓지 않겠으며, 이미 지은 죄는 지금 모두 참회합니다. 지은 업장으로 보아 마땅히 악도인 지옥․방생․아귀 가운데나 아소라 무리나 여덟 가지 재난[難]이 있는 곳에 떨어질 것입니다. 바라건대 제가 이 생에서 가진 업장을 죄다 소멸시켜 지녔던 나쁜 과보를 오는 세상에서는 받지 않게 해주소서.
또한 지나간 세상의 모든 큰 보살들이 보리의 행을 닦을 때 지녔던 업장을 모조리 참회했듯이, 저도 또한 지금 업장을 참회하여 모조리 드러내고 감히 덮어 감추지 않습니다. 이전에 지은 죄는 맹세코 없애버리고, 오는 세상에서는 나쁜 짓을 다시는 감히 짓지 않겠습니다.
또 지금 세상 시방세계의 모든 큰 보살들이 보리의 행을 닦을 적에 지닌 업장을 모조리 참회하듯이, 저도 또한 지금 업장을 참회하여 모조리 드러내고 감히 덮어 감추지 않습니다. 이전에 지은 죄는 맹세코 없애 버리고, 오는 세상에서는 나쁜 짓을 다시는 감히 짓지 않겠습니다.’
선남자여, 이런 인연으로 설사 죄를 짓더라도 한 찰나 동안도 덮어 감추지 못하는데 하물며 하루 낮, 하룻밤이며, 내지 많은 시일이겠느냐? 만일 죄를 지었다가 깨끗함을 구하려거든 마음에 부끄러운 생각을 품고, 오는 세상에 반드시 나쁜 과보 있음을 믿고 큰 무서운 생각을 내어 마땅히 이렇게 참회해야 하느니라. 마치 사람에게 불이 붙어 머리가 타고 옷이 탈 때 빨리 끄려고 서두르고, 불을 끄지 못하면 마음이 불안한 것과 같으니라. 사람이 죄를 저질렀을 때에도 또한 이렇게 해야 하며, 즉시 꼭 참회하여 빨리 죄를 멸해 없애야 하느니라.
만일 돈과 보배가 많은 부잣집에 태어나기를 원한다면 다시 뜻을 발하여 대승을 닦아 익히며, 또한 마땅히 참회하여 업장을 멸해 없애야 한다. 호귀(豪貴)한 바라문, 찰제리 집안이나 7보가 구족한 전륜왕으로 태어나려해도 또한 반드시 참회하여 업장을 없애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4천왕의 하늘이나 33천이나, 야마천(夜摩天)이나 도사다천(覩史多天)이나 낙변화천(樂變化天)이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나고 싶다면 또한 마땅히 참회하여 업장을 멸해버려야 하느니라.
또 만일 범중천(梵衆天)․범보천(梵補天)․대범천(大梵天)이나 소광천(少光天)․무량광천(無量光天)․극광정천(極光淨天)이나 소정천(少淨天)․무량정천(無量淨天)․변정천(遍淨天)이나 무운천(無雲天)․복생천(福生天)․광과천(廣果天)․무번천(無煩天)․무열천(無熱天)․선현천(善現天)․선견천(先見天)․색구경천(色究竟天)에 태어나고 싶다면 그도 또한 반드시 참회하여 업장을 멸해 없애야 하느니라.
또 만일 예류과(豫流果)나 일래과(一來果)나 불환과(不還果)나 아라한과(阿羅漢果)를 구한다면 그도 또한 반드시 참회하여 업장을 멸해 없애야 하느니라.
또 만일 3명(明)과 6통(通)과 성문 독각의 자재 보리(自在菩提)나 구경지(究竟地)에 이르러 일체지지(一切智智)․깨끗한 지혜[淨智]․생각할 수 없는 지혜[不思議智]․움직이지 않는 지혜[不動智]․바르고 넓은 지혜[正遍智]를 구하고자 한다면 그도 또한 마땅히 참회하여 업장을 멸해 없애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선남자여, 모든 법은 인연으로부터 생기는 것인데, 여래께서 말씀하신 대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생겼다가[異相生]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사라지는데[異相滅] 그것은 인연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거의 모든 법은 모두 벌써 멸해 다 없어졌고 지녔던 업장도 다시 남는 것이 없느니라.
이 모든 행법(行法)은 현재 생겨날 수 없는데 지금 생겨난 것이고, 오는 세상의 업장도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선남자여, 온갖 법은 공(空)하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아(我)․인(人)․중생(衆生)․수자(壽者)가 없으며 또한 생멸(生滅)도 없고 행법(行法)도 없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법은 모두 근본[本]을 의지하는데, 그것 또한 가히 말로 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온갖 모습[相]을 초월하고 있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이렇게 미묘한 진리(眞理)에 들어가서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면 이것을 중생 없이 근본에 의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참회는 업장을 없앤다고 말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업장을 능히 없애고 영영 청정함을 얻으리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사된 마음을 내지 않고 바른 생각을 성취함이요, 둘째는 매우 깊은 이치에 비방하는 마음을 내지 않음이요, 셋째는 초행보살에서 온갖 지혜의 마음을 냄이요, 넷째는 모든 중생에게 한량없는 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이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을 오로지 하여 3업을 지키고
심오한 가르침을 비방치 말며
모든 것을 알려는 지혜로운 생각을 짓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업장을 깨끗이 하라.
“선남자여, 멸해 없애기 어려운 네 가지 업장이 있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보살의 율의(律儀)에서 극히 중한 죄를 범함이요, 둘째는 대승경을 비방하는 마음을 냄이요, 셋째는 자기의 선근을 늘리지도 기르지도 못함이요, 넷째는 삼계에 탐착하여 벗어날 생각이 없는 것이다.
다시 네 가지 업장을 다스려 없애는 것이 있으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시방세계 부처님을 성심으로 가까이하여 온갖 죄를 여의는 것이요, 둘째는 온갖 중생을 위하여 모든 부처님께 권청(勸請)하여 깊은 묘법을 말씀하시게 하는 것이요, 셋째는 온갖 중생의 공덕을 함께 기뻐하는 것이요, 넷째는 지닌 온갖 공덕과 선근을 모조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이니라.”
그 때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간에 있는 남자와 여인들 중에는 대승행을 행하는 이도 있고 행하지 못하는 이도 있는데, 어떻게 온갖 중생의 공덕과 선근을 따라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비록 대승에 있어 잘 닦아 익히지 못하였을지라도, 밤낮 여섯 때에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한마음과 골똘한 생각으로 따라 기뻐할 때 한량없는 복을 얻으리니, 마땅히 이렇게 말해야 한다.
‘시방세계의 온갖 중생, 지금 보시[施]․계율[戒]․마음의 지혜[心慧]를 닦아 행하는 이들에게 나는 이제 모조리 깊이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낸다.’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하는 복을 지은 까닭에 반드시 높고 중하고 훌륭하고 위없고 같은 것 없는 가장 묘한 과보를 받으리라. 이와 같이 지나간 세상, 오는 세상의 온갖 중생들이 지니는 선근을 모조리 따라 기뻐하며, 또 지금 초행보살이 보리심을 발하여 지니는 공덕과 100대겁(大劫)을 지내며 보살행을 행하는 큰 공덕과 무생인(無生忍)을 얻어 물러나지 않는 경지에 이르는 일과 일생보처(一生補處) 등 이런 온갖 공덕의 무더기[蘊]에 모두 성심으로 따라 기뻐하며 찬탄할 것이다. 지나간 세상, 오는 세상의 온갖 보살이 가지는 공덕을 따라 기뻐하며 찬탄하는 것도 또한 이렇게 할 것이다.
또 지금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묘한 보리를 증득하시고 가없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까닭으로 위없는 법륜을 굴려 걸림 없는 법보시를 행하고, 법의 북을 치며, 법의 소라를 불며, 법의 당기를 세우고, 법의 비를 내리고 계신다. 그래서 온갖 중생을 어여삐 여기고, 권하여 모두 다 믿어 받아들이도록 하며, 모두 법보시를 입고 모두 다함이 없는 안락에 만족함을 얻게 하고 계신다.
또 보살․성문․독각이 공덕과 선근을 모아 쌓는데, 만일 아직 이런 모든 공덕을 갖추지 못한 중생이 있다면 다 구족하도록 하고, 나는 모두 따라 기뻐하리라. 이렇게 지나간 세상, 오는 세상의 모든 부처님․보살․성문․독각이 지닌 공덕을 또한 성심으로 따라 기뻐하며 찬탄하리라.’
선남자여, 이러한 따라 기뻐함은 반드시 한량없는 공덕의 무더기를 얻으리라. 마치 항하의 모래알 같은 삼천대천세계의 중생이 모두 번뇌를 끊고 아라한을 이룬 것과 같으리니,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그 형상과 목숨이 다하도록 늘 훌륭한 의복, 음식, 이부자리, 의약으로 공양을 올리더라도 그 공덕은 앞서 따라 기뻐한 공덕의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공양하는 공덕은 수가 있고 양이 있어 온갖 모든 공덕을 다 거두어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라 기뻐하는 공덕은 양이 없고 수가 없어서 3세의 온갖 공덕을 능히 거두어 잡느니라. 이런 까닭에 어떤 사람이 훌륭한 선근을 늘려 기르고자 하려면 반드시 따라 기뻐하는 이러한 공덕을 닦아야만 한다. 어떤 여인이 몸을 바꿔 남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그 또한 반드시 따라 기뻐하는 공덕을 닦아 익혀야 한다. 꼭 마음 따라 눈앞에서 남자가 되리라.”
그 때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따라 기뻐하는 공덕은 벌써 알았습니다. 바라건대 권청의 공덕을 말씀해 주소서. 오는 세상의 온갖 보살로 하여금 법륜을 굴리게 하고, 지금의 보살로 하여금 바르게 닦아 행하게 하고자 하는 까닭입니다.”
부처님께서 제석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성문․독각․대승의 도를 닦아 행해야 할 것이니, 그 사람은 밤낮 여섯 때에 앞에서 말한 대로 몸가짐을 하고 한마음으로 골똘히 사유하여 이렇게 말해야 한다.
‘저는 이제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 세존께 귀의합니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미 얻으신 분에게, 아직 위없는 법륜을 굴리지 않으신 분에게, 보신(報身)을 버리고 열반에 들려고 하시는 분에게 저는 지성으로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큰 법륜을 굴리시기를 청합니다. 크게 법의 비를 내리고, 큰 법의 등불을 켜 이취(理趣)를 밝게 비추시며, 걸림 없는 법을 베풀어 반열반하지 마시고 오래 오래 세상에 계시면서 온갖 중생을 제도하고 안락하게 하여 주시며, 앞에서 말한 대로 다함이 없는 안락을 얻게 하도록 권청합니다. 저는 이 권청한 공덕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고, 지나간 세상과 오는 세상과 지금 세상의 모든 큰 보살들이 권청한 공덕을 보리에 회향한 것처럼, 저도 또한 권청의 공덕을 위없는 정등보리(正等菩提)에 회향합니다.’
선남자여, 설령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7보를 부처님께 공양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부처님에게 큰 법륜을 굴리실 것을 권청한다면 그 얻는 공덕의 복이 저것보다 나으리라. 왜냐하면, 저것은 재물의 보시요, 이것은 법의 보시이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삼천대천세계의 7보는 차치하고, 만일 어떤 사람이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대천세계에 가득 찬 7보를 모든 부처님에게 공양한다 하더라도 권청한 공덕은 그것보다 나으리라.
그 법보시에는 다섯 가지 훌륭한 이익이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 법보시는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을 겸하지만 재물보시는 그렇지 못하다. 둘째, 법보시는 중생으로 하여금 삼계를 능히 벗어나게 하지만 재물보시의 복은 욕계도 벗어나지 못한다. 셋째, 법보시는 법신을 능히 청정하게 하지만 재물보시는 그저 색(色)만을 늘리고 기른다. 넷째, 법보시는 다함이 없지만 재보시는 한정이 있다. 다섯째, 법보시는 무명(無明)을 능히 끊어버리지만 재물보시는 탐애(貪愛)만 겨우 항복 받는다.
이런 까닭에 선남자여, 권청의 공덕은 한량이 없고 가없어 비유하기도 어려우니라.
나와 같은 경우도 오랜 옛적에 보살도를 행할 때 모든 부처님께 큰 법륜을 굴리실 것을 지성으로 권청하였다. 그 선근으로 말미암아 오늘날 모든 제석과 모든 범천왕들이 나에게 큰 법륜을 굴릴 것을 지성으로 권청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법륜을 굴릴 것을 청하는 것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안락하게 하기 위한 까닭이니라. 나도 오랜 옛날, 보리행을 닦을 때에 여래께 오래오래 세상에 머물고 반열반하지 마시라고 권청한 적이 있다. 그 선근으로 인하여 나는 열 가지 힘[十力],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所畏], 네 가지 걸림 없는 변재[四無礙辯], 대자(大慈)와 대비(大悲)를 얻었고 수 없는 불공법(不共法)을 증득하였노라.
나는 이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겠지만 나의 바른 법은 오래 오래 세상에 머무르리라. 나의 법신은 청정하여 비할 데 없고 가지가지 묘한 모습, 한량없는 지혜, 한량없는 자재, 한량없는 공덕은 이루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온갖 중생이 모두 이익을 입으리니 백천만 겁 동안 말해도 다할 수 없으리라.
법신은 온갖 모든 법을 포괄하지만, 온갖 모든 법은 법신을 포괄하지 못한다. 법신은 언제나 머물러 있으되 상견(常見)에 떨어지지 않고, 비록 다시 끊겨 멸하지만 또한 단견(斷見)이 아니다. 중생의 가지가지 다른 소견을 능히 깨뜨리고, 중생의 가지가지 참다운 소견을 생기게 하며, 온갖 중생의 결박을 풀어주지만 스스로는 결박을 푼 일이 없으며, 중생에게 모든 선근의 근본을 심어주어 성숙치 못한 이는 성숙하게 하고, 이미 성숙한 이는 해탈케 한다. 지음도 없고 움직임도 없으며 번거로움과 시끄러움을 멀리 떠나 고요하고[寂靜], 함이 없으며[無爲], 자재(自在)하고,, 안락(安樂)하니라. 3세를 초월했으되 능히 3세에 나타나니, 이것은 성문이나 독각의 경지를 넘어선 모든 큰 보살들이 닦아 행하는 것이다. 온갖 여래의 본체는 다름이 없으니, 이것은 모두 권청한 공덕과 선근의 힘을 말미암은 까닭이다.
이와 같은 법신을 나는 이제 벌써 얻었노라.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하는 이가 모든 경 가운데서 한 글귀나 한 게송이라도 남을 위해 풀어서 말해 준다면 그 공덕과 선근도 오히려 한량이 없거든, 하물며 부처님께 큰 법륜을 굴리며 오래 오래 세상에 머무시고 반열반하지 말라고 권청한 것이겠느냐?”
이 때 제석천왕이 다시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기 위한 까닭에 3승의 도를 닦아 온갖 선근을 가지게 되었다면 그것을 어떻게 일체지지(一切智智)에 회향합니까?”
부처님께서 제석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3승의 도를 닦아 가지게 된 선근을 회향하려고 한다면, 그는 반드시 밤낮 여섯 때에 간곡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내가 비롯함이 없는 때부터 나고 죽으며 이 생까지 오면서 삼보(三寶)가 계신 곳에서 닦아 행하여 성취한 선근과 내지 방생(傍生 : 畜生)에게 한 덩어리 밥을 주었거나, 착한 말로 다투는 것을 화해시켰거나, 삼보에 귀의하여 여러 가지를 배웠거나 또는 다시 참회하고, 권청하며, 따라 기뻐하여 성취한 선근을 제가 이제 마음먹고 모조리 거두어 온갖 중생에게 되돌려 보시하되 후회하거나 아까운 마음을 가지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해탈분(解脫分)의 선근에 거두어지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세존께서 아시고 보시는 것은 이루 측량할 수 없고 걸림 없이 깨끗한데, 그와 같은 공덕과 선근을 온갖 중생에게 돌려 보시하시되 모습[相]에 머물러 집착하지도 않고 모습을 버리지도 않습니다. 저도 또한 그렇게 공덕과 선근을 모조리 온갖 중생에게 되돌려 보시합니다. 원하옵건대, 여의(如意)의 손을 얻어 허공을 찢어 보배를 꺼내 중생들의 소원을 채워 줄 부와 안락이 무진장하게 하며, 지혜가 다함이 없고 묘한 법과 변재가 모두 다 막힘이 없어 모든 중생과 함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같이 증득하여 일체지(一切智)를 얻게 하소서. 이 선근으로 인하여 다시 한량없는 선한 법이 생기면 그것도 또한 모조리 위없는 보리에 회향하겠습니다.
또한 지나간 세상의 모든 큰 보살들이 닦아 행할 적에 공덕과 선근을 죄다 일체종지(一切種智)에 회향했던 것처럼, 지금 세상과 오는 세상에서도 또한 그렇게 합니다. 그래서 저도 가진 공덕과 선근을 또한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려 합니다.
이 모든 선근으로써 온갖 중생과 함께 정각을 같이 이루게 하소서. 마치 다른 모든 부처님들께서 도량에 앉아 보리수 아래에서 이루 생각할 수 없고 걸림 없고 청정하고 다함이 없는 법장다라니(法藏陀羅尼) 수능엄정(首楞嚴定)에 들어 마군 파순(波旬)의 한량없는 군사들을 무찌르고는 보고 깨닫고 알아야 할 것과 통달해야 할 모든 것을 한 찰나에 모조리 환히 이해하고, 그 뒤 밤중에 감로같은 법을 얻어 감로같은 뜻을 증득하셨던 것처럼, 저와 중생들도 똑같이 그러한 묘각(妙覺)을 증득하게 하소서.
마치 무량수불(無量壽佛), 승광불(勝光佛), 묘광불(妙光佛), 아촉불(阿 閦佛), 공덕선광불(功德善光佛), 사자광명불(師子光明佛), 백광명불(百光明佛), 망광명불(網光明佛), 보상불(寶相佛), 보염불(寶焰佛), 염명불(焰明佛), 염성광명불(焰盛光明佛), 길상상왕불(吉祥上王佛), 미묘성불(微妙聲佛), 묘장엄불(妙莊嚴佛), 법당불(法幢佛), 상승신불(上勝身佛), 가애색신불(可愛色身佛), 광명변조불(光明遍照佛), 범정왕불(梵淨王佛), 상성불(上性佛) 등 이러한 여래․응공․정변지들께서 지나간 세상과 오는 세상과 지금 세상에서 응신 화신을 나타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위없는 법륜을 굴리며 중생들을 제도하셨듯이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앞에서와 같이 자세히 말하였다.)……’
선남자여, 어떤 깨끗이 믿는 남자나 여인이 이 금광명최승왕경 멸업장품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고, 기억하고 생각하여, 잊지 않고 남을 위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 그는 한량없고 가없는 큰 공덕의 무더기를 얻을 것이다.
비유하면, 삼천대천세계에 사는 중생이 한꺼번에 모조리 사람의 몸을 성취하고 사람이 된 뒤에 독각도(獨覺道)를 이루었다고 하자. 이때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면서 독각 한사람 한사람을 네 가지로 공양하되 각각 7보를 보시하기를 수미산 같이 하다가, 이 여러 독각들이 열반에 든 다음에는 그들 모두에게 진귀한 보배로 탑을 세워 공양하되 그 탑의 높이와 넓이가 12유순이나 되고 온갖 꽃과 향, 보배로 만든 당기와 일산으로 언제나 늘 공양했다고 하자. 선남자여,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이 얻을 복덕이 어떻겠느냐? 많겠느냐, 많지 않겠느냐?”
제석천왕이 아뢰었다.
“아주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여,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금광명 미묘한 경전, 모든 경 가운데 왕인 멸업장품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고 생각해서 잊지 아니하고, 남을 위하여 자세히 연설해 주고 얻는 공덕과 비교한다면, 앞에서 말한 공덕은 그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나아가서는 비유할 수조차 없느니라.
왜냐하면, 이 선남자 선여인이 바른 행 가운데 있으면서 시방세계의 온갖 도든 부처님에게 위없는 법륜을 굴려달라고 권청하면, 모든 부처님께서 기뻐하시고 찬탄하시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내가 말한 대로 온갖 보시 가운데 법보시가 가장 훌륭하니라.
그런 까닭에 선남자여, 삼보가 계신 곳에 모든 공양을 베풀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삼보에 귀의하여 온갖 계를 지키며 범하지 않고 3업이 헛되지 않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온갖 세계, 온갖 중생이 힘을 따라 능함을 따라,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따라 3승 가운데에서 보리심을 발하게 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3세 온갖 세계에 사는 중생들이 걸림 없는 것을 모두 얻어 한량없는 공덕을 빨리 성취하였다 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3세의 세계에 있는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아무 장애가 없이 삼보리를 얻게 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3세의 세계에 있는 온갖 중생을 권하여 네 갈래 나쁜 세상의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게 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3세 세계에 있는 온갖 중생을 권하여 극히 중한 악업을 멸해 없애게 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온갖 고통과 고달픔에서 벗어나도록 권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온갖 두려움과 고통과 고달픔이 핍박할 때에 모조리 벗어나게 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3세의 부처님 앞에서 온갖 중생이 가진 공덕을 따라 기뻐하며 깨달으려는 소원을 일으키도록 권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나쁜 행과 욕설을 하지 않도록 권하고, 온갖 공덕을 모조리 성취하도록 하며, 어는 생에서나 일체 삼보를 공양, 존중, 찬탄하라고 권하고, 중생들에게 행을 깨끗이 닦아 보리를 이루도록 권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반드시 알아 두라. 온갖 세상 사람들에게 3세의 삼보를 권청하고, 6바라밀을 만족하도록 권청하며, 위없는 법륜을 굴리시기를 권청하고, 한량없는 세월이 지나도록 이 세상에 머물러 한량없고 매우 깊고 묘한 법을 연설하시라고 권청하는 것은 그 공덕이 매우 깊어 능히 비교할 것이 없느니라.”
그 때 제석천왕과 항하의 여신과 한량없는 범천왕, 4천왕의 무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정례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모두 이 금광명최승왕경을 들었습니다. 이제 모두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통달하여 남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 법에 의지하여 살겠습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려고 이 뜻의 가지가지 훌륭한 모습에 수순하여 법답게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 범천왕과 천제석 등이 법을 설하신 곳에서 가지가지 만다라꽃을 부처님 머리 위에 흩뿌리자,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다 크게 진동하였고 온갖 하늘 북과 모든 음악이 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울렸다. 또 하늘에서 금색 광명이 비쳐 온 세계를 가득 채우고 묘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때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모두 금광명경의 위신력임을 알겠습니다. 자비로 널리 구제하여 가지가지 이익을 주고, 가지가지로 보살의 선근을 늘리고 길러주며, 모든 업장을 없애줍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다. 네 말 대로다. 왜냐하면, 선남자여, 내가 지난 옛적 일을 기억해보면,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겁 전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분은 보왕대광조(寶王大光照)여래․응공․정변지이셨다. 그분은 세상에 출현하시어 680억겁 동안 세상에 머무셨는데, 그 때 보왕대광조여래께서는 인간과 천상과 천제석과 범천과 사문 바라문 등 일체 중생을 제도하여 그들을 안락하게 하려고 출현하자마자 첫 모임에서 법을 말씀하시어 백천억 억만 대중을 제도하셨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과를 얻어 모든 번뇌가 다 없어지고 3명과 6통이 걸림 없이 자유자재하게 되었다. 두 번째 모임에서는 90천억 억만 대중을 제도하여 그들 모두 아라한과를 얻어 모든 번뇌가 없어지고 3명과 6통이 자유자재하여 걸림이 없게 하셨고, 세 번째 모임에서는 98천억 억만 대중을 제도하여 모두 아라한과를 얻어 앞에서와 같이 모든 것을 원만하게 이루게 하셨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그 때 여인의 몸을 받았었는데 복보광명(福寶光明)이라고 불렸다. 나는 세 번째 모임에서 세존을 가까이하여 이 금광명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남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한 까닭에, 그때 그 세존께서 나에게 수기를 주셨노라.
‘이 복보광명 여인은 오는 세상에서 반드시 부처를 이루어 이름을 석가모니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遍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라 불릴 것이다.’
여자의 몸을 버린 후 그때부터는 네 갈래 나쁜 세상에서 벗어나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서 훌륭하고 묘한 즐거움을 누렸다. 84백천 생을 전륜왕이 되었다가 오늘에 이르러 정각을 이루었고 명성이 널리 퍼져 세계에 가득 차게 된 것이니라.”
그때 모임에 참석한 대중들은 별안간 보왕대광조여래께서 위없는 법륜을 굴리며 미묘한 법문을 설하시는 것을 모두 보게 되었다.
“선남자여, 이 색하(索訶 : 裟婆)세계를 떠나 동방으로 백천 항하 모래알 수와 같은 부처님 세계를 지나면 보장엄(寶莊嚴)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보왕대광조 여래께서는 지금 현재 그곳에 계시면서 열반에 들지 않고 미묘한 법을 설해 널리 중생을 교화하고 계시느니라. 너희들이 방금 뵌 분은 바로 그 부처님이시다.
선남자여,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이 보왕대광조 여래의 이름을 듣는다면 그는 보살지(菩薩地)에서 물러나지 않고, 대열반에 이르리라. 만일 어떤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는다면 그는 목숨이 마칠 때 그 부처님께서 자기에게 오시는 것을 보게 되고, 그 부처님을 뵙고 난 뒤에는 다시는 여인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다.
선남자여, 이 금광명의 미묘한 경전은 가지가지 이익이 있어 가지가지로 보살의 선근을 늘리고 길러주며, 모든 업장을 멸하여 없애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어떤 필추, 필추니, 우바색가, 우바사가가 어디에 있든지 이 금광명의 미묘한 경전을 남을 위해 강설한다면, 그 나라에서는 모두 네 가지 복되고 이로운 선근을 얻으리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그 나라 임금이 병이 없고 모든 재액을 여의게 되며, 둘째는 수명이 길어지고 장애가 없어지며, 셋째는 모든 원수와 적이 없고 군대가 용감하고 건장하며, 넷째는 편안하고 풍요로우며 바른 법이 널리 유포되느니라. 왜냐하면, 이 임금을 제석과 범천과 4천왕과 야차의 무리가 늘 함께 옹호하기 때문이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하늘 무리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것이 사실이냐, 아니냐?”
이 때 한량없는 제석, 범천, 4왕과 야차의 무리들이 한꺼번에 똑같은 목소리로 세존께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만일 어떤 나라에서 이 묘한 최고의 경을 말씀하여 펴고 읽고 외운다면, 그 임금들을 저희 네 왕이 늘 찾아가서 옹호하며 행동을 같이하겠습니다. 그 임금에게 만일 어떤 재앙이나 원수가 생긴다면 저희들 네 왕이 모두 쳐부수겠습니다. 근심 걱정과 질병도 또한 덜어 없애주겠습니다. 수명을 늘려주고 상서로운 일을 느끼게 하며 소원을 이루어 마음에 항상 기쁨이 생기게 하겠습니다. 저희들은 또한 그 나라에 있는 군사가 모두 용감하고 건장하게 만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너희들의 말대로 너희들은 반드시 닦아 행하여라. 왜냐하면, 이 모든 임금이 법대로 행할 때 온갖 백성들도 임금을 따라 법대로 행을 닦아 익히기 때문이니라. 너희들도 몸[色]과 힘[力]이 더욱 왕성해질 것이며, 궁전과 광명과 권속이 강성하리라.”
그 때 제석과 범천 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이 묘한 경전을 강설하고 읽으며 유통하는 곳이 있다면, 그 나라의 대신과 정승에게는 네 가지 이익이 있을 것이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더욱 서로 화목하며 존중하고 사랑하게 되는 것이요, 둘째는 언제나 임금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사문, 바라문, 큰 나라, 작은 나라에게 존경을 받는 것이다. 셋째는 재물을 가볍게 여기고 법을 소중하게 여기며, 세상의 이익을 구하지 않아 아름다운 명성이 널리 먼 곳까지 퍼져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보게 되며, 넷째는 수명이 길어지고 안온하고 쾌락해지는 것이니라. 이것을 네 가지 이익이라 한다.
또 어떤 나라에서 이 경을 펴서 연설한다면 사문 바라문은 네 가지 훌륭한 이익을 얻으리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의복과 음식과 이부자리와 약들이 넉넉하고, 둘째는 다들 안심을 얻어 사색하며 읽고 외우게 되며, 셋째는 산에나 숲에 의지하여 편안하게 살게 되며, 넷째는 마음의 소원에 따라 모든 것을 원만히 이룰 수 있느니라. 이것을 네 가지 훌륭한 이익이라 한다.
어떤 나라에서 이 경을 펼쳐 설법한다면 모든 백성들이 모두 풍족하고 안락함을 얻으며, 모든 질병이 없어지고, 장사로 오가면 보화를 많이 얻고, 훌륭한 복이 구족하느니라. 이것을 가지가지의 공덕과 이익이라 한다.”
그 때 범천, 제석, 4천왕과 여러 대중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의 매우 깊은 뜻이 만일 살아있는 한 부처님의 서른 일곱 가지 조보리법(助菩提法)은 세상에 머물러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만일 이 경전이 멸해 없어진다면 바른 법도 또한 멸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선남자여, 이런 까닭에 너희들은 이 금광명경의 한 글귀, 한 게송, 한 품, 한 부를 모두 반드시 한마음으로 바로 읽고 외우며, 바로 들어 지니며, 바로 생각하며, 바로 닦아 익혀 모든 중생을 위해 널리 펴서 유포하라. 그러면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고 복과 이익이 끝이 없으리라.”
이 때 모든 대중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모두 훌륭한 이익을 얻고 기뻐하며 받아 지녔다.
금광명최승왕경 제4권
6. 최정지다라니품(最淨地陀羅尼品)
그 때에 사자상무애광염보살이 한량없는 억 대중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 공경하여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온갖 꽃․향․보배 당기[幢]와 번기[幡]․일산으로 공양을 올리고 난 뒤에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얼마나한 인연으로 보리의 마음을 얻으셨으며, 무엇이 보리의 마음이옵나이까. 부처님이시여, 곧 보리에 있어서 지금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오는 세상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지나간 세상의 마음도 얻을 수 없사오며, 보리를 여의고는 보리의 마음도 또한 얻을 수 없사오니, 보리라는 것은 말로 할 수 없고, 마음도 빛도 없고, 모양도 사업도 없으니, 만들 수 없으며, 중생도 또한 얻을 수 없으며, 알 수도 없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어떻게 하여야 모든 법의 매우 깊은 뜻을 알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착한 남자여, 그렇고 그러하니라. 보리는 미묘하여 사업과 짓는[造作] 것을 다 얻을 수 없느니라. 만일 보리를 여의면 보리의 마음도 또한 얻을 수 없다. 보리는 말할 수 없고, 마음도 말할 수 없느니라. 빛과 모양도 없고 사업도 없으며, 온갖 중생도 얻을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보리와 마음은 진여(眞如)와 같기 때문이며, 증득하는 것[能證]과 증득되는 것[所證]이 모두 평등한 까닭에 모든 법은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니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아는 이는 곧 모든 법에 통달하여 보리와 보리의 마음을 잘 말한다고 이름함을 얻으리라. 보리의 마음은 지나간 세상도 아니요, 오는 세상도 아니요, 지금도 아니다. 마음도 또한 이와 같고, 중생도 이와 같다. 이 중에서 두 모양을 실로 얻을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온갖 법은 모두 무생(無生)인 까닭에 보리도 얻을 수 없고, 보리의 이름도 얻을 수 없고, 중생과 중생의 이름도 얻을 수 없고, 성문과 성문의 이름도 얻을 수 없고, 독각과 독각의 이름도 얻을 수 없고, 보살과 보살의 이름도 얻을 수 없고, 부처님과 부처님의 이름도 얻을 수 없고, 행과 행 아닌 것도 얻을 수 없고, 행과 행 아닌 것의 이름도 얻을 수 없느니라. 가히 얻을 수 없는 까닭에 온갖 고요한 법 가운데서 편히 머무름을 얻으며, 이 온갖 공덕선근에 의하여 나옴[生起]을 얻느니라.
착한 남자여, 마치 보배 수미산왕이 온갖 것에게 이익케 하는 것과 같이, 이 보리의 마음이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이것을 제1 보시바라밀의 인(因)이라고 이름한다. 착한 남자여, 마치 큰 땅이 모든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기 때문에 이것을 제2 지계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마치 사자처럼 큰 위엄의 힘이 있어 혼자 걸어서 두려움 없고, 놀라고 무서움을 여의었기 때문에 이것을 제3 인욕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마치 바람바퀴[風輪]에 있는 나라연력(那羅延力)과 같이 용감하고 장쾌하고 빨라서 마음이 물러나지 않은 까닭에 이것을 제4 근책(勤策)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마치 7보 다락에 네 층계의 길이 있어 서늘하고 맑은 바람이 네 문에 불어오면 편안한 낙을 받는 것과 같이, 고요한 생각[靜廬]의 법의 광[法藏]이 만족을 구하는 까닭에 이것을 제5 정려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마치 태양의 빛이 환하게 치성함과 같이 이 마음이 빨리 나고 죽는 무명의 어둠[無明闇]을 능히 깨뜨려 없애는 까닭에 이것을 제6 지혜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마치 장사하는 주인이 온갖 사람의 마음에 원하는 대로 만족시켜 주는 것과 같이 이 마음도 나고 죽는 험한 길을 능히 벗어나서 공덕의 보배를 얻게 하는 까닭에 이것을 제7 방편승지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마치 맑은 달이 둥글어서 가리움이 없는 것처럼, 이 마음은 능히 온갖 경계에 있어 청정하고 구족하므로 이것을 제8 원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마치 전륜성왕의 병사를 맡은 신하가 뜻대로 자재하는 것처럼 이 마음도 잘 장엄하여 부처님 국토를 깨끗하게 하여 한량없는 공덕을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는 까닭에 이것을 제9 역(力)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비유해 말하자면, 허공과 전륜성왕과 같아서 이 마음도 온갖 경계에서 장애가 없고 온갖 곳에서 모두 자재함을 얻어 관정위(灌頂位)에 이르는 까닭에 이것을 제10 지(智)바라밀의 인이라고 이름한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보리 마음의 씨[因]라고 이름하는 것이니, 이런 열 가지 씨를 너희는 반드시 닦아 배워야 하느니라.
착한 남자여,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은 보시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법인가. 첫째는 믿는 근기[信根]요, 둘째는 자비요, 셋째는 구하는 욕심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온갖 중생을 거두어 줌이요, 다섯째는 온갖 지혜의 지혜를 원하여 구하는 것이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보시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한다.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지계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3업이 청정하고, 둘째는 온갖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고, 셋째는 모든 나쁜 갈래를 막고 착한 갈래의 문을 열어 놓으며, 넷째는 성문과 독각의 지위에 뛰어나며, 다섯째는 온갖 공덕을 모조리 성취하는 것이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지계 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한다.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인욕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떠한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탐진번뇌를 능히 항복 받음이요, 둘째는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안락하게 쉴 생각을 내지 않음이요, 셋째는 옛적 업을 생각하여 고통을 만나 잘 참음이요, 넷째는 자비심을 내어 중생의 모든 선근을 성취함이요, 다섯째는 매우 깊은 죽살이 없는 법의 지혜[無生法忍]를 얻는 것이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인욕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한다.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근책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인가. 첫째는 모든 번뇌와 함께 같이 있기를 즐겨하지 않고, 둘째는 복덕이 갖추지 않으면 기쁨을 받지 않고, 셋째는 모든 어려운 행과 괴로운 행에 싫증을 내지 않고, 넷째는 대자대비로써 몰아 받아 이롭게 하여 방편으로 온갖 중생을 성숙시키고, 다섯째는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원하여 구함이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근책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한다.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모든 선법에서 거두어 가져서 흩어지게 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해탈을 늘 원하여 두 변(邊)에 집착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신통을 얻어서 중생의 모든 선근을 성취하기를 원함이요, 넷째는 법계를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 마음의 때를 덜어 버림이요, 다섯째는 중생의 번뇌 근본을 끊기 위하기 때문이니라.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한다.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지혜 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언제나 온갖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밝은 지혜 있는 이에게 공양하고 친근하여 싫거나 배반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둘째는 모든 부처님이 매우 깊은 법을 말씀하면 마음에 늘 듣기를 즐겨하여 싫증 내지 않음이요, 셋째는 진(眞)과 속(俗)의 훌륭한 지혜를 즐거이 잘 분별하고, 넷째는 견(見)과 수(修)의 번뇌를 모두 빨리 끊고, 다섯째는 세간의 기술과 5명(明)의 법을 모조리 통달하는 것이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지혜바라밀을 성취하였다고 이름하느니라.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방편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온갖 중생의 의락(意樂), 번뇌, 심행(心行)의 차별에 있어 모조리 통달하고, 둘째는 한량없는 모든 법의 대치의 문을 마음에 모두 깨쳤고, 셋째는 대자비의 정(定)에 들고나기를 자재하며, 넷째는 모든 바라밀다에서 다 원대로 닦아 행하여 만족하게 성취하고, 다섯째는 온갖 부처님 법을 모두 원하여 통달하여서 거두어 받아 잃어버림이 없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방편승지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원(願) 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온갖 법은 본래부터 지금까지 오는데,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라 하여 마음에 편안히 주함을 얻었고, 둘째는 온갖 법의 가장 묘한 이치는 때를 여의어서 깨끗한 것이라고 관찰하여 마음에 편안히 주함을 얻었고, 셋째는 온갖 상(想)을 지나감은 이것은 진여에 근본한 것이므로 지음도 없고 행함도 없고 다르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아 마음에 편안히 주함을 얻었고, 넷째는 모든 중생의 일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속제(俗諦) 중에서 마음에 편안히 주함을 얻었고, 다섯째는 정(定 : 사마타)와 관(觀 : 비바사나)를 동시에 운행(運行)하여 마음에 편안히 주함을 얻었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원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역(力)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바른 지혜의 힘으로써 온갖 중생의 마음과 행의 선과 악을 잘 알며, 둘째는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매우 깊은 법에 능히 들어가게 하며, 셋째는 온갖 중생이 나고 죽는 데 떠도는 것을 그 업연을 따라 여실히 알고 있으며, 넷째는 모든 중생의 세 가지 근성(根性 : 根器)에서 바른 지혜의 힘으로써 잘 분별하여 알며, 다섯째는 모든 중생에게 이치와 같이 위하여 설명하여 그들에게 선근을 심어 성숙하여 해탈케 함이니, 모두 지혜의 힘인 까닭이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역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착한 남자여, 또 다섯 가지 법에 의하여 보살마하살이 지(智)바라밀을 성취하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모든 법에서 선과 악을 잘 분별하고, 둘째는 검고 흰 법에서 멀리 여의고 거두어 준다. 셋째는 나고 죽는 것과 열반에서 싫어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는다. 넷째는 복과 지혜의 행을 갖추어서 구경처(究竟處)에 이르고, 다섯째는 훌륭한 관정(灌頂)을 받아 모든 부처님의 불공법(不共法)들과 온갖 지혜의 지혜를 능히 얻는다.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지바라밀을 성취한 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착한 남자여, 어떤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인가. 이른바, 훌륭한 이로운 것을 닦아 익히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한량없이 크고 매우 깊은 지혜를 만족시키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행과 행 아닌 법에 마음이 집착하지 않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나고 죽는 허물[過失]과 열반의 공덕을 바르게 깨닫고 바르게 보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어리석은 사람이나 지혜 있는 사람을 모조리 거두어 주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가지가지 진기하고 묘한 법의 보배를 능히 나타내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걸림 없는 해탈의 지혜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법계와 중생계를 바르게 분별하여 아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보시 등과 지혜에서 물러나지 않는 데 이르게 하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죽살이 없는 법의 지혜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공덕 선근을 잘 성숙시키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보리에서 부처님의 10력(力)․4무소외(無所畏)․불공법(不共法)들을 능히 이루어 모조리 성취하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나고 죽음과 열반이 둘이 없는 줄 아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온갖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온갖 외도가 와서 서로 힐난하게 되더라도 잘 해석하여 그로 하여금 항복케 하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열두 가지 묘한 행의 법수레를 잘 운전하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요, 착한 바 없고 보는 바 없고 근심 없는 것이 이 바라밀의 뜻이니라.
