隱公問羽數於重仲
: 은공이 우(羽 : 춤추는 사람)의 숫자에 대해 묻다
隱公五年 考仲子之宮將萬焉 隱公問羽數於衆仲 對曰天子用八 諸侯用六 大夫四 士二 夫舞所以節八音而行八風 故自八以下 公從之 於是 初獻六羽 始用六佾也
은공 오년의 기사. 중자(仲子)의 사당이 완성되어 종묘에서 이제 곧 만무(萬舞) 추려고 할 때였다. 은공이 춤추는 사람의 숫자에 대해서 衆仲에게 묻자 대답하기를, "천자는 여덟 명 씩 여덟 줄로 늘어서서 팔일무를 추고, 제후는 여섯, 대부는 넷, 선비는 둘을 씁니다. 무릇 춤이라는 것은 八音(팔음)을 차례로하여서 팔방에 교화를 행하는 까닭에 여덟에서부터 내려오는 것입니다." 하였다. 은공이 그 말을 따라서 이에 비로소 여섯 명씩 여섯 줄로 춤추게 하는 六羽(육우)를 바쳤으니 처음으로 육일무를 쓴 것이다.
[번역]
問之名何如哉 問道者 未達其道 問禮者 未習其禮 問塗者 未識其塗 問俗者 未通其俗 凡謂之問者 非有所未知 必有所未安也 故 晉人不問晉 齊人不問齊 秦人不問秦 楚人不問楚 豈非心知之身安之 無所復待於問耶 隱公生於魯 長於魯 君於魯 其視魯之舞樂 用於禴祠蒸嘗 不知其幾祭也 動於屈伸綴兆 不知其幾成也 至於考仲子之宮 始問羽數於衆仲 豈眞有所不知耶 是必其心有所大不安也
물음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방법을 묻는 자는 아직 그 방법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요, 예를 묻는 자는 그 예에 익숙치 못한 것이요, 길을 묻는 자는 그 길을 아직 잘 알지 못하는 것이요, 풍속을 묻는 자는 그 풍속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라. 무릇 질문을 하는 것은 알지 못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마음에 편치 않은 것이 있어서이다. 그러므로 진(晉)나라 사람은 진나라에 대해 묻지않고, 제(齊)나라 사람은 제나라에 대해 묻지 않고, 진(秦)나라 사람은 진나라에 대해 묻지 않고, 초(楚)나라 사람은 초나라에 대해 묻지않는다. 어찌 마음으로 그것을 알고 몸으로 그것을 편안하게 여겨서 다시 질문하는 바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은공은 노나라에서 나서, 노나라에서 자라고, 노나라에서 군주 노릇을 했으니 그가 노나라의 춤과 음악이 사철제사(禴祠烝嘗)에서 쓰이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았겠으며, 굽혔다 폈다 하는 몸동작과 줄맞추어 춤추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았겠는가? 그런데 중자의 사당이 완성되었을 때에 이르러 처음으로 춤추는 사람의 숫자를 종중에게 물었으니 어찌 진실로 몰라서 물은 것이었겠는가? 이에는 반드시 크게 편치 않은 것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주나라 성왕이 천자의 예악을 가지고 주공을 제사지낸 때부터 은공에 이르기까지가 대개 수백년이다. 성왕의 현명함으로 그 예악을 특별히 허락하고, 백금(주공의 아들)의 현명함으로 그것을 받아들였으니 온 세상이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알지 못하였고, 그 후에 따라서 여러 공들의 묘에도 그 예악을 쓰니 온 나라가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알지 못하였는데, 은공은 수백년이나 뒤에 태어났으면서도 홀로 능히 수백년 간의 잘못을 의심하고, 근심으로 불안해하면서 질문을 하였으니 그 타고난 자질이 또한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종중은 선왕의 올바른 예법을 아뢰어서 중자의 사당에 육일무가 다시 쓰이게 하였으니 도움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自成王以天子之禮樂祀周公至隱公 蓋數百年矣 以成王之賢而賜之 以伯禽之賢而受之 擧世莫知其非也 其後因而用之群公之廟 擧國亦莫知其非也 隱公生於數百載之後 獨能疑數百載之非 蹙然不安 發於問焉 其天資亦高矣 衆仲告之以先王之正禮 使六羽之獻 復見於仲子之廟 不可謂無補也
(漢字풀이) * 自成王以天子之禮樂祀周公: 周 成王은 그의 숙부인 周公의 공훈을 기려 魯로 하여금 天子의 禮로 주공의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 伯禽: 周公의 아들 *蹙 :축, 오그라들다. 蹙然은 근심하는 모습
