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警文
李栗谷
先須大其志,以聖人爲準則,一毫不及聖人,則吾事未了。心定者言寡,定心自寡言始;時然後言,則言不得不簡。久放之心,一朝收之,得力豈可容易?心是活物,定力未成,則搖動難安。若思慮紛擾時,作意厭惡欲絶之,則愈覺紛擾。倏起忽滅,似不由我,假使斷絶,只此斷絶之念橫在胸中,此亦妄念也。當於紛擾時,收斂精神,輕輕照管,勿與之俱往,用功之久,必有凝定之時。執事專一,此亦定心功夫。常以戒懼謹獨意思存諸胸中,念念不怠,則一切邪念自然不起。萬惡皆從不謹獨生,謹獨然後,可知浴沂詠歸之意味。曉起思朝之所爲之事,食後思晝之所爲之事,就寢時思明日所爲之事,無事則放下,有事則必思。得處置合宜之道,然後讀書。讀書者,求辨是非,施之行事也。若不省事,兀然讀書,則爲無用之學。財利榮利,雖得掃除其念,若處事時,有一毫擇便宜之念,則此亦利心也,尤可省察。凡遇事至,若可爲之事,則盡誠爲之,不可有厭倦之心;不可爲之事,則一切截斷,不可使是非交戰於胸中。常以「行一不義,殺一不辜,得天下,不可爲」底意思存諸胸中。橫逆之來,自反而深省,以感化爲期;一家之人不化,只是誠意未盡。非夜眠及疾病,則不可偃臥,不可跛倚,雖中夜無睡思,則不臥,但不可拘迫;晝有睡思,當喚醒此心,十分猛醒,眼皮若重,起而周步,使之惺惺。用功不緩不急,死而後已,若求速其效,則此亦利心。若不如此,戮辱遺體,便非人子。
우선 자신의 뜻을 크게 하여 聖人을 준칙으로 삼아야 하니, 한 터럭이라도 聖人에 미치지 못하였다면, 나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아니한 것이다. 마음이 안정된 자는 말이 적으니,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은 말을 적게 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때에 맞추어서 말을 한다면 말은 간략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흩어진 마음을 하루 아침에 수습하려고 한다면 그 효과를 어찌 쉽게 얻으리요? 마음이란 것은 동적인 것이라, 이를 안정시키는 힘이 온전치 못하다면 요동을 쳐서 진정시키기가 어렵다. 만약 생각이 어지럽게 일어날 때 의도적으로 혐오하여 이를 끊어내려 한다면 더욱 어지럽게 요동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생각이 갑자기 일어나서 홀연히 소멸해버려, 마치 나에게서 말미암지 아니한 듯하여, 설사 그것이 단절되더라도 이 단절시키려는 생각이 흉중에 가로놓여 있다면, 이것도 또한 망령된 생각인 것이다. 생각이 어지럽게 일어날 때에는 정신을 수습하여 차근히 마음을 조망하여야 할 것이지, 덩달아 그 요동치는 생각을 따라가서는 안된다. 이를 오래도록 힘써 노력하면 반드시 마음이 안정되는 때가 있을 것이다. 일을 할 때 한결된 마음으로 집중하는 것도 또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이다. 항상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홀로를 삼가는 뜻을 흉중에 지녀야 하니, 항상 이를 염두에 두고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일체의 사악한 생각은 자연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악은 모두 홀로를 삼가지 않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니, 홀로를 삼간 후에야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 읊조리며 돌아온다는 의미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서는 아침에 할 일을 생각하고, 아침을 먹고난 뒤에는 낮에 할 일을 생각하고, 취침시에는 내일 할 일을 생각하여야 한다. 만약 별다른 일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생각하여야 한다. 그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할 방법을 얻은 뒤에야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비를 올바로 분별하여 일을 행할 때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약 일을 살피지 않고, 올연히 앉아서 책만 읽는다면 이는 쓸모없는 학문이 되는 것이다. 재물과 영화는 비록 그에 대한 생각을 없애버렸더라도, 만약 일을 처리할 때에 한 터럭이라도 잇점을 취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이는 또한 이익을 밝히는 마음인 것이니 더욱 성찰하여야 할 것이다. 어떤 일이 이르렀을 때는 만약 그것이 해도 될 만한 일이라면 성심을 다하여 해야 할 것이니, 싫어하거나 게으른 마음을 지녀서는 안된다. 만약 그것이 해서는 안될 일이라면 일체 끊어버려야 하니, 시비가 흉중에서 교전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하나의 불의를 행하고, 하나의 죄없는 사람을 죽여서 천하를 얻더라도 이를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항상 흉중에 지녀야 한다. 어떤 사람이 나를 중상모략하더라도 스스로를 반성하여 깊이 성찰하여야 하니, 그를 감화시키는 것으로서 기약하여야 한다. 한 집안 사람들이 만약 감화하지 않는다면 이는 단지 진실된 뜻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밤에 잠을 자거나 병이 들었을 때가 아니면 눕거나 기대어서는 안된다. 비록 한 밤중에 잠이 오지 않더라도 누워서는 안되지만, 그러나 너무 이에 구애되서도 안된다. 낮에 졸음이 오면 마땅히 이 마음을 일깨워서 철저히 깨어 있어야 한다. 만약 눈꺼풀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일어나서 두루 거닐면서 정신이 맑게 깨어나도록 하여야 한다. 공부는 느려서도 안되고 빨라서도 안되며 죽어서야 그치는 것이니 만약 그 효과를 빨리 얻고자 한다면 이것도 또한 이익을 밝히는 마음이다. 만약 위와 같지 아니하여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이 몸을 망치고 욕되게 한다면 곧 사람의 자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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