착한 남자여, 초지(初地)의 보살에게 이 상(相 : 현상)이 먼저 나타난다. 삼천대천세계에 한량없고 가이없는 가지가지 보배 곳간이 가득 차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2지(地) 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난다. 삼천대천세계가 땅이 평탄하기 손바닥 같고, 한량없고 가이없는 가지가지 묘한 빛, 깨끗하고 진기한 보배의 장엄거리를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3지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난다. 자기 몸이 용맹하고 건전하여, 투구, 철갑으로 장엄하고, 온갖 원수와 도둑을 다 능히 꺾어 항복받는 것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4지 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난다. 사방의 바람바퀴[風輪]가 가지가지 묘한 꽃을 모조리 뿌려 흩어서 땅 위에 가득 펴놓은 것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5지 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난다. 묘보(妙寶)와 같은 여자가 여러 가지 보배의 영락으로 두루 몸을 장식하고 머리에 꽃을 관으로 하여 쓴 것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6지 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난다. 7보로 된 꽃 못에 네 층계의 길이 있고 금모래가 깔리었으며,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8공덕의 물이 모조리 가득 가득 찼으며, 청련화(靑蓮華)․적련화(赤蓮華)․백련화(白蓮華)들이 곳을 따라 장엄했고, 꽃 못에서 기쁘게 유희하기에 서늘하기 비할 데 없음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7지 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났다. 보살 앞에 여러 중생이 있어 응당 지옥에 떨어질 것인데 보살의 힘으로써 그만 떨어지지 않고 상한 데도 없으며 또한 무서워하지 않는 것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8지 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났다. 몸 양쪽에 사자왕이 있어 호위하고 있는데 온갖 여러 짐승들이 모두 다 무서워하는 것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9지 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났다. 전륜성왕(轉輪聖王)이 한량없는 억 무리 대중에게 에워싸여 공양 받는데 정수리 위에 있는 흰 일산[白蓋]은 한량없는 여러 보배로 장엄해진 것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10지 보살에게 이 상이 먼저 나타났다. 부처님의 몸에서 금빛이 환하게 밝아 한량없는 청정한 광명이 모두 원만한데, 한량없는 억의 범왕에게 둘러싸여 공경 공양을 받으면서 위없는 미묘한 법수레를 굴리는 것을 보살은 모조리 보았다.
착한 남자여, 어째서 초지를 이름하여 환희(歡喜)라 하는가. 처음으로 세상을 뛰어난 마음을 증득하였는데, 옛적에 얻지 못하였던 것을 지금 비로소 얻어서 큰 사용(事用)에 있어 그 소원대로 모조리 성취하여 극히 기쁜 마음이 났다. 이러므로 최초의 지의 이름을 환희지(기쁨)라고 하였다.
모든 가늘고 적은 때[垢]와, 계를 범한 잘못을 모두 깨끗하게 함을 얻었다. 그러므로 2지를 이름하여 무구(垢)라고 하였다.
한량없는 지혜 삼매의 광명은 쓰러뜨리거나 움직일 수 없다. 능히 꺾어 굴복시킬 수 없고 다라니를 들어 지니는 것으로써 근본을 삼는다. 그러므로 3지를 이름하여 명지(明地 : 밝은 땅)라고 한다. 지혜의 불로 모든 번뇌를 태워 버리고, 광명을 늘리고 기르며, 각품(覺品)을 닦아 행한다. 이런 까닭에 4지의 이름을 염지(焰地 : 타는 땅)라고 한다.
방편을 닦고 행하되 훌륭한 지혜의 자재는 극히 얻기 어렵다. 그러기 때문에 견수(見修)의 번뇌, 조복받기 어려운 것을 능히 조복받는다. 그러므로 5지를 이름하여 난승(難勝 : 어려운 것을 이김)이라고 한다.
행법이 서로 뒤를 이어 똑똑하게 나타나고 상이 없다고[無相] 생각하매, 모조리 현전한다. 이러므로 6지를 이름하여 현전(現前 : 앞에 나타남)이라고 한다.
무루(無漏)를 무간 무상하게 생각하고 해탈삼매를 멀리 닦아 행하므로 이 지는 청정하여 결림이 없다. 그러므로 7지를 이름하여 원행(遠行 : 멀리서 행함)이라고 한다.
무상(無相)하게 생각하고 닦아 얻음이 자재하여 모든 번뇌의 행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이러므로 8지를 이름하여 부동(不動 : 움직이지 못함)이라고 한다.
온갖 법의 가지가지 차별을 말하여 모두 자재를 얻고 근심도 없고 얽힘도 없고 지혜를 늘리고 기르며 자재하여 걸림이 없다. 그러므로 9지를 이름하여 선혜(善慧 : 좋은 지혜)라고 한다.
법신은 허공과 같고 지혜는 큰 구름과 같다. 모두 두루 차서 온갖 것을 능히 덮는 까닭에 제10을 이름하여 법운(法雲 : 법의 구름)지라고 한다.
착한 남자여, 유상(有相)의 아법(我法)에 집착하는 무명(無明)과 나고 죽는 것, 나쁜 갈래를 무서워하는 무명, 이 두 무명은 초지를 장애하고, 적고 가는 학처(學處)를 범하는 무명과 가지가지 즐거운 행을 발기(發起)하는 무명 두 무명은 2지를 장애하고, 얻지 못한 것을 지금 얻었다고 애착하는 무명과 훌륭한 총지(摠持)를 능히 막는 무명 이 두 무명은 3지를 장애하고, 등지(等至)를 맛보고 기뻐하는 무명과 미묘하고 깨끗한 법을 사랑하여 즐기는 무명, 이 두 무명은 4지를 장애하고, 나고 죽는 것을 등지려는 무명과 열반을 바라는 무명 이 두 무명은 5지를 장애하고, 관행유전(觀行流轉)의 무명과 추상현전의 무명 이 두 무명은 6지를 장애하고, 작고 가는 모든 상이 앞에 나타나는 무명과 작의로 무상(無相)을 기꺼워하는 무명, 이 두 무명은 7지를 장애하고, 무상관(無相觀)에서 공용(功用)하는 무명과 상에 집착하는 자재의 무명 이 두 무명은 8지를 장애하고, 설한 뜻과 이름, 글귀, 글에서 이 두 무애에서 아직 선교(善巧)를 얻지 못한 무명과 말과 변재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무명, 이 두 무명은 9지를 장애하고, 큰 신통에 있어 아직 자재로이 변현함을 얻지 못한 무명과 작고 가는 비밀이 있어 아직 사업을 깨달을 수 없는 무명, 이 두 무명은 10지를 장애하고, 온갖 경계에서 작고 가는 소지장애(所知障碍)의 무명과 극히 가는 번뇌추장의 무명 이 두 무명은 불지(佛地)를 장애하느니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초지 중에서 시(施)바라밀을 행하고, 제2지에서 계(戒)바라밀을 행하고, 제3지에서 인(忍)바라밀을 행하고, 제4지에서 근(勤)바라밀을 행하고, 제5지에서 정(定)바라밀을 행하고, 제6지에서 혜(慧)바라밀을 행하고, 제7지에서 방편승지(方便勝智)바라밀을 행하고, 제8지에서 원(願)바라밀을 행하고, 제9지에서 력(力)바라밀을 행하고, 제10지에서 지(智)바라밀을 행하느니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의 최초 발심의 섭수(攝受)는 묘한 보배[妙寶]의 삼마지(三摩地 : 定)를 능히 내고, 제2발심의 섭수는 가히 사랑하고 즐겨할[可愛樂] 삼마지를 능히 내고, 제3 발심의 섭수는 움직이기 어려운[難動] 삼마지를 능히 내고, 제4 발심의 섭수는 물러나지 않는[不退轉] 삼마지를 능히 내고, 제5 발심의 섭수는 보배꽃[寶花] 삼마지를 능히 내고, 제6 발심의 섭수는 해의 둥근 빛살삼마지를 능히 내고, 제7 발심의 섭수는, 온갖 소원을 뜻대로 성취[一切願如意成就]하는 삼마지를 능히 내고, 제8 발심의 섭수는 현전증주(現前證住)의 삼마지를 능히 내고, 제9 발심의 섭수는 지혜의 광[智藏] 삼마지를 능히 내고, 제10 발심의 섭수는 용감스럽게 나아가는[勇進] 삼마지를 능히 내느니라.
착한 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발심이라고 이름한다.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 초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을 의공덕력(依功德力)이라 하느니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 곧 주문을 말씀하시었다.
달질타 포류니 만노라톄 독호 독호 독호 야발 소리유 아바바살디
怛姪他 晡★儞 曼奴喇剃 獨虎 獨虎 獨虎 耶跋 蘇利瑜 阿婆婆薩底丁里反下
야발 전달라 조달지 다발달 락차만 탄다발리하람 구로 사바하
皆同 耶跋 旃達囉 調怛底 多跋達 ★叉漫 憚茶鉢唎訶★ 矩嚕 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 한 간지스강 모래알 수보다 많은 모든 부처님이 설하신 것으로서 초지 보살마하살을 두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온갖 두려움, 이른바 호랑이, 사자, 악한 짐승 따위와 온갖 악귀, 사람이며 사람 아닌 것 등 원적의 재난과 횡액 모든 고통과 고달픔을 벗을 것이며 5장(障)을 해탈하고 초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느니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제2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이 선안락주(善安樂住)이다.”
달질타 올천 리 질리질리 올천라천라 남선도선도올천리 호로호
怛姪他 嗢★入聲下同哩 質哩質哩 嗢★羅★羅引 喃繕覩繕覩嗢★哩 虎嚕虎 로 사바하
嚕 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것이 두 간지스강 모래알 수보다 많은 모든 부처님이 설하신 것으로서 2지보살마하살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과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이지만 사람 아닌 것과 원적의 재해, 횡액과 모든 괴로움을 벗어버리고 五장을 해탈하며 2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으리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제3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이 난승력(難勝力)이다.
달질타 탄택 지반 택지 갈라치고라치 게유리 단치리 사바하
怛姪他 憚宅 枳般 宅枳 羯喇★高喇★ 雞由哩 憚★哩 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것이 세 간지스강 모래알 수보다 많은 모든 부처님이 설하신 것인데 3지 보살을 옹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과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이면서 사람 아닌 것과 원수, 도둑의 재앙과 횡액과 모든 고통을 벗어나고 五장을 해탈하며 三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으리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제4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은 대이익(大利益)이다.
달질타 실리실리 타미니타미니 타리타리니 실리실리니 비사라파세파시
怛姪他 室唎室唎 陀弭儞陀弭儞 陀哩陀哩儞 室唎室唎儞 毘舍羅波世波始
나 반타미제 사바하
娜 畔陀弭帝 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것이 네 간지스강 모래알 수보다 많은 여러 부처님이 설하신 것이니 4지 보살마하살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과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인 듯하나 사람 아닌 것들과 원수, 도둑의 재앙, 횡액과 모든 고통을 벗고, 5장을 해탈할 것이며 4지를 생각하여 잊지 아니 하리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제5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이 종종공덕장엄(種種功德莊嚴)이다.
달질타 하리하리 니차리차리니 갈라마 니승갈라마 니 삼바산니첨발
怛姪他 訶哩訶哩 儞遮哩遮哩儞 羯喇摩引 儞僧羯喇摩引 儞 三婆山儞瞻跋
니 실탐바니모한니 쇄염보폐사바하
儞 悉耽婆儞謨漢儞 碎閻步陛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것이 다섯 간지스강 모래알 수보다 많은 여러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이니 5지 보살마하살을 옹호하기 위한 까닭에,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과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이면서 사람 아닌 것들과 원수, 도둑들의 재앙, 횡액과 모든 고통을 벗을 것이며 5장을 해탈하고 5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으리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제6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이 원만지(圓滿智)이다.
달질타 비사리비사리 마리니가리가리 비도한디 로로로로 주로주로 두로
怛姪他 毘徙哩毘徙哩 摩哩儞迦哩迦哩 毘度漢底 嚕嚕嚕嚕 主嚕主嚕 杜嚕
바두로바 사사설자바리쇄사 실지살바살타남 실전도만달라발타니사바하
婆杜嚕婆 捨捨設者婆哩灑莎入 悉底薩婆薩埵喃 悉甸覩曼怛囉鉢陀儞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것이 여섯 간지스강 모래알 수보다 많은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인데 6지 보살마하살을 옹호하기 위한 까닭에,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과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이면서 사람 아닌 것들과 원수, 도둑들의 재앙, 횡액과 모든 고통을 벗으며 5장을 해탈하고 6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으리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제7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이 법승행(法勝行)이다.
달질타 작하 작하 로작하작하작하로 비륙기비륙기 아밀리차효한니
怛姪他 勺訶上 勺訶引 嚕勺訶勺訶勺訶嚕 鞞陸枳鞞陸枳 阿蜜★哆唬漢儞 발리산니 비로칙기바로벌디 비제히기 빈타비리니 아밀리지기 박호주유
勃哩山儞 鞞嚕勅枳婆嚕伐底 鞞提呬枳 頻陀鞞哩儞 阿蜜哩底枳 薄虎主愈
박호주유사바하
薄虎主愈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것이 일곱 간지스강 모래알 수보다 많은 여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인데 7지 보살마하살을 옹호하기 위한 까닭에,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과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닌 것들과 원수, 도둑들의 재앙, 횡액과 모든 고통을 벗으며 5장을 해탈하고 7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으리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제8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이 무진장(無盡藏)이다.
달질타 실리실리실리니 미테미테 가리가리헤로헤로 추루추루 반타미사바
怛姪他 室唎室唎室唎儞 蜜底蜜底 羯哩羯哩醯嚕醯嚕 主嚕主嚕 畔陀弭莎訶
하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것이 여덟 간지스강 모래알 수보다 많은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인데 8지 보살마하살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다.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과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닌 것들과 원수, 도둑들의 재앙, 횡액과 모든 고통을 벗으며 5장을 해탈하고 8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으리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9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이 무량문(無量門)이다.
달질타 하리전다리기 구람바랄테 도자사 바타바티시실리실리 가실
怛姪他 訶哩旃荼哩枳 俱藍婆喇體天里反 都刺死 跋吒跋吒死室唎室唎 迦室
리가피실리 솨 실테 살바살타남사바하
哩迦必室唎 莎蘇活反悉底 薩婆薩埵喃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는 이것이 아홉 간지스강 모래 수 보다 많은 여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인데 9지 보살마하살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과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이면서 사람 아닌 것들과 원수, 도둑들의 재앙, 횡액과 모든 고통을 벗으며, 5장을 해탈하고 9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으리라.
착한 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제10지에서 다라니를 얻으니 이름이 파금강산(破金剛山)이다.
달질타 실뎨 소시뎨 모절니목사니 비묵티아마레 비마레닐마레 모가
怛姪他 悉提去 蘇悉提去 謨折儞木察儞 毘木底菴末麗 毘末麗涅末麗 忙揭
레히라냐갈베 아라트나갈베 사만다바질레 살바알타사탄니 마나시마하마
麗呬★若揭鞞 曷喇怛娜揭鞞 三曼多跋姪麗 薩婆頞他娑憚儞 摩捺斯莫訶摩
나시 알보톄알 실보톄 아차레비라세 알주톄아미르티 아라세비라세 발라
捺斯 頞步底頞 窒步底 阿★誓毘喇誓 頞主底菴蜜★底 阿★誓毘喇誓 跋★
미 발★★ 마사 례포라니포라나 만노라체사바하
謎 跋囉蚶火含麽莎入 ★晡喇儞晡喇娜 曼奴喇剃莎訶
착한 남자여, 이 다라니 관정길상구(灌頂吉祥句)는 이것이 열 개의 간지스강 모래 수보다 많은 여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인데 10지 보살마하살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만일 이 다라니 주문을 외워 지니는 이는, 모든 두려움을 벗으며 악한 짐승, 악한 귀신, 사람이면서 사람 아닌 것들과 원수, 도둑들의 재앙, 횡액과 온갖 해독을 모조리 덜어 없애며 5장을 해탈하고 10지를 생각하여 잊지 않으리라.”
그 때에 사자상무애광염보살이 부처님께서 이 생각할 수 없는 다라니를 설하심을 듣고 나서,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 공경하여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비유할 데 없이 매우 깊은
상(相)이 없는 법에 경례하나이다.
중생이 바른 소견 잃었사오니
오직 부처님만이 제도해 주사이다.
부처님의 밝으신 지혜의 눈은
한 법의 모양만을 안 보시고
다시 바른 법의 눈으로
널리 비추심 생각할 수 없네.
한 법이 나지 않고
또한 한 법 멸하지 않네.
이 평등한 소견으로 말미암아
위없는 데 이르게 되네.
나고 죽음 부수지 않고
열반에도 머무르지 않네.
두 가장자리[二邊]에도 집착하지 않으니
이런 까닭에 둥글고 고요[圓寂]함을 증득하셨네.
맑고 맑지 않은 품(品)에서
부처님은 한 맛을 아셨네.
분별치 않으므로 말미암아
가장 청정하심 얻으시었네.
부처님의 가이없는 몸
한 글자도 말씀 아니하셨지만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법의 비 모두 만족시키셨네.
부처님, 중생의 모양 보시니
온갖 종자 모조리 없네.
그렇지만 고통받는 이에게
언제나 구호를 일으켜
괴로움, 즐거움, 상(常), 무상(無常)
아(我)와 아 없는 것들
하나도 아니요 다르지도 않고
나는 것 아니고 또한 멸함도 아니네.
이런 여러 가지 뜻을
말씀하심에 따라 모두 다르게
마치 빈 골짜기의 메아리처럼
오직 부처님만 아시네.
법계는 분별이 없으니
그 까닭에 다른 수레[異乘] 없건만
중생 제도 위하시어
분별하사 3승(乘) 있다고 말씀하셨네.
그 때에 대자재범천왕도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금광명최승왕경은 희유하기 헤아릴 데 없나이다. 처음과 중간과 끝이 모조리 좋고 글 뜻도 끝닿아 모두 능히 부처님의 온갖 법을 성취하였나이다. 만일 받아 지니는 이는 이 사람 곧 여러 부처님의 은혜를 갚게 되나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착한 남자여, 그렇고 그렇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착한 남자여, 이 경전을 듣는 이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 떨어지지 않으리니, 왜냐 하면 이것은 물러나지 않는 지위[不退他]의 보살의 훌륭한 선근이 잘 성숙된 때문이니라. 이는 제일 가는 법인(法印)이며, 이 모든 경의 왕인 까닭이니라. 마땅히 듣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라. 왜냐 하면 착한 남자여, 만일 온갖 중생이, 선근을 심지 못했거나 아직 선근이 성숙하지 않았거나, 모든 부처님께 친근하지 못한 이는 미묘한 법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착한 남자 착한 여인이 능히 듣는 이는 온갖 죄장을 모조리 멸하여 없애고, 가장 청정함을 얻고, 부처님을 늘 뵙고, 여러 부처님과 선지식, 훌륭한 행을 하는 사람 곁을 떠나지 않고, 묘한 법문을 늘 들어 물러나 떨어지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며, 이와 같은 훌륭한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얻어 다함이 없고 축남이 없느니라.
이른바, 해인이 묘한 공덕을 내는[海印以妙功德]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으며, 중생의 뜻, 행, 말을 통달[通達衆生意行言語]하는 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으며, 해가 둥글어 때 없는[日圓無垢]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으며, 보름 달 모양의 빛[相光滿月]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으며, 능히 모든 혹을 없애고 공덕의 물줄기를 늘 흐르게 하는[能伏諸惑演功德流]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이 없으며, 금강산을 파하는 [破金剛山]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으며, 말할 수 없는 뜻의 인연을 말하는[說不可說義因綠]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으며, 실어와 법칙과 소리를 통달하는[通達實語法則音聲]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으며, 허공처럼 때 없는 마음, 행, 인[虛空無垢行印]인 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으며, 가이없는 부처님의 몸이 다 능히 나타나는[無邊佛身皆能顯現]다라니는 다함이 없고 축남도 없느니라.
착한 남자여, 이와 같이 다함이 없고 축나는 것도 없는 다라니문을 성취한 까닭에, 이 보살마하살은 능히 시방 온갖 부처님 나라에 부처의 몸으로 화하여 위없는 가지가지 바른 법을 연설하고, 법진여(法眞如)에서 움직이지 않고 머무르지 않으며, 오지 않고 가지 않느니라. 온갖 중생의 선근을 잘 성숙시키되 또한 한 중생도 성숙한 것을 보지 않는다. 비록 가지가지 모든 법을 설하지만 말[言辭] 가운데서 움직이지 않고 머무르지 않고, 가지 않고 오지 않는다. 능히 나고 멸하는 데서 나고 멸함이 없는 것을 증득한다. 무슨 인연으로써 모든 행법(行法)이 감도 없고 옴도 없다고 말하느냐. 온갖 법체가 다름이 없음을 말미암은 까닭이니라.”
이 법을 설할 때에 3만 억 보살마하살이 죽살이 없는 법의 지혜[無生法忍]를 얻었고, 한량없는 모든 보살이 보리심에서 물러서지 아니하였으며, 한량없고 가이없는 비구, 비구니가 깨끗한 법의 눈을 얻었고, 한량없는 중생이 보살심을 발하였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훌륭한 법은 능히
나고 죽는 물결을 거스르네.
매우 깊고 미묘하여
얻어 보기조차 어렵네.
중생들은 눈멀고 마음 어두워
탐심 욕심에 뒤덮여서
이 훌륭한 법 보지 못하므로
온갖 고통받고 있네.
그 때에 대중이 모두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누구든지 있는 데서 이 금광명최승왕경을 강설하고 읽고 외우면, 저희들 대중은 모조리 저 곳에 가서 청중(聽衆)이 되겠사오며, 이 경을 설하는 법사로 하여금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하고 아무 장애 없이 몸과 뜻을 편안케 하여 주겠으며, 저희들은 모두 반드시 정성을 다하여 공양하겠으며, 듣는 이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기쁘게 하겠으며, 그들이 사는 나라에 모든 원수와 도둑과 무서움과 액난과 굶주림의 고통이 없게 하겠고, 백성들이 치성하게 하겠나이다.
이 법을 설하는 곳, 도량의 땅은 온갖 모든 하늘과 사람이면서 사람 아닌 것들, 온갖 중생이 밟거나 더럽히지 못하게 하겠나이다. 왜냐 하면 법을 설하는 곳은 곧 제저(制底 : 절, 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꼭 향, 꽃, 비단, 깃발, 일산으로써 공양하여야 하나이다. 저희들은 언제든지 지키고 옹호하여 쇠퇴치 않게 하겠나이다.”
부처님이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한 남자여, 너희들은 부지런히 이 묘한 경전을 닦아 익히라. 이것이 곧 바른 법을 오래 오래 세상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니라.”
금광명최승왕경 제5권
대당삼장 사문 의정 한역
7. 연화유찬품(蓮華喩讚品)
그 때 부처님께서 보리수나무 신인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꼭 알아두어라. 묘당보살(妙幢菩薩)이 밤에 꿈을 꾸어 묘한 금 북이 큰 소리를 내어 부처님의 공덕과 아울러 참회법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다. 이러한 인연으로 내가 너를 위하여 자세히 그 사실을 말할테니 반드시 새겨듣고 생각해보아라. 과거세에 금룡주(金龍主)라는 임금이 있었다. 늘 연꽃 비유의 찬으로써 시방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 곧 대중을 위하여 그 찬을 말씀하셨다.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 시방세계에 계시네
저는 지금 지성으로 예배하며
성심으로 부처님 찬탄합니다.
더없이 청정하신 석가 부처님
몸빛 환하여 금빛 같네
온갖 음성 중에 가장 뛰어나
대범천의 우레 소리처럼.
머리카락 빛은 검은 왕벌 같고
배배 돌아간 것 검푸른 빛
이는 희고 고르게 촘촘하여 옥돌 같고
평평하고 반듯하여 광명 있네.
눈은 맑아 때 없고 묘하고 단정하여
마치 넓고 큰 푸른 연 잎처럼
혀는 넓고 긴데 몹시도 보드라워
마치 붉은 연꽃이 물 밖으로 피어오르듯
양미간에는 언제나 흰 터럭 광명 있고
오른 쪽으로 감겨 올라 파려옥 빛
눈썹은 가늘고 길어 초생달같이
그 빛은 환히 빛나 장수벌 같네.
코는 높고 곧아 금덩이 같고
깨끗하고 묘한 빛 흠 간 데 없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향기를
맡을 때 그 분 있는 곳 안다네.
부처님의 가장 훌륭한 금빛 몸
낱낱이 털끝은 서로 다르지 않고
검푸르고 보드라워 오른 쪽으로 꼬여
미묘한 그 광채 비길 데 없네.
태어나실 적 몸으로 놓으신 묘한 광명
온갖 시방세계 널리 비추어
삼계의 중생 고통 없애주시고
그들에게 안온한 즐거움 모두 주시네.
지옥, 짐승, 아귀세상
아수라와 천상 인간에게
온갖 고통 모조리 없애주고
안온한 즐거움 늘 받게 하셨네.
몸에서는 광명이 언제나 나와
마치 순수한 황금으로도 비길 데 없어
얼굴은 환하고 원만하여 보름달 같고
입술의 붉고 고와서 빈바 열매 같네.
걸으실 때의 위풍은 사자와 같고
몸은 솟아나는 태양처럼 번쩍이네
두 팔은 통통하고 길어 서면 무릎 덮고
그 모양 드리운 사라 나무 가지
한 길이나 되는 후광 가없이 비춰
백 천 개의 해처럼 눈부시네
모든 불국토에 두루 비추며
가는 데마다 인연 따라 중생 제도하시네.
깨끗한 광명 그물 비할 데 없어
백 천 세계에 두루 비춰 가득
시방을 널리 비춰 걸림 없으니
온갖 어둠이 모조리 사라져
부처님의 자비광명 편안함과 즐거움 주시고
묘한 빛 사무치니 금산과 같아
그 광명 흘러 백 천의 불국토에 이르니
빛 만나는 자 삼계를 벗어나네.
부처님 몸 한량없는 복 지녀
온갖 공덕을 한 몸에 갖춰
삼계에서 홀로 높고
세간에서 비길 데 없이 훌륭하네.
과거세의 온갖 부처님 수는
대지의 모든 티끌 수와 같고
미래, 현재, 시방 부처님도
또한 대지의 작은 티끌 수이네.
저는 지금 지성껏 몸, 입, 마음으로
세세 생생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귀의합니다
가없는 공덕 바다 찬탄하오며
갖가지 향, 꽃 올려 공양합니다.
설령 입 속에 천 개 혀 가지고
한량없는 겁 동안 부처님 찬탄한대도
부처님 공덕 생각할 수 없으며
가장 훌륭하고 매우 깊어서 말할 수 없네.
설사 내 혀가 백 천 개라도
한 부처님의 한 공덕 찬탄하는데
그 중에 작은 부분 알기 어려운데
하물며 여러 부처님 공덕 가없음에랴.
가령 땅과 모든 하늘
유정(有頂) 천까지를 바다로 만들어
털끝으로 그 물 찍어내 그 수 알아도
부처님의 한 공덕은 알기 어려워
저는 지성껏 몸, 입, 마음으로
모두 부처님 가없는 공덕 찬탄하며
훌륭한 복과를 많이 가지고 있으니
중생에게 회향하여 속히 성불시킵시다.
저 임금이 부처님 찬탄하고
갑절이나 더 깊은 마음으로 큰 서원 내어
서원하니, 저는 미래세에
한량없고 수 없는 세월을 살면서
꿈속에선 늘 큰 금북 보며
참회하는 소리 듣기를
부처님 공덕을 연꽃에 비유해 찬탄하고
무상의 정득정각 이루기를 서원합니다.
부처님 세계에 나기는 어쩌다 한 번
백 천 겁 동안에 만나기 어려워
밤이면 꿈에 금북 소리 늘 듣고
낮이면 감응 따라 참회하렵니다.
나는 꼭 육바라밀을 원만히 닦아
중생을 제도해 고통바다 벗어나도록
그런 뒤 위없는 깨달음 이루어
부처님 국토 깨끗하고 부사의하게
묘한 금북으로 부처님 받들어
여러 부처님의 진실 공덕 찬탄하리
이 공덕으로 석가모니 부처님 뵈오니
내가 부처가 될 것임을 수기하시네.
금룡과 금광은 나의 아들
과거세에 선지식 되었지
세세생생에 내 집에 태어나고
나와 같이 위없는 깨달음 수기하시네.
어떤 중생이 구원 없이
긴 세월을 윤회 속에서 고통받으면
나는 미래에 귀의처가 되어
언제나 저들에게 편안한 즐거움 주리라.
삼계의 모든 고통 없애주고
그들의 마음 따라 안락처 주고자
미래세에서 보리 닦아
과거세에 부처 된 이처럼
원컨대 이 금광경의 참회한 복으로
고통바다 영원히 없애고 죄 소멸해
업장과 번뇌 모조리 없애서
나는 청정한 과보 빨리 받기를.
복, 지혜의 큰 바다 한량없고 가없어
깨끗해서 때 없고 깊어서 밑도 없네
원하건대 이 공덕의 바다 얻어
위없는 큰 보리 빨리 이루기를.
이 금광의 참회력으로
깨끗한 복덕의 광명 얻고자
청정한 묘광명 얻었으니
이 지혜의 광명으로 언제나 일체를 비추리.
원하건대 내 몸빛 부처님 같고
복덕과 지혜도 또한 그렇게
온갖 세계서 혼자 높다 일컫고
위력이 자재하여 나 같은 이 없기를.
유루의 고통바다 벗어나
언제나 무위의 즐거움의 바다서 노닐고
현세의 복의 바닷물 언제나 출렁
미래의 지혜 바다 원만히 하고자
원컨대 나의 나라서 삼계를 벗어나
훌륭한 공덕 한량없기를
모든 인연 있는 이와 함께 태어나
똑 같이 깨끗한 지혜 빨리 이루리.
묘당이여 그대는 알아두라
그 나라 임금 금룡주는
일찍이 이런 소원 발하였던
바로 지금 그대의 몸일세.
그 옛적에 두었던 두 아들인
금룡과 금광은
지금의 두 아들 은상과 은광
내가 수기한 그대로일세
대중들은 이 말씀 듣고 나서
모두들 보리의 마음 내었네
현세와 미래세에서
언제나 이 참회에 의지한다고.
8. 금승다라니품(金勝陀羅尼品)
그 때에 부처님은 다시 대중 가운데서 선주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다라니가 있는데 이름을 금승(金勝)이라고 한다.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과거세, 미래세, 현세의 여러 부처님을 직접 뵙고 공양 공경하기를 구하고자 하는 이는 반드시 이 다라니를 받아 지녀야 한다. 왜냐 하면 이 다라니는 곧 과거세, 현세, 미래세의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다. 그런 까닭에 꼭 알아 두라. 이 다라니를 갖는 이는 큰 복덕을 갖추었고, 벌써 과거세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데서 모든 선근을 심어서 지금 받아 지니게 되었느니라. 계를 깨끗이 하여 훼손하거나 이지러지게 한 일 없고, 장애도 없었다. 결정코 매우 심오한 법문에 능히 들어가리라.“
부처님은 곧 주문을 지니는 법을 말씀하셨다.
“먼저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이름을 일컫고 간절한 마음으로 예경한 뒤에 주문을 외우라.”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모든 대보살마하살에게 귀의합니다. 성문, 연각 등 모든 성현께 귀의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南無釋迦牟尼佛)
나무 동방부동불(南無東方不動佛)
나무 남방보당불(南無南方寶幢佛)
나무 서방아미타불(南無西方阿彌陀佛)
나무 북방천고음왕불(南無北方天鼓音王佛)
나무 상방광중덕불(南無上方廣衆德佛)
나무 하방명덕불(南無下方明德佛)
나무 보장불(南無寶藏佛)
나무 보광불(南無普光佛)
나무 보명불(南無普明佛)
나무 향적왕불(南無香績王佛)
나무 연화승불(南無蓮花勝佛)
나무 평등견불(南無平等見佛)
나무 보계불(寶髻佛)
나무 보상불(南無寶上佛)
나무 보광불(南無普光佛)
나무 무구광명불(南無無垢光明佛)
나무 변재장엄사유불(南無辯才藏嚴思惟佛)
나무 정월광칭상왕불(南無淨月光稱相王佛)
나무 화엄광불(南無華嚴光佛)
나무 광명왕불(南無光明王佛)
나무 선광무구칭왕불(南無善光無垢稱王佛)
나무 관찰무외자재왕불(南無觀察無畏自在王佛)
나무 무외명칭불(南無無畏名稱佛)
나무 최승왕불(南無最勝王佛)
나무 관자재보살마하살(南無觀自在菩薩摩訶薩)
나무 지장보살마하살(南無地藏菩薩摩訶薩)
나무 허공장보살마하살(南無虛空藏菩薩摩訶薩)
나무 묘길상보살마하살(南無妙吉祥菩薩摩訶薩)
나무 금강수보살마하살(南無金剛手菩薩摩訶薩)
나무 보현보살마하살(南無普賢菩薩摩訶薩)
나무 무진의보살마하살(南無無盡意菩薩摩訶薩)
나무 대세지보살마하살(南無大勢至菩薩摩訶薩)
나무 자씨보살마하살(南無慈氏菩薩摩訶薩)
나무 선혜보살마하살(南無善慧菩薩摩訶薩)”
그리고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나모 아라트나트라야야 타댜타 쿤테 쿤테 쿠사테 쿠사테 이치리 미치리
南謨 喝★怛娜怛喇夜也 怛姪他 君睇 君睇 矩折★ 矩折★ 壹窒哩 蜜窒哩
사바하
莎訶
부처님이 선주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다라니는 바로 삼세 부처님의 어머니다.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이 주문을 지니는 이는 한량없고 가없는 복덕을 낳을 수 있을 것이다. 곧 이 수 없는 여러 부처님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부처님은 이 사람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모두 주실 것이다.
선주여, 어떤 사람이고 이 주문을 지니는 이는 그가 하고자 하는 대로 의복, 음식, 재물, 보배를 얻고 많이 듣고 총명하며, 병 없고 오래 살아서 복이 매우 많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뜻을 이루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
선주여, 이 주문을 갖는 이는 보리를 증득하지는 못하였더라도 언제나 금성산보살과 자씨보살과 대해보살과 관자재보살과 묘길상보살과 대빙가라보살들과 함께 거처하여 이 여러 보살의 보호함을 받으리라.
선주여, 꼭 알아 두라. 이 주문을 가질 때는 이러한 법을 지어야 한다. 먼저 마땅히 1만 8번을 외워 앞의 방편을 삼아야 한다. 그 다음 컴컴한 방에 도량을 장엄하고 음력 16일에 깨끗이 목욕하고 깨끗한 새 옷을 입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며 갖가지 공양과 갖은 음식을 차린다. 도량 가운데 들어가서 먼저 반드시 앞에 말씀한 여러 부처님, 보살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마음으로 신중하게 먼저 지은 죄를 참회한 다음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앞의 주문을 1천 8번을 외우고 난 뒤에, 단정히 앉아 생각하여 그 소원을 생각하고 해가 아직 떠오르기 전에 도량 안에서 깨끗한 검은 밥을 먹되 하루에 단 한끼만, 15일이 되어서 바야흐로 도량에서 나와야 된다. 이 사람으로 하여금 복덕과 위신력은 불가사의하여 소원대로 성취되지 않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만일 뜻을 이루지 못했거든 또다시 도량에 들어가라. 마음에 만족스러우면 항상 지니고 잊지 말라.”
9. 중현공성품(重顯空性品)
그 때 부처님께서 이 주문을 설하시고 나서 보살마하살과 인간, 천상, 대중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매우 깊고 진실한 제일가는 뜻을 깨닫게 하기 위하여 공(空)의 성품을 거듭 밝히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벌써 다른 심오한 경에서
진공미묘의 법 널리 설했지만
이제 다시 이 으뜸의 경 가운데서
부사의한 공의 도리를 간략히 설하리
모든 넓고 크고 깊은 법을
중생은 지혜 없어 알지 못하네
그래 나는 여기 거듭 부연하여
공한 법을 깨닫도록 하련다.