그러나 은공의 질문이 어찌 중자 한 사람의 사당에만 그치고 말았는가? 특별히 중자의 사당으로 인하여 질문이 나왔을 뿐이지만 종중 쯤 되는 사람이 어찌 이렇게 아뢰지 않았는가? "주공이 예악을 제정하여 천하를 태평하게 만들었으니 천자는 팔일무를 추게 하고 제후는 육일무를 추게 하는 것이 주공이 제정한 예악입니다. 주공이 이 음악과 춤의 숫자를 제정한 것은 대개 그것이 천하에 시행되어서 만세토록 전해지기를 바란 것입니다. 그러나 주공은 제후의 지위에 있었는데 사후에 천자의 예악을 바쳤으니 이것이 어찌 주공의 몸을 높이려고 하다가 주공의 예악을 망친 것이 아니겠습니까? 주공은 예악이 천하에 시행되기를 바랐으나 자손이 이미 그것을 어지럽혔고, 만세에 전해지기를 바랐으나 그 몸이 죽자 이미 그것을 어기게 되었으니, 만약에 주공이 이것을 알았다면 아마도 노나라의 제사를 받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주군께서는 어찌하여 이번 일(중자의 사당에서 육일무를 추게 한 것)로 인하여 예악이 참월하게 잘못 쓰인 것을 바로잡아 제후의 옛 예법으로 돌아가게 만들고, 천자의 조정에 아뢰고 주공의 사당에 고하여 천하가 주공의 예악을 다시 보게 하지 않으십니까? 그렇게 한다면 노나라에는 두 명의 주공이 있게 되는 셈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중자의 사당에서 육일무를 추게 하였으니 이는 예법에 맞게 중자를 대우하면서도, 예법에 맞지 않게 주공을 대우하는 것이니, 어찌 중자를 대우하는 것은 후하고, 주공을 대우하는 것은 박하단 말입니까? "
然隱公之問 豈止爲仲子一廟而止哉 特因仲子之廟而發耳 爲衆仲합申告之曰 周公制禮作樂 以致太平 天子八佾諸侯六佾 是乃周公所作之樂也 周公制是樂舞之數 蓋欲行之天下 傳之萬世也 周公在諸侯之位 而薦天子之樂 豈非欲尊周公之身 而廢周公之樂也 周公欲行之天下 而子孫已亂之 欲傳之萬世 而身沒已違之 使周公而有知 吾知其不享魯祭矣 君합因是擧正禮樂之僭 復諸侯之舊 請於天子之朝 告於周公之廟 使天下再見周公之禮樂 是魯有二周公也 今猶用六佾於仲子之廟 是以禮處仲子 而不以禮處周公 何其待仲子之厚 而待周公之薄耶
(漢字풀이) * 합: '何不'의 준말. 어찌--하지 않는가? * 周公制禮作樂: 禮記 明堂位에 "周公이 制禮作樂하고 度量을 반포하니 天下가 크게 복종하였다."하였다. *薦 : 천, 바치다 * 僭 : 참, 참람되다. 분수에 넘치다.
비록 그러하나 이것은 종중을 책망할 일이 아니다. 성왕이 주공을 천자의 예악으로 제사지낼 때 비록 소공이나 필공 같은 현명한 신하들이 있었어도 일찍이 힘써 간쟁을 하지 못하였고, 공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개탄하면서 "노나라의 교 제사와 체 제사는 예법에 어긋났으니 주공의 도가 쇠퇴하였구나" 하였던 것이다. 대개 반드시 성인의 경지에 들어간 다음에야 성인의 마음을 아는 것이니, 성인으로부터 한 등급 떨어지는 소공 필공일지라도 오히려 다 알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종중같은 자에 있어서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雖然 此非所以責衆仲也 當成王祀周公以天子禮樂 雖召公畢公之賢 未嘗固爭 至孔子始慨然有言曰 魯之郊체非禮也 周公其衰矣 蓋必入聖人之域 然後知聖人之心 降聖人一等 雖召公畢公 猶不能盡知 況衆仲乎
(漢字풀이) * 召公畢公 : 모두 주문왕의 아들로 주공의 아우임. 소공의 이름은 석, 필공의 이름은 고. 주공과 함께 성왕의 정치를 도움. * 慨 : 개, 개탄하다 * 郊체 : 교체. 천지에 대해 천자가 지내는 제사.
오직 종중이 한 번 그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말류의 폐단이 일개 신하에 불과한 계씨가 뜰에서 팔일무를 추게 하는 것에 이르게되고, 공자의 탄식이 다시 나오게 되었던 것이다. 아아! 은공의 질문은 세 집안이 아직 일어나기 전에 나온 것이며, 공자의 탄식은 세 집안이 이미 번성한 이후에 나온 것이니, 아직 일어나기 전에 방비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쉽지만, 이미 번성한 이후에 막는 것은 성인조차도 어렵게 여기셨으니 내가 이러한 까닭에 더욱 은공을 위하여 애석해하는 것이다.
惟衆仲一失其機 故末流之弊 至以陪臣而舞八佾 重形夫子之歎 嗚呼 隱公之問 在於三家未興之前 夫子之歎 在於三家旣盛之後 防於未興之前者 衆人之所易 禁於旣盛之後者 聖人之所難 吾是以益爲隱公惜也
(漢字풀이) * 陪臣 : 배신. 제후의 卿大夫를 일컫는 칭호. 본문에서는 계씨를 가리킴 * 夫子之歎 : 論語 八佾에 "孔子가 季氏가 그 뜰에서 八佾舞를 추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이런 짓을 차마 하니, 어떤 일인들 차마 못하겠는가?' 하였다."는 구절이 나온다. * 三家 : 春秋 中期 이후 노나라의 실권을 쥔 季孫氏, 叔孫氏, 仲孫氏[孟孫氏]의 셋을 말함. 魯 桓公의 후손들이므로 三桓이라고도 한다.
노나라가 분수 넘치게 천자의 예악을 쓴 지가 오래되었으니 은공이 어찌 춤에 쓰이는 사람의 숫자를 몰라서 종중에게 물었겠는가? 대개 은공이 마음에, 제후로서 천자의 팔일무를 쓰는 것이 의리로 볼 때 편안하지 못한 것이 있었을 것이다. 애석하구나, 종중이 은공의 이런 뜻을 더 미루어 넓혀서 노나라의 예악을 바로잡지 못하고, 단지 중자의 사당에서 육일무를 추게 하는 것에 그쳤으니 이러한 기회를 놓친 것이 노나라에게는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主意】魯僭用天子之禮樂 久矣 隱公豈不知所用之羽數而猶問之衆仲 盖隱公之心謂以諸侯而用天子之八佾 於義理有不安焉 惜乎衆仲不能推廣隱公之意 因而糾正魯國之禮樂 而但用六佾於仲子之廟 失此魯爲可惜
(漢字풀이) * 僭 : 참. 참람하다 .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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