대비심으로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좋은 방편과 훌륭한 인연으로써
나는 지금 이 대중에게
연설하여 저들에게 공의 도리를 밝히리
알아 두라, 이 몸은 거짓된 것이니
육근에 의지해 살아도 서로 몰라
대상으로서 육근은 모든 근(根)에 의지하지만
각기 서로 모르기 또한 마찬가지네
안근(眼根)은 언제나 모양을 보고
이근은 소리 듣기 쉴 새 없네.
비근은 늘 냄새를 맡으며
설근은 아름다운 맛을 맛보네
신근은 가볍고 보드라운 촉각을 느끼고
의근은 법을 알아 싫증 안 내네
이들 육근은 잎을 따라 일어나서
제각기 자신의 경계에 대해 분별을 내네
의식은 허깨비 마냥 진실되지 않고
감각기관과 감각대상에 의지해 망령되이 탐내니
마치 사람이 빈 마을에서 분주함과 같이
육식(六識)이 육근에 의지함도 이렇다네
마음은 아무데나 이리저리 내달리고
감관에 매달려 대상을 인식하고 모든 일 하네
빛, 소리, 냄새, 맛, 촉각을 늘 애착하며
법에서 생각하여 잠시도 아니 쉬네
인연 따라 육근을 두루 운용하니
새가 공중에 날되 걸림 없는 것처럼
육근에 기대어서
바깥 대상을 인식하네
이 몸은 아는 것 없고 짓는 것도 없이
그 자체 견고치 않아 인연 따라 이루어져
모두 허망분별로 생겼으니
마치 기관이 업 따라 구는 것과 같네
지, 수, 화, 풍이 이 몸 되어
인연 따라 다른 과보 이끄네
한 곳에 같이 살며 서로 해침은
네 마리 독사가 한 궤짝에 살고 있는 듯
이 네 뱀 성품 각각 달라
한 군데 있지만 올라가고 내려가
온 몸을 돌면서 혹은 올라가고 혹은 내려가
이러다가 끝내는 없어진다네
이 네 가지 독사 중에
지, 수 두 뱀은 내려만 가고
화, 풍 두 뱀은 성품이 가벼워
이런 어긋남으로 온갖 병 생긴다
마음, 식(識)은 이 몸에 의지하여서
갖가지 선악업 짓고 있네
인간, 천상과 삼악도에 가니
업력 따라 몸 받아 나네
병들어 죽은 뒤엔
대소변이 모두 흘러나오고
고름과 벌레 보기 싫어
나무토막처럼 무덤에 버려지네
너희들은 법이 이런 줄 알라
어째서 나니 중생이니 집착하는가
온갖 법 항상함이 없네
모두 무명의 인연력에 따라 일어난 것이지
저 사대는 모두 허망해서
본래 실제 존재하지도 않고 생기지도 않았네
그래서 사대는 모두 다 공하다고 말하네
허망해서 실로 있지 않은 것 알려줬네
무명의 자성이 본래 공인데
모든 인연의 힘 빌어 화합해 있네
어느 때나 바른 지혜 잃게 하니
그래서 나는 무명이라고 이르네
행(行)은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 있고
육처와 촉(觸), 수(受)를 따라 생기고
애, 취, 유는 생, 노, 사를 인연해
근심, 슬픔, 고통, 고달픔 늘 따라다녀
모든 고통, 악업 늘 얽매고
생사의 윤회바퀴는 쉴 새 없네
본래 있는 것 아니고 자체가 공이니
이치 모르고 분별한 탓이네
나는 온갖 번뇌 끊고
언제나 바른 지혜로 눈앞에 행하여
오온의 집 빈 줄 깨달아
보리의 진실한 곳 구하리다
나는 감로의 큰 성문 활짝 열고
감로의 미묘한 그릇 보이면서
감로의 진실한 맛 벌써 얻었으니
감로를 중생에게 늘 보시하리
나는 가장 좋은 큰 법고 치고
나는 가장 좋은 큰 법소라 불며
나는 가장 좋은 큰 등불 밝히며
나는 가장 좋은 큰 법비 내려 쏟으리
번뇌의 모든 원수 항복 받고서
위없는 큰 법의 깃발 세우려네
나고 죽는 바다서 중생 건지고
나는 큰문에서 세 나쁜 갈래 막으려네
번뇌의 불 활활 타서 중생 사르니
구원할 자 없고 의지처 없으니
서늘한 감로로 저들에게 맘껏 먹여
몸과 마음의 번뇌와 열기를 식혀 주리라
나는 한량없는 세월 가는 동안에
모든 부처님께 공경 공양함에 말미암아
금계를 굳게 가져 보리에 나가
법신의 안락한 곳 증득했네
눈, 귀와 손발 남에게 주고
처자, 남녀 아끼는 맘 없었네
재물과 칠보, 장엄구는
달라는 이에게 모두 내 줬네
인욕 등 모든 바라밀을 두루 닦고
십지(十地)가 원만하여 부처 되었다
그래서 나를 불러 온갖 지혜라고
중생은 누구든지 아는 이 없네
설령 삼천대천세계의
이 땅에서 자라는 모든 물건
숲, 모든 나무와
벼, 삼, 대, 갈대와 그 가지들
이들 물건 모조리 벼서
가늘게 갈아 작은 티끌 만들어서
어떤 곳에 모아 쌓거나
허공에 가득 채우면 그 분량 알 수 없네
온갖 시방 국토에 있는
삼천대천세계의
흙을 모조리 티끌로 만들면
이 티 수 셀 수 없네
설사 온갖 중생의 지혜
이 지혜를 한 사람에게 주어
이렇게 가없는 지혜로서
저 티끌 수는 알 수 있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의 한 생각 지혜는
저 지혜 있는 이를 같이 세도록 하더라도
수 없는 많은 겁 동안에
부처님의 일부분도 세서 알지 못하리
그 때에 대중은 부처님이 매우 깊은 공의 성품을 말씀하심을 듣고 한량없는 중생이 모든 사대와 오온과 체성이 함께 공한데 육근, 육경이 망령되이 번뇌를 내는 것을 깨달아 알고, 윤회를 끊고 여기서 벗어나는 길을 바르게 닦을 것을 원하고 마음 깊이 기뻐하면서 말씀과 같이 받아 지녔다.
10. 의공만원품(依空滿願品)
그 때에 여의보광요천녀(如意寶光耀天女)가 대중 가운데서 심오한 법을 설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 뛰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매우 깊은 이치에서 닦아 행할 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제가 세계를 비추시는
복과 지혜가 구족하신 부처님께 여쭈니
보살이 바르게 행하는 법을
원하옵나니 자비로써 허락해 주십시오
부처님은 선녀천에게
만일 의혹이 있거든
너는 뜻대로 물어라
나는 반드시 설명해 주리라
이 때에 천녀가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어떻게 모든 보살들이
보리의 바른 행 행하여서
나고 죽음과 열반을 떠나서
나와 남을 이익되게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법계에 의거하여 보리법을 행하고 평등행을 닦아야 한다. 어떤 것이 법계에 의거하여 보리법을 행하고 평등행을 닦는 것인가. 5온이 법계를 나타낼 수 있는데 법계가 즉시 5온이다. 5온이라고 말할 수 없고, 5온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 하면, 만일 법계가 이 5온이면 곧 이것은 단견이요 만일 5온을 여의면 이것은 곧 상견이다. 두 모습을 여의고 두 극단에 매달리지 않는다. 볼 수 없고 인식의 대상(所見)을 넘어서고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다. 이것이 곧 이름하여 법계를 말한다고 한다.
선녀천이여, 어떻게 5온이 법계를 나타낼 수 있을까? 이 5온은 인연으로부터 발생한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만일 인연으로부터 발생한다면 이미 발생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인가, 아니면 아직 발생하지 않았기에 발생한다는 것인가. 만일 이미 발생했기에 발생한다는 것이라면 무슨 인연이 필요한가. 만일 아직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면 발생할 수 없다. 왜냐하면 발생하지 않은 모든 것은 있는 것이 아니고 이름도 없고 모습도 없으며 비교하고 비유할 것도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인연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녀천이여, 마치 법고 소리가 나무에 의지하고, 가죽에 의지하고, 북채 쥔 손에 의지하여 소리가 나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법고 소리는 과거에도 또한 공(空)이고 미래에도 또한 공이며 지금도 또한 공이다. 왜냐 하면, 이 법고 소리는 나무로부터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가죽과 북채로부터 나오는 것도 아니다. 삼세에서 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곧 나지 않는 것이다. 만일 나올 수 없다면 멸할 수 없고, 만일 멸할 수 없다면 출발한 데가 없다. 만일 출발한 데가 없다면 또한 갈 데도 없다. 만일 갈 데가 없다면 곧 항상도 아니고, 단멸도 아니다. 만일 항상도 아니고 단멸도 아니면, 곧 동일하지도 않고 상이하지도 않다. 왜냐하면 이것이 만일 동일하다면 법계와 차이나지 않는다. 만일 이렇다면 범부는 반드시 진제라고 보아 위없는 안락의 열반을 얻었다고 할 것이다. 이미 이와 같지 않다면 하나 아닌 줄 알 것이다. 만일 다르다고 말한다면 온갖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활동과 모습은 곧 집착하는 것으로 번뇌를 해탈하지 못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 하면, 모든 성인의 행위는 옳든 그르든 간에 다같이 진실한 것이므로 다를 것이 없다. 그러므로 5온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인연을 따르는 것도 아니고 인연 없이 생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이것은 성인이나 알 수 있는 것이다. 보통의 경지가 아니기 때문에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고, 직접 인연[因]도 없고 간접 인연[緣]도 없다. 또한 비유도 없어서 시종일관 고요하고 본래 공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5온이 법계를 능히 나타내느니라.
선녀천이여,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하면 진(眞)과도 다르고, 속(俗)과도 달라서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범부와 성현의 경계는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은 것도 다른 것도 아니다. 속(俗)을 떠나지도 않고 진(眞)을 떠나지도 않고 법계에 의거하여 보리행을 행한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선녀천이 매우 기뻐하더니,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정례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보리의 바른 행을 제가 지금 배웠습니다.”
이 때에 사바세계의 임금 대범천왕이 대중 가운데서 여의보광요선녀천에게 물었다.
“이 보리행은 정말 닦아 행하기 어려운데 너는 지금 어떻게 보리행에 대해 자재하게 되었느냐?”
그 때에 선녀천이 범왕에게 대답하였다.
“대범왕이여, 부처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것은 참으로 심오합니다. 대부분의 범부는 그 뜻을 알지 못합니다. 이것은 성현의 경지라서 미묘하여 알기 어렵습니다. 만일 나로 하여금 이제 이 법에 의하여 안락하게 머무름을 얻게 하고 이것이 진실한 말씀이거든, 원컨대 온갖 오탁악세의 한량없고 수 없고 가없는 중생이 모두 금빛의 32상(相)을 얻게 하고, 남자가 아니고 여자가 아니며 보배 연꽃에 앉아 한량없는 즐거움을 받고, 하늘의 묘한 꽃을 비 내리고, 모든 하늘 음악이 두드리지 않아도 저절로 울며 온갖 공양이 모조리 원만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때에 선녀천이 이렇게 말하자 온갖 오탁악세에 사는 중생이 모조리 금빛으로서 대인(大人)의 상호를 갖추고,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었다. 보배 연꽃에 앉아서 한량없는 기쁨을 받는 것이 마치 타화자재천궁(他化自在天宮)과 같았고, 모든 나쁜 갈래가 없으며, 보배 나무가 줄을 지어서 있고,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연꽃이 세계에 가득 찼으며, 또 일곱 가지 보배의 훌륭하고 묘한 하늘 꽃이 비 내리며 하늘의 풍악이 흘러 내려왔고, 여의보광요선녀천은 곧 여자의 몸을 변하여서 범천의 몸으로 되었다.
이 때에 대범왕이 여의보광요보살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떻게 보리행을 행하시었나이까?”
그는 대답하였다.
“범왕이여, 물 속의 달에서 보리행을 행하듯이 보리행을 하였으며, 꿈속에서 보리행을 행하듯이 보리행을 행하였으며, 아지랑이 속에서 보리행을 행하듯이 보리행을 행하였으며, 골짜기 메아리 속에서 보리행을 행하듯이 보리행을 행하였나이다.”
때에 대범왕이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보살에게 여쭈었다.
“그대는 무슨 뜻으로 이 말을 합니까?”
보살은 대답했다.
“범왕이여, 한 가지 법도 이것이 실다운 상이 없는 것이니, 다만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니라.”
범왕이 말하였다.
“만일 이렇다면, 모든 범부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마땅히 얻을 것이다.”
“그대는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합니까. 어리석은 사람이 다르고, 지혜 있는 사람이 다릅니다. 깨달음이 다르고 깨달음 아닌 것이 다릅니다. 해탈이 다르며 해탈 아닌 것이 다른 것과 같습니다. 범왕이여, 이와 같이 모든 법은 평등하여 다름이 없습니다. 이 법계에서는 진여는 동일하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고 집착할만한 중간의 것도 없습니다.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습니다.
범왕이여, 마치 요술쟁이와 그의 요술쟁이 제자들이, 요술을 줄 부려서 네 거리 길에 여러 가지 모래, 흙, 풀, 나무 잎사귀들을 한 군데에 모아서 쌓아 놓고 여러 가지 요술을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코끼리들, 말들, 수레와 병정들의 무리며, 일곱 가지 보배 덩어리가 들어 있는 갖가지 창고를 보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중생들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요술의 근본도 모르기 때문에 보거나 들은 대로 ‘내가 보고 있는 코끼리, 말 등은 실제로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허망한 것이다’라고 하면서 다시 살펴보거나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다.
지혜 있는 사람은 이와 같지 않아서 요술의 근본을 알고 보거나 들으면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보는 코끼리, 말 등은 진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요술로 사람의 눈을 현혹하는 것이다. 코끼리라거나 여러 가지 창고라고 망령되게 말하지만, 이름만 있고 진실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내가 보고들은 것을 집착해서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 허망한 것임을 압니다. 그래서 지혜 있는 이는 온갖 법이 모두 실체가 없는 것을 알고 단지 세속을 따라 본 대로 들은 대로 그 일을 표현하는 것임을 잘 압니다. 법의 이치를 생각하는 것은 곧 이와 같지 않으니, 다시 거짓된 말을 통해 진실한 뜻을 나타내는 까닭입니다
범왕이여, 어리석은 범부는 세상을 뛰어난 성현의 지혜의 눈을 얻지 못하여 일체법과 진여를 언설로 표현할 수 없음을 알지 못합니다. 이 모든 어리석은 범부는 보는 대로 듣는 대로 옳은 행위이건 그릇된 행위이건 간에 이렇게 생각하여 곧 집착하는 마음을 내어 진실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일의(第一義)에서 보면 모든 법의 진여는 언설로 표현할 수 없는 것임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성인들은 옳거나 그릇된 행위를 보거나 듣고서 능력에 따라 집착하는 마음을 내거나 실지로 있다는 것으로 삼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진실한 행위도 없으며 진실한 그릇된 행위도 없는데 다만 망녕된 생각으로 옳은 행위와 그릇된 행위니 하는 모습을 생각한다는 것과 오직 이름만 있고 실체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성인은 세속의 이치를 따라 말씀하며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진실한 뜻을 알게 하고자 합니다.
이렇듯, 범왕이시여, 이 모든 성인은 성인의 지견(智見)으로써 진여의 말할 수 없음을 안 까닭으로, 옳은 행위와 그릇된 행위도 또한 이러합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알게 하기 위하여 갖가지 세속의 명언(名言)을 말함입니다.”
이 때에 대범왕이 여의보광요보살에게 물었다.
“중생이 몇 사람이나 이 같은 매우 심오한 정법을 알 수 있습니까?”
그는 대답하였다.
“범왕이여, 요술로 만든 모든 사람의 심법과 심소법이 이와 같이 매우 심오한 정법을 잘 아는 것입니다.”
“이 요술로 만든 사람은 몸이 실지로 있는 것이 아니거니와 그 심소가 어디로부터 나옵니까?”
“만일 법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을 알 것 같으면, 이와 같은 중생은 깊은 뜻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에 범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여의보광요보살은 불가사의한 이로서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뜻을 통달하였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옳다. 범왕이여, 너의 말과 마찬가지로 여의보광요보살은 벌써 너희들로 하여금 마음을 내어 생사 없는 법의 지혜를 닦아 배우게 하였다.”
이 때에 대범천왕이 모든 범중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 공경하여 여의보광요보살 발에 정례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희유하고 희유합니다. 우리들이 오늘, 다행히 보살을 만나 바른 법을 얻어들었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범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여의보광요는 미래세에서 반드시 부처가 되어 이름을 보염길상장 여래․응공․정변지․명행원만․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리라.”
이 품을 설하실 때에 3천억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 떨어지지 않음을 얻었고, 8천억 천자(天子)와 한량없고 수 없는 국왕, 신민(臣民)이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었으며, 깨끗한 법의 눈을 얻었다.
그 때 이 모임 가운데 있던 50억 비구가 보살행을 닦다가 보리심에서 물러나려고 했는데 여의보광요보살이 이 법을 말하는 것을 듣자 모두 마음이 견고해지고 불가사의하게 되어 최고의 소원을 이루고 다시 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다. 각자가 스스로 옷을 벗어 보살께 공양하고, 거듭 위없는 승진(勝進)의 마음을 일으키고 다음과 같은 소원을 말하였다.
‘원합니다. 우리들의 공덕과 선근이 모조리 물러서지 말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여지이다.’
“범왕이여, 이 여러 비구는 이 공덕에 의지하여 말씀한대로 닦아 행하여 90대겁을 지나 반드시 깨달음을 얻어 생사에서 벗어나리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 곧 수기(授記)를 하셨다.
“너희들 비구는 30아승지겁을 지나서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다. 겁을 난승광왕(難勝光王)이라 이름하고, 나라를 무구광(無垢光)이라 이름할 것이며, 한꺼번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모두 똑 같은 불호(佛號)로서 원장엄간식왕(願莊嚴間飾王)이라 이름하여 10호(號)를 갖추리라.
범왕이여, 이 금광명 미묘한 경전을 만일 바르게만 들어 지니면 큰 위력이 있으리니, 어떤 사람이 백천 대겁에서 6바라밀을 행하여도 방편이 없을 수 있지만 만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이러한 금광명경을 써서 반달씩 간절한 마음으로 써서 읽고 외우면, 바라밀을 닦는 공덕은 이 공덕의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칠 수가 없다.
범왕이여, 그러므로 나는 지금 너로 하여금 닦아 배우고, 생각하고, 받아 지니어, 남을 위하여 널리 설하여 주라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내가 지난 옛적에 보살도를 행할 때에 마치 용감한 병사가 전장터에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듯이, 이와 같은 미묘한 으뜸의 경을 유통하여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또 남을 위하여 풀이해 설명하여 주기 때문이다.
범왕이여, 마치 전륭성왕과 같이 만일 왕이 살아 있을 적에는 일곱 가지 보배가 없어지지 않지만, 만일 목숨이 다하면 가진 일곱 가지 보배가 자연히 없어지는 것과 같다. 범왕이여, 이 금광명 미묘한 으뜸의 경도 만일 세상에 현존해 있으면 위없는 법보가 모두 다 없어지지 않지만, 만일 이 경이 없어지면 곳곳에서 드러나지 않고 사라지게 된다.
이 까닭으로 반드시 이 으뜸의 경에서 마음을 오로지 하여 듣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하여 풀이해 말하여 주고, 남에게 권하여 쓰게 하여서, 정진바라밀을 행하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피로를 꺼리지 않으면 공덕 가운데 제일 훌륭하니, 나의 모든 제자는 반드시 이같이 정근하여 닦아 배워야 한다.”
이 때에 대범천왕이 한량없는 범중, 제석, 사천왕과 모든 야차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은 모두 다 이 금광명 미묘한 경전을 수호하여 유통하기를 원하며 경을 설하는 법사가 만일 모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저희가 꼭 없애주고, 모든 좋은 일만 있게 하며, 몸과 근력이 충실하고 변재가 걸림 없고, 몸과 뜻이 태연하게 해 주겠으며, 그 때에 모여 듣는 이는 모두 안락을 받게 하겠고, 이 나라에 만일 흉년이 들거나 원수와 대적, 아니면 괴물들 때문에 고통과 해를 당하는 일이 있을 적에는 저희들 천중은 모두 옹호하겠습니다.
그 나라 백성이 편안하고 풍년들고 모든 횡액과 재난이 없는 것은 모두 다 저희들 천중의 힘이니, 만일 이 경전에 공양 올리는 이도 저희들이 공경 공양하기를 부처님과 다름없게 하겠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대범천왕과 모든 범중과 사천왕과 모든 야차들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너희들이 매우 심오하고 미묘한 법을 얻어들었고 다시 이 미묘한 으뜸의 경에 마음먹고 옹호하여라. 경을 지닌 이는 가없는 훌륭한 복을 얻을 것이며, 무상정등정각을 빨리 이룰 것이다.”
이 때에 범왕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기뻐하여 받아 지녔다.
11. 사천왕관찰인천품(四天王觀察人天品)
그 때에 다문천왕(多聞天王), 지국천왕(持國天王), 증장천왕(增長天王), 광목천왕(廣目天王)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향하여 부처님 발에 예하고 나서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금광명최승왕경은 모든 부처님이 늘 생각하고, 관찰하며, 모든 보살이 공경하며, 모든 천룡이 언제나 공양하며, 모든 천중이 기쁨을 늘 내며, 온갖 세상을 옹호하는 사천왕들이 찬탄하며, 성문, 독각이 모두 다 받아 지닙니다. 모든 하늘 궁전을 밝게 비출 수 있으며, 온갖 중생에게 훌륭한 안락을 줄 수 있으며, 지옥, 아귀, 방생, 모든 갈래의 고통을 쉬게 해주고 온갖 두려움을 모조리 없애주며, 갖은 원수나 대적이 곧 물러가 흩어지게 하며, 흉년들어 굶주릴 때에는 능히 풍년들게 하며, 유행병과 병고는 모두 깨끗이 낫게 하며, 온갖 재변, 온갖 고통을 모조리 소멸하여 없애줍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금광명최승왕경은 능히 이렇게 저희들을 편안하게 하고 이롭게 하오니, 부처님께서는 대중 가운데서 널리 위하여 연설하시고, 저희들 사천왕과 모든 권속이 이 감로의 위없는 법의 맛을 듣고서 기운과 힘이 충실하여 위엄의 빛이 더욱 더해지고, 정진, 용맹, 신통이 배나 더 늘어났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 사천왕은 바른 법을 닦아 행하고 바른 법을 늘 설하고,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렵니다. 저희들은 저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구반다, 긴나라, 마후라가와 모든 인간의 임금들로 하여금 늘 바른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게 하겠습니다. 모든 나쁜 일은 막아버리고, 갖은 귀신과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 자비심 없는 것은 모조리 멀리 떠나가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 사천왕과 38부 야차대장과 아울러 한량없는 백천 야차와 함께 세상 사람의 눈보다 훨씬 더 깨끗한 하늘 눈으로써 이 남섬부주를 관찰하여 옹호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인연으로써 저희들 모든 왕의 이름을 세상을 위호하는 이[護世者]라고 합니다.
또 다시 이 남섬부주 중에 만일 어떤 임금이 다른 원수의 도둑이 언제나 와서 침로하여 시끄럽게 하거나 또 많은 굶주림 질병이 유행하여 한량없는 백천 가지의 재액이 있을 적에, 부처님이시여, 저희들 사천왕이 이 금광명최승왕경에게 공경 공양하고 만일 어떤 비구법사가 받아 지녀서 읽고 외우면, 저희들 사천왕은 함께 가서 깨우쳐서 그 사람에게 권청하겠습니다. 이 때에 저 법사는 저의 신통 각오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 나라 경계에 가서 이 금광명 미묘한 경전을 널리 펴서 유포하게 하겠습니다. 이 경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 한량없는 백천 가지의 괴로움과 재액으로 하여금 모조리 없어지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모든 임금이 그 나라 안에서 이 경을 가진 비구 법사가 저 나라에 간다면 이 경도 또한 그 나라에 이른 것이라고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때에 저 나라 임금은 반드시 법사 있는 데 가서 그의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하며, 듣고 나서는 기뻐하여야 하며, 저 법사에게 공경 공양하며, 깊은 마음으로 옹호하여 근심, 걱정이 없게 하며, 이 경을 연설케 하여 온갖 백성을 이익되게 하여야 합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경 때문에 저희들 사천왕은 다 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임금과 나라 백성을 위호하여 재난과 근심을 여의고 편안함을 늘 얻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어떤 비구, 비구니, 선남자, 선여인이거나 간에 이 경을 지니는 이에게는 저 임금은 그의 요구함에 따라 공급하고 공양하여 모자람이 없게 하면, 저희들 사천왕은 저 임금과 그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다 편안하고 재앙과 근심을 멀리 여의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는 이가 있거든 임금이 이 사람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고 찬탄하면, 저희들은 반드시 저 임금이 모든 임금 중에서 공경 받고 존중받는 것이 가장 뛰어나게 할 것이오며, 다른 모든 임금이 함께 다 칭찬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중이 듣고 나서 기쁘게 받아 가졌다.
금광명최승왕경 제6권
대당삼장 사문 의정 한역
12. 사천왕호국품(四天王護國品)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사천왕이 금광명경을 공경 공양하여 이 경을 지니는 여러 사람을 잘 위호하겠다는 말을 듣고서 칭찬의 말씀을 하셨다.
“좋고, 좋다. 너희들 사천왕이 벌써 과거세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 계신 데서 공경하고 공양하고 소중히 여기고, 찬탄하여 여러 선근을 심어 바른 법을 닦아 행하며, 바른 법을 늘 설하며,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고 있구나. 너희들은 긴 밤에 모든 중생에게 이익 줄 것을 늘 생각하며, 대자비심을 일으켜서 원하여 안락을 주려 하니, 이 인연으로써 너희들로 하여금 지금 훌륭한 과보를 받게 하였느니라. 만일 어떤 임금이 이 금광명 최승경전에 공경하고 공양하거든 너희들은 반드시 부지런히 수호를 더하여 편안함을 얻게 하여라. 너희 모든 사천왕과 나머지 권속 한량없고 수 없는 백천 야차로서 이 경을 옹호하는 것은 곧 과거세, 미래세, 현세의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옹호하는 것이다. 너희들 사천왕과 나머지 하늘 대중과 아울러 모든 야차가 아수라와 더불어 한 가지로 싸울 때에는 언제나 승리를 얻을 것이다. 너희들이 만일 능히 이 경을 옹호하여 지니면 경의 힘으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 괴로움과 원수와 도둑이나 주림과 모든 질병을 능히 없앨 것이다. 이런 까닭에 너희들은 만일 사부대중이 이 으뜸의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는 이를 보거든, 또한 반드시 부지런한 마음으로 함께 수호를 더하여 괴로움을 없애주고 편안함을 주어라.”
그 때에 사천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금광명최승왕경이 미래세에 만일 어떤 나라의 도시, 시골, 산 숲, 넓은 들, 이르는 곳에 따라 유포될 때에, 그 나라 임금이 이 경전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듣고 칭찬하고 공양하며, 이 경을 지니는 사부대중을 깊은 마음으로 옹호하여 괴로움을 여의게 하면, 이 인연으로써 저는 저 임금과 모든 백성들을 옹호하여 다 편안함을 얻고 근심과 고통을 멀리 여의고 목숨을 더욱 더하게 하고 위엄과 덕을 갖추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저 나라 임금이 사부대중에서 경을 받아 지니는 이를 보고 공경하고 위호하기를 부모같이 하며 온갖 요구하는 것을 모조리 공급하면, 저희들 사천왕은 언제나 수호하며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존경치 않음이 없게 하겠습니다.
이런 까닭에 저희들과 아울러 한량없는 야차 여러 신은 이 으뜸의 경이 유포되는 곳을 따라 몸을 숨겨서 옹호하여 재난이 없게 하겠사오며, 또한 반드시 이 경을 듣는 모든 국왕들을 위호하고 염려하여 그 쇠하는 근심을 덜어 주어 편안함을 얻게 하며, 다른 지방의 원수 도둑은 모두 물러가 흩어지게 하며, 만일 어떤 임금이 이 경을 들을 때에 이웃 나라의 원수 대적이 이런 생각을 일으키어 장차 4병(兵)을 갖추어 저 나라를 파괴하겠다고 하면, 부처님이시여, 이 경의 위신의 힘으로 이웃 적국에는 다른 원수가 생겨 그 경계를 침입하여 혼란을 일으키고 모든 재난이 많고 질병이 유행할 것입니다. 이 때에 왕이 이것을 보고 나서 곧 4병을 거느리고 저 나라로 향하여 쳐서 벌하고자 하면, 저희들은 그 때에 당연히 권속과 한량없고 가없는 야차 모든 신과 함께 각기 스스로 몸을 숨겨 가지고 옹호하여 도와서 저 원수 대적으로 하여금 자연히 항복하게 하여 다시는 감히 와서 그 나라 변경에도 이르지 못하게 할 텐데, 어찌 다시 병정과 창칼로써 서로 싸울 수 있겠습니까.”
이 때에 부처님께서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다. 너희들 사천왕은 곧 이런 경전을 잘 옹호하여라. 내가 과거세 백천 구지 나유타겁 동안에 모든 고행을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일체지를 증득하여 지금 이 법을 설하는 것이다. 어떤 임금이 이 경을 받아 지니거나 공경하고 공양하는 이가 있거든 쇠퇴와 근심을 없애주고 그로 하여금 편안하게 해주고, 또한 도시와 시골을 보호하고 원수 도둑까지도 모두 물리쳐 도망가게 해야 한다. 또한 남섬부주 안에 있는 모든 임금으로 하여금 쇠퇴와 고통과 다툼이 영영 없게 하여라.
사천왕이여, 잘 알아 두라. 이 남섬부주의 팔만 사천의 도시와 시골, 팔만 사천의 모든 임금들은 각각 그 나라에서 온갖 기쁨을 받아 모두 자재함을 얻으며, 갖은 재물과 보배를 풍족하게 가지고 서로 침범하여 빼앗지 말며, 저의 숙세의 인연을 따라 그 과보를 받고, 나쁜 생각을 일으켜 남의 나라를 탐내지 말며, 모두 다 욕심이 적고 즐거운 마음을 낼 것이며, 전쟁을 하여서 얽매이는 고통이 없게 할 것이며, 그 나라의 백성들은 스스로 사람과 즐거움을 내어서 위아래가 화목하여 마치 물과 젖같이 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귀중하게 여기며, 즐겁게 노닐고 장난치며, 자비스럽고 겸양하여 선근을 증장할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써 이 남섬부주가 편안하고 즐겁게 되어 백성은 매우 번성하고 땅은 기름지고, 추위와 더위가 조화롭고 절기가 순서를 어기지 않는다. 해와 달, 별들이 정상적으로 운행하여 이지러지지 않으며, 바람과 비가 때를 잘 맞춰서 모든 재난과 횡액을 벗어난다. 재산과 재물, 보배가 모두 풍족하여 인색한 마음이 없이 언제든지 보시를 하여 10선업을 갖추어 사람이 목숨을 마치면 대부분 천상에 태어나서 천중을 증가시킨다.
대왕이여, 미래세에 모든 임금들이 이 경을 공경하고 공양하고 아울러 이 경을 받아 지니는 사부대중을 소중히 여기고 칭찬할 것이다. 다시 너희들과 모든 권속과 한량없는 백천 야차의 무리를 편안케 하고 이익되게 하려 할 것이다. 이런 까닭에 저 임금은 언제나 이 묘한 으뜸의 경을 받아 들으리라. 이것을 듣게 됨으로써 바른 법의 물, 감로의 좋은 맛이 너희들의 몸과 마음의 세력을 더해주고 정진, 용맹, 복덕 위엄의 빛을 모두 충족시켜 줄 것이다.
이 모든 임금이 만일 간절한 마음으로 이 경을 받아들으면 곧 넓고 크고 희유한 공양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공양함이 된다. 만일 나에게 공양하면 곧 과거세, 미래세, 현세의 백천 구지 나유타 부처님에게 공양하는 것이 된다. 만일 삼세 부처님에게 공양하면 곧 한량없는 공덕의 덩어리를 얻게 된다. 이 인연으로 너희들은 반드시 저 임금의 왕비와 권속들을 옹호하여 쇠퇴와 근심을 없애 주어야 한다. 궁택의 신까지도 늘 안락을 받아 공덕이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게 하고, 이 모든 국왕이 거느린 백성도 또한 갖가지 오욕(五欲)의 즐거움을 받게 하고, 나쁜 일은 모조리 없어지게 해야 한다.”
그 때에 사천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미래세에 어떤 임금이 이러한 금광명경을 즐겨 들어서 자기 몸과 왕후, 왕비와 왕자와 내궁의 모든 시녀들을 보호하고 도시, 지방 궁전이 모두 불가사의하고 최고의 기쁨과 고요함과 즐거움을 얻고, 현세에서는 왕의 지위가 높고 자재하고 창성하며 늘 늘기를 바란다면, 다시 한량없고 가없고 생각하기 어려운 복덕을 받으려면, 또 자기 나라에서 원수 도둑과 모든 근심, 걱정, 재난, 액사가 없기를 바란다면, 부처님이시여, 이러한 임금은 반드시 방일(放逸)하여 마음을 산란케 말고, 꼭 공경을 내어서 지성으로 정중히 하여 이 같은 최승왕경을 받들어야 할 것입니다.
가르침을 듣고자 할 때에는 우선 가장 좋은 궁전으로 왕이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드러나고 트인 장소를 잘 꾸며 놓고 땅에 향수를 뿌리고, 모든 이름난 꽃을 흩어 놓고 훌륭한 설법의 사자를 안치해 놓고, 아름다운 보배로 장식하고, 온갖 보배로 된 일산과 당기, 번기들을 세워 놓고, 값비싼 향을 사르고, 음악을 연주해야 할 것입니다.
그 임금은 그 때에 반드시 깨끗하게 목욕하고 향을 몸에 바르고 깨끗한 새 옷과 모든 구슬 장식을 달고, 작고 나즈막한 자리에 앉아서 잘났다는 생각을 내지 말고 자유자재한 자리를 버리고, 모든 교만을 버려 다정한 마음과 바른 생각으로 이 으뜸의 경을 들으면서 법사가 큰 스승이라는 생각을 내야합니다.
다시 궁 안의 왕후, 왕비, 왕자와 시녀 권속들이 자비하고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내어 기쁘게 서로 보며, 평화스러운 얼굴로 부드럽게 말하고, 자기 몸과 마음에 큰 기쁨이 가득 차 넘치며 이런 생각을 지어야 합니다.
‘내가 지금 생각하기 어렵고 훌륭하고 넓고 큰 이익을 얻었다. 이 으뜸의 경에 지극한 공양을 올릴 것이다.’
자리가 마련된 다음, 법사가 오는 것을 보고는 공경하고 목마르듯, 우러러보는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이와 같이 법사를 맞지 않아서는 안된다. 그때 저 임금은 반드시 순결하고 깨끗한 옷과 갖가지 구슬을 장식하고 스스로 흰 일산과 향과 꽃을 가지고, 군사의 의장을 갖추어서 음악을 성대하게 연주하며, 걸어서 성문 밖에 나가 저 법사를 맞되, 생각을 가다듬어 공경스럽게 길상한 일로 만들어야 하느니라.
사천왕이여, 무슨 인연으로 저 임금으로 하여금 친히 이 같이 공경, 공양을 올리게 하는가. 저 임금이 발을 들었다 발을 내리는 걸음걸음은 곧 이 백천만억 나유타의 여러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고, 섬기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이러한 겁 동안의 생사의 고통을 벗어나고, 다시 미래세 이러한 겁 동안에 전륜성왕의 훌륭하고 높은 지위를 꼭 받을 것이다. 그 걸음걸음을 따라서 또한 현세에서 복과 덕이 더욱 늘고, 자재한 왕이 되어 감응함을 생각하기 어려우며, 모두가 우러러 소중하게 여기며, 한량없는 백천억 겁에 인간, 천상에서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진 궁전을 반드시 수용할 것이며, 태어나는 곳마다 늘 임금이 되어 목숨을 더욱 늘리고, 말과 변재가 분명하게, 인간, 천상이 미덥게 받아 두려워하는 일이 없으며, 크게 이름이 나서 다 함께 우러러보며, 천상과 인간 가운데서 훌륭한 낙을 받으며, 큰 세력을 얻어 큰 위덕이 있고, 몸매가 기묘하고 단정하기 비할 데 없으며, 부처님을 뵙고 선지식을 만나서 한량없는 복덕을 성취하여 구족할 것이다.
사천왕이여, 꼭 알아 두라. 저 모든 임금들이 이와 같은 갖가지 한량없는 공덕 이익을 본 까닭에 으레 스스로 가서 법사를 받들어 맞을 것이다. 혹 1유순이나 내지 백천 유순까지라도 법을 설하는 스님을 부처님이라고 생각하고 성으로 돌아와서도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오늘 석가모니, 여래, 응공, 정등각인 부처님이 나의 궁중에 오셔서 나의 공양을 받으시고 나를 위하여 법문하시면 나는 이 가르침을 듣고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다시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곧 이 백천만억 나유타 여러 부처님을 만나는 것으로 된다. 내가 오늘에 이 갖가지 넓고 크고 훌륭하고 제일가는 미묘한 여러 가지 것으로 과거세, 미래세, 현세의 여러 부처님에게 공양하겠다.
내가 오늘 염마왕의 경계인 지옥, 아귀, 축생의 고통을 영영 뽑아 버리겠다. 그리고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전륜성왕, 제석, 범천왕의 선근종자를 심는 것으로 반드시 한량없는 백천억만의 중생으로 하여금 나고 죽는 고통에서 벗어나 열반의 즐거움을 얻어 한량없고 가없고 생각할 수 없는 복덕을 쌓도록 하겠다. 후궁과 권속과 모든 백성들이 모두 편안함을 입고, 나라가 태평하여 모든 재난이 없고, 독한 재해와 나쁜 사람과 다른 나라의 원수 도둑은 와서 침범하여 소란을 일으키지 않고 근심 걱정은 벗어날 것이다.’
사천왕이여, 꼭 알아 두라. 이 때에 저 임금은 반드시 이와 같이 바른 법을 소중히 여길 것이고, 또한 이 묘한 경전을 받아 지니는 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고 찬탄하여 얻은 선근을 우선 훌륭한 복으로 삼아 너희들과 모든 권속들에게 베풀어 줄 것이다. 저 임금은 큰 복덕, 선업의 인연으로 현세에서 큰 자재를 얻어 위엄의 빛을 더욱 더 늘리고, 상서로운 묘한 상호가 모두 갖추어져 일체 원수 도둑을 능히 바른 법으로써 꺾고 항복 받을 것이다.”
그 때에 사천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어떤 임금이 이 같은 바른 법을 공경하고 이 으뜸의 경을 듣고 아울러 사부대중, 경 갖는 이에게 공경하고 공양하고 소중히 여기고 찬탄하면, 이 때 저 임금은 저희들을 위하여 기쁜 마음을 내게 하고자 한 쪽 가에서 설법하는 곳 가까이에 향수를 땅에 뿌리고 여러 가지 이름난 꽃을 흩어 놓고 처소를 편안히 설치하고 사천왕의 자리를 따로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저희는 저 임금과 같이 바른 법을 들을 것인데, 그 임금이 가진 자신을 이익되게 하는 선근으로 또한 자신의 복도 저희들에게 베풀어 줄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때 저 임금이 설법할 이를 청하여 자리에 올라갈 때에 곧 저희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이름난 향을 사르고 이 경에 공양할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때 저 향의 연기가 극히 짧은 한 순간에 허공으로 올라와서 곧 저희들의 모든 하늘 궁전에 이르며 허공 가운데서 향기의 일산으로 변하여 저희들 모든 하늘 대중이 저 묘한 향기를 맡게 될 것입니다. 향에 금빛이 있어 저희들이 있는 궁전과 범궁이며 그리고 제석, 대변재천(大辯才天), 대길상천(大吉祥天), 견뢰지신(堅牢地神), 정료지대장(正了知大將), 38부 모든 야차신, 대자재천, 금강밀주(金剛密主), 보현대장(寶賢大將), 귀자모신(鬼子母神) 5백 권속, 무열뇌지용왕(無熱惱地龍王), 대해(大海)용왕이 사는 처소에까지 비칠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이러한 무리들이 자기 궁전에서 저 향의 연기가 아주 짧은 한 찰나 동안에 변하여 향기의 일산이 된 것을 보고, 향의 냄새가 향기로움을 맡고, 빛깔의 광명이 두고 온갖 모든 하늘의 신궁에 이른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이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향의 광명은 비단 이 궁전에 이르러서 변하여 향 일산이 되어 큰 광명을 놓을 뿐만 아니라, 저 임금이 손으로 향로를 받들고 여러 가지 이름난 향을 태워 경에 공양하는 것으로 그 향의 연기가 한 순간동안에 삼천대천세계의 백억 개의 해와 달과 백억 개의 묘고산왕, 백억의 4주(洲)에 두루 도달한다. 이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의 궁전 있는 데서, 허공 중에 가득 차 있으면서 가자가지 향 연기가 변하여 구름 일산이 되는데 그 일산은 금빛으로서 천궁을 널리 비출 것이다. 이와 같이 삼천대천세계에 갖가지 향 구름과 향 일산은 모두 이 금광명최승왕경의 위신의 힘이다.
이 모든 임금이 손에 향로를 가지고 경에 공양을 올릴 때 갖가지 향기는 비단 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질 뿐만 아니라, 극히 짧은 한 순간에 또한 시방의 한량없고 가없는 갠지스강 모래알 수와 같은 백천만억의 여러 부처님 나라에 두루 퍼져서, 여러 부처님 위, 허공 가운데서 변하여 향 일산으로 되고 금빛이 널리 비치게 된다.”
이 때 저 여러 부처님이 이 묘한 향을 맡으시고 이 구름 일산과 금빛을 보시고 시방세계의 갠지스강 모래알 수와 같은 여러 부처님이 신통변화를 나타내고 저 여러 부처님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법사를 칭찬하였다.
‘좋고, 좋다. 대장부인 그대는 이 같은 매우 심오하고 미묘한 경전을 능히 널리 유포하니 곧 한량없고 가없고 불가사의한 복덕을 성취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경을 듣기만 하여도 그가 얻는 공덕의 양이 매우 클 것인데 하물며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남에게 부연하여 설명하고, 설한대로 닦아 행함에 있어서랴. 왜냐 하면, 선남자여,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금광명최승왕경을 들은 이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다시 물러서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 때에 시방에 백천구지 나유타 한량없고 무수한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와 같은 다른 여러 부처님의 나라가 있는데 저 여러 나라의 부처님께서 이구동성으로 법상에 앉은 법사를 칭찬하셨다.
‘좋고, 좋구나. 선남자여, 너는 미래세에 정근한 힘으로써 마땅히 한량없는 백천 고행을 닦아 법의 양식을 마련하여 모든 성현의 무리보다 먼저 삼계를 벗어나서 부처가 될 것이다. 반드시 보리수 왕의 밑에 앉아 훌륭하게 장엄하여 삼천대천세계의 인연 있는 중생을 능히 구제하고 무서운 형상의 모든 마군의 무리를 능히 꺾어 항복받아 모든 법의 가장 훌륭하고, 깨끗하고, 매우 심오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이룩할 것이다.
선남자여, 너는 반드시 금강의 평상에 앉아 위없는 모든 부처님이 칭찬하신 12묘행의 매우 깊은 법륜을 굴리고 위없는 가장 큰 법고를 능히 칠 것이며, 위없고 가장 묘한 법의 소라를 능히 불 것이며, 위없고 훌륭한 법의 당기를 세울 것이며, 위없고 가장 밝은 법의 횃불을 능히 밝힐 것이며, 위없는 감로의 법의 비를 능히 내릴 것이며, 한량없는 번뇌의 맺힌 원한을 끊을 것이며,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의 중생들로 하여금 가없는 무서운 큰 바다를 건너서 나고 죽는 끝이 없는 윤회를 벗어나게 하여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부처님을 만나 뵙게 할 것이다.’
그 때에 사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금광명최승왕경은 미래세, 현세에서 이러한 한량없는 공덕을 능히 성취하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임금이 만일 이 경전을 얻어듣고 나면 곧 백천만억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데 이 모든 선근을 심은 것이니, 저 임금을 저는 반드시 보호하고 염려할 것입니다. 다시 한량없는 복덕과 이익을 본 까닭에, 저희들 사천왕과 나머지 권속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신은 자기 궁전에서 이 갖가지 향 연기, 구름 일산의 신통변화를 본 때에 저는 꼭 숨어서 몸을 나타내지 않고 법을 듣기 위하여 이 왕이 깨끗이 장엄한 궁전, 법을 말하는 곳에 꼭 이르겠습니다.
이렇게 범궁, 제석, 대변재천, 대길상천, 견뢰지신, 정료지신대장, 38부 모든 야차, 대자재천, 금강밀주, 보현대장, 귀자모신 5백 권속, 무열뇌지용왕, 대해용왕,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모든 하늘, 야차, 이러한 무리들도 법을 듣기 위하여 모두 몸을 나타내지 않고 저 임금의 훌륭한 궁전에 장하게 꾸민 높은 평상의 설법하는 처소에 이를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 사천왕과 나머지 권속 야차의 모든 신은 모두 한 마음으로 저 임금과 함께 선지식이 되겠습니다. 이 위없는 큰 법시주(法施主)가 감로의 맛으로써 저희를 충족시켜 주었으므로 저희들은 이 임금을 옹호하여 그 쇠퇴와 근심을 덜어주고, 편안함을 얻게 하며, 그 궁전, 도시, 국토의 모든 재앙을 모조리 없애겠습니다.”
그 때에 사천왕이 똑같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어떤 임금이 그 나라에서 비록 이 경이 있지만 유포하지 않고, 마음으로 버려 두고, 설법 듣기를 기꺼워하지 않고, 또한 공양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경을 지닌 사부대중을 보고서도 존중하지 않고 공양하지 않고 결국 저희들과 나머지 권속 한량없는 모든 천중이 이 심오하고 미묘한 법을 듣지 못하게 하고, 감로의 맛을 등지고 바른 법을 유포하지 않고 위엄의 빛과 세력도 없게 하고, 악도의 중생들만 늘리고, 인간, 천상의 중생들을 줄게 해서 생사의 큰 강물에 떨어뜨려 열반의 길을 어긋나게 한다면, 부처님이시여, 저희들 사천왕과 모든 권속과 야차들이 이러한 일을 보고 그 나라를 버리고 보호할 마음이 없어집니다. 비단 저희들만이 이 임금을 버릴 뿐만 아니라 또한 한량없는 국토를 수호하는 모든 큰 선신(善神)도 모조리 버리고 떠나갑니다. 떠나가고 보면, 그 나라에는 반드시 갖가지 재화가 있어 나라의 지위를 잃어버립니다. 온갖 백성은 모두 착한 마음은 없고 오직 번뇌만 있으며 죽이고 성내어 싸우며, 서로 아첨하고 참소하여 무고한 짓만 만들며, 질병이 유행하고 혜성이 자주 나타나며, 두 개의 해가 한꺼번에 뜨고 일식 월식 언제나 있으며, 검고 흰 무지개가 상서롭지 않은 징조를 나타내고, 별이 떨어지고 땅이 움직이며, 우물 안에서 소리가 나오고 모진 비와 나쁜 바람이 시절을 유지하지 않으며, 흉년이 늘 들어 싹이나 열매가 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원수 도둑이 자주 침범하고 약탈해서, 국내의 백성들이 온갖 고통을 받고 어디에도 편안히 머물 곳이 없게 됩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 사천왕과 한량없는 백천의 하늘신과 아울러 국토를 보호하던 모든 옛 선신이 멀리 떠나갈 때에 이러한 한량없는 백천 가지 재해와 변고가 생기게 됩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어떤 임금이 국토를 수호하여 기쁨을 늘 받고자 하거나, 중생이 모두 편안하게 하고자 온갖 외적을 꺾어 항복 받아 자기 나라가 영원히 번성하게 하고자 하거나, 바른 가르침이 세간에 유통하여 고통과 나쁜 법을 모조리 없애고자 하려는 이는, 부처님이시여, 이 모든 국왕은 반드시 이 으뜸의 경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마땅히 이 경을 읽고 외우고 받아 지니는 이를 공경하고 공양할 것입니다. 저희들과 나머지 한량없는 천중은 이 법을 들은 선근의 위력으로써 위없는 감로법의 맛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저희들의 갖은 권속을 더욱 늘리며, 아울러 나머지 천신은 모두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이 임금이 간절한 마음으로 이 경전을 듣고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시여, 대범천과 같이 모든 중생에게 늘 세간, 출세간의 논을 연 설하고, 제석천왕은 다시 갖가지 논을 말하며, 오신통을 획득한 신선도 또한 여러 가지 논을 말합니다.
부처님이시여, 범천, 제석, 오통신선에게 비록 백천 구지 나유타 한량없는 여러 가지 논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나 부처님께서 자비스럽고 불쌍히 여기는 생각으로 인간, 천상의 대중을 위하여 금광명 미묘한 경전을 설하신 것을 앞의 설한 바에 비교하면, 저보다 낫기가 백천 구지 나유타의 곱으로서,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이것으로부터 남섬부주에 있는 임금들이 바른 법으로 세상을 교화할 수 있으며,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능히 주고, 자신과 모든 권속을 위호하여 고통을 없게 하려는 때문입니다. 또 다른 나라의 원수, 도둑이 침범하는 일이 없고, 온갖 악한 일을 완전히 벗어나며, 또한 국토의 재난을 완전히 없애고, 바른 법으로 교화하여 다투거나 싸우는 일이 없게 합니다. 이런 까닭에, 임금들이 각기 그 나라에서 반드시 법의 횃불을 켜서 한량없이 밝게 비추어 천신과 모든 권속들을 더욱 이익되게 합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 사천왕과 한량없는 하늘 신, 야차의 무리와 남섬부주에 있는 하늘 신들은 이 인연으로 인하여 위없는 감로법을 맛보고 큰 위력력 광명을 얻어 구족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온갖 중생이 모두 편안함을 얻으며 다시 미래세 한량없는 백천, 가히 생각할 수 없는 나유타 겁 동안에 기쁨을 늘 받을 것이며, 다시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나서 모든 선근을 심고, 그런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입니다.
이러한 한량없고 가없는 뛰어난 이익은 모두 여래․응공․정등각이신 부처님께서 범천 보다 뛰어난 자비심과 제석천 보다 뛰어난 지혜로써 모든 고행을 닦으심이 오통신선보다 뛰어나 백천만억 나유타곱으로 계산할 수 없는 일입니다.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러한 미묘한 경전을 연설하셔서 남섬부주의 온갖 임금과 모든 백성들로 하여금 세간의 갖은 법식(法式), 나라를 다스리고 사람을 교화하여 권하고 인도하는 일을 밝혀 주셨습니다.
이 으뜸의 경을 유통한 힘으로 때문에 안락함을 널리 얻었습니다. 이들 복리는 모두 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경전에서 널리 유통시킨 자비의 힘인 까닭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인연으로 모든 임금들은 이 묘한 으뜸의 경을 받아 지니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고 찬탄하여야 합니다. 왜냐 하면, 이와 같이 불가사의한 훌륭한 공덕으로 일체를 이익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승경왕이라 이름합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사천왕이여, 너희들 사천왕과 나머지 권속과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 모든 천중이 간절한 마음으로 이 경을 듣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찬탄하는 저 임금을 보면 마땅히 보호하여 그의 쇠퇴와 근심을 없애 주어야 한다. 그러면 너희들도 안락을 받게 하겠다.
만일 사부대중 가운데서 이 으뜸의 경을 널리 유포한다면 인간, 천상 가운데서 불사(佛事)를 하는 것이고 한량없는 중생을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너희들 사천왕이 늘 보호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부대중을, 다른 인연으로 하여금 서로 침범하거나 소란을 일으키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저의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안락하게 하여 이 으뜸의 경을 널리 펴서 유포하여 끊어지지 말도록 하여서 미래세가 다할 때까지 중생을 이롭게 해야 할 것이다.”
그 때 다문천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에게 여의보주다라니법이 있는데, 만일 어떤 중생이 받아 지니기를 즐겨하면 공덕이 한량없고, 제가 늘 옹호하여 저 중생이 고통을 여의고 낙을 얻게 하며, 복과 지혜의 두 가지 양식을 이룰 수 있게 하겠습니다. 받아 지니고자 하는 이는 먼저 이 몸을 옹호하는 주문을 외워야 합니다.”
곧 주문을 설하였다.
나모설시라마나야마하가라자야 타댜타 라라라라 쿠누쿠누 쿠누쿠누 루
南謨薛室囉末拏也莫訶曷囉闍也 怛姪他 囉囉囉囉 矩怒矩怒 區怒區怒 寠
누루누 사파사파카라 카라마하비카라마 마하비카라마 마하카라트 카락
怒寠怒 颯嚩颯嚩羯囉 羯囉莫訶毘羯喇麽 莫訶毘羯喇麽 莫訶曷囉社 曷★
사카락사 도만 살바살★나자 사바하
叉曷★叉 覩漫自稱己名薩婆薩埵難者 莎訶
“부처님이시여, 이 주문을 외우는 이는 반드시 흰줄을 쥐고 일곱 번 외워야 하는데 한번에 한 매듭씩 팔꿈치 뒤에 맵니다. 그 일이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모든 향을 가져야 되는데, 이른바 안식(安息), 전단, 용뇌(龍腦), 소합(蘇合), 다갈라(多揭羅), 훈륙(薰陸) 등을 모두 똑같이 나누어 한 데 화합한 다음, 손으로 향로를 잡고 향을 피워서 공양 올립니다. 깨끗이 목욕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고요한 방에서 신주(神呪)를 외워야 합니다. 나 설실라말나 천왕을 청할 것입니다.”
곧 주문을 설하였다.
나모설실★마나 야 나모다나다야 다네스★ 야 아칼사 아파리미타 다네
南謨薛室囉末拏引也 南謨檀那馱也 檀泥說囉引也 阿揭撦 阿鉢★弭哆 檀泥
스라 파라마 카루니카 살바사트 히타친타 마마 다나마레바라스바
說囉 鉢囉麽 迦留尼迦 薩婆薩埵 呬哆振哆 麽麽己名檀那末奴鉢喇拽撦
★얌아칼사 사바하
碎閻摩揭撦 莎訶
“이 주문을 17번을 외우고 다음에 본 주문을 외워야 한다. 주문을 외우려고 할 적에는 먼저 삼보와 설실라말나 천왕의 이름을 외우고 경례하고 ‘재물을 베풀고, 모든 중생의 구하는 소원을 모조리 성취시켜서 그들에게 안락을 능히 주십시오.’ 이렇게 예경하고 나서 다음에 설실라말나 천왕의 여의말니보심신주를 외우면 중생의 뜻을 따라 안락을 베풀 수 있게 됩니다.”
그 때에 다문천왕이 부처님 앞에서 여의말니보심주를 설하였다.
나모아라트나 트라야야 나모설실★마나 야 마하★★ 야 타댜탸 쉬미
南謨曷喇怛娜 怛喇夜野引 南謨薛室囉末拏引也 莫訶囉闍引也 怛姪他 四弭
쉬미 수무수무 찬다찬다 차라차라 사라사라 카라카라 키리키리 쿠루쿠루
四弭 蘇母蘇母 栴茶栴茶 折囉折囉 薩囉薩囉 羯囉羯囉 枳哩枳哩 矩嚕矩嚕
무루무루 추루추루 사다야아트 마남니트 ★얌안타 다투수바하 나모설시
母嚕母嚕 主嚕主嚕 娑大也頞貪 我名某甲 昵店頞他 達達覩莎訶 南謨薛室
★마나야사바하다나다야사바하 마노라타파리푸리카 야사바하
囉末拏也莎訶檀那䭾也莎訶 曼奴喇他鉢唎脯喇迦引也莎訶
“주문을 받아 지닐 때에 먼저 천 번을 외운 다음에 깨끗한 방 가운데서 고마야[瞿摩 : 암소 똥]를 땅에 발라서 작은 단을 만듭니다. 그리고 때에 맞춰 음식을 먹으며, 한 마음으로 공양 올리고 늘 묘한 향을 피워서 연기를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앞의 심주(心呪)를 외우고 밤낮으로 간절한 마음으로 앞의 심주를 외우되 자신의 귀로서만 듣고, 남은 알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이 때 선니사라는 설실라말나 천왕의 아들이 동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곳에 이르러 물을 것입니다.
‘어째서 우리 아버지를 부르느냐’고.
이렇게 답하라.
‘내가 삼보에게 공양하는 일 때문에 재물이 필요하니, 원컨대 반드시 베풀어주십시오.’
이 때 선니사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아버지 있는데 돌아가서 그 아버지에게 여쭙습니다.
‘지금 착한 사람이 지성으로 삼보를 공양하려 하나 재물이 부족하여 호소합니다.’
그의 아버지는 말합니다.
‘너는 빨리 가서 날마다 저 사람에게 일백 카르샤파나(인도 화폐 단위)를 주라.’
그 주문 지니는 이는 이 모습을 보면 일이 성공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드시 깨끗한 방에 거처하면서 향을 피우고 눕되, 침상 곁에 한 향 광주리를 두어야 합니다. 날이 새어 밝을 적마다 그 광주리 속을 들여다보아서 구하는 물건을 얻어 가집니다. 물건을 얻을 때마다 날마다 삼보에게 향기로운 꽃과 음식으로 공양하고 아울러 가난한 사람에게도 보시하여 하나도 남김없이 다 써야 합니다.
모든 중생에게 자비심을 내고 성내고 속이고 아첨하고 해칠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진심을 일으키면 곧 신기한 효험을 잃을 것이니, 언제든지 마음을 잘 지키어 화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 이 주문을 지닌 사람은 날마다 다문천왕과 남녀 권속을 생각하고 칭찬하고 찬탄하며 항상 10선(善)으로 함께 서로 돕고 저 하늘들로 하여금 복력을 더하게 하고 모든 선이 널리 이르러서 보리의 곳을 증득하게 해야 합니다.
저 모든 하늘 대중이 이 일을 보고 나서, 모두 크게 기뻐하며 함께 와서 주문 갖는 이를 옹호합니다. 또 주문을 지닌 자는 목숨이 길고 멀어져서, 한량없는 세월을 지날 것이며, 삼악도의 고통을 영원히 벗어나고, 언제나 재난이 없으며 또한 여의 보배의 구슬과 땅 속에 파묻힌 보배를 얻을 것입니다. 신통하고 자유자재하여 소원을 모두 성취할 것입니다. 만일 벼슬의 영화를 구하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또한 모든 날짐승과 들짐승의 말을 알아듣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저 자신의 나타남을 보고자 하면 매달 8일이나 혹 15일에 흰 천 위에 부처님의 형상을 그리고 반드시 나무 아교를 써서 여러 가지 채색으로 장식해야 하고, 그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8계를 받아야 합니다. 부처님 왼 편에는 길상 천녀의 몸을 그리고 부처님 오른 편에는 저 다문천의 모양과 남녀 권속의 무리를 그려서 앉는 곳에 모셔 놓고 모두 여법히 해야 할 것입니다. 꽃을 펴놓고, 여러 가지 이름난 향을 피우며 등을 켜서 밝은 빛을 계속하여 밤낮을 쉬지 않고 훌륭한 음식과 갖가지 진기한 것으로 은근하고 진중한 마음을 발하여 때 맞춰 공양하고 신주를 가지면서 가벼이 여기는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나를 청해 부르려거든 꼭 이 주문을 외워야 합니다.”
나모쉬리칸나야 붓다 야 나모설실라마나야 약사라자 야 마하라자 아디
南謨室利健那也 勃陀引也 南謨薛室囉末拏也 藥叉囉闍引也 莫訶囉闍 阿地
라자야 나마쉬리★예 마하데볘 ★ 타댜타 트라트라 투루투루 마라마라
囉闍也 南麽室唎耶裔 莫訶提弊引裔 怛姪他 怛囉怛囉 咄嚕咄嚕 末囉末囉
★숫디★슛디 하나하나 마니카나카 바즈라설유리야 묵티카릉크르타 샤
★★吐★★吐 漢娜漢娜 末尼羯諾迦 跋折囉薛琉璃也 目底迦楞訖★哆 設
리라야 ★ 살바살타★★카마설실★마나 쉬리야데비 프라바야 에히에히
唎囉裔 蒲引薩婆薩埵呬哆迦摩薛室囉末拏 室唎夜提鼻 跋★婆也 醫呬醫呬
마비람바 구르나구르나프 ★샤프라샤 다타히마마 아막카나마샤
磨毘藍婆 瞿★拏瞿★拏★麻八反 喇娑★喇娑 達䭾呬麽麽 阿目迦那末寫自稱己名
★리샤나카마샤다라샤난 마마마나 파라하라다야 사바하
遠★設那迦末寫達哩設南 麽麽末那 鉢喇曷囉大也 莎訶
“부처님이시여, 내가 만일 이 주문 외우는 사람을 보고, 다시 이렇게 성대하게 공양하는 것을 보면 곧 자비하고 기쁜 생각을 내서 나는 곧 몸을 변하여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나거나 혹은 늙은 비구 모습을 지어서 손에 여의마니보주와 아울러 금주머니를 가지고 도량 안에 들어서서 몸을 공경스럽게 나타내고 입으로 부처님 이름을 부르면서 주문 가지는 이에게 말할 것입니다. ‘네가 구하는 대로 따라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 숲 속에 숨거나, 보배구슬을 만든다거나 여러 사람의 총애를 받고자 하거나 금, 은 등 물건을 구하거나, 모든 주문을 지니려 하면, 모두 영험이 있게 해주겠다.
혹은 신통력과 장수, 훌륭한 묘락을 얻고자 하더라도 마음에 맞지 않음이 없게 하겠다.’ 내가 이제 잠깐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만일 다시 나머지를 구하더라도 모두 소원을 따라 모조리 보배 곳집의 다함 없는 것과 공덕의 다함이 없음을 성취하여 얻게 하겠습니다.
가령 해와 달이 땅에 떨어지고, 땅덩이가 어떤 때에 옮겨지더라도 나의 이 진실한 말은 결국 헛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편안함을 얻고 마음이 따라 기쁠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 이 으뜸의 경을 받아 지니며 읽고 외우는 이가 이 주문을 외울 때 빨리 성취할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이제 저 가난하고 곤궁하고 액이 많고 고통이 있는 중생을 위하여 이 신주를 설하여 큰 이익을 얻게 하고 모두 풍부하고 기쁘고 자재하여 근심이 없게 하고, 내지 형상이 다하여 마치도록 저는 반드시 이 사람을 옹호하고 따라 다니면서 재난을 없애 주고, 또한 금광명최승왕경을 가져 유통하는 이와 주문 갖는 사람으로 하여금 일백 걸음 안에서 광명이 밝게 비추고, 나의 갖은 일천 야차신도 또한 늘 시위하는데 따라서 부리고자 하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없게 하겠습니다. 제가 진실한 말을 이야기하고 거짓됨이 없다는 것은 오직 부처님께서 증명하여 알고 있습니다.”
이 때 다문천왕이 이 주문을 설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다. 천왕이여, 너는 온갖 중생의 가난, 곤궁, 고통의 그물을 능히 찢어 깨뜨려 버리고 풍부하고 즐거움을 얻게 하려고 이 신주를 설하여 다시 이 경으로 하여금 널리 세상에 행하게 하는구나.”
이 때 4천왕이 모두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한 쪽 어깨를 드러내고 두 발에 정례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 공경하여 묘한 게송으로써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부처님의 얼굴은 마치
깨끗한 보름달 같고
또한 천 개의 태양이
밝은 광명을 놓은 것과도 같네
깨끗한 눈의 깊고 넓음이
마치 푸른 연꽃과 같고
치아는 하얗고 고르니
마치 흰 옥빛을 내네
부처님의 공덕
끝없는 큰 바다 같아
한없는 묘한 보배
그 바다 속에 가득하네
지혜와 덕의 물은
고요하여 언제나 차서 넘치고
백 천의 훌륭한 정(定)
모두 다 거기에 가득
발바닥의 바퀴 문양
모두 장엄하게 또렷하고
바퀴와 천 개의 살은
모조리 편편하게 가지런하네
손발의 무늬 그물
두루 장엄하시어
마치 거위 왕의
발의 모양을 갖추셨네
부처님 몸의 빛
금산과도 같아
청정하고 훌륭하심
짝 될 이 없네
또한 수미산과 같이
공덕이 원만하고,
그런 까닭에 나는 이제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절합니다
상호는 허공 같아
헤아릴 수 없으며
천 개의 맑은 달이
광명 놓는 것보다 더하네
모두 다 아지랑이 눈 홀림 같아서
생각해 알아낼 도리 없어
그래서 나는 지금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절합니다
그 때에 사천왕이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니, 부처님께서도 게송으로써 답하셨다.
이 금광명최승경은
여래가 설하셨네.
너희들 사천왕은 늘 옹호해
용맹, 불퇴의 마음 내어라
이 묘한 경 매우 깊어서
온갖 중생에게 낙을 준다네
저 중생들 편안한 까닭에
언제나 남섬부주에 유통하느니
이 대천세계 중의
온갖 중생의 무리
아귀, 방생과 지옥
이런 고통갈래 모두 없애고
이 남섬부주의 모든 임금과
그 나머지 온갖 중생
경의 위력으로 늘 기쁘고
모두 옹호 받아 편안히 사네
또한 이 가운데 모든 중생에게
병고는 없애주고 도둑은 없게
이 나라에 경 널리 편 힘을 입어서
편안하고 풍족하고 괴로움 없네
누구든지 이 경을 받아 들어
존귀와 재리를 구하고자 하면
나라는 풍년들어 다툼이 없고
마음대로 소원 다 이루리
다른 나라 도둑을 물리쳐
자기의 국토는 언제나 평온하고
이 경의 힘으로 말미암아
모든 고통 여의고 근심, 두려움 없네
보배나무가 집안에 있어
온갖 좋은 물건 능히 내놓듯
이 경전도 또한 그러해
임금에게 훌륭한 공덕 능히 주네
마치 맑고 서늘한 물이
주림 목말음 모든 번열 없애주듯
이 최승왕경도 그러하여
복을 즐기는 이에게 마음 만족하게
사람이 방에 보배 광주리 가져서
수용함에 따라 맘대로 되듯
이 경도 또한 그러하여
복덕이 마음 따라 부족함 없네
너희들 천주와 천중들아
반드시 이 경에 공양하리라
만일 가르친 대로 경을 받들어 가지면
지혜와 위신 모두 구족하리
현세 시방의 온갖 부처님
이 경을 다 함께 보호하면서
읽고 외우고 지니는 것 보시면
착하다 희유하다 칭찬하시네
누구든지 이 경을 잘 들어
몸과 마음 뛰놀며 환희심 내면
언제나 백 천의 야차 무리가
따라다니며 이 사람 옹호하리
이 세계의 모든 천중들아
그 수효 한량없이 생각조차 못해
모조리 이 경을 들어 받아서
기뻐하여 지키며 물러서지 않네
어떤 사람이고 이 경 들으면
위력과 용맹이 늘 자재하리
온갖 인천 대중 늘어가고
쇠하는 고통 여의고 광명 더하네.
그 때에 사천왕이 이 게송을 듣고 나서, 기뻐 뛰놀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옛적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일찍이 이러한 깊고 미묘한 법은 들어보지 못하였나이다.”
마음에 슬프고 기쁜 생각이 나서 눈물이 흘러 온 몸을 떨면서 생각할 수 없는 희유한 일을 증득하였다. 하늘의 만다라 꽃, 마하만다라 꽃으로써 부처님 머리 위에 흩어서 이 훌륭한 공양을 부처님에게 올리고 나서,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 사천왕은 각각 5백 야차의 권속을 두었는데, 언제나 곳곳에서 이 경과 설법사를 반드시 옹호하고 지혜의 광명으로써 도와 옹호하겠습니다.
만일 이 경에서 어떤 글귀나 글 뜻을 잊었으면 저희가 모두 저로 하여금 기억하고 생각케 하여 잊어버리지 않게 하겠습니다. 아울러 다라니, 훌륭한 법문도 함께 구족함을 얻게 하겠습니다. 다시 이 최승왕경 있는 곳에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널리 퍼뜨려 유포하여 쉽게 사라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대중 가운데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중생이 모두 큰 지혜와 총명과 변재를 얻었고, 한량없는 복덕을 얻었으며, 모든 근심과 걱정을 여의었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냈으며, 여러 논의를 잘 밝히고 해탈의 길에 올라 다시는 물러서지 않고 빨리 보리를 증득하였다.
금광명최승왕경 제7권
대당삼장 사문 의정 한역
13. 무염착다라니품(無染着陀羅尼品)
그 때에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법문이 있다. 이름이 무염착다라니인데, 이것은 여러 보살의 수행법이고, 과거세의 보살들이 받아 지닌 것인 만큼 보살의 어머니다.”
사리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다라니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다라니라는 것은 방위와 처소가 아니며 방위와 처소가 아닌 것도 아닌 것입니다.”
부처님은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사리자여, 너는 대승에 입문하여 대승을 믿어 깨달아 대승을 소중히 여기는구나. 네 말대로 다라니라는 것은 방위와 처소가 아니며, 방위와 처소 아님도 아니며, 법이 아니며, 법 아님도 아니며, 과거세도 아니며, 미래세도 아니며, 현세도 아니며, 사(事)가 아니며, 사 아님도 아니며, 연(緣)이 아니며, 연 아님도 아니며, 행(行)이 아니며, 행 아님도 아니며, 법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또한 법이 멸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보살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이 다라니에서 법의 공용, 바른 길, 도리, 세력으로 안립되어 있는데, 곧 모든 부처님의 공덕이고, 모든 부처님의 금계(禁戒)요, 모든 부처님의 배우신 바요,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뜻이요, 모든 부처님의 나신 곳이니라. 그러므로 이름을 무염착다라니 가장 묘한 법문이라고 한다.”
이 말씀을 듣고 사리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이 다라니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만일 모든 보살이 더없는 깨달음에 확고히 머물러 있다면 더는 물러서지 않고, 바른 소원을 성취하고 의지할 바가 없게 되고, 타고난 변재가 있어서 희유한 일을 이루고, 성도(聖道)에 편히 머물게 될 것입니다. 모두 이 다라니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다. 네 말한 것과 같으니라. 만일 보살로서 이 다라니를 얻은 이는 마땅히 이 사람과 부처는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보살에게 공양하고 소중히 여기고 모시고 공급(供給)하는 것은 마땅히 알라. 곧 이 부처님에게 공양하는 것이니라.
사리자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다라니를 듣고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믿음을 낸 이에게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부처님과 다름이 없게 하여라. 이 인연으로 위없는 과보를 얻으리라.”
이 때에 부처님께서 곧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타댜타 산다라니 아파다라니 수삼바★티시타★ 수나마 수프라티시타★
怛姪他 刪陀喇儞 嗢多喇儞 蘇三鉢囉底瑟恥哆 蘇那麽 蘇鉢喇底瑟恥哆
비자야 발라 사티야 프라티신쟈 수아 ★하 신쟈나마티 우파다니 아바나
鼻逝也 跋羅 薩底也 鉢喇底愼若 蘇阿 嚧訶 愼若那末底 嗢波彈儞 阿伐那
마티 아비시★니 아비비야카라 수바 파티 수★시니타 바훔군자 아
末底 阿毘師彈儞 阿鞞毘耶訶囉 輸婆 伐底 蘇尼室唎多引 薄虎郡社引 阿
비파다 사바하
毘婆䭾引 莎訶
부처님이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무염착다라니 구(句)는 어떤 보살이 확고히 믿고 바로 받아 지니면 이 사람은 한 겁이건 백겁이건 천겁이건 백천겁이건 바른 소원이 다 없어지지 않으며 그의 몸은 칼, 몽둥이, 독약, 물, 불, 맹수의 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 하면, 사리자여, 무염착다라니는 이 과거세의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며, 미래세의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며, 현세의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니라.
사리자여, 만일 또 어떤 사람이 10아승지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에 가득 찬 칠보로 모든 부처님에게 받들어 보시하고, 훌륭한 의복과 음식으로 공양하여 무수한 겁을 지나고, 또 어떤 사람은 이 다라니에서 겨우 한 구(句)라도 받아 가지는 이에게 생기는 복은 저보다 곱절이나 많다. 왜냐 하면, 사리자여, 이 무염착다라니의 매우 깊은 법문은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인 까닭이니라.”
사리자와 대중들이 이 법문을 듣고 나서 모두 크게 기뻐하여 다 받아 지니기를 원하였다.
14. 여의보주품(如意寶珠品)
그 때에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여의보주라는 다라니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온갖 재난을 완전히 벗어나고 또한 모든 나쁜 우뢰와 번개를 막을 수 있느니라. 과거세의 모든 부처님도 함께 말씀하신 것이다. 내가 지금 이 경 가운데서 또한 너희들 대중을 위하여 베풀어 설명하여 인간, 천상에게 큰 이익이 되게 하며, 세간을 불쌍히 여겨 온갖 사람을 옹호하여 안락을 얻게 하리라.”
이 때에 모든 대중과 아난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각각 지성스럽게 부처님을 우러러 보며 신묘한 주문을 들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동방에 아가다라는 광명번개임금[光明電王]이 있고, 남방에 샤도르라는 광명번개임금이 있고, 서방에 주타푸라바라는 광명번개임금이 있고, 북방에 수타마니라는 광명번개임금이 있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 중에 이러한 번개임금의 이름과 방위와 처소를 아는 이는 곧 온갖 두려운 일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다. 모든 재난과 횡액이 모조리 사라져 없어질 것이다. 만일 사는 데 사방의 번개임금의 이름을 써 붙이면 거처하는 곳에는 천둥이나 번개의 무서움이 없고, 또한 재액과 모든 장애와 번뇌가 없으며, 때아닌 불행한 일을 모조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에 부처님은 곧 주문을 말씀하셨다.
타댜타 니미 니미 니미 니민다리 트리로가 로카니 트리수라파니 라크샤
怛姪他 儞弭 儞弭 儞弭 尼民達哩 窒哩盧迦 盧羯儞 窒哩輸★波儞 曷★叉
라크샤
曷★叉
‘나 아무개가 가지거나 여기 있는 모든 두려움과 고통, 천둥번개, 벼락, 내지 불행한 일들은 모조리 멀리 벗어나게 하소서. 사바하(莎訶)’
그 때에 관자재보살마하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내가 또한 지금 부처님 전에서 여의보주신주를 간략히 이야기하겠습니다. 모든 인간, 천상에서 큰 이익이 되고 세간을 불쌍히 여겨 온갖 사람을 옹호하여 안락함을 얻게 하며, 큰 위력이 있고 구하는 것이 뜻대로 되게 합니다.”
곧 주문을 설하였다.
타댜타 가테 비가테 나가테 프라티아르 바라테 미트르 슈데 묵테비
怛姪他 喝帝 毘喝帝 儞喝帝 鉢喇窒體雞 鉢喇底丁履反蜜窒★ 戌提 目羝毘
말르 바라바사 안다 판다 슈톄 판다★바시니 하★칸타
末麗 鉢喇婆莎蘇活反★ 安茶入聲 ★般茶★平聲 稅帝 般茶囉婆死儞 喝★羯茶引
리 카필리 핑가라악시 다디무키 라크샤 라크샤
★ 劫畢麗 氷揭羅惡綺 達地目企 曷★叉 曷★叉
‘나 아무개와 이곳에 있는 모든 무서움과 갖은 고통과 내지 불행한 일들을 완전히 벗어나고, 죄악의 일을 보지 말고 언제나 성 관자재보살의 대비위엄의 빛이 위호하고 염려하기를 바랍니다. 사바하(莎訶)’
그 때에 집금강비밀주보살(執金剛秘密主菩薩)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도 이제 다라니주문을 설하겠습니다. 그 이름은 무승(無勝)입니다. 모든 인간, 천상에서 큰 이익이 될 것이며, 세간을 어여삐 여겨 온갖 중생을 옹호하는 큰 위력이 있으며, 구하는 것을 뜻대로 되게 합니다.”
곧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 무니무니 무니네 마티마티 수마티 마하마티 하하하 마브 하이나
怛姪他 母儞母儞 母尼★ 末底末底 蘇末底 莫訶末底 呵呵呵 磨婆 以那
스티테 파아 발절라파아니 아함 시리차 사바하
悉底帝引 波跛 跋折★波儞 惡★火含反 姪★茶上 莎訶
“부처님이시여, 저의 이 신주를 이름하여 무승옹호(無勝擁護)라고 합니다. 만일 어떤 남녀가 일심으로 받아 지니고, 쓰고 읽어 외우고 기억하여 잊지 않으면, 저는 밤낮으로 이 사람을 늘 옹호하여 온갖 무서움과 내지 억울한 죽음까지 모조리 벗어나게 하겠습니다.”
그 때에 사바세계의 주인 범천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하고 공격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도 또한 다라니 미묘한 법문이 있는데 모든 인간과 천상에서 큰 이익이 되며, 세간을 불쌍히 여겨 모든 사람을 보호하며, 큰 위력이 있어서 구하는 것이면 원대로 되게 합니다.”
곧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 힐리 밀리 딜리 사바하 바라마프르 바라마마니 바라마갈베
怛姪他 醯哩 弭哩 地哩 莎訶 跋囉★魔布★ 跋囉★麽末泥 跋囉★麽揭鞞
섭파샴스티르 사바하
補澁跛僧悉怛★ 莎訶
“부처님이시여, 나의 이 신주를 이름하여 범치(梵治)라고 합니다. 이 주문을 가진 이는 이를 모두 옹호하여서 근심과 모든 죄업과 내지 억울한 죽음을 완전히 벗어나게 하겠습니다.”
그 때에 제석천주(帝釋天主)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도 또한 다라니가 있는데 이름이 바자르사니라고 합니다. 이 대명주(大明呪)는 온갖 두려움과 액난과 내지 억울한 죽음 등을 벗어나게 하여 모두 멀리 떠나게 하며, 고통은 없애고 즐거움을 주며, 인간과 천상을 이익되게 합니다.”
곧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 비니 바리니 반다마단데마니네티 니고리 찬달리 찬다리 마탕기
怛姪他 毘儞 婆喇儞 畔陀麽彈滯磨膩儞★ 爾瞿哩 健陀哩 旃茶哩 摩登耆上
푸카시 사라프라부하 히나마티아 타마 웃타라니 마하라니 다라니
卜羯死 薩囉跋★鞞去 呬娜末低 答麽 嗢多喇儞 莫呼喇儞 達喇儞 쿠차크라바크 샤바리 샤바리 사바하
計斫羯囉婆★ 捨伐哩 奢伐哩 莎訶
그 때에 다문천왕, 지국천왕, 증장천왕, 광목천왕이 똑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도 이제 또한 신주가 있는데 이름이 시일체중생무외(施一切衆生無畏)입니다. 모든 고통 받는 사람들을 늘 옹호하여 안락을 얻게 하고 목숨을 연장하게 하며, 모든 근심과 고통을 없게 하고 내지 횡사를 모조리 벗어나게 합니다.
곧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프스페 스프스페 두마파리하르 아리아파리샤시데 산티니 묵테
怛姪他補澁閉 蘇補澁閉 度麽鉢喇呵★ 阿★耶鉢喇設悉帝 扇帝涅 目帝
맘가리에스투테 실★비테 사바하
忙揭例★覩帝 悉哆鼻帝 莎訶
그 때에 다시 말라사용왕(未那斯龍王), 전광용왕(電光龍王), 무열지용왕(無熱池龍王), 전설용왕(電舌龍王), 묘광용왕(妙光龍王) 등의 큰 용왕이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도 또한 여의보주다라니가 있는데, 나쁜 번개를 능히 막고, 모든 무서움을 없애며, 인간과 천상에서 큰 이익이 되며, 세간을 불쌍히 여겨 온갖 사람을 옹호하고, 큰 위력이 있어 구하는 것은 원대로 되며, 내지 횡사를 모조리 멀리 여의고 온갖 독약은 모두 없애며, 온갖 조작하는 저주와 상스럽지 않은 일은 모두 덜어서 없애게 합니다. 제가 이제 이 신주를 부처님께 받들어 드리오니 불쌍히 여겨 자비로 받아 주시기를 오로지 원할 뿐입니다. 저희들로 하여금 이 용취(龍趣)를 벗어나서 간탐을 영영 버리게 하여주십시오. 이 간탐으로 말미암아 나고 죽는 가운데서 모든 고통을 받으니 저희들은 간탐의 종자를 끊기를 원합니다.”
곧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 아찰르 아말르 아므리테 아크샤예 아부하예 프냐파라야프트 사
怛姪他 阿折★ 阿末★ 阿蜜★諦 惡叉裔 阿弊裔 奔尼鉢唎耶栗諦 薩
바파파 프라샤마니예 사바하 아리예판두 스파니예사바하
婆波跛 鉢唎苫摩尼裔 莎訶 阿離裔般豆 蘇波尼裔莎訶
“부처님이시여,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입으로 이 다라니 명주(明呪)를 말하거나 경권(經卷)을 쓰거나 받아 지니거나, 읽거나 외우거나 공경 공양하는 이는 천둥, 번개, 벼락과 모든 두려움, 고통, 근심이 없을 것이고 내지 횡사를 모조리 멀리 여일 것이며, 갖은 독약, 저주, 방자와 사람을 해치는 호랑이, 사자, 독한 뱀 내지는 모기까지라도 모두 해하지 못합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널리 말씀하셨다.
“좋고, 좋다. 이 신주(神呪)들은 모두 큰 힘을 가져서 중생이 마음으로 바라는 일들이 모두 원만하게 하여 큰 이익이 얻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극한 마음으로 하지 않을 때는 제외된다. 그대들은 의심치 말아라.”
이 때 모든 대중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기쁘게 믿고 받들었다.
15. 대변재천녀품(大辯才天女品) (1)
그 때에 대변재천녀가 대중 가운데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처님 발에 절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법사 중에서 이 금광명최승왕경을 말하는 이는 제가 반드시 그에게 지혜를 더하게 해주겠으며 장엄과 변재를 갖추게 하겠습니다. 만일 저 법사가 이 경 가운데 글자나 글귀 뜻에 잊어버린 것이 있으면 모두 기억하여 능히 잘 깨닫도록 하겠고, 다시 걸림 없는 다라니 총지(摠持)를 알려 주겠습니다.
또 이 금광명최승왕경은 저 중생이 벌써 백 천 부처님 계신 데서 모든 선근을 심었으므로 늘 받아 가지는 이를 위하여 남섬부주에서 널리 유포되어 빨리 숨어 없어지지 않게 될 것입니다.
또 이 경전을 듣는 이로 하여금 모두 생각할 수 없는 변재와 다함이 없는 큰 지혜를 얻게 하고, 여러 가지 견해를 잘 알고 모든 기술을 능히 알도록 해 주겠습니다. 나고 죽는 데서 벗어나 속히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겠습니다. 현세에서는 목숨을 더하게 하고, 사는 데 필요한 기구를 모두 원만하게 받도록 해 주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꼭 이 경을 지니는 법사와 이 경전을 듣기를 좋아하는 이를 위하여 그 주문과 약과 목욕하는 법을 말하겠습니다. 저 사람이 가진 나쁜 본성과 재변(災變), 처음 태어나면서 가진 본성과 어긋남과 질병의 고통, 싸움, 전쟁, 나쁜 꿈, 귀신, 방자, 도깨비, 저주, 횡사, 이러한 모든 악의 장애와 재난을 모조리 없애겠습니다. 모든 지혜 있는 이는 반드시 이런 목욕하는 법을 가져야 합니다.
마땅히 향기로운 약 서른 두 가지 맛을 취해야 합니다. 이른바 창포(바쟈)․우황(고로자나)․목숙향(세바리카)․사향(마하바가)․웅황(마나씨라)․합혼수(合昏樹, 시리사)․백급(白及,인드라하스타)․궁궁(弓窮,샤마카)․구기근(사미)․송지(松脂, 스리버비타카)․계피(트바쟈)․향부자(무스타)․침향(아가루)․전단(잔다나)․영능향(타가라)․정자(丁子, 사구자)․울금(鬱金, 쿤구마)․바율고(婆律膏, 가라바)․위향(葦香, 나라담사)․죽황(竹黃, 고로자나)․세두구(細斗蔲, 수쿠마라)․감송(甘松, 미시)․곽향(藿香, 파트나)․모근향(茅根香, 우시라)․질지(叱脂, 살라키)․애납(艾納, 사일네야)․안식향(安息香, 구굴라)․개자(芥子, 사르사파)․마근(馬芹, 소피그니)․용화수(龍花鬚, 나가케살라)․백교(白膠, 사르자라사)․청목(靑木, 크스다)이다. 모두 똑 같이 분량을 나누어 귀수별의 직성날에 모여 방아에 찧어 체로 쳐서, 그 향 가루를 가지고 반드시 이 주문으로써 외우기를 108번을 채우라.”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 수크리티 크리티크리티카마탈르 잔★카라티 우카라티 인드라갈
怛姪他 蘇訖栗帝 訖栗帝訖栗帝劫摩怛里 繕怒羯囉滯 郝羯喇滯 因達囉闍 리니 샤카란트 바차실르 아반티카시 케나쿠두쿠두 카카빌르 카필르 카
利膩 鑠羯★滯 鉢設姪★ 阿伐底羯細 計娜矩覩矩覩 脚迦鼻★ 劫鼻★ 劫
필르카필라마티 실라마티산디두라마티리 파바카밤칠르 시레실르 사
鼻★劫毘囉末底丁里反 尸羅末底那底度囉末底哩 波伐雉畔稚★ 室★室★ 薩
타스티스테 사바하
底悉體羝 莎訶
만일 법에 맞게 목욕하려거든
반드시 사방 팔꿈치 여덟 길이의 단(壇)을 세우라
고요하고 편안한 곳에
구하는 일만 생각하고 마음 설레지 말라
쇠똥을 발라 단을 만들고
꽃을 그 위에 뿌리라
금이나 은으로 만든 깨끗한 그릇에
맛좋은 젖 꿀을 담아 놓고
단의 사방에 문을 내고
네 사람을 시켜 늘 문을 지키게 하며
동자 넷을 몸 단장시켜
네 구석에서 물병을 가지고 있게
여기에 안식 향을 늘 피우고
다섯 가지 소리의 음악 안 끊기게
깃발과 일산으로 장엄하고
비단 깃대를 단 마당 네 귀에 늘 달아 두라
다시 단 마당 안엔 거울을 두고
단 네 귀퉁이에는 칼 화살을 각각 네 개씩
단 마당 한 복판엔 큰 동이 묻고
누판(漏版)을 그 위에 놓아
만들어 놓은 향 가루 끊는 물에 타서
단 마당 안에 모셔 두라
이렇게 모두 설비한 뒤에
주문을 외우며 단을 결성하라
경계를 정하는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 안라크 나야네거 힐르밀르 길르 키킬르사바하
怛姪他 頞喇計 娜也泥去 呬★弭★ 祗★ 企企★莎訶
이렇게 경계를 정한 뒤에
바야흐로 단 마당 안에 들어가
물에 대고 주문 21번 쳐서
그 물을 사방에 뿌리라
다음에 향 탕에 주문 외우되
108번을 꼭 채우라
사변에 장막을 단단히 치고
그런 뒤에 몸을 씻어 목욕하여라
물에 대고 하는 주문과 향탕에 대고 하는 주문은 이러하다.
타댜타 수가티 비가티 비가차바데 사바하
怛姪他一 索揭智貞勵反下同二 毘揭智三 毘揭荼伐底四 莎訶五
“만일 목욕이 끝나면, 그 목욕한 물과 제단에서 공양한 음식은 강이나 못 안에 버리고, 그 나머지는 다 챙겨서 거두어 둡니다. 이렇게 목욕하고 난 다음, 바야흐로 깨끗한 옷을 입고 제단에 나와 깨끗한 방안에 들어갑니다. 주문 법사는 그로 하여금 큰 서원을 하게 하여, 모든 악을 영영 끊고 모든 선을 늘 닦게 하며, 모든 중생에게 대비심을 일으키게 해야 합니다. 이 인연으로써 마음대로 생기는 한량없는 복의 과보를 얻겠다고 다짐하도록 합니다.”
게송을 말하였다.
만일 모든 중생이 병이 나서
여러 가지 약을 써도 낫지 않거든
이렇게 목욕하는 법에 의지하고
또 이 경전을 외우라
밤낮으로 생각을 놓지 말고
오로지 은근히 신심만 내라
근심 고통은 다 없어지고
가난에서 벗어나 재물이 풍족하리
사방의 별들과 해와 달
위신(威神)이 옹호하여 목숨 늘리고
길하고 편하고 복덕이 더해져
재난과 액난은 모조리 없어지리
“다음에 몸을 위호하는 주문 37번을 외우라.”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 사메 비사메 사바하 수가테비가테 사바하 비가타 바티 사스바사
怛姪他 三謎 毘三謎 莎訶 索揭滯毘揭滯 莎訶 毘揭茶亭耶反伐底 莎訶娑
가라 삼부다야사바하 스칸다 마타야 사바하 닐라칸타야 사바하 아파라
揭囉 三步多也莎訶 塞建陀 摩多也 莎訶 尼★建佗也 莎訶 阿鉢囉
지타비랴아야 사바하 히마반타 삼부다야 사바하 아니밀라 박타★야 사바
市哆毘★耶也 莎訶 呬摩槃哆 三步多也 莎訶 阿儞蜜★ 薄怛囉也 莎
하 나모 박가바데 바★첨마사사바하 나모사라스바 티 ★하데브예사바하
訶 南謨 薄伽伐都 跋囉★摩寫莎訶 南謨薩囉酸蘇活底 莫訶提鼻裔莎訶
마싯드얀투맘 만타★파다사바하 드라타바★치 발첨마누마투 사바하
悉甸覩漫此云成就我某甲曼怛囉鉢拖莎訶 怛喇覩仳姪哆 跋囉★摩奴末覩 莎訶
그 때에 대변재천녀가 세욕법과 제단의 주문을 말하고 앞으로 나와 부처님 발에 절하고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가 이 묘한 으뜸의 경을 받아 지니거나 읽거나 외우거나 쓰거나 유포하고 설한대로 행하는 이가 도시나 시골이나 넓은 들이나 산 숲이나 절에 있을 때에는 저는 이 사람을 위하여 모든 권속을 거느리고 풍악을 잡히고 그 사람 있는 데 가서 옹호하겠습니다. 모든 병고를 없애주고, 살별의 변괴와 질병과 싸움과 국법에 범한 것과 나쁜 꿈, 나쁜 귀신 때문에 장애 되는 것과 저주, 요술은 모조리 없애주어 이들 경 갖는 사람에게 이익되게 하겠습니다. 비구들과 모든 경 듣는 이들로 하여금 모두 빨리 나고 죽는 큰 바다를 건너 보리에서 물러서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변재천녀를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좋고, 좋구나. 천녀여, 너는 한량없고 가없는 중생을 능히 편안하고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이 신주(神呪)와 향수단장법식(香水壇場法式)을 말하였으니 과보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너는 최승경왕을 반드시 옹호하여 사라지지 않고 늘 유통되게 하여라.”
그 때에 대변재천녀는 부처님 발에 절하고 나서 본 자리에 돌아갔다.
그 때에 법사로 수기받은 교진여(驕陳如) 바라문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대중 앞에서 변재천녀를 찬탄하여 청하였다.
총명 용진하는 변재천녀여
인간 천상의 공양 모조리 받네
이름은 퍼져 세간에 두루 찼고
온갖 중생의 소원 능히 이루어주네
높은 산머리 훌륭한 데 의지해
떼로 이은 집 그 방 속에 있으며
보드라운 풀로 옷 해 입고
언제나 한 발은 들고 있네
모든 하늘 대중이 모두 모여 와
한 마음으로 찬탄하여 청하노니
지혜의 변재천녀여
묘한 말로써 온갖 중생에게 베풀어주오
이 때에 변재천녀가 곧 청을 받아들여 위하여 주문을 말하였다.
타댜타미리쵸레 아바테 아바제바티 힌굴레민굴레 핑갈레바티
怛姪他慕★只★ 阿伐帝貞勵 阿伐吒伐底丁里下同馨遇㘑名具㘑 名具羅伐底
안쿠샤 마리체삼마티 비삼마아그라 티마크헤타라치 타라치바 티치르
鴦具師 末唎只三末底 毘三末底惡近入 唎莫近唎怛囉只 怛囉者伐 底質
시치리 시시미리 마난디 다마마리체 프라나파리에 로카제스타 로카스
質哩 室里蜜里 末難地 曇去末唎只 八囉拏畢唎裔 盧迦逝瑟跇丑世反 盧迦失
네스티 로카비리에 싯★바리테 비마무키 수치차리 아프라티하테 아
★瑟耻 盧迦畢唎裔 悉馱跋唎帝 毘麽目企輕利反輸只折唎 阿鉢唎底喝帝 阿
프라티하★붓디 나무치 나무치 마하데비바라티그 라하그라 나마삭가
鉢喇底喝哆勃地 南母只 南母只 莫訶提鼻鉢喇底近入 唎★火恨拏上 南摩塞迦
★ ★★가디야 달★사★ 붓디 아프라티하타바 바 ★★ 투바에비슈치토
囉 我某甲勃地 達哩奢呬 勃地 阿鉢喇底喝哆 婆上跋覩 帀婆謎毘輸姪覩
샤실★라스로카 만타★피타카 카피야디쇼 타댜타 마하프라부하바 힐리
舍悉怛囉輸路迦 曼怛囉畢得迦 迦婢耶地數 怛姪他 莫訶鉢喇婆鼻 呬里 밀리 힐리밀리 비차라투비붓디 마마붓디슛디브 하가바톄 데베얌 사라 蜜里 呬里蜜里 毘折喇覩謎勃地 我某甲勃地輸提 薄伽伐點 提毘焰 薩羅
스바 팀 카라 티케유라케유라마티 히리미리히리미리 아바하야★
酸蘇活 點丁焰反羯囉魯家滯雞由★雞由囉末底 呬里蜜里呬里蜜里 阿婆訶耶弭
마하데비붓다사톄나 다르마사톄나 상가사톄나 인달★사톄나 발★나사톄
莫訶提鼻勃陀薩帝娜 達摩薩帝娜 僧伽薩帝娜 因達囉薩帝娜 跋嘍拏薩帝
나 예로케사 티바티나 테삼 사테나 사탸바차니야 아바★야메 마하데비
娜 裔盧雞薩 底婆地娜 羝釤引 薩帝娜 薩底伐者泥娜 阿婆訶耶弭 莫訶提鼻
힐리밀리힐리밀리 비차라투 마마★붓디 나모바가바티 마하데베 사라
呬哩蜜哩呬哩蜜哩 毘折喇覩 我某甲勃地 南謨薄伽伐底丁利反莫訶提鼻 薩囉
스바탸 싯디얀투 만트라파다메 사바하
酸底 悉甸覩 曼怛囉鉢陀彌 莎訶
그 때에 변재천녀가 이 주문을 말하고 나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좋습니다. 대사(大士)여, 중생들을 위하여 묘한 변재와 모든 진기한 보배와 신통 지혜를 구하려 하는 군요. 온갖 중생을 널리 이롭게 하고 보리를 빨리 증득하려면 이렇게 마땅히 알고 법식을 받아 지녀야 합니다.”
곧 게송을 말하였다.
먼저 이 다라니를 외워서
순정한 마음으로 익혀 잘못 없게
삼보와 모든 천중에 귀경하여
가호를 청하여 소원을 마음대로
모든 부처님과 법보와
보살, 독각, 성문 대중에 경례하고
다음 범왕과 제석천왕
세상을 옹호하는 사천왕께 예를 표하라
온갖 범행을 늘 닦는 사람에겐
모두 지성으로 은근히 공경하라
고요한 절간에 앉아
큰 소리로 앞의 주찬의 법을 외우라
부처님 등상과 천룡 앞에
있는 대로 마땅히 공양 올리라
저 온갖 중생 무리에게
자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라
부처님의 훌륭한 붉은 금빛 몸에
바른 생각을 붙잡아 매어 어지럼 없게
부처님께서 염려하셔 교법을 설하시어
저 근기 따라 익혀 공부하도록
글귀와 뜻을 잘 생각해
다시 공의 본성에 의지해 닦고 익히게
부처님 형상 앞에서
한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 편히 앉으라
묘한 지혜 삼매를 곧 얻고
가장 훌륭한 다라니도 함께 얻으리.
부처님의 입으로 설하시는 법문
묘한 소리 모든 인천(人天)을 조복 받으시네
혀는 인연 따라 희유한 일 나타내어
넓고 길어 삼천세계 능히 덮네
이런 모든 부처님 묘한 음성
지성으로 생각, 무서운 맘 없어
모든 부처님 큰 서원 내어
불가사의한 혀를 얻으셨네
모든 법 있는 것 아니라고 말씀하시네
허공에 머물 곳 없는 것처럼
모든 부처님 음성과 혀의 모습
생각하고 헤아려 원만하기를
만일 변재천을 공양함을 보거나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 따름을 보고
이 비밀법을 전수하여 배우게 하고
존중하면 마음에 맞게 이루어지니
누구든지 가장 높은 지혜 얻으려거든
한 마음으로 이 법을 꼭 가져라
복, 지혜 모든 공덕 늘고 자라
반드시 성취하리니 의심 말라
재물을 구하면 많은 재산 얻고
이름을 구하면 높은 이름 얻고
벗어나기 구하면 해탈을 얻어
반드시 성취하리니 의심 말라
한량없고 가없는 모든 공덕
마음속에 원하는 데 따라
만일 이렇게 의하여 행하는 이는
반드시 성취하리니 의심 말라
깨끗한 데서 깨끗한 옷 입고
크고 작음에 따라 단 마당 만들고
깨끗한 네 병에 맛있는 것 담아
때 따라 향과 꽃 공양 올려
모든 비단과 깃대 일산 달고
바르는 향 가루로 잘 꾸며 놓아
부처님과 변재천에 공양하여
하늘 몸 보면, 모조리 소원 이루리
37일 동안 앞 주문 외우면
대변천신 앞을 대할 수 있네
만일 이 천신 못 보았거든
다시 9일 동안 정성 드려라
그 뒤 밤중에 그래도 못 보았거든
깨끗하고 훌륭한 데 다시 찾아서
여법하게 변재천 그려 모시고
공양하고 주문 외워 마음에 놓지 말라
밤낮으로 게으름 피우지 않으면
나와 남이 이로움 끝이 없네
얻는 과보 중생에게 주면
바라는 것 모두 성취되리
만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석달, 여섯 달, 아홉 달, 일년을 지나
은근히 구하고 청하여 정성 다하면
천안통과 타심통 모두 얻으리
그 때에 교진여 바라문이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 어쩔 줄 몰라하면서 미증유의 법을 찬탄하며 모든 대중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 인간과 천상의 모든 대중이여, 이렇게 꼭 알고 모두 한 마음으로 들으라. 내 이제 다시 세속제의 도리에 의하여 저 승묘한 변재천녀를 찬탄하고 한다.”
곧 게송을 말하였다.
천녀 나라연에게 예경하니
세상에서 자재함 얻었군요
내 이제 저 이를 찬탄함은
옛적 선인(仙人)이 말한 거와 같네
길상을 성취하여 마음이 편하고
총명과 부끄러움 알아 소문 높고
어머니 되어 세간에 나서
용맹하고 부지런히 수행하네
전장터에서 싸워 늘 이기고
기르고 조복 받아 마음이 자애로워
지금은 야마천의 누님으로
언제나 푸른 빛 비단 옷 입고 있네
예쁘고 미운 얼굴 다 갖춰
눈은 보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하나
한량없는 훌륭한 행실 세상에서 뛰어나
믿고 따르는 이는 모두 받아 들여
혹은 산 속 바위 험한 데
혹은 굴속이나 물가에
또는 큰 나무 숲 속에 있네
천녀는 흔히 이런 데 의지해 있지
산과 숲 속에 다니는 사람들도
천녀에게 늘 공양 올리네
공작의 깃으로 깃발 만들어
온갖 시간 동안 세상을 보호하네
사자와 호랑이들 늘 둘러싸고
소, 양, 닭들이 또한 의지해
큰 방울 흔들어 소리내니
빈드야 산속 무리까지 모두 듣네
창 세 개를 잡고 머리는 둥글게 쪽지고
좌우엔 해, 달 깃대 늘 세웠네
검은 달 아흐레와 열 하루 날에
이 동안에 반드시 공양하기를
어떤 때 바아수 천신의 딸 몸 나타나
전쟁 보면 마음 늘 아파해
모든 중생 살펴보니
천녀가 가장 훌륭하여 더 나은 사람 없네
방편으로 소먹이는 환희녀 되어
하늘신과 싸워 늘 이기네
오랫동안 세간에 편히 머물러
부드럽고 인내하고 포악하기도 하네
큰 바라문의 네 가지 맑은 법과
환화(幻化)하는 주문을 모조리 통해
천선(天仙) 중에서 자재함을 얻어
능히 씨앗과 대지로도 변하네
모든 천녀가 모이는 곳에는
대해의 조수처럼 어김없이 찾아와
모든 용, 신, 야차 무리에서는
다 우두머리가 되어 잘 조복 받네
여러 천녀 중에 범행이 제일 뛰어나서
마음을 내면 마치 세간의 임금 같네
임금 있는 곳의 연꽃처럼
강가나 나루에선 다리인 듯 뗏목인 듯
얼굴 마치 보름달 같아
들은 것 갖추 많아 의지할 곳 되고
변재는 높이 뛰어나 높은 봉 같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길잡이 되네
아수라와 모든 천중
함께 그 공덕 칭찬하고
천 개 눈 가진 제석천도
은근하고 진중한 마음으로 살펴보네
중생에게 바라는 일 있으면
그것을 모조리 성취시키네
총명, 변재, 견문 갖추어
대지 가운데 으뜸이 되네
이 시방세계에서
큰 등불되어 늘 널리 비추네
귀신이나 금수까지라도
모두 바라는 마음 이루게
모든 천녀 중에선 산 봉오리처럼
옛 선인(仙人)이 오래 세상에 살듯이
소녀천 같이 욕심을 늘 여의고
참말만 함은 대세주처럼
세간의 차별 있는 무리와
욕계의 모든 천궁을 널리 보니
오직 천녀만이 홀로 높아
중생이 능히 이 길 못 보겠네
전쟁터 속 무서운 곳에 있는 사람
불구덩이에 떨어진 사람
나루터나 험난한 데서 도둑 만난 이나
모조리 그 무서움 없애주네
국법에 걸려 고랑 차고 결박됐을 때
원수 만나 살해당할 적에
정신 집중하여 동요하지 않으면
반드시 모든 근심 고통 해탈하리
선악의 사람을 모두 보호해
자비심으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 늘 나타내
그러므로 나는 지성스런 마음으로
큰 천녀에게 머리 조아려 귀의하네
이 때에 바라문이 다시 주문으로 천녀를 찬탄하였다.
세간의 높은 이에게 절하오니
모든 어머니 중에 가장 훌륭하여
세 가지 세간에서 모두 공양하며
얼굴 몸매 사람들이 보기 좋아해
갖가지 묘한 덕으로 몸 꾸미고
눈은 길고 넓어 푸른 연잎
복지 광명 명칭이 원만
마치 값을 칠 수 없는 마니 구슬처럼
나는 이제 가장 훌륭한 이 찬탄하네
구하는 마음 모조리 이루도록
진실한 공덕 묘한 길상
마치 연꽃이 극히 청정하듯
몸빛은 단정하여 모두 보기를 원해
모든 모양 희유하여 생각할 수 없네
때 한 점 없는 지혜광명 놓으니
모든 생각 중에 가장 훌륭하네
마치 사자가 짐승 중에 으뜸 듯
여덟 팔로 스스로 장엄했네
각각 팔에 활, 살, 칼, 창, 도끼
긴 공이 쇠 바퀴와 그물 줄을 가졌네
단정하여서 보름달처럼 보기 좋고
막힘 없는 말소리 부드럽고
어떤 중생 마음으로 바라면
좋은 일은 생각대로 원만 성취하게
제석의 모든 하늘 모두 공양 올려
다 함께 칭찬하여 귀의합니다
모든 덕은 이상한 일을 능히 내니
온갖 시간 중에 공경심 일어나네
만일 변재천에게 빌어 청하고자 하거든
이 주문과 찬탄하는 말에 의지하여
맑은 새벽에 지성으로 외우라
바라는 일 모두 마음대로 이루어지리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구나. 너는 능히 이렇게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안락을 베풀어 주었으며 저 천녀를 찬탄하여 가호를 청하여 구하면 복을 얻음이 가없으리라.”
금광명최승왕경 제8권
15. 대변재천녀품 (2)
그 때에 교진여 바라문이 위의 찬탄과 주찬법(呪讚法)을 말하여 변재천녀를 칭찬하고 나서 여러 대중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변재천녀에게 그가 우리를 불쌍히 여겨 보살펴 줄 것을 청하여 이 세상 가운데서 걸림 없는 변재와 총명, 큰 지혜, 교묘한 말솜씨, 넓고 자세하고 기이한 재주, 논의를 아름답게 꾸미는 재주를 얻어 뜻을 따라 성취하여 의심하여 걸림이 없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이렇게 지성으로 은근하고 정중하게 청해야 한다.
‘나무 불타여, 나무 달마여, 나무 승가여, 나무 여러 보살들이여, 독각, 성문 일체 현성들이여, 과거세, 현세의 시방 모든 부처님은 모두 벌써부터 진실한 말씀을 익혀 순조롭게 말씀하며, 근기에 맞추어 진실하게 말씀하셔서 거짓 말씀이 없습니다. 벌써 한량없는 구지 큰 겁(劫)동안에서 진실한 말씀을 늘 하시었다. 진실하게 말하는 이에게 모조리 따라 기뻐합니다. 거짓 말씀하지 않음으로 넓고 긴 혀를 내놓으시어 얼굴을 능히 덮으시고, 남섬부주와 네 천하를 덮고, 1천, 2천, 3천 세계를 능히 덮고 시방세계를 널리 덮습니다. 원만히 두루 펼치어 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모든 타오르는 번뇌를 덜어 주며 모든 부처님께 경계합니다. 이러한 혀를 가지고 있는데 대하여 경의를 표합니다. 저 아무개, 미묘한 변재를 성취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귀명 정례합니다.”
예경합니다. 모든 부처님의 묘한 변재
모든 큰 보살의 묘한 변재
독각 성자의 묘한 변재
사향 사과의 묘한 변재
사성제를 말하는 묘한 변재
정행정견(正行正見)의 묘한 변재
범중(梵衆) 모든 신선의 묘한 변재
대천오마(大天烏摩)의 묘한 변재
색건타천(塞建陀天)이 묘한 변재
마나사왕(摩那斯王)의 묘한 변재
총명야천(總明夜天)의 묘한 변재
사대천왕(四大天王)의 묘한 변재
선주천자(善住天子)의 묘한 변재
금강밀주(金剛密主)의 묘한 변재
비슈누천의 묘한 변재
비마천녀의 묘한 변재
시수천신의 묘한 변재
실리천녀(室利天女)의 묘한 변재
실리말다(室利末多)의 묘한 변재
혜리의 말과 묘한 변재
제모다모(諸母多母)의 묘한 변재
하리저모의 묘한 변재
모든 야차신의 묘한 변재
시방 모든 왕의 묘한 변재
온갖 수승한 행위가 나를 도와서
무궁한 묘한 변재를 얻게 하소서
속임 없는 이에게 경례하며
해탈하신 이에게 경례하며
욕심 버린 이에게 경례하며
얽히고 덮임을 버린 이에게 경례합니다
마음 깨끗한 이에게 경례하며
광명이 있는 이에게 경례하며
진실한 말을 하는 이에게 경례하며
번뇌의 버릇 없는 이에게 경례합니다
훌륭한 뜻에 머무는 이에게 경례하며
큰 중생에게 경례하며
변재천에게 경례하며
나의 말이 걸림 없게 해주십시오
원합니다, 나의 구하는 일이
모두 빨리 성취되도록
병 없이 늘 편안하고
목숨은 길게 늘리도록
모든 밝은 주문은 잘 알고
보리의 길을 부지런히 닦게
중생이 널리 이익 받게 하고
간절히 바라는 것 빨리 이루기 원합니다
나는 진실한 말 이야기하고
나는 속임 없는 말 이야기하네
천녀의 묘한 변재를
나로 하여금 성취케.
오직 원하오니, 천녀가 와서
나의 말이 걸림 없고
몸과 입 속에 빨리 들어가
총명하고 변재가 넉넉하도록
원합니다, 나의 혀로
부처님 변재를 꼭 얻게 하여
저 말의 위력으로
모든 중생 조복 받도록
내가 말을 낼 때는
일을 따라 모두 성취,
듣는 이 공경심 내어
짓는 일 버리지 않도록
만일 내가 변재를 구해서
그 일 성취 못하면
천녀의 진실한 말은
모조리 허망한 것 되네
끊임없는 죄 지었더라도
부처님의 말씀으로 조복 받게 하리
아라한들의
온갖 보답과 말과
사리자와 목련은
부처님 제자 중에 제일가는 이
이들의 진실한 말
원하네, 나는 모두 성취하기를
내 지금 모두 불러 청하오니
부처님의 성문 대중이여
모두 빨리 오시어
나의 소원 이루어 주시길
구하는 진실한 말은
모두 허망하거나 속임 없기를
위로 색구경천과
정거천(淨居天)과
대범천과 범보천(梵輔天)
온갖 범왕의 대중
내지 시방의
삼천세계에 두루한
사바세계의 임금과
그의 모든 권속을 모조리 청하오니
원하네, 자비를 드리시어
어여삐 여기어 같이 거두어 주십시오
타화자재천과
낙변화천과
자씨(慈氏) 보살이 성불하실
도사다천 대중
야마천의 모든 취중
33천과
사천왕의 모든 천중
그 밖의 온갖 모든 천상대중
땅, 물, 불, 바람의 신
묘고산(妙高山)에 사는 신
일곱 바다 산에 있는 신의 무리
갖은 그들의 모든 권속
만재(滿財)와 오정(五頂)
해와 달과 모든 별들
이러한 여러 하늘 대중
세간을 편안케 하고
이들 모든 천신은
죄업을 짓는 것 싫어하여
귀자모(鬼子母)와
가장 적은 사랑스런 아기에게 경례하고
하늘, 용, 야차의 무리
건달바, 아수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 무리들을
나는 이제 부처님의 힘으로
모조리 불러 청하오니
자비심을 내리시어
걸림 없는 변재를 내게 주소서
온갖 인간 천상의 대중
남의 마음 잘 아는 이는
모두 신력을 더해주어
묘한 변재를 내게 주소서
허공계가 다하도록
법계에 두루 퍼져있는
온갖 중생들이여
나에게 묘한 변재를 주오
그 때에 변재천녀가 이 청함을 듣고 나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좋다. 대사여,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런 주문과 주찬(呪讚)에 잘 의지하여 앞에서 말한 대로 법식(法式)을 받아 지니고, 삼보에게 귀경하여 정성어린 마음으로 바르게 생각하면 구하는 모든 일이 하나라도 헛되지 않으리라. 아울러 이 금광명 미묘한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 원하고 구하는 것은 이뤄지지 않는 것 없이 빨리 성취되리다. 다만 지극한 마음을 갖지 않는 이는 그렇게 못하니라.”
이 때에 바라문이 마음 깊이 기뻐하며 합장하고 받들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변재천녀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다. 선녀천이여, 너는 이 묘한 으뜸의 경을 잘 유포하고, 이 경을 받아 가지는 이를 옹호하고, 온갖 중생을 능히 이익케 하여 편안함을 얻게 하며, 이런 법을 연설하여 불가사의한 변재를 베풀어주었구나. 복은 한량없이 얻을 것이며, 모든 마음 발한 이들이 보리에 빨리 나아가리라.”
16. 대길상천녀품(大吉祥天女品)
그 때에 대길상천녀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와서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만일 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 중에 이 금광명최승왕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하여 해설하는 이를 보면, 저는 반드시 정성스럽게 이들 법사를 공경하고 공양하겠사온데, 이른바 음식, 의복, 이부자리, 의약, 그 나머지 온갖 요구하는 거리는 모두 만족하게 대드려 조금도 모자라지 않게 하겠습니다. 밤낮으로 이 으뜸이 되는 경의 갖은 글귀와 뜻을 관찰하고 생각하여 이 경전을 남섬부주에서 널리 유행하게 하겠습니다. 저 중생 중에 벌써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 계신 데서 선근을 심은 이를 위하여 늘 들을 수 있고 사라지지 않게 하며, 다시 한량없는 백천억 겁 동안에 인간과 천상의 갖가지 훌륭한 낙을 반드시 받으며, 언제나 풍년들고, 굶주림을 영영 면하고, 온갖 중생이 마땅히 편안함을 늘 받으며, 또한 모든 부처님을 만나서 미래세에서 위없는 큰 보리의 과보를 빨리 증득하고, 삼악도의 윤회의 고통이 영영 끊어지게 할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과거세 일을 생각하니, 유리금산보화광조길상공덕해여래응정등각(琉璃金山寶花光照吉祥功德海如來應正等覺) 10호를 갖추신 부처님이 계셨습니다. 제가 저 부처님 계신 데서 모든 선근을 심었는데, 저 부처님의 자비스럽고 불쌍히 여겨주신 위신의 힘을 말미암은 까닭에 저로 하여금 오늘날 생각하는 곳을 따라, 보는 방위에 따라, 가는 나라에 따라, 한량없는 백천만억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기쁨을 능히 받게 하며, 그들이 받고자 하는 의복, 음식, 살아가는 기구며, 금, 은, 유리, 자거, 마노, 호박, 진주 등 보배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충족하게 해주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지성스러운 마음으로 이 금광명최승왕경을 읽고 외우며, 또한 날마다 여러 가지 이름난 향을 피우고, 여러 가지 묘한 꽃으로 저를 위하여 저 유리금산보화광조길상공덕해여래응정등각께 공양 올리고, 다시 매일 세 때에 저의 이름을 불러 생각하며, 따로 향이나 꽃과 모든 맛있는 음식으로 저에게 공양하면서 또한 이 묘한 으뜸의 경을 늘 받아 들으면 이러한 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렇게 경을 잘 가짐으로 말미암아
자기 몸과 권속이 모든 쇠함 여의고
필요한 의식 부족치 않을 때
위엄의 빛과 목숨은 다함 없으리.
땅 맛으로 하여금 언제든지 더 늘게
모든 하늘이 비를 내려 시절을 맞추어
하늘 대중과 동산 숲을 맡은 곡식 과일의 신을
모두 다 즐겁게 하리.
숲과 과일나무 모두 잘 크고
갖은 싹수가 모조리 잘 자라며
보배와 재물 구하면 다 원대로
무엇이고 생각 따라 그 마음 이루네.
부처님께서 대길상천녀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구나. 너는 이렇게 전생의 인연을 생각할 수 있어서 은혜를 갚는 공양을 하고 가없는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편안케 하며 이 경을 유포하니 공덕이 다함이 없으리라.”
17. 대길상천녀증장재물품(大吉祥天女增長財物品)
그 때에 대길상천녀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북방 벽실라말나천(薛室羅末拏天)에 유재(有財)라고 하는 왕성이 있는데 성의 멀지 않은 곳에 동산이 있으니, 묘화복광(妙華福光)이라 이름합니다. 그 가운데 훌륭한 궁전이 있사온데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언제나 저 궁전에 살고 있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 오곡이 날로 늘고 많아져 창고에 차서 넘기를 구하고자 하는 이는 반드시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내서 방 하나를 깨끗이 치워놓고 고마[암소똥]를 땅에 바르고, 저의 화상을 그려 놓고 갖가지 구슬로 사방을 둘러 장엄한 다음 목욕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이름난 향을 몸에 바르고 깨끗한 방안에 들어가서 마음을 내어 저를 위하여 매일 세 때에 저 부처님의 이름과 이 경의 이름을 일컫고 예경을 올릴 것입니다. ‘나무유리금산보화광조길상공덕해여래(南謨琉璃金山寶花光照吉祥功德海如來)’하면서 모든 향, 꽃과 갖가지 맛깔스런 음식을 가져다가 간절한 마음으로 받들어 올리며, 또한 향, 꽃과 모든 음식을 저의 화상에게도 공양하고 다시 음식을 다른 남은 방위에 흩어서 모든 신들에게 보시하여야 합니다.
‘진실한 말로 대길상천을 청하여 구하는 바 소원을 발원하여야 하며, 말하는 것이 거짓이 아니면 저에게 청하는 것이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에 길상천녀는 이 일을 알고 나서, 곧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 그 집 안의 재물, 곡식을 늘게 해줍니다. 주문으로 저를 불러 청하려거든 반드시 먼저 부처님과 보살의 이름을 일컫고 일심으로 경례해야 됩니다.
나무 일체시방삼세제불(一切十方三世諸佛)
나무 보계불(寶髻佛)
나무 무구광명보당불(無垢光明寶幢佛)
나무 금당광불(金幢光佛)
나무 백금광장불(百金光藏佛)
나무 금개보적불(金蓋寶積佛)
나무 금화광당불(金華光幢佛)
나무 대등광불(大燈光佛)
나무 대보당불(大寶幢佛)
나무 동방부동불(東方不動佛)
나무 남방보당불(南方寶幢佛)
나무 서방무량수불(西方無量壽佛)
나무 북방천고음왕불(北方天鼓音王佛)
나무 묘당보살(妙幢菩薩)
나무 금광보살(金光菩薩)
나무 금장보살(金藏菩薩)
나무 상제보살(常啼菩薩)
나무 법상보살(法上菩薩)
나무 선안보살(善安菩薩)
이러한 부처님과 보살에게 경례하고 나서 다음에는 반드시 주문을 외워서 저 대길상천녀를 청하여야 합니다.
이 주문의 힘으로 말미암아 구하는 일이 모두 성취됩니다.”
곧 주문을 말하였다.
나모쉬리마하데비 타댜타 파리푸르나차레 사만타 다르샤니 마하
南謨室唎莫訶天女 怛姪他 鉢唎脯★拏折★ 三曼★ 達喇設泥去聲下皆同爾莫訶
비하라가테 사만타피타마마티 마하카리아 프라티빗타파니 살바★ 타사
毘訶囉揭諦 三曼哆毘曇末泥 莫訶迦哩也 鉢喇底瑟侘鉢泥 薩婆頞 他娑
탄니 수프라티프레 아야나달마타 마하비구미톄 마하미트리 우파상★★
彈泥 蘇鉢喇底晡★ ★耶娜達摩多 莫訶毘俱比諦 莫訶迷咄嚕 鄔波僧呬羝 마하클레샤 수상그 리히테 사만타안타 아느풀라나 사바하
莫訶頡唎使 蘇僧近入聲哩呬羝 三曼多頞他 阿奴波喇泥 莎訶
“부처님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런 신주를 외워서 저를 청해 부를 때에는 저는 청함을 듣고 나서, 곧 그 곳에 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것은 관정법의 문구이며, 정성취의 문구이며, 진실한 문구이며, 속임 없는 문구이며 평등행이며 모든 중생에게서 바른 선근입니다.
만일 이 주문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려는 이는 반드시 칠일 낮, 칠일 밤 여덟 가지 계를 지켜야 합니다. 새벽에 치목(齒木)으로 이를 깨끗이 닦고, 해질녘에 향, 꽃으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자기의 지은 죄를 여쭈어서 자신과 모든 중생을 위하여 회향, 발원하여 바라고 구하는 일을 빨리 성취시켜야 합니다.
깨끗하게 방 하나를 치워놓거나, 혹은 고요한 절에서 고마(瞿摩)로 단을 만들고 전단향을 피워서 공양을 올리고 한 군데 좋은 자리를 만들어 두고, 깃대, 일산으로 장엄하고, 모든 이름난 꽃을 단 안에 벌여 놓고, 그리고 반드시 지극한 마음으로 앞의 주문을 외워서 제가 이르기를 바라고 원하면, 제가 그 때에 곧 문득 이 사람을 생각하고 관찰하여 그 방에 들어와 자리에 앉아 그 공양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뒤로는 저 사람이 잠들어 꿈속에서 저를 얻어 볼 것이오니 구하는 일을 따라 사실대로 저에게 고하여 알려주어야 합니다. 혹 촌락이나 빈 못이나 절에서 소원하는 것을 따라 모두 원만히 성취하게 할 것이며, 금은, 재보, 소, 양, 쌀, 보리, 음식, 의복을 모두 마음대로 얻어서 모든 기쁨을 받으리다. 이러한 훌륭하고 묘한 과보를 얻었거든 마땅히 최상의 것으로 삼보에게 공양하고 저에게도 보시하여 널리 법회를 닦아야 합니다. 모든 음식을 벌여 놓고, 향과 꽃을 베풀어 놓아 공양을 올리고 나서는, 갖은 공양을 팔아서 값을 매겨서 다시 저에게 공양하면, 저는 평생동안 이 곳에 늘 머물러 있으면서 이 사람을 옹호하여 부족한 것이 없게 하겠습니다. 바라고 구하는 대로 모두 그 뜻에 맞도록 이루어질 것입니다. 또한 때때로 가난하고 없는 사람을 구제하고 보시하여야 됩니다. 욕심내고 인색하거나 몹시 아끼어서 자기 몸만 위해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이 경을 읽고 공양을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마땅히 이 복으로써 온갖 중생에게 널리 베풀어주고 보리에 회향하며 서원하고 생사에서 벗어나서 해탈을 빨리 얻어야 합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찬탄의 말씀을 하셨다.
“좋구나. 길상천녀여, 네가 이렇게 이 경을 능히 유포하여 불가사의하게 자신과 남들을 함께 이롭게 할 것이다.”
18. 견뢰지신품(堅牢地神品)
그 때에 견뢰지신이 곧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금광명최승왕경은 만일 현세에서나 미래세에서나 어떤 도시나 촌락, 왕궁, 다락집, 절이나 또는 산, 못, 빈 숲 속에서 이 경이 유포되는 곳이 있으면, 부처님이시여, 저는 마땅히 그 곳에 나가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옹호하고 유통하겠습니다. 어떤 곳에서, 설립하는 스님을 위하여 높은 자리를 마련해 놓고 경을 연설하는 데가 있으면 저는 신통력으로 본 몸을 나타내지 않고 그 자리에 있으면서 정수리로 그 법사의 발을 받들겠습니다. 제가 법을 얻어들어 마음 깊이 기뻐하고, 법의 맛을 맛보고, 위엄의 빛이 더 늘어 경사스럽고 기쁨이 한량없습니다. 제 자신이 벌써 이런 이익을 얻었으므로 또한 대지의 깊이를 16만 8천 유순에서 금강유제(金剛輪際)까지 이르도록 그 땅 맛으로 하여금 모조리 늘게 하겠습니다. 사해의 온갖 토지를 비옥하게 하고 밭이랑이 기름지기 보통 때의 곱절이나 더 훌륭하게 하겠습니다. 또 다시 이 남섬부주 가운데의 강, 못, 늪에 있는 모든 나무, 약초, 숲과 갖가지 꽃, 열매, 뿌리, 줄기, 가지, 잎사귀와 모든 싹수들의 형상이 사랑스러워 여러 사람들이 보기 좋아하며, 빛과 향내가 구족하여 모두 수용하기에 알맞을 것이며, 만일 모든 중생들이 이러한 훌륭한 음식을 수용하고 나서는 목숨이 길어지고 빛과 힘과 모든 기관이 편안하여 더욱 빛을 더하며 모든 고통이 없고, 마음과 지혜가 용감하고 건전하여 무엇이고 감당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또 이 대지에서 무릇 요구되는 백천 가지 사업이 두루 갖추어질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인연으로써 모든 남섬부주가 편안하고 풍년들고 기쁘며, 백성이 늘고 모든 쇠하는 고통이 없고, 갖은 중생이 모두 안락을 누릴 것입니다. 이러한 몸과 마음의 기쁨을 벌써 받았으니 이 경전에서 깊이 사랑하고 공경함을 더해야 하고, 경 있는 곳에서 받아 지니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고 찬탄하기를 모두 원하여야 합니다. 또 다시 저 법을 설하는 스님의 법 좌석이 있는 곳에 모두 다 가서 여러 중생을 위하여 이 최승경왕을 설할 것을 권장하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이시여, 이 경을 설함으로 말미암아 저 자신과 아울러 여러 권속이 모두 이로움을 입어 빛나는 기운과 힘, 용맹과 위엄 있는 기세, 얼굴의 단정함이 보통 때보다 곱절이나 나아지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시여, 저 견뢰지신이 법의 맛을 보고 나서, 남섬부주의 길이와 너비 7천 유순의 땅이 모두 기름지고 비옥하게 하겠습니다. 또한 앞의 것과 같이 갖은 중생이 모두 안락을 누릴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부처님이시여, 이 때에 저 중생이 저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마땅히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마땅히 꼭 이경을 받아 들어서 공경하고 공양하고 소중히 여기고 찬탄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곧 있는 데로부터 도시나 시골이나 집이나 빈터에 나의 법회 있는 곳에 나가서 법사에게 정례하고 이 경을 들을 것입니다. 듣기를 마치고 나서 각각 본래 있던 데로 돌아가서 기쁜 마음을 내면서 같이 이런 말을 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매우 깊고 위없고 묘한 법을 얻어들었으니, 곧 가히 생각할 수 없는 공덕의 덩어리를 거두어 받았다. 경의 힘으로 말미암은 까닭에 우리는 반드시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 부처님을 만나서 모시고 공양하여 세 갈래의 극히 고통스런 곳을 영영 여의고, 미래세 백천 생(生) 가운데 언제나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나서 모든 훌륭한 즐거움을 받으리라.’
이 때 저 모든 사람들이 각기 자기 처소에 돌아가서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이 경의 비유 하나, 품(品) 하나, 전생의 인연담 하나, 부처님 명호 하나, 보살의 명호 하나, 사구게 하나, 글귀 하나를 말하거나 여러 중생들에게 이 경전의 제목이라도 말한다면, 부처님이시여, 여러 중생들의 사는 데를 따라 그 땅이 모두 비옥하여 다른 땅보다 훨씬 나을 것입니다. 이 땅에서 나는 여러 가지 곡식 그 밖의 물건은 모조리 잘 자라고 무성하고 커져서 여러 중생이 즐거움을 받게 하겠습니다. 재물과 보배가 많고 넉넉하여 보시를 행하기를 좋아하며 마음이 언제나 굳건하여 삼보를 깊이 믿습니다.”
부처님께서 견뢰지신에게 말씀하셨다.
“중생 가운데 이 금광명최승왕경에서 적어도 한 글귀라도 들으면 목숨이 다한 뒤에 으레 33천과 그 밖의 다른 천상에 태어나느니라. 어떤 중생이 이 으뜸의 경에게 공양하고자 하여 집을 장엄하거나 적어도 한 개의 일산을 펴며 한 개의 비단 깃발을 달아 놓았더라도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여섯 천상에 마음대로 태어나 칠보로 꾸민 묘한 궁전을 뜻대로 이용할 것이며, 각각 자연히 7천의 천녀가 있어 함께 서로 즐기고 낮이나 밤에 가히 생각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리리라.”
이런 말씀을 하시고 나니, 그때에 견뢰지신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인연으로써 어떤 사부중이 법상에 올라앉아 이 법을 설할 때에 저는 반드시 밤낮으로 이 사람을 옹호하되, 이 몸은 스스로 숨기고 그 법 자리에 있어 정수리로 그 사람의 발을 이고 있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러한 경전은 저 중생 벌써 백천 부처님 계신 데서 선근을 심은 이를 위하여 남섬부주에서 유포하여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모든 중생, 이 경을 들은 이는 미래세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 겁 동안에 천상에나 인간에서 훌륭한 낙을 늘 받을 것이며, 여러 부처님을 만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이루고 세 갈래의 나고 죽는 고통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에 견뢰지신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에게 마음의 주문이 있는데 인간과 천상을 능히 이롭게 하며 온갖 중생을 안락하게 합니다. 어떤 남자나 여자나 모든 사부대중이 저의 진신(眞身)을 친히 보고자 하는 이는 반드시 간절한 마음으로 이 다라니를 가지면 그의 소원대로 모조리 이루어 질 것입니다. 이른바 재물과, 땅 밑에 묻혀 있는 보배 창고와 신통, 장수의 묘한 약과 모든 병을 낫게 하는 것과, 원수, 대적을 항복 받고, 모든 다른 주장을 제어하려면 마땅히 깨끗한 방에 도량을 꾸며 놓고 몸을 정하게 씻고 깨끗한 새 옷을 입고 풀 자리 위에 앉아야 합니다.
사리가 있는 불상 앞이나, 혹은 사리가 있는 불탑이 있는 곳에서는 향을 사르고 꽂을 흩으며 음식으로 공양 올려야 합니다.
상순 8일에 포쇄성(布灑星)이 합치는 날에 이 초청하는 주문을 외울 것입니다.”
타댜타치리치리 추루추루 쿠루쿠루 구투구투 토투토투 브하하 브하하
怛姪他只哩只哩 主嚕主嚕 句嚕句嚕 拘柱拘柱 覩柱覩柱 縛訶上 縛訶
샤바리샤바리 사바하
伐捨伐捨 沙訶
“부처님이시여, 사부대중이 이 신주를 108번을 외워 저를 청하여 부르면, 저는 이 사람을 위하여 곧바로 청하는 곳으로 나가겠습니다. 또 부처님이시여, 중생 가운데 제가 몸을 나타내어 그이와 더불어 이야기하고 보고자 하면 또한 마땅히 앞서와 마찬가지로 법식을 마련해 놓고 이 신주를 외워야 합니다.”
타댜타 아차니 릴리가크샤나티실시다리하하히히쿠루 바레 사바하
怛姪他 頞折泥去 頡力刹泥室尼達哩訶訶呬呬區嚕 伐★ 沙訶
“부처님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주문을 가질 때에는 반드시 108번을 외우고 아울러 앞의 주문을 외우면, 저는 꼭 몸을 나타내어 그의 소원하는 대로 따라 모두 성취하게 하여 마침내 헛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만일 이 주문을 외우려거든 먼저 몸을 위호하는 주문을 외워야 합니다.”
타댜타니쉬리마샤카니 나티쿠티 붓티 붓티레 비티비티 쿠쿠티 ★
怛姪他儞室里末捨羯★ 捺★矩★ 勃地上 勃地★ 婢★婢★ 矩句★ 佉
바 치리 사바하
婆上只里 沙訶
“부처님이시여, 이 주문을 외울 때에 오색의 실을 가지고 주문을 21번을 외우고 스물 한 개의 매듭을 매어 왼 팔꿈치 뒤에 걸면 곧 몸을 위호하여 무서운 것이 없을 것입니다. 만일 지극한 마음으로 이 주문을 외우는 이는 구하는 것을 반드시 성취할 것이며,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불․법․승 삼보로써 다짐하며 이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보증합니다.”
그 때에 부처님은 지신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다. 네가 이 진실한 말의 신주로써 이 으뜸의 경과 설법하는 이를 능히 옹호하니 이 인연으로써 내가 한량없는 복의 과보를 얻게 하리라.”
19. 승신이야약차대장품(僧愼爾耶藥叉大將品)
그 때에 승신이야약차대장이 28부 약차의 모든 신과 함께 대중 가운데 있다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금광명최승왕경이 현세에서나, 미래세에서 선양되고 유포되는 곳이 도시이거나 시골이거나 산이나 못이나 빈 숲이나 혹은 임금의 궁전이나 혹은 절이거나 간에 부처님이시여, 저 승신이야약차대장과 28부 약차의 신들이 다 함께 그 곳에 나아가서 제각기 몸을 스스로 숨기고 곳을 따라 저 설법사를 옹호하여 그로 하여금 쇠하는 고통을 여의게 하고 편하고 즐거움을 늘 받게 하겠습니다. 법 듣는 이가 남자거나 여자거나 사내아이거나 여자아이거나 간에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를 받아 가졌거나 혹은 한 글귀라도 가졌거나 혹은 이 으뜸이 되는 경의 제목이나 이 경 중의 부처님의 이름 하나, 보살의 이름 하나라도 받아 가져서 마음을 내고 일컬어 생각하고 공경하고 공양하는 이에게는 저희가 마땅히 구호하고 모셔 받들어서 재화나 횡액이 없게 하겠습니다.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무슨 이유로 저를 정료지(正了知)라고 이름했겠습니까. 이 인연은 바로 부처님께서 친히 증명해 주신 것입니다. 저는 모든 법을 알고, 저는 모든 법을 깨달았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법을 따르고 존재하는 모든 법과 같습니다. 모든 법의 종류는 체성이 상이합니다. 부처님이시여, 이와 같은 모든 법을 저는 알 수 있습니다.
저에게 생각하기 어려운 지혜의 빛이 있으며, 저에게 생각하기 어려운 지혜의 횃불이 있으며, 저에게 생각하기 어려운 지혜의 행이 있으며, 저에게 생각하기 어려운 지혜의 덩어리가 있습니다. 저는 생각하기 어려운 지혜의 경계를 통달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처럼 온갖 법을 바로 알고 바로 밝히고 바로 깨달으며 바로 능히 관찰합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인연으로서 약차대장인 저를 정료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런 뜻에서 저는 능히 저 설법하는 스님이 말과 변재를 갖추고 장엄하게 합니다. 또한 정기가 털구멍으로 들어가 몸의 힘이 충실하고 위엄과 신통이 굳건하고 생각하기 어려운 지혜의 빛을 모두 성취하게 합니다. 바른 생각을 얻어서 퇴보하는 일이 없으며, 저 사람의 몸을 더욱 돌보아 쇠약하고 손상되는 일이 없게 하며, 모든 기관이 편안하고 기쁜 마음이 늘 생기도록 합니다.
이 인연으로 이 경은 벌써 백천 부처님 계신 데서 모든 선근을 심고 복업을 닦은 이들을 위하여 남섬부주에서 널리 유포되어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저 사람들이 이 경을 들으면 불가사의한 큰 지혜의 광명과 한량없는 복과 지혜를 얻어 미래세 한량없는 구지 나유타 겁 동안에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인간과 천상의 훌륭한 낙을 반을 것입니다. 모든 부처님과 서로 함께 늘 만나고 위없는 정등보리를 빨리 증득하고 염라세계의 삼악도 극심한 고통은 다시 겪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에 정료지약차대장이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에게 다라니가 있는데 이제 부처님 앞에서 직접 말하겠습니다. 여러 불쌍한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려고 합니다.”
곧 주문을 말하였다.
나모붓다 야 나모달마 야 나모상가 야 나모브라흐 마야 나모인드
南謨佛陀引也 南謨達摩引也 南謨僧伽引也 南謨跋囉蚶火含反 摩也 南謨因達
라야 나모차투르남 마하라자남 타댜타 히리히리 밀리밀리 고리 마하
囉也 南謨折咄喃 莫喝囉闍喃 怛姪他 呬哩呬哩 弭哩弭哩 瞿哩 莫訶
고리 간다리 마하간다리 드리비디 마하드리비디 단다크후쿤 테 하하
瞿哩 健陀哩 莫訶健陀哩 達羅弭雉 莫訶達羅弭雉 單茶曲勸駈問反第去 訶訶
하하하 히히히히히 호호호호호 할라다마구다메 차차차차 치치치치추추
訶訶訶 呬呬呬呬呬 呼呼呼呼呼 漢魯曇謎瞿曇謎 者者者者 只只只只主主
추추 챤데슈 바라 슈카라 슈카라 윳티슈타히 바가반 상친자야 사바하
主主 栴茶攝之涉反 鉢★ 尸揭囉上尸揭囉 嗢底瑟咤呬 薄伽梵 僧愼爾耶 莎訶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이 밝은 주문을 능히 가지면 제가 마땅히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와 음식과 의복과 꽃, 과일의 진귀한 것을 줄 것이며, 혹은 남자, 여자와 동남, 동녀와 금은 보화와 여러 가지 구슬을 구하면 제가 모두 제공하고 소원대로 군색함이 없게 하겠습니다. 이 주문은 큰 위엄의 힘이 있는데, 만일 주문을 외우기만 하면 저는 재빨리 그곳에 가서 장애가 없게 하고 뜻대로 성취하게 하겠습니다. 만일 이 주문을 가지려 할 때에 반드시 그 법을 알아야 합니다. 먼저 한 폭의 승신이야약차의 형상을 그리되 높이 4, 5척으로 하고 손에는 세모진 창과 작은 창을 잡게 합니다. 그 그림 앞에는 네모진 단을 차리고, 꿀물이나 사탕물이 가득 찬 네 개의 병과 바르는 향, 가루향, 피우는 향과 모든 화만을 벌려 놓고, 또 단 앞에 땅 화로를 만들어 놓고 그 속에 숯불을 피워 놓아야 합니다. 소마개자(蘇摩芥子)를 화로 속에 피우면서 입으로 앞의 주문 외우기를 108번을 채워야 하는데, 한번 외우고 하나를 태워야 합니다. 그래서 저 약차대장이 친히 와서 몸을 나타내어 주문 외우는 사람에게 묻기를 ‘너는 무엇을 구하느냐’고 하거든, 마음에 구하는 것이 있는 이는 곧 그 사실을 대답하여야 합니다. 나는 곧 그의 말대로 구하는 것을 모두 만족시켜 줄 것입니다. 혹 금은과 모든 땅 속에 파묻힌 보물을 구하거나, 혹 신선이 되어 허공을 타고 다니는 것을 구하거나, 혹 천안통을 구하거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을 구하려 하면 온갖 중생에게 뜻대로 마음대로 얻게 하겠습니다. 번뇌를 끊고 해탈을 빨리 얻어 모두 성취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이 정료지약차대장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다. 너는 이같이 능히 온갖 중생을 이익케 하려고 이 신기한 주문을 설하여 바른 법을 옹호하니 복과 이익이 끝이 없으리라.”
20. 왕법정론품(王法正論品)
그 때에 이 대지신녀(大地神女)의 이름은 견뢰(堅牢)라고 하였다. 대중 가운데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여러 나라의 임금 중에 만일 바른 법이 없으면 나라를 다스리지도 중생들을 편안하게 하지도, 그 자신도 훌륭한 왕위에 길게 있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자비와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저에게 왕법의 바른 내용과 나라를 다스리는 요령을 말씀해 주십시오. 모든 임금들이 법을 듣고 말씀대로 실행하여 바르게 세상을 교화하고 능히 그들이 훌륭한 왕위를 길이 보전하고 나라 안이 편안하여 백성들을 다 같이 이익되게 할 수 있게 하십시오.”
그 때에 부처님은 대중 가운데서 견뢰지신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꼭 자세히 들어라. 과거세에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역존당(力尊幢)이었다. 그 왕이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은 묘당(妙幢)이었다. 정수리에 물을 부어서 임금의 즉위식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때 부왕이 묘당에게 말하였다.
‘천주교법(天主敎法)이라는 국법에 대한 바른 논이 있는데 내가 옛적에 제위식을 치르고 나라의 임금이 되었는데, 부왕인 지력존당(智力尊幢)이 나에게 왕법의 바른 내용을 말씀해 주셨다. 나는 이 내용에 의하여 삼만 세 동안에 나라를 잘 다스렸고, 일찍이 한 생각도 마음에 그른 법을 행할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너도 오늘 또한 마땅히 이렇게 하여 그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지 말아라. 어떤 것이 왕법의 바른 내용인가. 너는 이제 잘 들어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그 때에 역존당 왕은 그의 아들을 위하여 다음 같은 묘한 게송으로써 바른 내용을 말하였다.”
나는 왕법을 말하여
모든 중생을 이롭고 편안케 하며
세간의 의심을 끊기 위해
모든 허물을 없애 버리리
모든 하늘 임금과
인간의 모든 임금들아
기쁜 마음을 꼭 내어서
합장하고 나의 말을 들으라
옛날 옛적 모든 하늘 대중이
금강산에 모였을 때
사천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대범천왕에게 청해 묻기를
범천왕 가장 훌륭하신 분
천중에서 가장 자재로우니
원컨대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위하여 모든 의혹을 끊어주사이다
어째서 인간 세상에 처하면서
하늘이란 이름을 얻었으며
다시 무슨 인연으로
이름 불러 천자(天子)라 하느니
어째서 인간에 나서
혼자만이 임금이 되었으며
어째서 천상에 있으며
다시 천왕 됨을 얻었나이까
이렇게 사천왕이
저 범왕에게 묻고 나니
그 때에 범천왕은
곧 저를 위하여 말씀하기를
사천왕이여 너는 꼭 알라.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한 까닭에
나에게 나라 다스리는 법 묻고
나는 말하리니 반드시 잘 들어라
전세의 착한 업력으로 말미암아
천상에 나서 왕이 되었네
만일 인간 중에 있더라도
나라 거느리는 임금이 되리
모든 하늘이 함께 옹호하니
그런 뒤에 어머니 태 속에 들어가라.
어머니 태 속에 들어간 뒤에도
여러 하늘이 다시 지켜 옹호하네
비록 태어나 인간에 있더라도
소중히 여기므로 하늘이라 이르네.
모든 하늘이 옹호하는 까닭에
또한 천자라는 이름 얻었지
33천왕들아
힘을 갈라서 인왕을 도우라
온갖 모든 하늘도
또한 자재의 힘으로 도우라
모든 그른 법 멸해 없애고
나쁜 업은 살아나지 못하게
중생을 교화하여 선업 닦게 하여
천상에 태어나게 하라
인간과 아수라 무리
건달바의 등속들
나찰과 전다라
모조리 반분의 힘으로 도우라
부모도 반 힘을 도와서
악을 버리고 선을 닦게 하라.
여러 하늘은 다 같이 옹호하여
그에게 모든 선보 보여주라
만일 모든 악업을 지으면
현세 가운데서
여러 하늘은 옹호하지 말고
모든 악보 그에게 보여주라
나라 백성이 악업을 짓더라도
임금이 버려 금하고 제어치 않으면
이것은 바른 이치에 순응함이 아니니
마땅히 법대로 다스려서 물리치라
만일 악을 보고도 막지 않으면
그른 법이 문득 자라나서
마침내 임금의 나라 안에
간사하고 속임이 날로 늘어가리
임금으로써 나라 안 사람이
악한 짓을 하는 것을 보고 막지 않으면
33천의 대중이
모두 분노하는 마음을 내네
이로 인하여 국정이 해로워지고
아첨과 거짓이 세간에 행세하네.
원수 대적의 침략을 입어
그 나라가 파괴되리라
집과 살림살이 도구
모아 놓은 재산이 모두 흩어져
갖가지 아첨과 속임이 생겨
서로 서로 침노해 빼앗네
바른 법으로 말미암아 임금이 되어
바른 법을 행치 아니하면
나라 사람이 모두 흩어지네
마치 코끼리가 연을 밟듯
나쁜 바람이 때 없이 일어나고
모진 비가 때아닌 때 퍼부어
요망한 별이 변괴가 많고
일식, 월식으로 빛이 없네
오곡과 여러 가지 꽃과 과일이
열매가 모두 맺히지 않고
나라에 흉년들어 굶주림 당하니
임금이 바른 법 버린 탓
임금이 만일 바른 법 버리고
나쁜 법으로 사람 다스리면
모든 하늘이 본궁에 있다가
이것을 보고 근심되고 힘들어하리.
저 모든 천왕 대중
모두 이런 이야기하네.
이 왕이 그른 법 지으니
악당이 서로 친하여 붙네
왕위가 오래 편안치 않으매
모든 하늘이 분해하네.
저들이 분을 품은 까닭에
그 나라는 반드시 패망해
그른 법으로 사람 가르쳐서
나라 안에 유행하니
싸우고 다투니 간사와 거짓 많고
질병으로 모든 고통 생기네
하늘 임금 옹호하지 않고
다른 하늘도 모조리 버리니
나라는 꼭 멸망하고
왕의 몸은 고액을 받네
부모와 처자
형제와 자매
다 각기 서로 갈려 흩어지고
마침내 몸도 죽어 없어져
변괴로 별들이 떨어지고
두 해가 한꺼번에 뜨네
다른 나라 원수가 쳐들어오니
백성들이 난리 만나 고생하네
나라에서 소중히 여기는 대신
횡액을 만나 죽고
사랑하는 코끼리 말들
모조리 흩어져 잃어버렸네
곳곳에 전쟁이 일어나서
사람들이 비법으로 많이 죽어
나쁜 귀신이 나라에 침입
질병이 온 나라에 유행하네
나라의 가장 큰 대신과
모든 보필하는 재상
마음 속에 아첨만 품고
모조리 그른 법만 행해
그른 법을 행하는 이를 보곤
사랑하고 공경하는 맘 내고
선법을 행하는 이에겐
괴롭히고 다스려 벌을 주네
악인을 사랑 공경하고
선인을 다스려 벌하는 까닭에
별들과 바람이
모두 때아닌 때 오네
세 가지 허물이 생기니
바른 법은 당연히 숨어서 없어지고
중생들이 빛이 없고
땅의 진기가 모두 밑으로 가라앉아
악을 공경하고 선을 경멸하는 까닭에
세 가지 허물이 또 있으니
때아닌 때 서리, 우박 내리고
굶주림과 질병, 고통이 유행하네
곡식과 채소의 모든 과일
아름다운 맛은 모두 없어지고
그 나라 가운데엔
중생들이 질병이 많아
나라 안의 여러 나무에
전에는 달고 맛난 과일이 났으나
이로 말미암아 모두 줄어들어
쓰고 떫고 맛이 없어
전에는 묘한 동산 숲이 있어
노닐기 좋던 곳이
홀연히 모두 마르고 야위어
보는 이가 근심하고 괴로워해
벼나 보리의 모든 열매
아름다운 맛이 점점 사라져 없어지매
먹을 적에 마음이 기쁘지 않으니
어찌 능히 모든 기관[諸大]을 기르랴.
중생의 빛깔이 줄어들고
세력도 모두 쇠진해져
먹기는 많이 먹어도
배부르고 만족치 못하네
그 나라 안에
사는 중생들은
기운은 적고 용기조차 없으매
짓는 일에 감당하지 못하네
백성들이 질병이 많아
모든 고통이 그 몸에 핍박
귀신과 도깨비 두루 다니니
가는 곳마다 나찰이 나와
임금이 만일 그른 법을 지어
악인과 친근하면
이로 말미암아
세 가지 세간이 쇠하고 감함 받으리.
이러한 가없는 허물이
나라 안에 생기는 것은
악인을 그대로 내버려 둬
다스려 없애지 않는 까닭이네
모든 하늘의 가호로 말미암아
국왕이 되었건만
바른 법으로써
나라는 수호하지 않네
어떤 사람이고 착한 일 닦으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고
악한 업 지은 사람 죽어
반드시 세 갈래에 떨어진다
만일 임금이 백성들의
나쁜 짓 하는 것 내버려두면
33천의 하늘 대중은
모두 열렬한 원한의 맘 내네
모든 하늘의 가르침과
부모의 말 순종치 않아
이런 비법의 사람은
왕도 아니고 효자도 아닐세
만일 자기 나라 안에서
그른 법 행하는 사람 보거든
법대로 다스려 마땅히 벌주고
살려서 내버려두지 말라
이런 까닭에 여러 하늘 대중
이 왕을 옹호하리니
모든 악한 법은 없애고
선근을 능히 닦기 때문이네
이 세상에서 왕 노릇함은
반드시 현생 과보를 부른 것이니
선과 악업으로 말미암아
행하고 버림을 중생에게 권하라
선, 악의 과보를 보이기 위해
임금 됨을 얻었으니
모든 하늘이 함께 옹호하여
온갖 중생 모두 따라 기뻐하네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나라를 다스리는데 바른 법 쓰고
아첨하는 이 보거든
마땅히 법대로 다스리라
설령 왕위를 잃더라도
목숨을 해침을 당하더라도
끝끝내 악한 법은 행하지 말고
악한 것 보거든 버리라
해로움 중에 극히 중한 것은
나라 지위 잃는 데 지나감이 없나니
모두 아첨하는 사람의 탓
이를 위하여 마땅히 다스려 벌하라
만일 아첨하고 속이는 사람 있으면
반드시 나라 잃으리니
이로 말미암아 왕정을 손상시킨다.
마치 코끼리가 꽃밭에 든 것처럼
하늘 임금이 모두 화를 내고
아수라도 또한 그렇게
저가 임금이 되어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지 않은 탓
이런 까닭에 마땅히 법대로
악인을 다스려 벌해야 하며
선으로써 중생을 교화하고
그른 법에는 순응치 말라
차라리 몸, 목숨을 버릴지언정
비법의 벗은 따르지 말 것
친하건 친하지 않건 간에
평등하게 온갖 것을 보라
만일 바른 법의 왕이 되면
나라 안에 편당이 없으며
법왕도 소문이 높아
삼계 가운데 널리 들리리
33천의 대중이
기뻐서 이렇게 말해
남섬부주의 법왕은
저가 곧 나의 아들
선으로 중생 교화
바른 법으로 나라 다스려
바른 법 권하여 행하니
마땅히 내 궁전에 태어나게 하리
하늘과 모든 하늘 천자
그리고 아수라 무리
왕이 정법으로 다스리는 까닭에
마음에 기쁨 늘 얻어
하늘 대중이 모두 기뻐해
이 임금을 함께 옹호하며
여러 별들이 위치대로 다니고
해와 달이 도(度)를 어기지 않아
화창한 바람이 시절에 늘 응하고
단비가 때에 순응해 내려
싹과 열매가 모두 잘 되고
굶주린 사람 하나도 없어
온갖 모든 하늘 대중
자기 궁전에 가득 차 있어
이러하니 너희 인왕들아
몸을 잊고 바른 법 행하라
법보를 꼭 소중하게 여기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대중이 편한
바른 법 언제나 꼭 친하라
공덕이 스스로 장엄하리
권속이 늘 기뻐하니
모든 악을 멀리 여의어라
법으로 중생 교화해
언제나 편안함 얻게 하라
저 온갖 사람으로 하여금
열 가지 선 닦게 하라
온 땅덩이가 늘 풍년들어
나라 안이 편안하고 즐거우리
임금이 법으로 사람 교화하여
악행을 잘 조복 받으면
좋은 이름 언제나 얻어
모든 중생 안락케 하리
그 때에 대지의 온갖 임금과 모든 대중이, 부처님께서 이 옛날 옛적의 임금이 나라를 다스린 요긴한 법에 관한 말씀을 듣고, 전에 없던 것을 얻어 모두 크게 기뻐하여 믿으며 받들어 행하였다.
금광명최승왕경 제9권
대당삼장 사문 의정 한역
21. 선생왕품(善生王品)
그 때에 부처님께서 여러 대중을 위하여 왕법의 바른 내용을 말하고 나서 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꼭 들어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그 지나간 옛적의 법을 받들던 인연을 말하겠다.”
게송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옛적에 전륜왕이 되어
큰 땅과 큰 바다와
사주에 가득 찬 보배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네
내가 옛날 한량없는 겁에
깨끗한 참 법신 구하고자
아끼는 것 모조리 버렸네
몸과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네
또 지난 세상 생각할 수 없는 겁에
보계라는 부처님 계시니
저 부처님 열반에 드신 뒤
왕이 났으니 이름은 선생이네
전륜왕으로서 사대주를 다스리니
대해의 저쪽 끝가지 모두 귀의하고
왕성의 이름 묘음성
그 때 저 전륜왕 여기 있었네
꿈에 부처님의 복과 지혜 말함을 듣고
법사를 보았는데 이름은 보적
자리에 앉았는데 단정하기 해와 같이
금광의 미묘경전 연설하였네
그 때 저 임금 꿈 깨어
기쁜 마음 내어 온 몸에 가득 차
하늘이 밝자 왕성 밖 나서
비구 모인 곳 찾아갔네
여러 대중께 공경 공양하고 나서
모든 비구에게 물어보았지
보적이라 이름하는 법사님
공덕 성취하고 중생 교화하느냐고
그 때 보적 큰 법사는
한 방 안에 들어앉아 계셨다.
바른 생각으로 이 미묘경 외우시며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으매 심신이 편해
어떤 비구 왕을 인도해
보적 법사 있는 곳에 이르렀네
방안에 단정히 앉은 걸 보니
광명과 묘한 상호 몸을 둘러싸
왕에게 이렇게 말해
보적은 깊은 부처님 행한 곳을 가졌고
이른바 미묘 금광명은
모든 경중에서 으뜸일세
왕은 곧 보적법사께 절하고
공경하고 합장하여 청하기를
원컨대 보름달 얼굴 단정하신 분이시여
금광 미묘법을 설해 주소서
보적법사 왕의 청대로
금광명 설할 것 허락하니
삼천세계 중에 두루 찬
모든 하늘 대중 모조리 기뻐해
왕은 넓고 청정한 곳에
기묘한 보배로 장엄해 꾸미고
훌륭한 향수를 티끌에 뿌리며
갖가지 꽃을 모두 흩어 펼쳤네
훌륭한 곳에 높은 자리 펴고
비단 깃발 일산 달아 장엄한 뒤에
갖가지 묽은 향 바르는 향 뿌리니
온 주변에 향기가 가득
천, 용, 아수라, 긴나라
마후라가와 야차
모든 하늘이 만다라 꽃을 내려
저 자리에 모두 와 공양 올렸네
천만 억 여러 하늘들은
바른 법문 듣고자 모두 와서 모여
법사가 처음 자리에서 일어나니
모두 하늘 꽃으로 공양 올렸네
이 때에 보적 큰 법사
깨끗이 목욕하고 새 옷 갈아입고
대중 모인 법석에 나가서
합장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예경했네
하늘 임금, 하늘 대중과 천녀들이
모두 함께 만다라 꽃 흩었네
백 천의 하늘 풍악이
공중에서 묘한 소리내고 있었네
그 때에 보적 큰 법사는
높은 자리에 올라가 가부하고
저 시방 모든 세계의
백천만억 부처님을 생각하고
온갖 고통받는 중생에게
평등하고 자비한 생각도
저 청한 이 선생왕을 위하여
미묘한 금광명경 연설하였네
왕은 이런 법문 듣고 나서
한 맘으로 합장 소리쳐 부르며 따라 기뻐해
희유한 법 듣고 눈물이 서로 섞여 흐르니
몸과 마음에 기쁨이 가득
이 때 선생 전륜왕
이 경에 공양하기 위해
손에 여의 마니 보배를 들고
발원하되 모든 중생 위하여
지금 이 남섬부주에
칠보 영락이 널리 비 내려져서
자산과 재물이 없는 이들이
모두 마음 따라 얻어서 안락하여지이다
문득 칠보가 두루 비 내려
四주(洲) 가운데 모조리 가득 차
몸을 꾸미는 영락은 구하는 대로
의복 음식은 없는 것 없어
그 때에 선생 임금
사주에 진기한 보배 비 내린 것 보고
힘껏 가져다 보계불과 갖은 유교(遺敎)
비구에게 공양 올렸네
지난 세상의 선생왕은
지금의 나 석가인 줄 알아라.
옛적에 큰 땅덩이와
사주(四州)에 가득 찬 모든 보배 버렸느니라
그 옛날 보적 큰 법사는
선생을 위하여 묘법 설하고
선생에게 이 경 연설함으로 인하여
동방에서 현재 부동불이 되었네
나는 일찍이 이 경을 듣고
합장하고 한 마디로 따라 기뻐하고
칠보로 보시한 모든 공덕으로
가장 훌륭한 금강의 몸 얻었노라
금빛의 백복상 장엄하니
보는 이 모두 기뻐하네
온갖 중생이 사랑하지 않은 이 없고
구지수의 하늘 대중도 또한 그러하네
지난 세상 99 구지억 겁에
일찍이 전륜왕이 되었고
작은 나라 임금도 되어서
한량없는 백천 겁 다시 지났네
한량없는 겁에 제석이 되고
일찍이 대범왕 노릇하면서
부처님께 올린 공양
얼마인지 또한 생각할 수 없네
나는 옛적에 경을 듣고 따라 기뻐해
갖은 복덕 어느 정도인지 알길 없고
이 복으로 말미암아 보리를 증득하니
법신의 참되고 묘한 지혜 얻었노라
그 때 대중이 이 말씀을 듣고 미증유의 법 찬탄하고 모두 금광명경을 받들어 유통시켜 끊어지지 않기를 서원하였다.
22. 제천약차호지품(諸天藥叉護持品)
그 때에 부처님께서 대길상천녀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깨끗이 믿는 선남자 선여인이 과거세, 미래세, 현세의 모든 부처님에게 불가사의하고 성대하고 미묘한 공양거리를 바치려 하고 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심오한 도를 알고자 한다면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이 으뜸의 경이 있는 곳을 따라야 한다. 도회, 시골 혹은 산중이나 못 가에서 널리 중생을 위하여 부연하여 유포하여야 한다. 그 법을 들은 이는 어지러운 생각을 덜어버리고 귀를 조심하고 마음을 써야 한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모든 하늘과 그 대중을 위하여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여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자 하거든
또한 모든 부처님의
깊고 깊은 경계를 알고자 하는 이
만일 이 최승 금광명을
연설하는 것을 보려거든
반드시 친히 그 곳에 가서
그 경 있는 데에 이르리라
이 경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
모든 공덕을 능히 내고
가없는 큰 고통 바다에서
모든 중생 해탈시키네
내가 이 으뜸의 경을 보니
처음, 중간, 마지막이 모두 좋아
깊이는 헤아릴 길 없고
비유는 짝이 없네
가령 갠지스강의 모래라든지
대지의 티끌, 대해의 물
허공과 모든 산의 돌로서도
조금도 비유할 수 없네
깊은 법계에 들어가고자 하거든
반드시 먼저 이 경을 듣고
법성의 불탑에
깊이 잠겨야 하리
이 보배 탑 안에서
나 석가모니가
기쁜 뜻과 묘한 음성으로
이 경전 연설함을 보리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구지겁 생각하기 어려운 세월에
인간, 천상 가운데 태어나
훌륭하고 묘한 기쁨 늘 받으리
만일 이 경을 듣는 이는
반드시 이런 마음가져라
나는 생각할 수 없는
가없는 공덕 뭉치 얻으리라고
설령 큰 불 무더기가
백 유순 거리에 꽉 차 있더라도
이 으뜸의 경을 듣기 위하여는
곧장 지나가도 괴로움 사양치 않네
그 있는 곳에 벌써 이르러
이런 경 얻어들으면
죄업을 능히 멸하고
모든 나쁜 꿈도 없어지리
나쁜 별의 모든 변괴와
저주와 방자 등도
이 경 듣기만 하면
모든 나쁜 것 죄다 떠나간다네
훌륭하고 높은 자리 꾸며 놓되
깨끗하고 묘하기 연꽃 같이
법사가 그 위에 앉으니
마치 큰 용이 앉은 듯
이 자리에 편히 앉아서
이 깊고 깊은 경 말하며
쓰고 그리고 외워 지니고
그 뜻을 풀이해
법사가 이 자리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면
이 높은 자리 안에는
신통이 한 모양이 아니리
혹은 법사의 형상이
높은 자리에 있는 듯
어떤 때엔 부처님과
모든 보살도 보이리
보현보살 형상도 되고
문수보살 같기도 하고
미륵보살을 보는데
높은 자리에 있는 듯
혹은 드물고 기이한 형상
또 모든 하늘의 형상 보는데
그 몸매 잠깐 얻어 본 뒤에
홀연히 없어져 다시 안 나타나네
모든 길상을 성취하고
짓는 것이 모두 뜻대로
공덕을 모조리 원만히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네
가장 훌륭한 소문이 높아
모든 번뇌 능히 없애고
다른 나라의 도둑 모두 제거하며
싸울 때엔 언제나 이기네
나쁜 꿈 모조리 없어지고
모든 독한 재해 녹여 없애며
몸, 입, 뜻으로 지은 죄를
경의 힘이 능히 멸해 없애주네
이 남섬부주에
소문이 모두 꽉 차서
갖은 모든 원수들이
모조리 서로 헤어져 가네
설령 원수의 적이 이르더라도
소문 듣고 문득 흩어져 가네
군사를 동원하지 않고
양군 진영이 서로 기뻐하리
범왕과 제석천왕
세상 수호하는 사천왕
금강 야차신과
정료지 대장군, 무열지 사갈라용왕
긴나라 음악신, 소라금시주
대변재천녀와 대길상천
이들 우두머리 하늘들이
각기 모든 하늘대중 거느리고,
모든 부처님과 법보
생각할 수 없이 많은 이에게 공양하고
기쁜 마음 늘 내어서
이 경에 공경심 일으키네
이런 모든 하늘 대중
모조리 같이 생각하여서
복 닦는 이를 두루 관하고
다 함께 이런 말하네
이 중생들을 관찰하라
모조리 이 큰 복밭일세
선근, 정진의 힘으로
오는 생에는 우리 하늘에 꼭 나겠네
깊고 깊은 경을 듣기 위하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와서
법의 탑에 공양 올림은
바른 법문 소중히 여기는 까닭
중생을 어여삐 여겨
크게 이익되게 하니
이 깊은 경전에서
능히 법보의 그릇 되리
이 법문에 들어오는 이는
법의 성품에도 능히 들어가리니
이 금광명경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꼭 받아 들어라
이 사람은 벌써 일찍이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께 공양
저 모든 선근으로 말미암아
이 경전 얻어듣네
이러한 모든 하늘 임금
대변재 천녀와
아울러 저 길상천과
그리고 사천왕 대중
수 없는 야차 무리가
용맹하고 신통이 있어
각기 사방에서
언제나 와서 서로 옹호해
해와 달 제석천왕
바람, 물, 불을 맡은 모든 신
비슈누, 대견(大肩)과
염라변재 등
온갖 세상을 옹호하는 이
용맹에 위신을 갖추어
경 갖는 이를 수호하되
밤낮으로 늘 떠나지 않네
큰 힘을 가진 야차왕
나라연과 자재와
정료지를 우두머리로 한
28야차 대중
나머지 야차 백천이
신통에 큰 힘을 가져
언제든지 무서운 곳에서
늘 와서 이 사람 호위해
금강 야차왕과
아울러 5백의 그 권속
모든 큰 보살들도
늘 와서 이 사람 지켜
보왕야차왕 만현왕
광야 금비라 빈도라 황색
이들 야차왕과 5백 권속이
경 듣는 이 보고 와서 함께 옹호해
채군 건달바 위왕 상전승
주경과 청경 발리사왕
대최승 대흑 소발노계사
반지가 양족과 대바가
소거 호법과
미후왕 침모
일지 보발 건달바들이
모두 와서 옹호하네
대거 낙구라 전단
욕중승 사라 설산과 사다산이
큰 신통 가지고 용맹에 큰 힘 갖춰
이 경 갖는 이 보고 와서 옹호해
아나바답다 사갈라 목진
예라섭 난타 작은 난타
백천 용 가운데 신통, 위덕을 갖춰
경 갖는 이 옹호해 밤낮 떠나지 않네
바치 나후라 비마질다라
모지 점발라 대견 환희와
소라왕과 무수한 하늘 무리
큰 힘에 용건 있어 이 사람 옹호하네
하리저모 신과
5백의 야차무리
저 사람이 자나깨나
언제든지 와서 서로 옹호해
전다, 전다리, 야차, 전치녀
곤제, 구타치 등 중생의 정기 빨아먹는
이런 모든 귀신 큰 힘에 신통 갖추어
경 갖는 이 옹호해 밤낮 떠나지 않네
변재천을 우두머리로 한
한량없는 모든 천녀
길상천을 우두머리로 한
나머지 모든 권속들과
이 대지의 신녀와
과일원림의 신
나무신 강의 신
탑묘의 모든 신들
이러한 모든 하늘 신이
마음에 큰 기쁨 내어
저들이 모두 와서
이 경 읽고 외우는 사람 옹호해
경 가지는 이 있는 것 보면
목숨 빛 힘
위엄의 빛과 복덕을 더 주고
묘한 상호로 장엄하네
별들이 재변을 나타내서
곤액이 이 사람에게 당하여
꿈에 나쁜 증상을 보게 되면
모조리 멸해 없애주네
이 대지의 신녀
굳건하고 위세가 있어
이 경의 힘을 말미암기 때문에
법 맛으로 늘 충족하리
땅의 살찌는 진기가 밑으로 흘러
백 유순을 지나가게 되면
땅 신이 땅 맛을 올라오게 하여
대지를 기름지고 윤나게 하네
이 땅의 두께는
68억 유순
금강 짬에 이를지라도
땅 맛을 모조리 올라오게
이 으뜸의 경을 들음으로 말미암아
큰 공덕의 뭉치 얻어
모든 하늘로 하여금
모두 그 이익을 입게 해
모든 하늘 대중으로 하여금
위신력에 광명이 있게 하여
기쁘고 늘 즐거우니
쇠하는 모습 버렸네
이 남섬부주 안의
숲, 과일, 싹수를 맡은 신
이 경의 힘으로 말미암아
마음에 환희함을 늘 얻네
싹수와 열매는 모두 성취되고
곳곳에 묘한 꽃 있네
과일도 퍼지고 잘 익어서
대지에 가득 찼네
갖은 여러 과수와
모든 동산 숲에
모조리 묘한 꽃이 피어
향기가 늘 그윽하네
여러 풀과 모든 나무에
모두 미묘한 꽃이 피고
달고 맛난 과일도 열려
곳에 따라 모두 두루 찼네
이 남섬부주의
한량없는 모든 용녀가
마음에 큰 기쁨 내어
모두 다 못 속에 들어간다
발두마[靑薄花]와
분타리[白蓮花]를 심어
푸르고 흰 두 연꽃이
못 가운데 모두 가득 찼네
이 경의 위신의 힘으로 말미암아
허공이 깨끗하여 가리움 없네
구름과 안개가 걷어지고
어둠이 모두 광명으로 되어
해가 돋아 천 가지 광명 놓으니
때깔 없이 불꽃이 청정해
이 으뜸의 경의 힘으로 말미암아
흐르는 햇빛 사방 하늘을 도네
이 경의 위덕의 힘이
천자를 도와서
모두 남섬부주 금을 써서
궁전을 만드네
해 천자가 처음 돋아
이 남섬부주 보고 기뻐해
늘 큰 광명으로
두루 두루 비추어 밝히네
이 대지 안의
갖은 연꽃 못에
햇빛이 비칠 때에
연꽃이 안 피는 것이 없어
이 남섬부주의
밭이랑에 모든 과일을
모조리 잘 익게 하여
대지에 가득 차게 하네
이 경의 힘으로 말미암아
해와 달이 비춘 곳에
별이 그 길을 잃지 않고
비바람이 다 때를 순응해
이 남섬부주에 두루하여
국토가 모두 풍년들어 즐겁고
이 경 있는 곳마다
수승함은 다른 곳보다 곱절이네
만일 이 금광명
경전이 유포되는 곳에서
강설하고 외우는 이가 있으면
모두 위와 같은 복 얻으리.
그 때에 대길상천녀와 모든 하늘들이 부처님의 말씀하신 것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이 경을 받들어 지니는 이를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옹호하여 근심 걱정이 없게 하고 언제나 안락을 얻게 하였다.
23. 수기품(授記品)
그 때에 부처님이 대중 가운데서 널리 법문을 말씀하시고 나서 묘당보살과 그의 두 아들인 은당(銀幢), 은광(銀光)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고자 하셨다.
때에 10천 천자가 있어 최승광명이 우두머리가 되어 똑 같이 33천으로부터 내려와서 부처님 계신 데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있었다.
그 때에 부처님이 묘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미래세 한량없고 수가 없는 백천만억 나유타겁 동안을 지나고 나서 금광명세계에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이름을 금보산왕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여 세상에 출현하리라.
이 때 부처가 반열반한 뒤에 갖은 교법도 또한 모두 멸하여 없어진다. 이 때에 저의 은당이라는 맏아들이 곧 이 세계에서 다음으로 부처 자리에 채워진다. 세계는 그 때에 이름을 바꾸어 정당(淨幢)이라고 할 것이며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다. 이름은 금당광(金幢光)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한다.
이 때 부처가 반열반한 뒤에 갖은 교법이 또한 다 멸하여 없어지면 둘째 아들 은광이 곧 부처 자리에 채워진다. 이 세계에 돌아와서 반드시 부처가 되리니 이름은 금광명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리라.”
이 때에 10천의 천자는 세 보살이 수기를 얻는 것을 듣고 나서 다시 이러한 최승왕경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내니 깨끗하여 때가 없음이 마치 허공과 같았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이 10천 천자의 선근이 익은 줄 아시고 곧 큰 보리의 수기를 주셨다.
“너희들 천자는 미래세에서 한량없고 수 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겁을 지나서 최승인다라고당세계(最勝因陀羅高幢世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똑 같은 종족 성씨에 똑 같은 이름이리라. 이름은 면목청정우발라향산(面目淸淨優鉢羅香山)으로서 10호가 구족할 것이며, 이렇게 차례차례 10천의 모든 부처가 세상에 출현하느니라.”
그 때에 보리나무 신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10천 천자는 33천으로부터 법문을 듣기 위한 까닭에 부처님 계신 데 온 것인데, 어째서 부처님께서 문득 수기를 주시어 장차 꼭 부처를 이룬다고 하십니까.
부처님이시여, 저는 이 모든 천자들이 육바라밀을 모두 닦아서 행하기 어려운 행을 행하고, 손, 발, 머리, 눈, 뼈, 뇌수며 권속, 처자며 코끼리, 말, 수레, 남종, 여종과 대궐, 동산, 숲과 금, 은, 유리, 자거, 마노, 산호, 호박, 벽옥, 흰 자개며 음식, 의복, 이부자리, 의약을 버려서 다른 한량없는 백천 보살처럼 여러 가지 공양거리로써 과거세의 수가 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에게 공양 올렸다는 것을 일찍이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보살들이 각각 한량없고 가없는 겁을 지난 연후에야 바야흐로 보리수기를 받아 얻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여러 천자는 어떤 인연으로써 무슨 훌륭한 행을 닦았으며 어떤 선근을 심었기에 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잠시 동안 법문을 듣고 문득 수기를 얻었습니까. 오직 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해 해설하셔서 의심을 끊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나무신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말하는 대로 모두 훌륭하고 묘한 선근 인연을 따라 부지런히 닦고 나서야 바야흐로 수기를 얻으리라. 이 모든 천자는 묘한 천궁에 다섯 가지 욕심의 즐거움을 버리고 일부러 와서 이 금광명경을 들었다. 벌써 법을 듣고 나서 이 경 가운데 은근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서 깨끗한 유리와 마찬가지로 모든 티와 때깔이 없고 다시 이 세 큰 보살의 수기 받는 일을 얻어 들은 것도 또한 지난 세상에서 오래 바른 행을 닦은 서원의 인연에 말미암은 것이다. 이런 까닭에 내가 지금 모두 수기를 주어 미래세에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느니라.”
이 때 저 나무의 신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환희하며 믿고 받아들였다.
24. 제병품(除病品)
부처님께서 보리나무의 신인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똑똑히 들어라. 잘 생각하고 생각해 보아라. 이 10천 천자의 본래 발원한 인연을 이제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선녀천아, 과거세 한량없는 가히 생각하지 못한 아승지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이름이 보계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셨다. 이 때에 저 부처님이 반열반 후에 정법이 멸하여 없어지고 상법(像法)의 시대에 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천자재광(天自在光)이었다. 언제나 바른 법으로써 백성을 교화하기 마치 부모와 같았었다.
이 나라 안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은 지수(持水)였다. 의술이 뛰어났고 여덟 가지 술법을 묘하게 통하여 중생의 병고와 사대가 고르지 못한 것을 모두 잘 치료해 주었다.
선녀천아, 그 때에 지수장자에게 오직 단 하나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이 유슈(流水)였다. 얼굴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보기 좋아하며, 성품 받기를 총명하고 영리하여, 모든 논을 배웠고 글씨, 그림, 산수, 인(印)에 통달치 않음이 없었다.
이 때 나라 안에 한량없는 백천이나 되는 중생들이 모두 돌림병을 만나 여러 가지로 많은 고통을 받아 기쁨이나 즐거움이 조금도 없었다.
선녀천아, 그 때에 장자의 아들 유수는 이 한량없는 백천이나 되는 중생이 모든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대비심을 일으켜 이런 생각을 하였다.
‘한량없는 중생이 여러 가지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나의 아버지 장자는 비록 의술이 뛰어나 묘하게 여덟 가지 방술에 통달하여 모든 병고와 네 가지 요소의 더하고 덜하는 것을 능히 고치시지만, 그러나 이제는 늙어 쇠약하였다. 몸이 떨리어 지팡이를 짚고야 걸음을 걷게 되므로 도시나 시골로 다니면서 병으로 고통받는 여러 사람들을 구제해 줄 수가 없겠다. 지금 한량없는 백천이나 되는 중생이 모두 중한 병에 걸렸건만 능히 구원해 줄 이 없으니, 나는 이제 큰 의사인 나의 아버지 계신 데 가서 의술의 비법을 여쭙겠다. 만일 다 알고 나면 반드시 도시나 시골로 다니면서 여러 중생들의 갖가지 질병을 고쳐 그들로 하여금 고통의 긴 밤에서 안락하게 하리라.’
이 때 장자의 아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곧 아버지 계신 데 가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절하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한 쪽에 물러나 앉아 게송으로써 그 아버지에게 청하여 물었다.
아버지는 불쌍히 여기소서
제가 여러 사람 구제하고자
지금 의술의 방법 청해 묻사오니
원컨대 저를 위해 말씀해 주소서
어째서 몸이 쇠약하여 무너지며
모든 사대가 늘고 줄며
또 어떤 때에
모든 질병이 생깁니까
어떻게 음식을 먹고
안락함을 얻어서
이 몸 가운데
열기를 쇠하지 않게 하오리까
중생에게 네 가지 병 있으니
바람, 누런 열, 가래 심화병
그리고 한데 뭉친 병인데
어떻게 해야 치료합니까
풍병은 언제 나고
열병은 언제 나며
가래 심화병은 어느 때 동하고
한데 뭉친 병은 어느 때 생깁니까
이 때 저 장자는 아들의 청을 듣고 나서 다시 게송으로써 답하였다.
내가 지금 옛날 의원들의
갖은 병 고치는 법을
너를 위하여 차례차례 말하리니
잘 들어서 중생을 구원해라
석 달은 봄이라 하고
석 달은 여름이요
석 달은 가을이요
석 달은 겨울이니라
이것을 일년으로 따져
셋 셋으로 갈라 말함이요
둘 둘로 한 절기를 나누니
일년이 여섯 절기
정월 2월은 꽃 시절
3월 4월은 더운 때
5월 6월은 비 오는 장마철
7월 8월은 가을이다
9월 10월은 추운 때요
동지섣달은 얼음 눈 오는 때
이렇게 다른 것을 알아
약을 주는데 어기지 말라
이런 시절을 따라
음식을 조절해 먹고
뱃속에 들어가 소화 잘 되면
모든 병이 안 생기느니
철기가 변하면
네 가지 요소 따라 변하나니
이 때에 약 아니 쓰면
병 반드시 생기는 법
의사는 사시 알고
다시 6절기 알아
몸의 일곱 곳을 밝아
약 쓸 때 실수 없이
일곱 곳은 이른바 입
피, 살, 기름, 뼈, 골수와 뇌수
병이 어디에 들었는가를 알아야
처방을 알 수 있네
병에도 네 가지 있어
이른바 풍병, 열병, 담병
그리고 합병이니
발병한 때를 반드시 알아야 하네
봄에는 가래와 가슴앓이 하고
여름 동안에 풍병
가을에는 황열병이 더하고
겨울이면 세 가지 병 한꺼번에
봄에는 떫고 뜨겁고 매운 것 먹고
여름엔 미끈미끈하고 뜨겁고 짜고 신 것
가을엔 차고 달고 미끈미끈한 것
겨울엔 시고 떫고 미끈미끈하고 단 것
이 네 철 가운데
먹는 약과 음식을
만일 이런 맛에만 의지하면
모든 병이 생길 리 없네
음식 먹은 뒤 나는 병은 가슴앓이로
음식 소화될 땐 열로 말미암아
소화된 뒤에는 바람으로 병이 나니
때를 참고하여 병 알아내라
병의 근원을 알고 나서는
병에 따라 약을 써라
설령 다른 증상이라도
먼저 그 근본 치료하라
풍병엔 미끈미끈한 기름 먹이고
열병엔 대소변 좋게 하는 약 쓰고
가래 나오는 병엔 토할 약이 좋고
세 가지 뭉친 병엔 세 가지 약 먹이라
풍, 열, 담 한꺼번에 발한 병
이것을 이름해 합병이라네
발병한 때를 알았을지라도
반드시 그 본성 관찰하라
이렇게 병을 관하여 안 뒤에
때에 순응하여 약을 쓰면
음식과 약이 차이 없으리니
이것을 명의라고 이르니라
다시 여덟 가지 의술을 알아
모든 처방 몰아 잡고
여기에서 만일 밝고 여유 있으면
중생의 병 고칠 수 있느니라
침놓고 찢어서
질병과 귀신
나쁜 독과 어린애 병
목숨 늘리고 기력 증장시키는 것들
먼저 환자의 모습과 얼굴 빛 보고
말소리와 성행 살핀 뒤에
그가 꾼 꿈을 물어서
풍, 열, 담의 구별을 알아내라
비쩍 말라 야위고 머리털 적으면
그 사람 마음 머무름이 없고
말 많고 꿈에 날아다님은
이 사람은 바람 성품
젊은 사람이 흰 털 나고
땀 많고 화 잘 내고
총명하고 꿈에 흔히 불을 보면
이런 사람은 열의 성품
마음이 평정하고 몸이 제 자리 잡히고
생각을 신중히 머리에 비듬 많고
꿈에 물이나 흰 물건 보면
이것은 심화병의 성품
합병증이 생긴 것은
혹은 둘 혹은 세 가지 합친 것이니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있으니
이것의 성품을 알아야 한다
본래 성품을 알고 나서
병 따라 약을 주어
그 죽을 현상 없는 것 경험하면
사람 구원하는 이란 이름 듣네
모든 감각 기관이 잘못 대상을 느끼고
의사에게 교만하고
친구에게 화를 내면
이것은 죽을 징조임을 알아라
왼 눈이 흰 빛으로 변하고
혀가 검어지고 콧대가 기울어지고
귀 바퀴가 달라지고
아래 입술이 쳐져도 죽을 것이다
하리륵(訶梨勒)이라는 과일열매
여섯 가지 맛 갖추어
온갖 병 능히 없애고
꺼리는 것 없이 약 중의 왕
세 과일과 세 가지 매운 것
모든 약 중에 얻기도 쉽고
사탕, 꿀, 젖 기름은
모든 병을 능히 고치네
그 나머지 여러 약물은
병에 따라 보태 쓰고
먼저 자비심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 내고
돈이나 이익은 생각하지 말라
나는 너를 위하여 벌써
병 고치는 요긴한 일 말했으니
이로써 중생을 구제하여
가없는 과보를 반드시 얻으라
선녀천아, 그 때의 장자의 아들 유수는 그의 아버지에게 여덟 가지 의술의 요령을 친히 물어 사대의 증감과 계절의 차이, 처방 법을 잘 알게 되었다. 스스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자신하고, 곧 도시와 시골로 두루 다니면서 백천만억 병고의 중생을 찾아 그들이 사는 데에 가서 착한 말로 위안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의사입니다, 나는 의사입니다. 의술을 잘 알고 있으니 이제 당신들을 위해 병을 치료하고 모두 고쳐 드리겠습니다.’
선녀천아, 그 때에 여러 사람들은 장자의 아들이 착한 말로 위문하며 병을 고쳐 주겠다는 것을 들었다. 이 때에 한량없는 백천이나 되는 중생이 극히 중한 병을 만났는데, 이 말을 듣고 나서 몸과 마음이 기뻐 날뛰면서 미증유의 일을 얻었다. 이 인연으로써 온갖 병고를 모조리 없앨 수 있었고 기력이 충실하여 평시와 같이 회복되었다.
선녀천아, 그 때에 다시 한량없는 백천 중생이 병고가 심중하여 고치기 어려운 이들이 있어 다 같이 장자 아들 있는 데 나아가서 치료해 줄 것을 거듭 청하였다. 이 때에 장자 아들이 곧 묘한 약을 먹여 모두 쾌차하게 되었다. 선녀천아, 이 장자의 아들은 이 나라 안에서 백천만억 중생의 병고를 치료하여 모두 쾌차하게 하였느니라.”
25. 장자자유수품(長者子流水品)
그 때에 부처님께서 보리나무의 신인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장자의 아들 유수(流水)는 옛적에 천자재광 왕의 나라 안에서 여러 중생의 갖은 병고를 고쳐주어 회복함을 얻게 하고 편안한 기쁨을 받게 하였다. 이 때에 모든 중생은 병이 쾌차했기 때문에 복업을 많이 닦고 보시를 널리 행하여 스스로 기쁘고 즐거워했다. 함께 장자의 아들 있는 데에 가서 모두 공경하는 마음을 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여라. 큰 장자의 아드님이시여, 복덕이 되는 일을 훌륭하게 증장시키고 우리들의 안락과 수명을 더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큰 힘있는 의원의 왕이며 자비보살입니다. 의술과 약 처방에 훌륭하여 중생의 한량없는 병의 고통을 잘 치료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칭찬하면서 성읍으로 두루 돌아다니었다.
선녀천아, 그 때 장자의 아들에게는 아내가 있었는데 이름이 수견장(水肩藏)이었다. 그에게 두 아들이 있었으니, 하나는 이름이 수만(水滿)이고 둘째는 이름이 수장이었다.
이 때에 유수는 그 두 아들을 데리고 도회지와 시골을 점차 돌아다녔습니다. 빈 못 가운데 깊고 험한 곳에서 여러 새와 짐승, 승냥이, 이리, 여우, 큰 원숭이, 보라매, 독수리, 피 고기 먹는 것들이 모두 한 곳으로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모든 새, 짐승들이 무슨 인연으로 한 곳으로 향하여 날고 달아날까. 나는 뒤를 따라 잠깐 가 보리라’ 하고 곧 따라갔다. 거기에는 큰못이 있는데 이름은 야생(野生)이었다. 그 물이 장차 다 마르려고 하는데, 이 못 가운데는 뭇 고기가 많이 있었다. 유수가 이것을 보고 나서 대비심을 일으켰다.
이 때에 나무의 신이 몸을 반만 나타내고 이런 말을 하였다.
‘장하도다. 선남자여, 너는 참뜻이 있어 유수라고 이름하였으니, 이 고기들을 불쌍히 생각하여 물을 대어 주도록 하라. 두 가지 인연이 있어 이름이 유수니, 하나는 물을 능히 흐르게 하고, 둘은 능히 물을 주는 것이다. 너는 지금 반드시 이름대로 처신해야 한다.’
이 때에 유수는 나무의 신에게 물었다.
‘이 고기는 몇 마리인가?’
나무의 신은 답하였다.
‘수는 꼭 1만이다.’
장자의 아들은 이 숫자를 듣고 나서 곱절 더 불쌍히 여겼다. 큰못은 태양이 작열하여 물이 없이 거의 말라버렸다. 이 1만의 고기는 죽음으로 들어서려 하여 몸을 뒤틀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 장자를 보고 고기들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표정들이었다.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은 이 일을 보고 나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물을 찾고자 하였으나 결국 얻지 못하였다. 다시 한 쪽을 바라보아 큰 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 곧 거기에 올라가서 나무 가지와 잎사귀를 꺾어 가지고 와서 그늘을 만들어 서늘하게 해주고, 다시 이 못 속의 물이 어디서 오는 것을 찾아 구하여 보았다. 찾지는 못하고 한 큰 강물을 보았는데 이름이 수생(水生)이었다. 이 때에가 강가에서 여러 고기잡이들이 고기를 잡기 위하여 강 상류 둑에서 그 물길을 돌려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게 하였다. 터 놓은 곳은 갑자기 보수하기는 어려웠다.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이 벼랑은 깊고 험하여서 백천 명의 인부를 써서 석 달이 걸리더라도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 한 몸으로 감당하여 역사를 마치겠는가.’
이 때 장자의 아들은 본국으로 빨리 돌아가서 임금 계신 데 이르러 얼굴을 땅에 대어 임금의 발에 절하고 한 쪽에 물러나 앉아서, 합장하고 공경하여 이렇게 말했다.
‘제가 대왕의 나라 백성을 위하여 갖가지 병을 고쳐주어 모두 편안하게 해주고 길을 가다가 한 빈 못에 이르렀더니, 그 못에 물이 마르려고 하는데 1만의 고기가 해 볕에 쪼여 거의 죽을 지경입니다. 원컨대 대왕이시여, 자비와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으로 큰 코끼리 20마리만 주시면 잠깐 가서 물을 지어다가 고기의 목숨을 구하겠습니다. 제가 여러 병든 사람에게 목숨을 주듯이.’
그 때에 대왕은 곧 대신에게 명하여 이 의사 왕에게 큰 코끼리를 빨리 주라고 하였다. 이 때에 저 대신은 왕의 칙명을 받고 나서 장자의 아들에게 말했다.
‘좋습니다. 대사여, 당신은 지금 몸소 코끼리 우리에 가서 마음대로 큰 코끼리 20마리를 끌고 가 중생을 이익되게 하여 안락하게 하십시오.’
이 때에 유수와 그의 두 아들은 20마리 큰 코끼리를 끌고, 또 술집에서 가죽 주머니를 많이 빌려 가지고 물 터 놓은 곳으로 갔다. 주머니에 물을 담아 코끼리에게 지워 가지고 못에 돌아와서 부으니 물이 곧 그득 차게 되었다.
선녀천아,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은 못 네 면을 돌면서 물 속을 내려다보았다. 못 속의 고기들도 또한 그를 따라 물가를 빙빙 돌고 있었다. 장자의 아들은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고기들이 무슨 까닭으로 나를 따라다닐까. 필시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서 다시 나에게서 먹을 것을 찾고자 함이니 나는 지금 먹이를 구해 주어야겠다.’
그 때에 장자의 아들 유수는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는 가장 크고 힘센 코끼리 한 마리를 타고 집에 빨리 가서 할아버지에게 여쭙고 집 안에 있는 먹을 만한 것을 거둬 싣고 곧바로 오너라.’
이 때에 두 아들은 아버지의 시키는 대로 가장 큰 코끼리를 타고 집 안에 빨리 가서 할아버지 계신 데 이르러 그와 같은 사정을 말씀드리고, 집 안에 있는 먹을 만한 물건은 죄다 걷어서 코끼리에 싣고 아버지 있는 데로 돌아왔다.
이 때에 유수는 그의 아들들이 오는 것을 보고 몸과 마음이 기뻐 날뛰듯 하였다. 드디어 떡과 밥을 풀어서 두루 못 물 가운데 흩어 고기들이 먹게 하였다.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밥을 보시하여 고기들의 목숨을 구했으니, 미래세에는 마땅히 법의 음식을 주어서 가없이 충족케 하리라.
내 전에 고요하고 한가로운 숲 속에서 한 비구가 대승경을 읽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12연기의 매우 심오한 법요(法要)를 말하였고, 또 경 가운데서 말하기를 만일 중생이 목숨이 마칠 때에 보계 여래의 이름을 얻어듣는 이는 곧 천상에 난다고 하였다. 나는 이제 꼭 이 1만의 고기를 위하여 매우 심오한 12연기를 연설해 주고, 보계 여래의 이름을 설해 주어야겠다. 그러나 남섬부주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하나는 대승을 깊이 믿고 또 하나는 믿지 않고 비방만 한다. 마땅히 저들을 위하여 신심을 증장시켜야겠다. 내가 못 가운데 들어가서 고기들을 위하여 깊고 묘한 법문을 설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물 속에 들어가서 소리쳐 외웠다.
‘나무 과거 보계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
이 부처님은 전생에 보살행을 닦으면서 이런 서원을 세웠다. ‘시방세계 갖은 중생이 목숨을 마쳐 죽을 때에 나의 이름을 듣는 이는 33천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그 때에 유수는 다시 못 고기들을 위하여 이런 매우 깊은 묘한 법문을 설하였다.
‘이것이 있는 까닭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나는 까닭에 저것이 난다. 이른바 무명(無明)은 행(行)을 연(緣)하고, 행은 식(識)을 연하며, 식은 명색(名色)을 연하고 명색은 육처(六處)를 연하며, 육처는 촉(觸)을 연하고 촉은 수(受)를 연하며, 수는 애(愛)를 연하고, 애는 취(取)를 연하며, 취는 유(有)를 연하고 유는 생(生)을 연하며 생은 노사와 우비고뇌(憂悲苦惱)를 연하느니라.
이것이 멸하는 까닭에 저것이 멸한다. 이른바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육처가 멸하고, 육처가 멸하면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노사가 멸하고, 노사가 멸하면 우비고뇌가 멸하느니라. 이와 같이 차례로 괴로움을 모두 덜어 없애버리느니라.’
이 법을 설하고 나서 다시 12연기의 상응다라니를 말해주었다.”
타댜타 비차니 비차니 비차니 상슈카니 상슈카니 샹슈카니 비쉬니 비쉬
怛姪他 毘折儞 毘折儞 毘折儞 僧塞枳儞 僧塞枳儞 僧塞枳儞 毘爾儞 毘爾
니 비쉬니사바하 타댜타 나미니나미니 나미니 샤티니 샤티니 샤티니 스
儞 毘爾儞莎訶 怛姪他 那弭儞那弭儞 那弭儞 殺雉儞 殺雉儞 殺雉儞 颯
프리슈니 스프리슈니 스프리슈니사바하 타댜타 베다니베다니 베다니
鉢哩設儞 颯鉢哩設儞 颯鉢哩設儞莎訶 怛姪他 薛達儞薛達儞 薛達儞
트리쉬니이 트리쉬니이 트리쉬니이 우파디니 우파디니 우파디니 사바하
窒里瑟儞儞 窒里瑟儞儞 窒里瑟儞儞 鄔波地儞 鄔波地儞 鄔波地儞 莎訶
타댜타 바비니바비니 바비니 자티니 자티니 자티니 잠마니니 잠마니니
怛姪他 婆毘儞婆毘儞 婆毘儞 闍底儞 闍底儞 闍底儞 闍摩儞儞 闍摩儞儞
잠마니니사바하
闍摩儞儞莎訶
그 때에 부처님이 모든 대중을 위하여 장자 아들의 옛날 인연을 말씀하실 때에 인간, 천상의 대중들은 전에 없던 일을 찬탄하였다.
때에 사대 천왕은 각기 그 곳에서 똑 같은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묘법과 훌륭한 주문을 설하시는군요
복을 놓고 모든 악 없애고
12지(支)에 상응하네
저희들도 또한 주문 말해
이러한 법 옹호하리니
만일 어기고 거역하여
잘 따르지 않는 이 있으면
머리를 깨어 일곱 조각 내리
마치 난향소(蘭香梢)처럼
저희들이 부처님 전에
다 함께 그 주문 말하리다
타댜타 히리미 가테간 다리 찬다리디리 잠바레 쉬히바레 푸레푸레 구구
怛姪他 呬里謎 揭睇健 陀哩 旃茶哩地★ 騷伐★ 石呬伐★ 補囉布★ 矩矩
마티 키라마티 다니묵키 로루바 무루바 쿠차무루칸테 두루두루비레 에니
末底 崎囉末底 達地目契 窶嚕婆 母嚕婆 具荼母嚕健提 杜嚕杜嚕毘★ 醫泥
스시니답 혼다데베 우스트리 우스트리바티 안삽라하티 파드마바
悉悉泥沓徒洽下同 ★達沓★ 鄔悉怛哩 烏率吒囉伐底 頞剌娑伐底 鉢杜摩伐
티 쿠슈마바테 사바하
底 俱蘇摩伐底 莎訶
부처님이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장자의 아들 유수와 그 두 아들은 저 못의 고기들을 위하여 물을 대고 밥을 주고 법문까지 말하고 나서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이 장자의 아들 유수는 그 뒤에 어떤 모임이 있어 술에 취하여 누워 있었다. 이 때에 1만의 고기는 똑 같이 목숨을 마치고 33천에 태어났다. 이런 생각을 냈다.
‘우리들은 무슨 선업 인연으로 이 천상에 태어났을까.’
문득 서로 말했다.
‘우리들은 먼저 남섬부주 안에서 똑 같이 고기 몸을 받았더니 장자의 아들 유수가 우리에게 물과 밥을 주었고, 또 우리들을 위하여 깊고 깊은 법인 12연기와 다라니를 말해 주었고, 보계 여래의 이름을 들려주었다. 이 인연으로써 능히 우리들을 이 하늘에 태어나게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꼭 저 장자의 아들 있는데 나아가서 은혜를 갚고 공양 올려야 한다.’
그 때에 1만의 천자는 곧 하늘에서 사라져서 남섬부주의 큰 의사 왕 있는 데에 이르렀다. 장자의 아들은 높은 누각 위에서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 1만의 천자는 함께 1만의 진주영락을 그의 머리맡에 놓고, 또 1만은 그 발 근처에, 1만은 바른 쪽 옆구리에, 또 1만은 왼쪽 옆구리 옆에 놓았다. 만다라 꽃 마하만다라 꽃을 내려 무릎이 푹 파묻히게 쌓아 놓으니, 광명이 널리 비추고 갖가지 하늘 음악이 묘한 음성을 내어 남섬부주에서 잠자는 이를 모두 깨어나게 하였다. 장자의 아들 유수도 또한 잠에서 깨어났다.
이 때에 1만의 천자는 공양을 하고 나서 곧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 천자재광 왕 나라 안 곳곳에 모두 하늘의 묘한 연꽃을 내렸다. 이 여러 천자는 다시 전생에 살던 빈 못에 이르러 못 가운데 여러 가지 하늘 꽃을 흩고 문득 사라져서 하늘 궁전으로 올라가 뜻대로 자재하여 5욕락을 받았다.
천자재광 왕이 날이 밝자마자 여러 대신에게 물었다.
‘어젯밤에 무슨 인연으로 문득 이러한 희유하고 상서로운 일이 나타나 큰 광명을 놓았는가?’
대신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아십시오. 여러 하늘 대중이 장자의 아들 유수의 집에 41천 진주 구슬과 하늘 만다라 꽃을 뿌리어 무릎까지 쌓아 놓았답니다.’
왕은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장자의 집에 나가서 그 아들을 불러 오라.’
대신은 조칙을 받고 곧 그 집에 나가서 왕의 명을 받들어 말하고 장자의 아들을 불렀다. 때에 장자의 아들은 곧 임금 계신 곳에 이르렀다.
왕이 말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어제 밤에 이런 희유한 상서로움을 나타내 보였는가?’
장자의 아들은 말했다.
‘저의 생각 같아서는 필연코 저 못 속의 여러 고기가 경에 말씀하신 대로 목숨이 마친 뒤에 33천에 태어나서 저들이 와서 은혜를 갚느라고 이런 희유하고 기이한 상서를 나타낸 것 같습니다.’
왕이 말했다.
‘어떻게 아는가?’
유수가 답하였다.
‘대왕께서는 사신을 보내어 저의 두 아들과 같이 저 못에 가서 그것이 거짓인가 사실인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저 1만의 고기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보옵소서.’
왕이 이 말을 듣고 곧 사신과 아들을 보냈다. 못 가에 가서 보니 못 속에 만다라 꽃이 많이 쌓여 큰 무더기가 되었고 여러 고기는 한꺼번에 죽어 있었다.
이것을 보고는 달려 돌아와서 왕에게 자세히 말씀드리니, 왕이 이 말을 듣고 기쁜 마음이 솟아나서 전에 없던 일이라며 찬탄하였느니라.”
그 때에 부처님은 보리나무의 신인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꼭 알아두어라. 옛적 장자의 아들 유수는 곧 나의 몸이고, 지수장자는 묘당이 그요, 아들 수만(水滿)은 곧 은당(銀幢)이요, 수장(水藏)은 곧 은광(銀光)이요, 저 왕 천자재광왕은 곧 너 보리나무의 신이요, 1만의 고기는 곧 1만의 천자가 그들이니라.
나는 전생에 물로써 고기를 구제하고 밥을 주어 배부르게 하고 12연기와 아울러 이 상응다라니 주문을 설해주고 또 저 보계 부처님의 이름을 일컬어 주었다. 이 선근으로 인하여 천상에 남을 얻어 지금 나 있는 데 와서 환희하며 법문을 들었다.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기를 맡겨 주고 그 이름까지 말하였다.
선녀천아, 내가 전생에 생사 속에서 육도를 윤회하면서 널리 이익이 되었다. 이제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차례차례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게 하여 그 수기를 주는 것이니 너희들도 모두 부지런히 벗어나기를 구하여 방일하지 말아야 한다.”
이 때에 대중이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모두 깨쳐 알았다. ‘대자대비로 온갖 중생을 구호하며 부지런히 닦고 고행하여야 위없는 보리를 증득할 수 있다’라고. 모두 깊은 마음을 내어 믿어 받아 기뻐하였다.
금광명최승왕경 제10권
대당삼장 사문 의정 한역
26. 사신품(捨身品)
그 때에 부처님께서 벌써 대중을 위하여 이 10천 천자의 옛적 인연을 말씀하시고, 다시 보리나무의 신과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전생에 보살도를 행할 적에, 물과 밥을 보시하여 저 고기의 목숨을 건졌을 뿐 아니라 마침내는 아끼는 몸까지 버렸다. 이런 인연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백천 광명으로 시방세계를 비추고 온갖 지혜를 갖추었고 공덕이 원만하셨다. 여러 비구와 대중을 거느리고 반자라 촌락에 도착하여 한 숲 속에 들어갔다. 그 땅은 평평하여 반듯하고 가시가 없었으며, 이름난 꽃과 부드러운 풀이 그 곳에 두루 퍼져 있었다.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나무 밑에다 나를 위하여 자리를 펴라.”
아난다는 가르침을 받들어 자리를 펴고 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그 자리를 다 폈습니다. 성인만이 때를 아십니다.”
그 때에 부처님은 곧 자리 위에서 가부좌하고 앉아서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바르게 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옛적 고행하던 보살의 진짜 사리를 보고 싶으냐.”
비구들이 말하였다.
“저희들은 보기를 원합니다.”
부처님께서 곧 백복장엄상(百福莊嚴相)의 손으로 그 땅을 만졌다. 그 때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면서 문득 땅이 갈라지면서 칠보로 된 보탑이 솟아 나오고 여러 가지 보배의 그물로 그 위를 장엄하였다. 대중이 보고 나서 희유한 마음을 내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절을 하시고 오른 쪽으로 탑을 돌고나서 본래 자리로 돌아가 앉으셨다. 그리고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탑의 지개문[戶門]을 열어라.”
아난다는 곧 그 지개문을 열고, 칠보로 진기하게 꾸며진 함을 보고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칠보함이 있는데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되어 있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너는 그 함을 열어라.”
아난다는 분부대로 열었다. 사리가 있었는데 희기가 흰 눈과 구물두화[純白蓮花] 같았다.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함 속에 사리가 있는데 빛이 묘하여 특이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너는 이 보살의 뼈를 가져오너라.”
아난다는 곧 그 뼈를 가져다가 부처님께 바쳤다. 부처님이 받으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고행한 보살이 남긴 몸의 사리를 보아야 하느니라.”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수승한 덕성과 상응하는 지혜로
용맹 정진하여 육바라밀 원만히 하고
항상 쉬지 않고 보리를 닦아
놓지 않고 마음을 굳건히 하여 게으르지 않네
“너희들 비구는 모두 보살 본신(本身)에 예경해야 한다. 이 사리는 곧 이 한량없는 계(戒)․정(定)․혜(慧)의 향기 그윽히 배인 것으로 가장 훌륭한 복전이다. 극히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
이 때 여러 비구와 대중들이 모두 진심으로 합장하고 공경하여 사리에 정례하고 미증유의 일들을 찬탄하였다.
아난다가 부처님 발에 절하고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여래대사로서 모든 중생보다 뛰어나서 여러 중생에게 공경을 받고 있는데, 무슨 이유로 이 사리에 절을 하십니까?”
부처님이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 사리로 인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빨리 얻었으므로 그 은혜를 갚기 위하여 이제 절을 하였다.”
“아난다여, 내가 이제 그대와 여러 사람들의 의혹을 풀어주기 위하여 이 사리의 전생 인연에 대해서 말하려 한다. 그대들은 잘 생각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들어라.”
아난다가 여쭈었다.
“저희들이 듣기를 원하오니 말씀해 주십시오.”
“아난다여, 전생에 대거(大車)라는 이름의 국왕이 있었다. 대단한 부자로서 재물이 많아 창고가 가득 찼고, 군사가 용감하여 모두가 우러르며 항복하였다. 언제나 바른 법으로 백성을 교화하여 인구가 계속 증가했고, 원수 맺은 적이 없었다. 나라의 왕비는 세 아들을 낳았는데 용모가 단정해서 사람들이 보고 싶어했다. 태자는 마하파라(摩訶波羅)라 이름했고, 둘째 아들은 마하제바(摩訶提婆)라 이름했고, 어린 아들은 마하살타라 이름하였다. 이 때에 대왕이 노닐며 산 숲을 구경하려 했다. 세 왕자가 모두 따라 나섰다가 꽃과 과일을 구하기 위하여 부왕과 떨어져서 돌아다녔다. 큰 대숲에 이르러 그 속에서 잠깐 쉬게 되었다.
첫째 왕자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늘 마음이 매우 놀랍고 두렵다. 이 숲 속에서 사나운 짐승이 나와 나를 해치지나 않을까.’ 둘째 왕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처음부터 내 몸을 아끼는 마음이 없었지만 사랑하는 이와 이별할 고통이나 있을까 두렵다.’ 끝에 왕자는 두 형에게 게송으로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신선만이 사는 곳
나는 무서움도 이별의 근심도 없고
몸과 마음이 기쁨으로 넘치니
훌륭한 공덕 반드시 얻겠네
왕자들은 제각기 자신이 마음에 드는 생각대로 이야기하고 다시 앞으로 나갔다. 새끼 일곱 마리를 낳은 어미 호랑이를 보았는데 겨우 7일이 지났기 때문에 새끼들의 성화에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려 형체가 앙상하고 머지 않아 죽게 될 것 같았다.
첫째 왕자가 이렇게 말했다. ‘가엾다. 이 호랑이가 새끼 낳은 지 이레 째인데 일곱 새끼에게 에워싸여 먹을 것을 구할 겨를도 없으니 주리면 저 새끼들을 잡아먹겠구나.’ 막내인 살타왕자가 물었다. ‘이 호랑이는 무엇을 먹습니까?’
첫째 왕자는 게송으로 이렇게 답하였다.
호랑이, 표범, 승냥이, 사자는
뜨거운 피와 살코기만 먹지
다른 먹이로는
저 주리고 야윈 것 구제할 수 없네
둘째 왕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호랑이가 야위고 기갈이 몹시 심해 남은 목숨이 얼마 없는데, 우리가 어찌 그러한 얻기 어려운 음식을 구할 것이며, 누가 또 자기 몸과 목숨을 버려 그의 굶주린 고통을 구제해 주랴.’
첫째 왕자도 말하였다.
‘버리기 어려운 것은 자기 몸보다 더한 것은 없지.’
막내인 살타왕자는 말했다.
‘우리들은 지금 자기 몸에 대해 각기 사랑하고 애착하는 마음을 내고, 지혜가 없으므로 다른 데에 이익을 주지 못하지만, 그러나 훌륭한 이[上士]는 대비심을 품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남을 이롭게 하고 몸을 버려 목숨을 구제한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이 몸뚱이는 백천생 동안이나 헛되이 버려져 뭉개지고 썩어서 한번도 쓸모가 없었다. 이것으로 굶주린 고통을 구제할 수 있다면 어찌 오늘 버려서 주림에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지 아니하랴.’
왕자들은 이런 이야기 끝에 각기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 불쌍히 여기며 가슴 아파했다. 그들은 야윈 호랑이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오래도록 거닐다가 버려 두고 떠났다.
그 때에 살타왕자는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몸과 마음을 버릴 때는 바로 지금이로구나’ 하고 게송을 읊었다.
나는 오랜 전부터
이 몸 가지고 있었지만
냄새나고 더럽고 고름이 흘러
사랑하고 아까울 것 조금도 없네
보드라운 이부자리와
좋은 옷과 맛난 음식
코끼리, 말, 화려한 수레며
돈과 보배를 공급했지만
변하여 없어지는 법인
이 몸뚱이는 덧없네
언제나 늘 구하지만
만족하기 어렵고 보존키 어려워
언제든지 먹을 것 주건만
원수같이 해할 마음 품고
마지막에는 나를 버리고
돌아가서 은혜 모르네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몸은 든든치 못하여 나에게 이익 없고 무섭기가 도둑 같고 더럽기는 똥과 같다. 나는 오늘 이 몸이 넣고 큰 업을 닦아서 나고 죽는 바다에서 큰배가 되게 하여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겠다.
만일 이 몸을 버리게 되면 한량없는 등창, 종기, 나쁜 질병과 백천 가지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 된다. 이 몸엔 대소변만이 있고, 굳건하지 못함이 물거품 같고, 모든 벌레가 모여 있는데, 피, 맥, 힘줄, 뼈가 서로 이어졌으므로 귀찮고 근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 반드시 이 몸을 버려 위없는 구경의 열반을 구하여 근심 걱정과 무상(無常)한 고통을 영영 여의어야 할 것이다. 나고 죽음을 그치고 모든 번뇌를 끊고, 정(定)․혜(慧)의 힘을 원만히 닦아서 백복을 갖추고 일체지를 이루어 여러 부처님이 찬탄하신 미묘한 법신을 증득하고 나서는 모든 중생에게 한량없는 법의 즐거움을 베풀겠다.’
이 때 왕자가 큰 용맹심을 일으키고 큰 서원을 발하여 대비의 생각으로 그 마음을 더욱 굳게 하였다. 두 형이 무서워하면 같이 머무르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원을 이루지 못할까 염려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형님들은 먼저 가시오. 나는 좀 있다가 뒤에 가리다.’
그 때에 마하살타는 숲 속으로 도로 들어가 그 호랑이 있는 데에 가서 옷을 벗어 대나무 가지에 걸고 이런 서원을 세웠다.
나는 법계 중생들을 위해
위없는 보리도를 구하네
대비심을 일으켜 움직임 없이
범부의 사랑하는 몸 이제 버린다.
보리는 근심과 괴로움 없어
모든 지혜 있는 이 즐겨하네
삼계 고해의 중생들아
나는 너희를 건져 안락하게 하리
왕자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굶주린 호랑이 앞에 몸을 뉘었다. 이 보살의 자비로 말미암아 호랑이도 어찌할 수 없었다. 보살은 이것을 보고 나서, 곧 높은 산에 올라가 몸을 땅에 던졌다. 이 때 모든 신선들이 왕자를 받아서 상하지 않게 하였다.
‘호랑이가 지금 야위고 기운이 없어 나를 먹을 수가 없겠구나’고 생각한 끝에 일어나 칼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고 곧 마른 대 까치로 목을 찔러 피를 내가지고 호랑이 곁으로 가까이 갔다. 이 때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해는 밝은 빛을 잃어 마치 나후라가 손으로 가리운 것 같아서 온 세상이 어둡고, 하늘에서는 이름난 꽃과 묘한 향가루가 내려 분분히 어지럽게 흩어져 숲 속에 가득 찼다.
그 때 허공에 있던 여러 천중이 이 일을 보고 기쁜 마음을 내어 미증유의 일을 찬탄하였다.
‘훌륭하십니다. 보살이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보살이 구호의 대비심 내어
중생을 평등하게 보기 외아들처럼
용맹과 환희로 마음에 아낌없고
몸 버려 고통 없애주시니 복이 한량없네
결정코 참되고 항상하고 미묘한 곳에 이르러
나고 죽는 결박 영영 벗어나
머지않아 보리과 얻어서
고요하고 즐거워 무생을 증득하시리
이 때에 굶주린 호랑이는 보살의 목 아래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자 문득 덤벼들어 피를 핥고 살을 먹어 뼈만 남겨 놓았다.
그 때에 첫째 왕자가 진동하는 것을 보고 나서 그 아우에게 말하였다.
대지와 산과 강이 모두 진동하고
온 세상 컴컴하여 햇빛 없으며
하늘 꽃이 마구 공중에 흩어지니
아마 우리 아우 몸 버렸나보다
둘째 왕자가 형의 말들 듣고 말하였다.
우리가 살타의 자비한 말 듣고
저 호랑이의 야윈 몸 보니
굶주림에 못 견디면 새끼 먹을까봐
내 아우 몸 버림이 틀림없네
이 때 두 왕자는 크게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울며불며 탄식하면서 뛰어서 호랑이 있는 데로 가보았다. 아우의 의복이 대나무 가지 위에 걸려 있는 것과 뼈와 머리털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흐른 피가 진흙이 되어 그 땅을 흥건히 적신 것을 보았다. 이것을 보고서는 그만 기절하였다. 몸을 아우의 뼈 위에 던진 뒤 얼마 만에 겨우 깨어났다. 일어나 소리내어 크게 울며 탄식하였다.
우리 동생 얼굴도 잘 생겨
부모님께서 특히 사랑하셨는데
어쩌다 함께 놀러 나왔다가
몸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나
부모가 물을 때면
우리 무어라 답할까
차라리 함께 목숨 버릴지언정
어찌 우리만 살아 있으랴
두 왕자는 슬피 울며 괴로워 하다가 겨우 떠나갔다. 작은 왕자가 거느린 시종(侍從)들이 서로 보며 말하였다.
‘왕자는 어디 계신가. 같이 찾아야지.’
그 때에 왕후는 높은 누각 위에서 자다가 문득 꿈을 꾸었는데, 상스럽지 못한 꿈이었다. 두 젖통을 잘리고, 어금니가 빠져 떨어졌고, 비둘기 새끼 셋을 얻었다가 한 마리는 매에게 빼앗기고 두 마리는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이었다.
부인은 진동하는 소리에 놀라 깨어나자 가슴이 떨리고 불길한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하였다.
어째서 지금 대지가 움직이고
강, 숲, 나무가 모두 흔들릴까
해는 빛이 없어 무엇에 덮인 듯
눈꺼풀은 바들바들 젖은 떨리네
심장을 화살로 쏜 듯 근심과 고통
온 몸이 떨려 안절부절
내 꿈이 상스럽지 못한 징조
필시 특별한 변고 있으리
부인의 두 젖에서 젖이 문득 흘러나왔다. 이것을 생각하니, 반드시 변괴한 일이 있을 듯하였다.
이 때 시녀들이 바깥 사람들이 ‘왕자를 찾았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하는 말을 듣고 걱정하면서 궁중에 들어와서 부인에게 여쭈었다. 왕후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걱정과 비통한 생각이 나서 눈물이 눈에 가득 차 가지고 임금이 있는 데에 이르러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저는 대궐 밖의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우리 사랑하는 막내 아들을 잃었다고요.’
왕이 이 말을 듣고 나더니 놀라 어쩔 줄 모르면서 목 메인 소리로 말하였다.
‘어찌할꼬. 오늘 나의 사랑하는 아들을 잃다니’라고 하고는 곧 눈물을 닦으면서 부인을 위로하였다.
‘왕비, 당신은 너무 근심하고 슬퍼하지 마시오. 내 이제 같이 나가서 사랑하는 아들을 찾아보리다.’
왕과 대신 여러 사람들은 곧 성을 나서서 각각 흩어져 찾아보았다. 얼마 안되어 대신 한 사람이 왕 앞에 와서 말하였다.
‘왕자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근심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막내 왕자님은 아직 보지 못하였습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비탄하며 말하였다.
‘괴롭도다, 괴롭도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을 잃다니.’
아들 낳았을 때는 기쁨이 적더니
아들 잃고 보니 괴로움 심하네
만일 내 아들 살아오면
내 몸 죽더라도 한이 없으리
부인이 이 말을 듣고는 괴로움이 가슴에 맺혀 마치 화살에 맞은 것 같았다.
나의 세 아들 시종과 함께
숲 속에서 노닐다가
가장 사랑스런 막내가 유독 돌아오지 않으니
필시 잘못되어 재앙 있구나
다음 두 번째 대신이 임금 있는 데로 왔다. 임금은 그 신하에게 ‘사랑하는 아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라고 물었다. 두 번 째 대신이 한탄하며 우는데 혀와 목구멍이 말라서 입으로 말을 못하였다. 왕후가 물었다.
막내아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 빨리 말하게
나의 몸 불길 같아 온 몸이 탄다
답답하고 정신 흐려 제 정신 잃었으니
내 가슴 찢어지게 하지 마시오
두 번째 대신은 왕자가 호랑이에게 몸을 버린 일을 자세히 왕에게 말씀드렸다. 왕과 부인이 이 말을 듣고 나서 슬픔이 북받힘을 견디지 못하고 몸 버린 곳을 향해 수레를 급히 몰아 갔다. 대숲 있는 데에 나가 보살이 몸 버린 땅에 이르러 해골과 뼈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보고 마치 모진 바람에 큰 나무가 쓰러진 것처럼 한꺼번에 땅에 쓰러져 기절하였다. 마음이 혼미하여 아무 것도 몰랐다. 때에 대신들이 왕과 부인의 얼굴에 물을 뿌려, 정신을 차리자 두 손을 번쩍 들고 울면서 탄식하였다.
잘 생긴 내 아들 화를 입었구나
죽는 고통 어째서 먼저 닥쳤나
내가 네 보다 먼저 죽지 못하고
어째서 이런 큰 고통 겪는가
그 때에 부인은 혼미하고 답답증이 조금 멎어 머리카락을 풀어 나누어 가지고 두 손으로 가슴을 치며 땅에서 구르고 펄떡펄떡 뛰었다. 마치 물고기가 육지에 떨어진 것처럼, 어미 소가 송아지 잃은 것처럼 슬피 울면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하였었다.
누가 내 아들을 죽여서
뼈만 남겨 땅에 흩었나
사랑하는 아들 잃고 보니
나는 애통해서 견딜 수 없네
원통하구나. 누가 내 아들 죽여서
이런 슬프고 한되는 일 만들었나
내 마음 금강석이 아니거니
어째서 깨지지 않을 것인가
나는 이런 나쁜 꿈꾸었다
두 젖통이 모두 잘리고
어금니 모조리 빠져 떨어져
지금 큰 고통 당하고 있네
또 꿈에 비둘기 새끼 세 마리 중에
매가 한 마리 잡아갔다
지금 사랑하는 아들 잃었으니
나쁜 형상 헛되지 않구나
그 때에 대왕과 부인 그리고 두 왕자는 슬프게 울부짖으며 여러 사람과 함께 보살이 남긴 몸의 사리를 거두어 공양하고 탑 속에 넣어 두었다.
아난다여, 너희들은 꼭 알아두어라. 이것이 곧 그 보살의 사리이니라.”
다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전생에 비록 번뇌와 탐․진․치 등을 갖추었지만 지옥, 아귀, 축생 다섯 갈래 가운데서 능히 인연을 따라 구제하여 벗어나게 하였거든 하물며 지금 번뇌가 있겠느냐. 남은 습기마저 없어져 천중과 인간의 스승이라 이름하노라. 한 중생을 위하여 많은 겁을 지나도록 지옥의 모든 고통을 대신 받아 생사 번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할 뿐이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이 뜻을 거듭 설명하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생각하니 전생
한량없고 수 없는 겁 동안
혹 어떤 때에 임금
또 왕자도 되었었네
항상 크게 보시를 했고
사랑하는 몸도 버렸으니
생사에서 벗어나서
깨달음에 이르기 원해
예전에 큰 나라 있으되
나라 임금 이름은 대거(大車)
왕자의 이름은 용맹(勇猛)
보시를 하여 아끼는 맘 없었네
왕자에게 두 형 있으니
이름은 대거(大渠), 대천(大天)
셋이 같이 놀러 나갔다가
차츰 가는 것이 산 숲에 이르러
호랑이가 굶주림에 죽어 가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 문득 냈네
이 호랑이 주림의 불에 타면
다시는 먹을 것 없으리
보살이 이런 광경 보고
호랑이가 제 새끼 잡아 먹을까봐
돌보지 않고 몸을 버려
그의 새끼들을 구제하였네
대지와 여러 산이
한꺼번에 요동하여
강과 바닷물이 치솟고
물결은 놀라 거슬러 흘렀네
하늘땅은 광명을 잃어
캄캄하여 보이지 않았고
숲과 들의 여러 금수는
날고 달아났으나 의지할 데 없어
두 형이 이상히 여겨 돌아가지 않고
근심 걱정하다 슬프고 괴로운 생각
여러 시종들과 같이
숲 속을 두루 찾아 헤맸네
형제가 함께 의논하여
다시 깊은 산으로 가니
사방 돌아봐도 아무 것도 없고
호랑이만이 빈 숲에 그저 있네
호랑이 어미와 일곱 새끼
입에 모두 붉은 피 묻어 있고
남긴 뼈와 머리털이
땅 위에 흥건히 흩어져 있어
그리고 흐른 붉은 피가
나무숲에 뿌려져 있어
두 형이 이것 보고서
크게 무서운 생각이 났네
기절하여 똑같이 땅에 쓰러져
혼미하여 아무 것도 몰랐네.
흙먼지로 몸이 더러워졌지만
아무런 감각이 없네
왕자의 여러 시종
울부짖다 마음 걱정스러워
얼굴에 물 뿌려 소생시키니
두 손 들고 소리 높여 우네
보살이 몸 버릴 때엔
어머니 궁중에서
5백 명 처녀 데리고
묘한 즐거움 함께 받더니
부인의 두 젖에서
홀연히 저절로 젖 흘러나와
온 몸이 바늘로 찌른 듯이
고통스러워 편안치 않았다
아들 잃은 생각이 불현듯 나서
근심의 화살이 마음을 괴롭혀
즉시 이 괴로운 일을
대왕에게 여쭈어 알리었네
슬픈 울부짖음 참을 수 없어
애절한 소리로 왕에게 여쭙기를
대왕이여 아사이다
나에게 큰 고통, 근심 생겼소
두 젖이 갑자기 흘러 나와
못 나오게 해도 마음대로 안되니
바늘로 온 몸 찌르는 것 같고
번열증 나서 가슴 터지는 듯
내가 먼저 나쁜 징조의 꿈 꿔
아마도 사랑하는 아들 잃은 듯
원컨대 대왕이여 저에게
아들의 생사를 알려 제 목숨 살려주십시오
꿈에 본 세 마리 비둘기 새끼
작은 것은 나의 사랑하는 막내아들,
갑자기 매에게 빼앗겼으니
슬픔과 수심 이루 말못해
나는 지금 근심바다에 빠져
머지 않은 날에 죽을 것 같아
아들의 목숨 온전치 않으리니
어서 찾아 주시기만 바라나이다
바깥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막내아들은 찾지 못했다오
저의 마음 몹시 불안하오니
대왕이시여 저를 가엾이 여기소서
부인이 왕께 여쭙고 나서
몸을 던져 땅에 쓰러져서
슬퍼하다가 기절하여
혼미한 채 아무 것 모르네
궁녀들이 부인의 이 모양보고
민망히 여기다 기절해 쓰러져
여럿이 소리내어 크게 울면서
근심하고 무서워 어쩔 줄 몰라
대왕이 이런 이야기 듣고 나서
근심을 품고 어찌할 줄 몰라
여러 신하에게 명령 내려
사랑하는 아들 찾게 했네
모두 함께 성밖을 나서
제 각기 곳을 따라 찾아보네
울면서 여러 사람께 묻기를
왕자는 지금 어디 있는가
살았는가, 아니면 죽었는가
그가 간 곳을 누가 아나
어떻게든지 나에게 보여주어
나의 슬픔을 풀어주게나
여러 사람이 모두들 전하기를
왕자는 죽었다고 말해
듣는 이 모두 불쌍히 여기니
슬프고 탄식하는 고통 헤아릴 수 없어
그 때에 대거 임금
슬프게 울부짖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인 있는 데 급히 가서
물을 그의 몸에 뿌렸네
부인이 물을 뿌리고 나서
오랫동안 있다 겨우 깨어나
슬피 울면서 왕께 묻기를
아들 지금 살았소 죽었소
왕이 부인에게 하는 말
내가 벌써 여러 사람 시켜
사방을 헤매며 찾는데
아직 아무 소식 없구려
왕은 계속해서 부인께 말하되
당신은 너무 상심 말구려
마음을 편안히 달래어
나와 함께 나가서 찾아봅시다
왕은 곧 부인과 함께
수레를 급히 몰아 앞으로 나가니
호통하는 소리 처량하기도 하고
근심하는 마음 불타듯하네
백천 만의 백성들도
왕을 따라 성을 나서서
각기 왕자 찾으려 하여
슬피 울부짖는 소리 끊기지 않네
왕은 사랑하는 아들 찾기 때문에
사방을 두루 바라보더니
어떤 사람 하나가 이리로 오는데
머리는 풀고 온 몸은 피투성이
전신이 진흙투성이로
슬프게 울면서 앞을 향해 와
왕이 이 궂은 꼴을 보고
근심과 괴로운 마음 갑절이나 냈네
왕은 문득 두 손들고
애절하게 통곡하며 어쩔 줄 몰라
처음엔 대신 한 사람이
바쁘게 왕 있는 데 오더니
대왕 앞에 나와 하는 말이
원컨대 대왕님 슬퍼 마십시오
대왕의 사랑하시는 아드님
지금은 비록 찾지 못했지만
머지 않아 반드시 여기 와서
대왕의 근심 풀어 드리오리
왕은 다시 앞으로 나가다가
다음으로 대신 오는 것 보았네
그 대신 임금 있는 데 나오더니
눈물 흘리며 임금께 여쭙기를
두 아드님은 살아 있으나
시름에 휩싸여 있고
아우인 세 째 왕자님은
이미 무상(無常)한 몸이 되었습니다
주린 호랑이가 새끼 낳고 배고파
장차 제 새끼 먹을까봐
저 살타 왕자님
이것을 보고 대비심을 내어서
위없는 도를 구하시기 원해
모든 중생 제도하시려고
묘한 보리를 생각하니
넓고 깊기가 바다와 같아서
곧바로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몸을 주린 호랑이 앞에 던졌답니다
호랑이가 기운 없어 먹지 못하니
대나무 가지로 왕자 스스로 목 찔러
왕자의 피, 살을 모조리 먹게 하고
오직 뼈만 남았네
이 때 왕과 부인은
듣고 나서 똑 같이 기절하였네
마음은 근심바다에 빠졌고
번뇌의 불은 온 몸 태워
대신들이 전단향 물로
왕과 부인의 얼굴에 뿌리니
한꺼번에 크게 슬피 울면서
손으로 자기 가슴 마구 치네
세 번째로 온 대신이
이런 말을 임금께 여쭈어
제가 두 왕자님 보았는데
답답하여 기절해서 숲 속에 있소
신이 차가운 물 뿌렸더니
얼마 있다 겨우 깨어났지요
사방을 돌아다보니
마치 맹렬한 불 두루 붙은 듯
잠시 일어났다 도로 엎어져
슬피 울며 어쩔 줄 몰라
두 손들어 슬픈 말로
아우의 희유한 일 칭찬합니다
왕께서 이런 말 들으시고
근심 불 갑절이나 더 타올라
부인은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소리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막내아들을
특히 소중하게 사랑했더니
덧없이 나찰에게 잡혀
벌써 이 세상 떠나갔네
남은 두 왕자
지금 현재 살아 있으나
아우 생각하는 시름의 불에
온 몸이 불타네
나는 이제 빨리
이 산 밑에 내려가서
그들을 달래어
남은 목숨 보전케 해야지
타신 수레 빨리 몰아
앞길을 바라보며 달려서
두 분은 한 마음으로
저 몸 버리신 언덕으로
가다가 도중에서
두 아들 만나 울음이 터져
가슴을 두드리며 괴로워하니
왕이나 왕후의 체통까지 잃어
부모가 보고 나서는
더욱 근심과 슬픔 품고
부모와 두 왕자가 똑 같이
몸 버린 산 숲으로 나갔다
보살이 몸을 버린
이 곳에 일행이 당도하니
한꺼번에 슬픔이 북 바쳐
통곡하여 미칠 듯하였네
모두 다 영락은 벗어버리고
애절한 마음 극진히 하여
보살이 남기고 가신
남은 뼈를 고이고이 거두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정성껏 공양 올린 뒤에
일곱 가지 보배를 써서
힘을 합해 훌륭한 탑 이루며
저 사리를 함 속에 담아
고이고이 탑 안에 모셔 놓고서
수레에 올라 근심 품고
처량하게 조용히 대궐로 돌아오네
다시 아난다에게 말씀하시되
그 옛적 살타는
바로 나 석가모니
다른 생각 아예 내지 말아라
왕은 지금의 부왕인 정반(淨飯)이시고
왕후는 어머니 마야부인
태자는 미륵이요
둘째는 문수사리니라
호랑이는 마하파사파제
다섯 새끼는 지금의 다섯 비구
또 하나는 대목건련
또 하나는 사리불이 그들이다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옛적 남을 이롭게 한 인연얘기 말했도다
이러한 보살행은
부처 되는 인(因)이니 반드시 배우라
보살이 몸 버릴 때에
이런 큰 서원 세웠네
원컨대 내 몸의 남은 뼈가
미래세에 중생에게 이익주기를
이 몸 버린 이 곳에
칠보의 훌륭한 탑
한량없는 세월을 지나
두터운 땅 속으로 잠겨들리
옛적 본원력으로 말미암아
인연 따라 제도를 일으켜
인간과 천상에 이익주기 위하여
땅에서 불쑥 솟아 나왔네
부처님이 지난 옛적 인연을 말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아승지 인간, 천상 대중이 크게 슬퍼하고 기뻐하며 미증유의 일을 찬탄하였고,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다. 부처님이 다시 보리나무 신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은혜를 갚기 위하여 예경하노라.”
부처님이 신통력을 거두어들이자, 그 탑은 도로 땅 속으로 사라져 들어갔다.
27. 시방보살찬탄품(十方菩薩讚歎品)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에 시방세계에서 한량없는 백천만억 보살대중이 각기 본래의 나라로부터 깃자쿠우타산에 나아가 부처님 계신 데에 이르렀다. 부처님께 공손히 절하고 나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합장하고 이구동성으로 찬탄하였다.
부처님 몸 미묘하여 진금빛이며
그 광명 널리 비추어 금산과 같네
청정하고 부드럽기 연꽃 같아
한량없는 묘한 채색 장엄하게 꾸며
32상으로 두루 장엄하고
80종호도 모두 원만하며
광명이 밝으셔서 같은 이 없고
때 없음이 마치 깨끗한 보름달 같아라
그 음성 맑고 사무쳐 매우 미묘하고
사자후와 천둥소리 같네
여덟 가지 묘한 소리로 여러 근기 따라
가릉빈가 소리보다 훨씬 뛰어나
백복의 묘한 상호로 얼굴을 장엄하며
광명이 구족하사 깨끗해 때 한 점 없어
지혜는 맑고 밝아 큰 바다요
공덕은 넓고 커서 허공과 같아
둥근 광명 시방세계에 두루 차
인연 따라 여러 중생 널리 건져
번뇌, 애착, 습기 모두 없애고
법 횃불이 언제나 쉬지 않네
여러 중생들을 어여삐 여겨 이익되게 하고
현세, 미래세에서 즐거움 주시며
제일의를 늘 말씀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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